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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 환자, 정확한 수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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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 환자, 정확한 수치는?
코로나19 장기 증세를 앓는 환자 수를 정확히 밝히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실제로 불가능한 일이라는 사실이 입증되기도 했다.
By GRACE BROWNE, WIRED UK

영국 캠벌리에 거주하는 26세 청년인 리스 히시메(Lyth Hishmeh)는 코로나19 발병 전 항상 바쁘게 활동할 거리를 찾았다. 히시메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면서 인공지능(AI) 연구도 하는 동시에 새로운 기업 설립 계획도 세웠다. 히시메는 동시에 4~5가지 일을 처리했다. 그는 “지금도 앉아있을 시간이 없다”라고 말했다.

2020년 3월, 코로나19 감염 의심 판정을 받고 집에서만 머무르게 되면서 모든 상황이 중단됐다. 히시메의 증상은 기침과 발열, 호흡 곤란 등 경미하지만, 익숙한 증상이었다. 2주도 지나지 않아서 보조금 지원을 받았다. 따라서 히시메는 장을 보러 식료품점에 나섰다. 여기서 히시메의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어지러움을 느낀 뒤, 호흡 곤란 증세를 겪었다. “심장병을 앓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히시메는 증상을 무시하고는 집에 돌아갈 버스에 탑승했다. 그러나 버스 안에서도 같은 증상을 겪었다. 증상이 더 심각해졌다. 결국, 버스에서 내렸다. 히시메가 쓰러지기 전, 히시메를 먼저 발견했다. 그리고, 병원을 찾은 히시메는 코로나19 감염 사실을 시사하는 소리를 들었다. 컬설턴트는 히시메에게 아무 이상이 없다고 말했으며, 히시메는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히시메는 괜찮지 않았다. 향후 몇 개월간 각종 이상하면서 악화된 증세를 겪었다. 머리가 멍해지는 브레인 포그(brain fog)부터 심각한 피로, 심계항진 등 모두 코로나19 증세라고 할 수 있는 특징이었다. 욕실에 가기만 하는 것도 고역이었다. 히시메는 2020년 10월까지 몇 개월간 집 밖에서 옴싹달싹할 수 없었다. 코로나19 장기 증세가 가장 심각해진 날에는 영화도 볼 수 없었다. 그는 응급실에 10번도 넘게 실려 갔다. 히시메는 “그저 울면서 ‘제발 치료해달라. 무엇이든 해달라’라고 빌었다”라고 말했다. 이제 히시메는 외출을 할 수 있으나 16개월 전, 처음 감염됐을 당시의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한 것은 아니다. 히시메는 지금도 사무실에 복귀할 수 없으며, 이전에는 없었던 음식 알레르기 증상을 새로 겪게 되었다. 또, 일어설 때 심장 박동이 빨라지는 기립성빈맥도 앓고 있다. 히시메는 “100% 회복하지 못했다. 그동안 겪은 증상이 매우 끔찍했으며, 지금은 크게 호전된 것이다. 그러나 세계가 멸망하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건강한 사람과 같은 상태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히시메는 전 세계적으로 총 수백만 명으로 집계되는 코로나19 장기 환자 중 한 명이다.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생활에 제한이 있는 장애물에 부딪히며, 과학계에서는 의문스러운 코로나19 장기 증세를 서둘러 분석하고자 했다. 히시메를 비롯한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계속 질병을 앓고 있으며, 보건 당국은 코로나19 장기 증세의 가장 기본적인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찾는 데 큰 어려움을 겪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코로나19 장기 증세가 얼마나 심각한 문제인지 이해하려면, 히시메와 같은 증세로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알아야 한다. 놀랍게도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는 거의 줄어들지 않는다.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는 인용한 연구에 따라 언론마다 차이가 크다. 언론마다 제공하는 수치의 차이는 실제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장기 환자의 수를 실제보다 더 적게 추산한다.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이 개발한 코로나19 관련 앱인 조(ZOE)를 이용해 코로나19 증세의 일부를 수집한 어느 한 연구는 2020년 3월 25일부터 2020년 6월 30일까지 400만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조사 결과, 응답자 4.5%는 코로나19로 보고된 증상을 8주 이상 겪었으며, 2.3%는 12주 이상 겪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 결과로 공개된 수치는 매우 낮은 수치이다. 그러나 해당 연구는 코로나19 장기 환자와 연구원 모두에게 똑같이 비판을 받았다. 여러 언론이 보도한 것보다 연구의 수치가 더 낮은 이유로 몇 가지 원인을 언급할 수 있다. 한 가지 이유는 주기적으로 앱에 증상을 기록하기 힘들 정도로 지나친 피로를 겪었을 수도 있는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를 간과했을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또, 환자가 앱 사용 마지막 날 겪은 증상이 5가지 미만이라면, 회복 상태로 인식한다는 문제도 있다.

