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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외상 ‘선구매 후지불’ 앱 속에 숨겨진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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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외상 ‘선구매 후지불’ 앱 속에 숨겨진 위험성
애프터페이와 어펌, 클라르나 등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의 인기와 시가총액 모두 하늘로 치솟는 추세이다. 그러나 소비자 옹호 세력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가 더 큰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라고 말한다.
By SIDNEY FUSSELL, WIRED US

‘선구매 후지불’ 앱은 사용자 수백만 명이 원하는 것을 즉시 구매한 뒤 구매 비용을 추후 합의한 날에 결제하도록 한다. 그러나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가 상대적으로 비싸지 않은 제품에서 명품, 운동장비, 그리고 임대료와 공과금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면서 소비자 권리 보호 옹호 세력은 많은 이들이 경제적 능력을 넘어서 지나치게 비싼 제품을 구매하게 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20년,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온라인 쇼핑이 급증하자 신용카드 기업은 낮은 한도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서비스 제공을 감소시켰다. 봉쇄 조치와 기업의 인력 정리해고 때문에 채무 불이행 문제가 만연해질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선구매 후지불의 저가 할부 결제라는 매력적인 요소 때문에 결제 건수가 놀라운 수준으로 증가했다. 뱅킹 컨설팅 기업인 코너스톤 어드바이저(Cornerstone Advisors)는 2021년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의 전체 결제 비용은 1,000억 달러로, 2020년 총 결제 금액인 240억 달러보다 훨씬 더 증가하리라 추산했다.

대표 인기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로 어펌(Affirm)과 애프터페이(Afterpay), 쿼드페이(Quadpay), 클라르나(Klarna)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선구매 후지불로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의 범위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이다. 2021년, 아마존과 애플은 어펌과의 협력 관계 체결 소식을, 타겟(Target)과 메이시스(Macy’s), 게임스톱(Gamestop), 풋락커(Foot Locker), 구찌, 펠로톤 모두 선구매 후지불 옵션 추가 소식을 발표했다. 이제 공과금과 임대료, 보험료, 차량 중개 비용 모두 필수품을 위한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로 결제할 수 있다.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지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임대료 결제용 선구매 후지불 앱 플렉스(Flex)의 일부 사용자는 현금 흐름을 관리하기 유용하지만, 갑자기 사라질 수 있는 금전 관리 의존 수단이라고 말한다.

플렉스는 첫 달부터 임대료 전액을 직접 결제한다. 사용자 계좌에서 임대료 절반을 공제하고, 월 수수료 19.99달러를 추가로 청구한다. 그리고, 사용자는 할부 결제 금액의 나머지 절반을 은행 계좌 잔액에서 차감하는 방식으로 결제한다.

와이어드의 인터뷰에 응한 플렉스 사용자는 한 번에 임대료를 전액 결제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2021년 1월, 애리조나주의 음식점 관리인 로버트(이름 전체를 밝히지 않을 것을 요청했다.)는 집주인에게 더는 플렉스로 임대료 결제를 할 수 없다고 알렸다. 이는 이미 1월 임대료 50%를 결제한 로버트가 플렉스로 1월 임대료 나머지 절반과 2월 임대료 전액을 한 번에 결제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로버트는 “플렉스는 신용 관리 부서에 내 정보를 채무 불이행자 정보로 넘기고, 주간 청구 모음을 보냈다”라고 말했다. 이후 로버트는 플렉스가 결제한 1월 임대료 절반을 상환할 수 있었으나 신용 점수가 하락하는 문제를 겪었다고 말한다.

