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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주장과 달리 과거 모기업 ‘화웨이’와 완전히 결별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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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너, 주장과 달리 과거 모기업 ‘화웨이’와 완전히 결별하지 못했다?
과거의 모기업인 화웨이와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휴대폰과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선보인 아너는 화웨이와 완전히 분리되기 위해 갈 길이 멀다.
By BASIL KRONFLI, WIRED UK

화웨이 노바9(Huawei Nova 9)과 아너 50(Honor 50)이라는 스마트폰 두 대를 서로 옆에 두고 직접 비교해보니 무언가 매우 이상한 점이 있다. 2020년, 화웨이와 아너의 결별이 불러온 해로운 효과는 분명하다. 사실상 똑같은 화웨이 노바9과 아너 50은 하나로 연결할 수 없는 퍼즐 두 조각과 같다. 구글이 화웨이에 세련된 카메라와 세계 최고 수준의 디자인까지 함께 제공했던 2019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화웨이와 아너 모두 시장 입지를 얻으려는 균형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화웨이와 아너 어느 한쪽도 시장 입지 유지를 위한 균형을 얻지 못했다.

아너는 2013년에 설립됐다. 화웨이의 하위 브랜드로 설립된 아너의 경영진은 ‘디지털 네이티브’와 ‘디지털 노마드’ 등과 같은 표현을 자유롭게 사용하면서 아너는 화웨이의 BMW 미니 브랜드와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어쩌면, 당시 발언의 의도는 아너의 위치보다는 화웨이를 저렴한 대체 스마트폰 브랜드가 아니라는 틀을 형성하려는 것이었을 지도 모르겠다. 2013년, 중국 스마트폰의 대중적 인식 중에는 싸구려 제품이라는 평가도 있었으며, 아너를 설립한 것은 상대적으로 화웨이를 더 훌륭한 브랜드 제품으로 만들려는 교묘한 행보였다.

예상한 바와 같이 지난 10년간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인식을 바꾼 브랜드가 하나 있다면, 바로 화웨이이다. 오포와 샤오미, 아너 모두 화웨이의 상승세로 이익을 얻었다.
 
[사진=Huawei]
[사진=Huawei]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상대로 구글과 같은 미국 기업과의 거래를 할 수 없도록 제재를 가하면서 서양 세계에서 화웨이 스마트폰의 인기도 무너졌으며, 화웨이는 다각화 전력을 펼쳤다. 가장 최근에는 화웨이가 오디오와 연산 능력, 건강 관리, 네트워크, 스마트워치, TV, 스마트폰과 태블릿 라인까지 추기할 수 있는 어느 한 전자책 기기 기업과 협력 중이라는 소문이 확산됐다. 화웨이가 중국 이외 시장에서 구글 서비스가 없는 스마트폰 제품에 더 의존할 수 있다면 더 나을 것이다. 그러나 화웨이의 이 모든 상황이 아너를 남길 수 있을까?

2020년 11월, 화웨이는 선전 국영 기업인 선전 즈신 신정보 기술(Shenzhen Zhixin New Information Technology)에 아너를 매각했다. 판매 실적 측면에서 아너는 2020년 말 화웨이가 보유한 특허 10만 건과 함께 화웨이의 지식재삭권 접근 권한을 잃었다. 또, 아너는 화웨이가 2021년에만 기업 가치가 1,362억 3,000만 달러 수준이지만, 200억 달러가 넘는 거액의 투자금을 지출할 계획이라고 약속한 끝없이 이루어질 듯한 연구·개발 투자를 활용할 수 없다.

매각 후 아너의 상황 모두 재앙처럼 끔찍한 소식처럼 들리지만, 실제로 아너는 지금 상승세를 누리고 있다. 이미 어느 정도 아너의 상승세가 이어질 상황을 관측하게 되었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 제재가 계속 시행되더라도 아너는 서양 시장에 출시할 제품에 구글 모바일 서비스(Google Mobile Services)를 이전처럼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흥미롭게도 아너의 초기 성공은 구글이 영향을 미치지 않는 중국 시장에서 이루어졌다.

2021년 8월, 아너는 2020년 8월 이후 최초로 판매량 기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 판매량은 18% 증가했다. 아너보다 높은 점유율을 기록한 기업은 비보와 오포 단 두 곳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에서 거둔 성적을 보면, 구글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는데도 상대적으로 해외 소비자의 지갑을 열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은 듯하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순위는 중국 시장 점유율 순위보다 더 낮은 5위이다. 시장 조사 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Counterpoint Research)의 수석 애널리스트 바룬 미시라(Varun Mishra)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너의 점유율이 더 낮은 이유는 아너가 유통 네트워크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사실과 함께 더해진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 부문 충성도 때문이다. 그리고, 심각해진 부품 공급난 때문에 아너가 2021년 시장 입지 확대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라고 작성했다.
 
