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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디자인 모두 똑같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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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디자인 모두 똑같은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
차량 동력 플랫폼이 폭스콘과 같은 여러 공급사의 브랜드 로고가 붙은 자체 생산 제품으로 변하는 미래로 향하고 있다. 브랜드별 전기차 차별화는 훨씬 더 어려워질 것이다.
By ALISTAIR CHARLTON, WIRED UK

차량 설계의 미래에 중요한 부분은 스케이트보드와 그 위에 장착되는 톱햇이다. 스케이트보드는 평평하면서 종종 차량 자체를 지탱하는 전기차 새시이다. 중앙에는 대형 배터리 팩을, 끝부분에 모터를 장착했다. 그와 함께 차량 서스펜션과 브레이크, 바퀴가 함께 장착됐다. 그 위에는 차량 설계자가 차체와 차량 인테리어라고 말하는 톱햇이 있다.

내연기관 차량보다 이동 부품이 많지 않은 배터리 팩과 모터는 스케이트보드 섀시에 장착돼, 차량 제조사를 떠나서 거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한다. 

배터리 크기와 희생 제동, 시스템 구조의 전압 등과 함께 동력 출력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변경 사항은 실린더 양과 레이아웃이 차량 보어(bore), 스트로크(stroke), 압축비, 터보차징, 과급 및 소음과 결합해, 바퀴 4개의 더 큰 변화를 만드는 내연기관 차량에서 줄어들 것이다. 이 모든 변화는 차량의 특성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강력한 메르세데스-AMG V8(Mercedes-AMG V8) 차량과 더 쉽게 작동하는 혼다의 4개의 실린더, 원활하게 작동하는 벤틀리 W12(Bentley W12) 간의 차이를 만든다.

그러나 머지않아 상당수 차량 제조사가 외부 공급사를 통해 전기 스케이터보드 섀시를 쉽게 구매할 수 있을 것이다. 델이나 HP가 인텔에 프로세서를 공급받은 뒤, 이를 컴퓨터 본체(차량의 톱햇과 같은 부분)와 부착하는 것과 같다. 전기차 플랫폼 스타트업 리 오토모티브(Ree Automotive)의 CEO 대니얼 배럴(Daniel Barel)은 “리 오토모티브는 전기차 시장의 ‘인텔 인사이드(Intel Inside)’와 같은 입지를 점유했다. 리 오토모티브는 백지를 제공한다. 모든 차량의 모양과 크기, 무게, 차체 기술 및 자동화에 모두 적용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백지이다”라고 말했다.

따라서 영국 내 내연기관 차량 판매가 법으로 금지되는 2035년이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 지금과 2035년 사이에 전기 모터의 다양성이 없다면, 차량 구동계 특성 대신 과감하게 선보인 새로운 디자인과 새로운 브랜드 정체성 강조가 중심이 될 것이다. 공학 우월성에만 의존하던 차량 브랜드가 더는 공학 능력으로 이익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차량의 발전소가 차량 제조사의 핵심 경쟁 요소가 되지 않을 것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부가티(Bugatti), 로터스(Lotus), 포드(Ford), 레고(Lego)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래드포드(Radford) 설계자인 마크 스텁스(Mark Stubbs)는 “실제로 차량 설계자의 꿈이다. 모두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스케이트보드 섀시를 이용한다. 따라서 실제 차별화된 부분이 거의 없다. 스케이트보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다면, 차량 설계자는 설계 노력을 펼칠 범위를 넓히면서 고유한 부분과 형태를 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자유로운 작업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재규어 설계 총괄 출신인 이안 칼럼(Ian Callum)도 스텁스의 주장에 동의한다. “스케이트보드를 별도로 구매할 수 있다면, 차량 설계팀이 다른 것을 시도할 기회를 더 많이 얻게 된다. 차량 설계 담당자에게는 기쁜 일이다. 플랫폼에서 어떤 일이 발생할지 매우 흥미롭다. 차량 스케이트보드를 직접 구매할 수 있다면, 설계자가 더 자유롭게 차량을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견해를 전했다.

칼럼은 상당수 1세대 전기차의 이전 차량과 같은 디자인이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향후 출시될 전기차 모델이 쓰리 박스에서 원박스로 바뀔 것이며, 전기차 디자인은 내부 공간을 넓히고 엔진이 사라지면서 앞 오버행 공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전기차 디자인 변화가 가능한 것은 확실하지만, 상당수 제조사가 갈수록 엄격해지는 교통사고 시험의 규제와 함께 더 크고 강력한 차량과 승객 탑승 칸 앞의 적절한 크럼플 존 설계 요구를 받는다. 칼럼은 전기차가 일반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무거워 빠르게 움직이기 때문에 차량 충돌과 관련된 요구사항이 더 많다고 설명했다.