또 다른 플렉스 사용자인 칸튼(Kanton)도 플렉스가 임대료 결제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면서 곤혹스러운 일을 겪었다. 플렉스는 칸튼의 계좌에서 비용을 청구하지 않았으며, 칸튼이 10월 임대료를 낼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칸튼의 집주인은 칸튼에게 임대료 납부 지연 비용 100달러를 청구했다. 플렉스가 초기에 서비스 지원을 거부한 비용이다. 이후 칸튼은 플렉스 고객 센터에 불만 접수를 하고 결국에는 법적 대응 위협까지 가했다. 플렉스는 임대료 결제 지연 비용을 지원했다. 플렉스는 관련 문제에 대한 와이어드의 의견 요청에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투자자는 앱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매우 선호한다. 2021년 8월, 스퀘어(Square)는 290억 달러에 호주 기업인 애프터페이를 인수하는 데 합의했다. 2021년 2월, 어펌은 주식상장을 했으며, 시가총액은 450억 달러이다. 유럽에 본거지를 둔 클라르나는 2021년 7월 펀딩 라운드에서 총 456억 달러의 가치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소비자 권리 옹호 세력은 여전히 회의적인 견해를 고수한다. 대출 책임감 센터(Center for Responsible Lending)의 캘리포니아 정책 소장인 마리자벨 토레스(Marisabel Torres)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라는 명칭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할부로 되갚아야 하는 단기 대출이며, 그 표현은 매우 놀라울 정도로 다양하다고 말한다. 간혹 이자가 없지만, 상환 지연 수수료도 포함된다. 혹은 이자를 청구하기도 한다. 소비자 권리 옹호 세력은 다양한 결제 서비스 제공 관행이 특히 신용 이력이나 금융 문해력이 낮은 젊은 사용자의 혼란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 누구도 주목하기 전 신용 문제가 시장에 대거 유입한 상황을 관측했다. 결국, 소비자나 경제에 득이 되는 것이 없다.”
마리자벨 토레스, 대출 책임감 센터 캘리포니아 정책 소장

일례로 애프터페이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이자를 청구하지 않는다. 그러나 2021년 6월 30일까지 12개월간 상환 지연 수수료 총 8,700만 호주 달러(6,400만 달러)를 모았다. 반대로 어펌은 상환 지연 수수료가 없으나 2021년 6월 30일까지 12개월간 사용자에게 모은 이자가 총 2억 달러에 육박한다.

토레스 총괄은 “규제 당국은 즉시 드러나지 않는 문제도 살펴보면서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기업의 수익 중 상환 지연 수수료로 확보한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높은 채무 불이행률과 사용자 부채 모두 상환 능력 부재를 이용해 매출 상의 이익을 거두도록 설계된 사업 구조이다. 토레스 총괄은 “그 누구도 주목하기 전 신용 문제가 시장에 대거 유입한 상황을 관측했다. 결국, 소비자나 경제에 득이 되는 것이 없다”라고 강조했다.

국회의원과 규제 당국 모두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에 주목하고 있다. 2021년 11월 초, 하원 금융 서비스 위원회(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는 소비자 권리 옹호 단체를 통해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의 잠재적인 소비자 위험성을 들었다. 토레스 총괄을 포함해 피해 사례를 관측한 소비자 권리 옹호 세력은 더 엄격한 규제와 사용자의 채무 불이행, 신용 점수에 미치는 잠재적인 장기적 영향, 신용 조건 승인 관련 더 엄격한 법률 등을 촉구했다.

2021년 7월, 소비자 금융 보호 사무국(Consumer Financial Protection Bureau)은 공식 블로그에 소비자 지침을 게재했다. 그중에는 재정 수준 이상으로 결제 기간을 연장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명시되었다.

애프터페이의 공공 정책 총괄인 해리스 쿼레시(Harris Qureshi)는 “규제 기관과 함께 서비스 초기부터 다양한 소비자 보호 방안 마련 노력을 펼쳐왔다”라고 주장했다. 쿼레시는 사용자가 결제 시기를 놓치고, 확인할 수 없는 문제로 청구 금액을 결제할 수 없는 사용자를 위한 결제 어려움 도움을 제공할 때, 애프터페이 서비스가 사용자 계좌를 동결시킨다는 점을 확인했다.