[사진=Honor]
[사진=Honor]

아너는 업계가 주목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알고 있다. 약간 다른 카메라와 함께 화웨이 노바9을 재출시한 것과 다를 바 없는 신규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아너 50 출시 이벤트 현장에서 아너는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협력사 및 공급사 30곳과 1,100가지가 넘는 조건의 협력 합의를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또, 퀄컴 대변인을 행사 무대 위로 초청해 아너 50의 칩 성능을 토론하면서 매우 특별한 아너의 단독 변경 사항은 아너 50의 카메라라는 점을 받아들이도록 설명했다.

그러나 화웨이 노바9과 아너5를 모두 눈앞에 두니 아너가 글로벌 플래그십 제품 출시 시점에 소프트웨어를 차별화할 수 없었다는 사실이 분명해졌다. 이메일과 브라우저 등 화웨이의 핵심 앱도 사실상 노바9과 아너5 모두 똑같이 적용했다. 심지어 처음 사용할 때 제공하는 사용 안내 일러스트레이션까지 똑같다.

아너 50 카메라는 노바9보다 뒤처진 수준이다. 두 제품의 카메라 성능 차이가 발생한 이유는 사용한 센서가 다르다는 점과 아너가 화웨이의 사진 처리 지식재산권에 접근할 수 없다는 점 때문이다.
 
더 우려할 사항은 아너 50에 적용된 아너가 단독 설계한 카메라 기능인 ‘멀티 채널 비디오 아키텍트(Multi-channel Video Architecture)’이다. 멀티 채널 비디오 아키텍트는 카메라 두 개가 분할 화면 영상을 제공하지만, 사실상 노바9의 브이로그(Vlog) 모드와 똑같다. 그렇다. 미세한 UI 차이는 있지만, 두 제품은 똑같이 ‘전면/후먼’, ‘후면/후면’, ‘화면 속 화면(PIP)’ 영상 옵션을 제공한다.

중국에서는 아너 50이 노바9보다 먼저 출시됐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자면, 아너가 먼저 여러 기능과 소프트웨어를 선보였다. 그러나 모드 속의 카메라 모드라는 최악의 옵션은 스마트폰 시장에서 난항을 겪는 아너가 화웨이 시대 이후 차별화의 어려움을 직면한 사실을 강조한다.

아너가 마주한 어려움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아너는 자사 제품으로 제공하는 부분을 모두 재구성해야 한다. 매장 문을 닫을 수도 없다. 그리고, 아너가 매장 운영을 중단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 기업인 아너에는 서비스와 더 비싼 제품을 구매하도록 설득할 기존 소비자가 있다. 

따라서 아너가 기이한 과도기를 겪는다면, 아너가 중국을 벗어나 해외 시장으로 향하려 하는지 의문점이 남아있을 것이다. 초기 징조는 엇갈린 결과를 지녔다. 반면, 아너는 긍정적인 단계를 거치면서 화웨이의 EMUI를 복제한 UI인 매직UI(MagicUI) 재설계를 계획 중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또, 최근에는 아너 자체 제품을 생산할 신규 생산 공장 운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100% 아너가 생산한 기기는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따라서 다음에 아너가 출시할 기기 몇 대는 아너 50보다 더 많은 요소를 보여줄 것이 확실하다.

가장 큰 우려사항은 연구·개발과 제조에 달려 있다. 어느 한 업계 관계자는 와이어드에 “원플러스와 리얼미가 디자인 특성 상당 부분을, 그리고 오포와는 충전 기술 상당 부분을 공유한 이유는 원플러스가 오포의 생산 설비를 사용해야 하며, 중국 내 생산 장비가 매우 비싸기 때문이다”라고 알려주었다.

사실, 프리미엄급 디자인과 고속 충전 기능, 훌륭한 디스플레이 등 아너 50의 장점 대부분이 화웨이의 특성이다. 실제 아너가 어떤 제품을 제작하는지, 혹은 아너가 이제 더는 브랜드가 아닌지도 정확하게 알지 못한다.

소비자 유지, 화웨이와는 관련이 없는 새로운 정체성 정의, 확고한 전략적 협력 관계, 제품 포트폴리오 생성, 지식재산권 접근성 부재 해결, 유통 관리 등과 같은 몇 가지 우선 사항에 모든 업계가 마주한 부품 공급난 사태까지 매우 힘겨운 과제를 직면한 아너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닐 샤(Neil Shah) 부사장은 “아너가 중국에서는 성공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중국에서 거둔 성공을 해외 시장에서도 따라 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다루어야 할 전략이지 단기간의 도약을 위해 혈안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아너의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nor May Not Be as Free From Huawei as It Cla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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