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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티셔츠 바느질, 불가능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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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의 티셔츠 바느질, 불가능한 이유는?
기계는 직물 염색 및 자르기, 옷 개기와 같은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인간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바느질하도록 훈련하기는 어렵다.
By HARRIS QUINN, WIRED US

로봇 개발 기업인 소프트웨어 오토매이션(Softwear Automation)은 티셔츠 생산 능력을 갖춘 로봇 개발을 원한다. 소프트웨어 CEO인 팔라니스와미 라잔(Palaniswamy Rajan)은 “소프트웨어는 미국에서 1년간 티셔츠 10억 장을 모두 맞춤 제작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는 2012년, 조지아공과대학 기술개발센터의 도움과 미국 국방성의 로봇 개발 연구 기관인 DRAPA의 도움으로 창립했다. 2014년, 시제품을 완성하여 운영했다. 2017년에는 티셔츠를 대량 제작할 생산 라인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중국 의류 제조사와 아칸소주에 대규모 생산 시설 설립 협력하기로 협상했다. 그러나 협상이 결렬됐으며, 소프트웨어는 현재 자체 의류 공장을 설립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로봇 개발과 생산 공장 설립에 오랜 시간을 투자한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지금까지 의류 생산 로봇은 직물 프린팅부터 천 자르기, 최종 제작이 완료된 의류를 개고 포장하는 과정까지 의류 생산의 여러 단계에 적합하게 개발된 사실이 입증됐다.

그러나 바느질은 로봇이 작업하는 도중 섬유가 뭉치고 늘어난다는 문제 때문에 자동화가 특히 어려운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인간은 재봉틀에 천을 놓고 바느질을 하면서 천이 정돈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로봇은 전반적으로 인간이 손으로 천을 정돈하면서 재봉틀을 다루는 것과 같은 수준의 기술을 따라 하지 못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소프트웨어의 로봇은 바느질 단계에서 겪게 될 여러 가지 문제를 극복했다. 소프트웨어의 로봇은 티셔츠를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델라웨어대학교 패션의류학과 성 루(Sheng Lu) 교수는 로봇의 의류 대량 생산 과정에서 직면하게 될 과제는 중국이든 과테말라든 미국에서 의류 생산으로 벌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적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의류 생산 공장의 근로자와 같은 수준으로 생산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소프트웨어는 자체 개발한 의류 생산 로봇 시스템을 소봇(Sewbots)이라고 칭한다. 소봇은 기본적으로 복잡한 센서가 장착된 재봉틀과 함께 호환하는 작업 테이블에서 의류를 생산한다. 소프트웨어는 소봇의 구체적인 작동 과정을 철저하게 비공개 상태로 유지하고 있지만, 다음과 같은 기본 원리에 주목해볼 수 있다. 직물을 셔츠의 앞면과 뒷면, 소매 등이 될 여러 조각으로 자른다. 여러 부분으로 자른 직물을 직접 손으로 재봉틀에 넣고 바느질 작업하는 인간 근로자가 아닌 생산 라인으로 전달한다. 생산 라인은 복잡한 진공 시스템이 길게 배치되었으며, 의류 원단을 생산 단계에 따라 옮긴다. 카메라가 각각의 패널로 실을 추적해, 바느질하는 도중 시스템이 제대로 의류를 생산하도록 조정한다.

그러나 소봇이 생산한 의상 두 벌의 모습이 정확히 똑같지는 않으며, 종종 수확 결과에 따라 달라진다. 천과 염색의 변화 때문에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각각의 변수는 시스템을 변경하면서 작동 과정에 개입한다. 이에, 소프트웨어는 의류 생산 로봇이 변수에 따라 반응하도록 훈련했다. 라잔은 “지금까지 소봇 개발 과정에서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생산 시스템이 24시간 내내 빠른 속도로 가동하는 동시에 98% 이상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의류 공장에서는 1년간 티셔츠 200억 장을 대량 생산하며, 대부분이 미국 외 다른 국가에서 생산된다. 미국에서 편리하게 티셔츠를 생산하려면, 수입 가격보다 미국 내 생산 원가가 더 저렴해야 한다. 그러나 출하 비용과 수입세를 제외하더라도 미국 근로자의 의류 공장 내 바느질 작업 인건비가 더 비싸다. 노동통계국은 미국 내 재봉사의 평균 연봉이 2만 8,000달러밖에 되지 않는다는 집계 결과를 발표했다. 시급으로 환산하면 13.5달러이다. 현재 의류를 대량 생산하고 수출하는 여러 국가의 의류 공장 근로자의 임금이 훨씬 더 저렴하다. 루 교수는 중국 의류 공장 근로자의 평균 임금이 미국 근로자 임금의 1/3 수준이며, 과테말라 공장 근로자는 미국 의류 공장 근로자의 1/5 수준을 벌어들인다고 설명했다.

소프트웨어는 티셔츠 생산에만 집중한 덕분에 생산하는 의류의 종류를 다른 의류로 전환할 수 없다는 자동화 바느질 시스템의 또 다른 문제를 피했다. 숙련된 재봉사 여러 명으로 구성된 작업팀은 하루 동안 남성용 반소매 티셔츠 생산 작업하고, 다음 날 여성용 청바지 생산 작업을 할 수 있다. 생산 의류 전환 작업은 로봇에는 더 어려운 일이다. 면 소재 폴로 셔츠를 바느질하는 과정과 폴리에스터 소재로 만든 바지 바느질 작업은 차이점이 크다. 다른 원단으로 의류를 생산하면서 다른 의류 바느질 작업을 할 새로운 작업 라인 개발은 복잡하며, 개발 비용도 비싸다. 소봇 시스템을 티셔츠 생산에 적합하도록 개발했다면, 청바지 등 다른 의류를 생산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구성하기 어렵다.
 