해당 연구의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클레어 스티브스(Claire Steves) 박사는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치를 최소한으로 예측하기 위한 조건을 설정한 것이라고 말한다. 코로나19 장기 증세를 앓고 의심하지 않는다면, 의도적으로 코로나19 장기 증세 자체를 비관적으로 보면서 엄격한 범위를 적용하기 때문이다. 설문조사는 PCR 검사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들만 대상으로 선정했다. 스티브스 박사는 “코로나19 증세 연구가 장기 증세를 앓았을 수도 있는 모든 이들의 가장 정확한 정의를 제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른 여러 연구는 앞선 연구보다 더 높은 수치를 제시한다. 리액트2(React-2)라는 연구는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가 훨씬 더 많은 것으로 추산한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이 2020년 9월부터 2021년 2월까지 50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는 29가지 증세를 나열한 뒤, 이를 한 가지라도 겪은 적이 있는가 질문한 뒤, 증세를 겪은 기간을 함께 묻는다. 조사 결과, 지금까지 코로나19 증세를 겪는다고 호소하거나 증세가 있는 듯하다고 밝힌 이 40%가 지난 12주 이상 같은 증세를 겪었다. 잉글랜드 인구 약 200만 명이 코로나19 증세를 겪으면서 생활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응답자에게 과거에 겪은 증상 수를 떠올릴 것을 요청하는 것이 잘못된 방식은 아니다. 해당 연구는 코로나19를 오랫동안 앓는 이들의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했다. 스티브스 박사는 질병에 대한 기본 지식 정도와 비만, 심장병, 그리고 코로나19 속에서 살면서 겪는 스트레스와 같은 다른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또, 응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증상 답변 종류도 매우 다양했다. 어느 한 코로나19 연구엥에서 응답자가 선택할 수 있는 선택권의 범위는 기억상실과 월경, 환각 등을 포함한 200가지 증세가 넘는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국립 보건 연구원(NIHR) 검토는 코로나19 장기 증세가 최소 4가지 다른 증세로 나누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코로나19 집중 치료 후 증후군과 장기간 이어지는 장기 손상, 바이러스 감염 후 피로 증후군(PVFS), 그 외 코로나19 증상이 이어지면서 계속되는 장기적인 증후군과 같은 새로운 현상 등이 있다. 일부 환자는 앞서 언급한 증상 외에 여러 가지 증상을 겪는다.

코로나19 장기 증세의 정확한 의미를 정의하는 것도 어렵다. 포괄적으로 받아들이는 코로나19 장기 증세의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4~12주가량 대체 진단으로 설명할 수 없는 증세가 이어지거나 코로나19 발병 시작일에서 정확히 12주가 지나고 나아지지 않은 증상이 있어야 코로나19 장기 환자로 분류된다. 코로나19 발병 후 정확히 몇 주가 지나야 하는가는 여전히 논란 사항이다. NIHR의 코로나19 장기 증세 검토 논문의 제1 저자인 엘라인 맥스웰(Elaine Maxwell) 박사는 “코로나19 증세가 장기화되는 구체적인 시점이 매우 중요하다. 특별히 12주 전을 기준으로 살펴보는 것이 코로나19 장기 증세 분류에 더 도움이 되는지 확실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영국 국가 통계청(ONS)은 코로나19 장기 환자 수치를 매우 많다고 추산한 리액트-2 연구의 통계와 킹스 칼리지 런던의 수치를 적게 추산한 연구의 중간 수치를 제시한다. ONS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 2만여 명을 표본 집단으로 두고 진행한 연구에서 13.7%가 최소 12주간 코로나19 증세를 앓는 것으로 확인했다. 그다음에 표본 집단을 비슷한 규모의 통제 집단과 비교해, 실제 증상 발현 원인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 확인했다. 이는 맥스웰 박사가 가장 신뢰하는 코로나19 장기 환자 통계값이다. 그러나 ONS는 연구 결과가 최종 결과를 나타낸 것이 아니라 단지 실험 결과일 뿐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장기 증세가 일상적으로 반복되는 상황 연구의 목표가 바뀌고 있다. 신종 변이 바이러스와 대규모 백신 접종 때문에 코로나19 장기 감염 상황이 더 혼란스러워질 수 있다. 스티브스 박사는 “1, 2차 대유행 당시 발견된 상황이 델타 바이러스 확산 상황과는 다를 것이다. 또, 백신 접종 측면에서도 다를 것이다”라고 말했다. 모든 연구와 조사로 더 빠르게 상황을 확인할 수 있지만, 더 많은 연구로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조건을 거의 알지 못하는 상황이다. 맥스웰 박사는 “코로나19 장기 증세를 이해하기 시작한 상황이므로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보아야 한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장기 증세와 관련, 어떤 부분을 알지 못하는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다면, 진행 범위가 더 넓고 통제된 상태에서 중요한 사실을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히시메는 그저 자신의 증세와 관련된 몇 가지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고자 하며, 어느 정도 안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나는 이제 26살이다. 개인적으로 인생에서 황금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신체 상태는 80세인 것 같다. 언젠가는 코로나19가 끝나면서 세계가 변하리라 생각한다. 코로나19 장기 환자는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w many people really have long Co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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