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심각한 태양 폭풍, ‘인터넷 종말’ 유발
상태바
심각한 태양 폭풍, ‘인터넷 종말’ 유발
코로나 물질 방출이 세계 상당수 지역을 연결한 해저 케이블에 특히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By LILY HAY NEWMAN, WIRED US

과학계는 수십 년 간 극도로 심각한 태양 폭풍인 코로나 물질 방출이 전력 그리드를 손상시킬 수 있으며, 장기 정전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 파장은 전 세계 공급망과 대중교통부터 인터넷, GPS 접근까지 어디서나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코로나 물질 방출이 인터넷 기반시설에 특별히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면밀한 조사가 적었다. 이제 코로나 물질 방출 때문에 발생하는 인터넷 기반시설 장애가 재앙과도 같은 결과를 낳을 수 있으며, 특히 전 세계 인터넷 연결의 기반이 되는 해저 케이블이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사실을 입증하는 연구가 새로이 공개됐다.

8월 26일(현지 시각) 진행된 SIGCOMM 2021 데이터 통신 콘퍼런스에서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캠퍼스의 산지타 압두 죠티(Sangeetha Abdu Jyothi) 교수가 ‘태양 대폭풍: 인터넷 종말 대비(Solar Superstorms: Planning for an Internet Apocalypse)’라는 이름의 연구를 발표했다. 압두 죠티 교수의 연구는 빠른 속도로 이동하는 자기화된 태양 입자 구름이 전 세계 인터넷에 유발하는 손상을 조사했다. 압두 죠티 교수는 연구를 통해 정전을 일으키는 태양 폭풍이 추가로 발생하는 미세한 변화의 영향을 지목했다. 만약, 단 몇 시간이나 며칠 만에 전력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더라도 대규모 인터넷 정전은 계속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압두 죠티 교수는 몇 가지 희소식을 함께 전달했다. 지방과 주 단위 인터넷 기반시설은 대규모 태양 폭풍이 발생해도 위험성이 적을 것이다. 광섬유가 전류를 생성하지 않는다는 지구자기학적 특성 덕분이다. 짧은 케이블 범위는 일정한 기반을 두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 대륙을 연결하는 해저 케이블은 태양 폭풍 때문에 손상될 위험성이 훨씬 더 크다. 전 세계의 해저 케이블을 손상시키는 태양 폭풍이 해저 케이블로 전력을 공급받는 여러 국가의 전력 연결 손실을 유발할 수 있다. 현지 기반시설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더라도 해저 케이블 때문에 정전이 발생할 수 있다. 수도관 손상 때문에 아파트 전체의 수도 공급이 막힌 것과 같다.

압두 죠티 교수는 콘퍼런스 발표 전,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 확산이 시작된 후 세계가 태양 폭풍 이후 발생하는 정전에 대비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면서 이를 깊이 생각하게 되었다. 전 세계에는 정전을 다룰 프로토콜이 없으며, 인터넷 회복성도 없다. 기판 시설은 대규모 태양 폭풍의 피해에 대비되지 않았다. 그 피해의 영향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지금까지 태양 폭풍이 정전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유는 데이터가 없었기 때문이다. 심각한 태양 폭풍 현상은 매우 드물게 발생하며, 근현대 역사를 보았을 때 발생한 주요 태양 폭풍 현상의 사례는 단 세 건만 찾을 수 있다. 가장 심각한 태양 폭풍 1859년과 1921년, 현상은 지구자기학적 장애가 전기 기반시설과 전화선 등 통신 연결망 장애를 일으킨 사례이다. 1859년, 캐링턴이벤트(Carrington Event)라는 대규모 태양 폭풍 발생 당시 나침반 바늘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거세게 움직였으며, 콜롬비아 적도 지역에서 북극광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의  지구자기학적 장애는 오늘날의 전기 그리드 구축 전 발생한 현상이다. 1989년에 발생한 태양 폭풍은 퀘백전력공사(Hydro-Québec)의 그리드 마비와 9시간 동안 캐나다 북동부의 정전 현상을 일으켰다. 당시 발생한 태양 폭풍은 1859년보다 비교적 강도가 적었으며, 현대 인터넷 기반시설이 대거 구축되기 전 발생하였다.

압두 죠티 교수는 태양 폭풍 자체가 자주 발생하는 현상은 아니지만, 실제 인터넷 회복성에 위협이 된다고 말한다. 압두 죠티 교수를 포함한 여러 연구원이 30여 년 간 태양 폭풍 활동이 비교적 잠잠해졌으나 또 다른 대규모 태양 폭풍이 발생할 가능성을 발견했다.