바느질은 로봇이 작업하는 도중 섬유가 뭉치고 늘어난다는 문제 때문에 자동화가 특히 어려운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소프트웨어는 주식상장 이후 벤처 투자와 정부 지원으로 3,000만 달러가 넘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소프트웨어에 확보한 투자금 중 200만 달러는 월마트 재단(Walmart Foundation)의 투자금이다. 라잔은 연간 티셔츠 10억 장을 생산하려면 수천만 달러를 더 투자해야 한다고 밝혔다. 소프트웨어는 매년 티셔츠 10억 장 생산이라는 목표에 달성하려면, 소봇과 시스템 유지를 위한 숙련된 근로자가 함께 배치된 여러 시설이 필요하다. 라잔은 소봇의 생산 라인이 50초마다 티셔츠 한 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24시간 내내 소봇을 가동한다면, 생산 라인 한 곳에서 연간 티셔츠를 62억 장 이상 생산할 수 있다. 즉, 소봇 생산 라인 1,607곳이 24시간 내내 가동돼야 1년간 티셔츠 10억 장을 만들 수 있다. 라잔은 현재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보았을 때, 소봇 시스템이 연간 티셔츠 2,000장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다. 사실, 소봇이 지금까지 생산한 티셔츠는 총 50장도 되지 않는다.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면서 일자리를 빼앗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라잔도 소프트웨어가 소봇을 상용화하면, 기존 티셔츠 생산 기업의 인력보다 채용 인력의 수가 감소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하지만, 라잔은 소프트웨어가 의류 생산 기계를 유지하게 될 인력을 채용하면서 현재의 의류 공장직보다 소득이 높은 일자리를 창출하리라 확신한다. 라잔은 “노동력 개발과 인력 교육을 원할 것이다. 이에, 소프트웨어는 숙련된 노동력과 함께 빠른 속도로 신속하게 의류를 생산할 능력을 함께 보유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의 또 다른 로봇 기업인 소보(Sewbo)는 의류 원단의 신축성을 일시적으로 없애면서 의류를 개고 뭉치는 문제를 극복한다. 수용성 용해 액체인 폴리비닐 알코올을 원단에 적용하여 일시적으로 뻣뻣해지도록 한다. 플라스틱이나 금속 소재처럼 의류를 더 쉽게 갤 수 있기 때문이다. 의류 바느질 작업을 한 뒤 폴리비닐 알코올로 세탁한다. 스타일 문제로 자주 세탁하고 처리하는 데님 청바지와 같은 제품 생산에 매우 이상적이다. 그러나 소보가 개발한 과정을 활용하려면 여러 시설과 거액의 시설 설립 비용이 필요하다.

소보 창립자인 존 조나우(Jon Zornow)는 의류 산업으로 소보의 기술 개발을 시작하지 않았다. 조나우는 로봇 공학에 관심을 두고 있는 상태에서 TV쇼인 ‘어떻게 만들어지나(How It’s Made )’의 어느 한 에피소드를 시청한 것이 자동화 의류 생산 기술 개발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라고 말한다. 그는 “어느 날 TV에 청바지 생산 공장의 모습이 방송되었다. 그런데, 조용히 반복 작업을 하는 기계가 아닌 수작업으로 의류를 생산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이때, 의류 생산 과정이 모두 수작업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라고 말했다.

소보는 소프트웨어와는 다른 접근방식을 채택했다. 소보는 기존 재봉틀과 로봇을 함께 사용한다. 사전에 프로그램 작업으로 구성된 지시에 따라 재봉틀에 뻣뻣해진 의류 원단을 두면서 로봇 팔이 그와 동시에 의류 생산 작업을 한다. 소보의 프로그램 지시 사항은 바느질 형태를 변경하거나 크기를 조정하도록 편집할 수 있다. 소보는 아직 의류를 대량 생산하지 않았다. 조나우는 데님 의류 제작 과정이 소보의 기술을 확장할 수 있는 핵심이라고 생각한다. 청바지는 생산이 복잡하므로 이윤 증대 측면에서 자동화 바느질 기술의 잠재적인 장점이 상당하다. 직물 자르기와 같은 일부 청바지 생산 단계는 이미 반자동화됐으며, 자동화 기술을 더 확대할 기회가 있다.

자동화 의류 생산을 지지하는 이들은 의류 업계가 탄소 발자국을 감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생산 공장을 소비자와 더 가까운 곳으로 이전하면서 해외 배송 자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전 세계 면화 생산량 3위이지만, 매년 면화 작물 70% 이상을 수출한다. 수출한 면화 대부분이 미국에 의류로 다시 들어온다. 자동화된 맞춤 생산 능력은 다수 의류 브랜드가 필요한 의상만 적절한 시기에 생산 주문을 하면서 생산과 재고 과잉 문제를 줄일 기회를 제공한다. 루 교수는 미국에서 판매하는 의상의 수입량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급격히 증가했다고 언급했다. 소비자와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자동화된 생산 기술이 재고와 수입 격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 내 의류 생산의 미래와 자동화 생산 기술 도입 후 현재 해외 의류 생산 공장 근로자의 미래라는 오랫동안 끊임없이 제기된 의문 사항이 있다.

의류 생산지 결정은 인건비와 원단 접근성에 크게 의존한다. 자동화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의류 생산 과정에 인간의 작업 단계가 줄어들면서 미국 내 의류 생산이 이루어질 확률이 더 높다. 자동화 기술이 더 효율적으로 최종 판매지와 더 가까운 곳에서 의류 생산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면서 의류 생산 공급망 전반에 걸쳐 폐기물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의류 생산을 위해 인간의 작업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Robots Can’t Sew Your T-Shi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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