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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사상, 텔레그램 도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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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대주의 사상, 텔레그램 도배해
새로이 발표된 어느 한 연구를 통해 텔레그램에 극단적인 반유대주의 사상이라는 중대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텔레그램이 반유대주의 퇴치 대응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 이유는 무엇인가?
By GIAN M. VOLPICELLI, WIRED UK

지난 몇 달간 텔레그램의 인기가 급격히 치솟았다. 그와 함께 2021년 7월 기준 월간 활성화된 사용자 5억 5,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전 세계 메시지 앱 중 사용자 수 5위를 기록했다. 정부의 의무화된 인터넷 차단 바람이 세계에 타격을 준 가운데, 텔레그램은 검열 저항성과 벨라루스부터 미얀마 등 여러 국가의 시위대 형성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하면서 극찬받았다. 그러나 인종차별 반대 옹호 단체 홉 낫 헤이트(Hope Not Hate)는 텔레그램의 진보적 시대 특성에는 어두운 이면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텔레그램은 인터넷상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든 공간을 통틀어 반유대주의 사상으로 가득한 가장 역겨운 공간이다. 텔레그램의 유대인 혐오 문제는 현재 갈수록 더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온라인 공간에서의 반유대주의 사상 확산 문제에 초점을 맞춘 분석 결과를 다루고 10월 13일(현지 시각) 발행된 홉 낫 헤이트의 신규 보고서에 따르면, 텔레그램은 다른 SNS에서 등장하기 시작한 반유대주의 세력과 극단주의 세력의 피난처를 제공한 가장 유명한 주요 인터넷 플랫폼이다. 홉 낫 헤이트가 언급한 텔레그램이 피난처를 제공하는 세력에는 갈수록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와 관련해 반유대주의 사상 음모론을 유포하는 큐아넌(QAnon)의 선동 광고 유포 세력과 반유대주의 사상 음모론 신봉론자 모두 포함된다.

보고서는 2021년 내내 반유대주의 음모론 확산에 기여한 일부 채널이나 노골적인 반유대주의 폭력 콘텐츠의 극단주의적인 성향이 커졌으며, 텔레그램 관리자가 유대인 혐오 확산을 막지 않은 사실을 지적한다. 2021년 2월에 처음 등장한 새로운 질서(New World Order) 음모론 내 채널 트래픽인 더 케이벌(The Cabal) 해체 이후 지금까지 총 9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확보했다. 반유대주의 사상을 지닌 큐아넌 옹호 세력 ‘고스트에즈라(GhostEzra)’가 운영하는 텔레그램 채널은 총 33만 3,000명이 넘는 팔로워를 모았다. 홉 낫 헤이트는 텔래그램 그룹과 채널 총 120곳에서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의 이슬람 사원 두 곳을 공격해 51명을 죽인 테러 세력이 작성한 인종차별과 반유대주의 정책을 공유한 사실도 확인했다. 텔레그램은 지금까지 반유대주의 콘텐츠에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았다. 또, 텔레그램 언론 홍보 부처는 와이어드의 반유대주의 확산 관련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홉 낫 헤이트 소속 연구원인 패트릭 허만슨(Patrik Hermansson)은 “텔레그램의 행동 부재를 텔레그램이 이슬람 극단주의와 테러 사상을 다룬 방식과 비교한다면, 분명한 차이가 있다”라고 말했다. 2019년, 텔레그램 앱은 유로폴이 개시한 작전 일부 과정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와 관련된 봇과 채널 총 4만 3,000여 개를 삭제했다. 허만슨은 텔레그램 계정으로 공유한 일부 반유대주의 사상 콘텐츠 수가 테러 옹호 세력의 수와 비슷하므로 순서에 따라 반유대주의 관련 계정 단속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홉 낫 헤이트는 2020년 초,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온라인 음모론이 전반적으로 급격히 성행했다고 말한다. 음모론 가담 세력이 봉쇄 조치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동참했기 때문이다. 불확실과 고립이 이어지는 시기에 모든 유형의 기득권층 반대 사상과 엘리트 반대 사상이 급부상했다. 또, 코로나19 초기는 5G부터 빌 게이츠까지 코로나19 확산 원인을 둘러싼 각종 음모론 확산이라는 특성이 뚜렷하게 드러났다. 그러나 워릭대학교 철학 교수인 콰심 카삼(Quassim Cassam)은 최신 연구를 통해 대다수 음모론은 무엇이든 거짓 음모론을 펼치는 소수 집단을 향한 비난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음모론을 유포하는 소수 세력은 주로 유대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에서 확산하는 반유대주의 사상은 각종 음모론이 넘쳐나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다시 기승을 부리는 음모론이다. 결과적으로 암울하게도 현재 텔레그램의 유대인 혐오 확산이 그리 놀라운 일은 아니다.