해저 인터넷 케이블이 태양 폭풍 손상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몇 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제시할 수 있다. 해양 전체의 온전한 데이터를 신중하게 다루기 위해 케이블은 그 종류에 따라 약 50~150km 범위의 리피터를 포함한다. 리피터는 광신호를 증폭하면서 야구의 릴레이 스로우(relay throw)와 같이 전송 과정에서 손실되는 신호가 없도록 한다. 광섬유 케이블이 지구자기학적으로 생성된 전류의 파괴에 직접적으로 취약한 것은 아니지만, 리피터의 내부 전기, 그리고 충분한 리피터 결함이 케이블 전체의 신호 전송을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다. 게다가 해저 케이블은 수백km 혹은 수천km 떨어진 곳 간의 간격에만 설치돼, 리피터와 같은 요소가 지구자기학적으로 생성된 전류에 노출될 위험성이 더 커진다. 해저 케이블의 구성요소는 다양하며, 일부 지점이 다른 지점보다 태양 폭풍 이후 더 심각하게 손상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심각한 태양 폭풍 때문에 위성 인터넷과 GPS 등과 같은 서비스를 지원한 지구 궤도의 장비 손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압두 죠티 교수는 “현재, 태양 폭풍이 정전을 일으키는 과정을 설명하는 모델이 없다. 따라서 태양 폭풍이 전력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을 더 깊이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으나 전력 시스템은 모두 육지에 구축됐다. 해저 케이블에 미치는 영향은 예측하기 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태양 폭풍은 고위도 지역 및 지구 자기극에 더 가까운 곳일 수록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이 때문에 압두 죠티 교수는 다른 지역보다 일부 지역의 해저 케이블 손상 위험성을 더 우려한다. 실제로 압두 죠티 교수는 싱가포르가 아시아를 연결하는 상당수 해저 케이블의 중심지 역할을 하며, 적도에 있어 아시아 대륙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 아시아 대륙을 연결하는 케이블은 다른 대륙의 케이블보다 더 짧다. 싱가포르의 해저 케이블 중심지에서 한 방향으로 계속 연결되지 않고 여러 방향을 향해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대서양과 태평양 고위도 지역 전역을 잇는 케이블은 비교적 경미한 태양 폭풍이 발생해도 아시아 대륙보다 더 큰 피해를 겪을 확률이 높다.

전 세계 인터넷은 회복성을 위해 구축되었다. 만약, 한 방향으로 연결되는 인터넷망을 사용할 수 없다면 트래픽은 다른 모든 경로를 향해 경로를 재지정하면서 태양 폭풍과 같은 현상 때문에 속도가 감소하더라도 인터넷 연결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전력 시스템의 중요한 경로가 상당 부분 손상되면, 네트워크가 불안정해지기 시작한다. 압두 죠티 교수는 케이블 손상 발생 지역에 따라 경계 경로 프로토콜과 DNS와 같은 기본 데이터 경로 시스템 기능 장애가 발생하면서 연쇄 정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도시의 복잡한 교차로에서 도로 표지판이 사라짐과 동시에 신호등이 고장이 나 교통 혼잡이 발생한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북미 대륙과 일부 지역은 태양 폭풍 피해 대비와 관련, 그리드 운영 기업의 피해 최소화 표준과 절차를 갖추었다. 텍사스A&M대학교 산하 스마트 그리드 센터의 토마스 오버바이(Thomas Overbye) 소장은 그리드 운영 기업이 지난 10년간 태양 폭풍이 유발하는 정전 위험을 완화하는 데 어느 정도 진전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다만, 지구자기학적 장애가 매우 드물며 상대적으로 연구가 적기 때문에 극단적인 날씨 문제나 사이버 보안 등 다른 위협 요소에 대비하는 것을 더 우선시한다고 말한다.

오버바이 소장은 “태양 폭풍 자체를 겪은 사례가 적다는 점도 부분적인 문제가 된다. 일각에서는 지구자기학적 장애가 재앙과도 같은 상황이 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만, 태양 폭풍이 심각한 문제로 이어지리라 생각하지 않는 이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태양 폭풍이 재앙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보는 한편, 우려하는 것처럼 피해가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본다. 업계가 태양 폭풍의 타격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은 분명하며, 그동안 위험을 평가할 도구를 개발해왔다. 그러나 업계에서 대비해야 할 다른 여러 문제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인터넷 기반시설에는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압두 죠티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태양 폭풍이 일으키는 위협의 규모를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여러 학문 간의 연구와 모델 구축 작업이 훨씬 더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기 위한 시작점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심각한 태양 폭풍 발생 사례 자체는 극도로 드물지만, 위험성은 매우 심각하다. 광범위한 규모로 전 세계 인터넷 접속 차단이 오래 이어진다면, 거의 모든 업계와 전 인류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Bad Solar Storm Could Cause an 'Internet Apocalypse'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