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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축구선수, 무관중 경기 후 경기력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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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 축구선수, 무관중 경기 후 경기력 향상
연구팀이 코로나19 봉쇄조치와 함께 경기장 폐쇄 전, 후로 선수의 경기력 변화를 비교했다. 그리고, 무관중 경기 도중 흑인 선수의 경기력이 더 나아진 사실을 확인했다.
By AMIT KATWALA, WIRED UK

2019년 11월, 이탈리아 축구 선수 마리오 발로텔리(Mario Balotelli)가 세리에A 리그 브레시아(Brescia)와 베로나(Verona) 경기 도중 코너 플래그 부근에서 볼 점유율을 차지하고자 상대팀 선수와 경합했을 때, 관중석에서 원숭이 울음소리를 흉내 내는 소리를 들었다. 가나계 이탈리아인인 발로텔리는 원숭이 소리가 들린 관중석에 공을 차고는 경기장 밖으로 나가겠다고 위협했다. 이는 경기장에서 벌어진 인종차별에 유명한 선수가 즉시 대응한 사례 중 하나이다.

결국 계속 경기를 재개하라는 설득 끝에 발로텔리는 85분경에 극적인 동점골을 기록했다. 그러나 경기 당시 발로텔리가 겪은 인종차별은 2019년 내내 유럽 축구계가 겪은 용납할 수 없는 여러 사건 중 하나이다. 2019년 3월,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를 했다. 키에프에서 열린 유로파 리그 도중 공격수 칼럼 허드슨-오도이(Callum Hudson-Odoi)가 당한 인종차별 때문이다. 2019년 10월, 유로2020 잉글랜드 대표팀이 불가리아 원정 경기를 치르던 중, 홈팬 경기의 인종차별 구호 때문에 경기를 두 차례 중단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같은 해 4월, 프랑스 리그 앙 경기도 7분간 중단되는 일이 있었다. 아미앵 SC 수비수 프린스 데시르 구아노(Prince Desir Gouano)를 향한 혐오 발언이 계속 이어졌기 때문이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후, 관중석이 텅 비었다. 유럽 축구 리그 개막 후, 많은 팬이 가짜 관중 함성과 비어 있는 경기장에서 들리는 감독의 외침이 들리는 기이한 경기 상황에 적응해야 했다. 코펜하겐대학교 경제학 교수인 파올로 팔코(Paolo Falco)는 TV로 무관중 경기를 시청하던 중 무관중 경기가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특히 관중석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을 주로 당하던 유색인종 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에 궁금증을 지니기 시작했다.

팔코 교수는 동료 교수인 마우로 카셀리(Mauro Caselli) 교수와 지안피에로 마테라(Gianpiero Mattera) 교수와 함께 무관중 경기 전환 전, 후 세리에 A 소속 아프리카계 선수의 경기력을 비교했다. 원본 데이터는 보통 득점과 패스, 어시스트, 이동 거리 등 선수의 각종 측정 정부를 결합한 축구 경기력 분석용으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알고리즘으로 수집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컴퓨터로 데이터 통계 수치를 처리하자 팔코 교수 연구팀은 폐막 한 달 전, 리그를 중단한 뒤 무관중 경기를 진행한 뒤 흑인 선수의 경기력이 관중석이 만석인 채로 진행된 2019-20 시즌 상반기보다 3% 향상한 사실을 확인했다. 다른 민족 집단 출신인 선수의 경기력 차이는 없었다. 팔코 교수는 “같은 선수의 경기력을 기준으로 무관중 경기 전, 후의 차이를 관찰했다”라고 밝혔다.