큐아넌의 음모론 사례는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소수 집단 혐오 확산 사례를 완벽하게 보여준다. 소수 집단을 겨냥한 음모론은 악마 숭배와 아동 성 착취 사상을 결합한 정치인과 금융가, 할리우드 배우 등 젊음을 유지하기 위해 아동의 피를 마시는 데 시간을 보낸 엘리트 정치 집단이 지배하는 세계라는 사상을 유지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백인 기사로 묘사하고, 2021년 5월 기준 미국인 5명 중 1명꼴로 큐아넌 신봉론자라는 사실이 알려진 가운데, 큐아넌 음모론은 시간이 지나면서 미국 중도 세력에 그 기원을 두고 있는 코로나19 진실주의와 봉쇄 조치 반대, 기타 극우 세력 관습으로까지 범위가 확대되었다. 특히, 독일에서 가장 많은 추종 세력을 얻고, 다수 유럽 국가에서도 비슷하게 추종 세력을 얻은 행보이다.  

부분적으로는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이루어진 모든 SNS 플랫폼에서 큐아넌 그룹과 계정 단속에 나선 뒤, 상당수 큐아넌 세력은 텔레그램에 다시 모이고는 재빨리 상호 연결된 광범위한 네트워크 채널을 생성했다. 홉 낫 헤이트는 큐아넌 세력이 텔레그램으로 활동 무대를 옮긴 후부터 문제를 지적했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을 계기로 트럼프 지지 세력의 해체에 편승해, 일부 큐아넌 신봉 세력과 인플루언서 모두 더 과감한 형태의 반유대주의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면서 기존의 지나치게 많이 모인 텔래그램 앱 내 극우 세력과의 시너지가 이루어진 사실을 빌견했다. 

홉 낫 헤이트가 발견한 극우 세력과 반유대주의의 시너지가 이루어진 가장 유명한 사례는 큐아넌 인플루언서인 고스트에즈라가 운영하는 채널의 사례이다. 고스트에즈라의 채널은 시간이 지나면서 극우 콘텐츠가 아닌 반유대주의 콘텐츠 중심지로 변화했으며, ‘세계 장악’을 포함한 코로나19 관련 각종 음모론이 유대인이나 시오니스트 탓이라고 종종 비난했다. 연구 기관인 로지컬리(Logically)의 조사를 통해 플로리다주에 거주하는 남성인 로버트 스마트(Rober Smart)라고 정체가 밝혀진 고스트에즈라의 팔로워 수는 2021년 1월 8일, 처음 게시글을 게재한 이후로 33만 3,000명으로 증가했다.

허만슨의 설명에 따르면, 텔레그램이 수많은 익명의 사용자에게 반유대주의 사상을 펼칠 이상적인 플랫폼이 된 이유는 사용자에게 플랫폼 구조 형성 권한을 부여하기 때문이다. 텔레그램은 여러 형태의 콘텐츠를 공유하기 쉽다. 텔레그램은 영상과 사진, 텍스트 파일, 음성 노트 모두 지원하며, 특정 채팅 그룹의 텍스트를 다른 SNS 게시글로 공유할 수도 있다. 그러나 허만슨은 텔레그램이 반유대주의 세력에게 매력적인 플랫폼이 된 이유로 전반적인 관리가 부족하다는 점에 가장 먼저 주목했다.

허만슨은 텔레그램에서 조작된 반유대주의 글인 ‘시온 장로 의정서(The Protocols of the Elders of Zion)’ 등과 같은 반유대주의 사상 영상이나 텍스트를 유대인 학살을 촉구하는 이미지나 대다수 인터넷 플랫폼에서 금지된 밈인 활짝 웃는 매부리코 유대인 남성의 이미지를 담은 편견을 지닌 모습을 그린 ‘행복한 상인(The Happy Merchant)’ 등 유대인 반대 밈과 함께 찾아보기 쉽다고 말한다. 허만슨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 반유대주의 사상 콘텐츠를 신고한다면, 즉시 해당 게시글을 삭제할 것이다. 반유대주의가 너무 명백하게 드러난 콘텐츠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허만슨은 텔레그램은 홉 낫 헤이트가 경고한 반유대주의 채널과 계정을 퇴치할 노력을 크게 펼치지 않는다. 그는 테러를 옹호하는 잘못된 공격 채널 목록의 플랫폼에 연락을 취한 적이 있다고 밝혔다. 허만슨은 “테러를 옹호하는 극단주의 세력의 채널은 여전히 존재한다.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증가할 것이다. 그동안 사라진 요소는 다시 사라지지 않는다. 텔레그램 때문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허만슨은 채널 영향력이 오프라인 세계로 확산되기 매우 쉽기 때문에 텔레그램 내 반유대주의 사상 유포가 위험하다고 말한다. 영국 파시스트 단체인 패트리오틱 앨터너티브(Patriotic Alternative)는 텔레그램에 상당한 영향력을 확립했으며, 전 세계에서 최소 11차례 살인을 자행한 미국과 유럽에 걸쳐 세력을 확장한 신나치주의 단체인 아톰와펜 디비전(AtomWaffen Division)도 텔레그램을 이용해 영향력을 확대했다. 허만슨은 “텔레그램의 반유대주의 사상 확산 문제는 세계가 말하는 어리석은 이념사상이 아니다. 실제 테러 선동 광고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elegram is crawling with antisemit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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