스웨덴 차량 제조사 폴스타(Polestar)의 설계 총괄인 막시밀리안 미소니(Maximillian Missoni)도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차량 설계라는 바람을 지녔다. 미소니 총괄은 “내연 기관과 비교했을 때, 전기 모터의 크기와 위치 덕분에 전기차의 오버행이 더 짧고 가벼우면서 날렵한 전면 볼륨을 개발할 수 있으며, 같은 영역 내 더 넓은 내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지금은 대다수 차량 제조사가 전기차 설계 부분에서 더 안전한 쪽을 선택하는 추세이다. 스텁스는 “솔직하게 말하자면 아직은 더 광범위한 설계 변화 노력을 펼치는 제조사는 없다. 모두 자체적인 차량 설계 방식을 선택하거나 일반 차량의 전기 버전을 생산하는 데 그친다”라고 말했다.

기아 니로와 복스홀 코르사(Vauxhall Corsa), 미니 해치백 등 일부 차량은 같은 플랫폼에 내연기관과 전기차 변형 모델을 함께 제공한다. 맞춤형 혼다 E와 현대 아이오닉5 등 자사의 다른 차량과는 매우 다른 모습을 선보이면서 디자인 변화를 모색한 제조사도 있다.

지난 몇 분기 동안 전기차 설계 변화가 느린 속도로 시작됐으나 칼럼은 앞으로 더 주목할 만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전기차가 등장하리라 기대한다. 칼럼은 “많은 차량 제조사가 자사의 전기차를 경쟁사 차량과는 다른 모습을 하도록 제작해, 소비자가 이에 주목하기를 원할 것이다. 차량에 경쟁사 차량과는 명확히 다른 특성을 부여하려는 노력이 확실히 이루어지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제조사가 기이하면서도 기존의 다른 차량과는 매우 다른 차량을 설계하기를 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칼럼은 전기차 기술이 모터와 배터리를 엔진처럼 다각화할 수 있는 수준으로 진화하더라도 소비자의 차량 선택 우선순위가 달라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제는 많은 소비자가 처음 차량을 구매할 때, 차량의 도로 회전 문제가 아닌 연결성 문제를 가장 먼저 고려할 것이다. 소비자의 우선순위가 달라졌다”라고 말했다.

크로아티아 차량 제조사 리막 오토모빌리(Rimac Automobili)의 CEO 메이트 리막(Mate Rimac)은 칼럼과 반대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전기차 플랫폼 성능이 원자재처럼 되거나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내연기관 차량까지 포함해 여러 브랜드 간의 차량 설계 보편성이 이미 이루어졌다고 본다. 리막은 “아우디 V8부터 메르세데스 벤츠, 포르쉐, BMW 간의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모두 큰 차이점이 있는가? 메르세데스 E-클래스 AMG와 BMW M5를 비교해보아라. 두 브랜드 차량 모두 똑같은 기어박스를 적용했으며, 이륜구동으로 변경할 수 있는 사륜구동 차량이며, V8 핫 터보 엔진(V8 hot-turbo engine)을 탑재했다. 서류상 스펙만 보면 두 차량은 똑같다”라고 설명했다.

더 나아가 리막은 “차량 라벨이 폭스콘과 같은 여러 공급사의 브랜드 로고가 붙은 자체 생산 제품이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차량 제조사의 브랜드 위치가 중요하며, 차별화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차별화를 원한다면, 차량 설계에 의존해야 한다”라고 예측했다.

변화는 하루아침에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자동차 업계는 곧 다가올 내연기관 차량 금지와 함께 나타나는 존립 위기를 직면한 상황에서도 갑작스럽게 방향을 바꾸지 않고 매우 느린 속도로 변하는 업게이다. 일부 기업은 섀시와 톱햇을 모두 자체적으로 생산할 것이다. 반대로 설계를 간소화하면서 리 오토모티브 등 부품 공급사의 재고의 잠재적인 비용을 절감한 뒤 자체 설계한 차체를 적용하는 전략을 선택하는 기업도 있을 것이다. 그 외 다른 브랜드는 뒤처지면서 자체 플랫폼이나 설계 측면에서 완전히 다른 차량을 생산할 것이다. 모든 기업이 전기차 전환 과정의 승자로 떠오르지 않을 것이다.

스텁스는 “전기차 설계 변화 과정에서 과감한 시도를 하면서 소비자의 의견을 듣지 않는 기업도 필요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소비자가 원하는 바와 크게 만족할 만한 사항을 말한다고 생각한다. 소비자는 차량에서 다른 부분을 발견하기 시작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이 변화에 큰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is is why all electric cars look exactly the s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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