어펌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상환 지연 수수료를 청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리고, 고객에게 총 결제 금액 인상 가능성을 안내한다는 점과 선구매 후지불 금융 서비스 사용 승인 전 고객 검토 과정을 거친다고 전했다.

클라르나 대변인은 이메일을 통해 보낸 의견으로 “클라르나는 합리적인 규제를 이해하고 지지하며, 주 정부 기관과 연방 기관이 시행한 규제를 준수한다. 다만, 무이자 제품을 고이자 제품 결제 관행과 똑같이 규제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판매 업체도 똑같이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수수료를 내야 한다. 보통 판매 업체의 수수료는 구매 1건당 30센트나 구매 물품 가격의 4~6% 중 한 가지 혹은 두 가지 모두 고정 수수료로 적용한다. 마찬가지로 판매 업체 수수료가 서비스 기업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다양하다. 판매 수수료와 거래 비용은 어펌 수익의 약 50%를 차지한다. 애프터페이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0%가 넘는다. 그러나 일부 판매 업체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사용을 적극적으로 반긴다.

온라인 샵 앤젤 키스(Angel Kisses)를 운영하면서 목욕 및 바디 제품을 판매하는 브리트니 아론(Brittany Aaron)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사용한 직후 제품 판매량이 증가했다”라고 말했다. 아론은 2021년 초 샵페이(Shop Pay)와 애프터페이 결제 서비스를 추가한 뒤 판매 건수가 30% 증가했으며, 전체 판매 건수 중 약 70%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전했다.

아론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업체에 건네는 수수료는 고객 범위가 확장된 것을 고려했을 때, 비교적 적은 금액이라고 주장한다.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추가 이후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사용 고객이 한 차례 이동할 때마다 지출하는 금액이 증가했다. 온라인 대출 서비스 렌딩트리(Lending Tree)가 최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사용자 25%는 현금을 직접 손에 쥐고 있을 때보다 씀씀이가 더 커진 사실을 인정했다.

뉴욕 채무 협상 전문 변호사 레슬리 타인(Leslie Tayne)은 “신용카드 대출 빚을 피할 방법은 젊은 세대에게 매우 매력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반대로 쉬운 결제 서비스 사용 과정 때문에 문제에 빠지기도 쉽다”라고 말했다.

금융 기업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는 2021년 9월에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사용자 1/3이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비용 결제 사실을 잊어 신용 점수 평가에 영향을 받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모든 앱은 아니지만, 일부 앱은 신용 관리 부처에 결제 사실을 보고할 때를 놓치기도 한다)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사용 비율이 높다. 최소 한 차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비용 결제를 놓친 적이 있는 사용자는 50% 이상으로, 전체 사용자 연령 집단보다 결제 시기를 놓치는 사례가 2배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타인 변호사는 서비스 사용의 편리함이 덫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상당수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 앱이 매우 약한 수준의 신용 확인 평가만 진행하기 때문이다.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는 더 간편한 승인 기준을 적용하며, 사용자의 서비스 사용 기록을 남기지 않는다. 즉, 사용자 한 명이 다양한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클라르나와 애프터페이 등 일부 서비스는 결제 시기를 놓친 사용자의 계정을 동결시킨다. 타인 변호사는 계좌가 동결된 사용자는 다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또, 꾸준한 소득이 있는 사용자는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를 4~5회 사용하며, 실직이나 가족의 심각한 질병 문제, 차량 수리 등 생각하지 못한 불운이 들이닥치면 비용 결제 시기를 놓치면서 즉시 상환 지연 수수료 청구와 함께 은행 계좌 잔액이 사라지는 문제를 겪는다고 설명했다.

토레스 총괄은 “선구매 후지불 서비스의 결제 금액을 제때 낼 수 없다면, 실제 필요한 곳에 비용을 지출할 경제적 능력이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Hidden Dangers of 'Buy Now, Pay Later' Ap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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