물론, 경기에 영향을 미친 다른 변수도 존재한다. 시즌 도중 선수의 개인 경기력이 3% 향상하는 것은 예상 밖의 일이다. 그러나 흑인 선수만 경기력이 향상했다. 타지에서 한 시즌 더 치른다는 사실은 선수가 더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인다는 의미이지만, 다른 유럽 국가에서 세리에 A 구단으로 이적한다면 안정적인 경기력을 펼친다는 효과는 사라진다. 관중이 흑인 선수의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무더운 여름에 추가로 경기를 치르는 등 날씨 조건을 통제해도 똑같이 나타났다.

팔코 교수 연구팀은 봉쇄조치 시행 전부터 인종차별 문제 공식 보고 대상이 된 구단 소속 선수의 경기력이 가장 눈에 띄게 향상된 점도 확인했다. 표본 집단 규모는 작지만, 결과 자체는 매우 중요하다. 팔코 교수는 갑자기 인종차별 사례가 사라진 것보다는 경기력이 향상했다는 간단한 사실 설명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탈리아에서 흑인 선수의 경기력 변화가 유독 두드러진다. 이탈리아 축구 협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6년간 인종차별 사례가 총 600건 이상 보고됐다. 영국 리그의 실제 경기장 내 인종차별 사례는 이탈리아 리그 사례보다 상대적으로 적다. 따라서 이탈리아 외 다른 리그에서는 무관중 경기 전환 후 흑인 선수의 경기력 향상 변화가 덜 두드러질 수도 있다.

인종차별이 발생하는 순간 선수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베로나 팬을 향한 발로텔리의 대응을 보면, 당시 발로텔리가 인종차별에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 수 있다. 크리스털팰러스 전 감독인 로이 호지슨은 과거, 경기 전 SNS에서의 인종차별이 구단의 핵심 선수인 윌프리드 자하(Wilfried Zaha)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브라이튼에서 활약했던 축구 선수 리암 로세니어(Liam Rosenior)도 리저브 경기 도중 다른 선수가 자신을 향해 인종차별을 하자 보복행위를 한 뒤, 바로 퇴장당한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러나 로세니어가 가장 분노한 부분은 인종차별 행위 자체가 아니다. 심판이 인종차별에 어떤 대응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나 인종차별은 발생 당시를 넘어서 오래 이어지는 미묘한 피해를 일으키기도 한다. 유로2020 결승전 경기를 통해 논란이 된 것과 같이 안타깝게도 다수 흑인 선수가 경기 도중 실수하거나 페널티킥 실축을 하자 관중이나 SNS에서 인종차별 대상이 될 것을 예상했다. 잉글랜드 대표팀 선수 부카요 사카(Bukayo Saka)는 경기 후 SNS에 “혐오 공격 대상이 될 것을 예상했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팔코 교수는 매 경기 인종차별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사카의 사례와 같은 ‘예측 효과(anticipation effect)’가 흑인 선수 경기력 변화를 설명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로 볼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인종차별은 혐오 문제이며, 축구계를 위해 퇴치해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종종 실제 변화를 줄 최고의 방안으로 돈을 언급할 수 있다. 팔코 교수는 비즈니스 정보 지연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아프리카계 선수는 누군가의 경기력이 저하되더라도 더 나은 기량을 선보이지 않는다. 인종차별의 부정적인 영향이 게임 전체의 순수 대가가 아니라는 사실을 의미한다. 다른 인종 집단 출신 선수는 외부 요인에 따라 경기력이 떨어지는 문제를 겪지 않기 때문이다. 인종차별이 경기력에 미치는 영향은 경기 전체의 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인종차별로 인간이 치르는 대가가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축구계 관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유일한 언어로 문제를 말하려 시도하고, 실제로 발언해야 한다. 팔코 교수는 “축구는 전 세계가 뛰어난 인재의 뛰어난 기량을 지켜보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고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사고가 없다면, 축구계 전체가 인종차별 문제를 겪을 것이다. 인종차별은 단순히 도덕적, 윤리적 문제가 아니다. 경제학과 돈의 문제이다. 이 때문에 인종차별에 대응하기 위한 움직임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Black footballers played better without fa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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