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ADAM MANN, WIRED UK

코로나19 발병 초기,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는 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지역 자체적으로 내린 긴급 사태 명령 때문에 걱정에 휩싸인 많은 시민이 신선한 공기를 마실 곳과 운동과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모색했다. 당시 코로나19와 관련, 당국의 모든 지침은 낮은 인구 밀도가 바이러스 확산이라는 재앙의 해결책이라고 제시했다.

2020년 4월 10에 발표된 해결책은 바로 ‘슬로 스트리트(Slow Street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정책이다. 슬로 스트리트는 오클랜드 지역 도로 120km를 차량 교통 통제 지역으로 지정해, 오클랜드의 주요 도로가 산책, 조깅, 자전거 타기 등 여러 야외 활동 장소가 되도록 하는 적극적인 계획이다. 오클랜드의 슬로 스트리트 정책 시행 직후, 그리고 일부 지역이 오클랜드시의 선례를 따른 후 슬로 스트리트 정책과 같은 여러 아날로그 계획이 미국 전역의 여러 도시에 등장하면서 물리적인 도시 지역이 하루아침에 달라진 듯한 대대적인 변화가 발생했다.

이미 오래 전부터 코로나19와 같은 각종 전염병이 발생하면서 여러 도시가 다른 모습을 갖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일례로, 각종 위기 사태가 이어지는 동안 고대 중국 서부 지역 한나라 지도자는 전염병에 감염된 백성을 위한 ‘격리 수용소’ 건설 명령을 내렸다. 1793년, 필라델피아주에 황열이 급속도로 퍼진 상황으로 위생 부처와 시 청사의 쓰레기 수집 작업이 촉발됐다. 1800년대에 발생한 콜레라 대유행 때문에 많은 디자이너가 직선으로 형성된 더 큰 도로를 선호하게 됐다. 그리고는 콜레라 환자에게서 감염된 식수와 지하에 설치된 주거지용 긴 배관이 폐기물을 더 효율적으로 옮기는 것을 막았다.

현재,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은 오클랜드 거리를 보면서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특정 상업 지구의 주차 공간은 쉼터로 개조돼, 개방된 공기를 마시도록 하면서 오클랜드에서 유럽과 같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길게 뻗은 오클랜드 도로에는 차량 불빛이 남아있으며, 오클랜드시 정부는 야외 시장 운영 및 여러 지역 행사를 위해 도로를 더 쉽게 일시적으로 폐쇄하도록 했다. 그러나 가장 큰 위험은 코로나19 하락세 때문에 발생하므로 여전히 슬로 스트리트 정책을 위한 공간 건설 최선책과 코로나19가 도시 설계 접근 방식을 영구적으로 바꾸었는가 등과 같은 의문사항이 남아있다.

15년째 오클랜드에 거주하는 필자는 슬로 스트리트가 매우 신속하게 배포된 점에 놀랐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끊임없이 느린 속도로 이동하는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를 위해 더 안전한 도로를 만들도록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전 세계에 충격을 주는 코로나19라는 긴급 상황과 함께 오클랜드시 정부는 언제든지 필요할 때마다 도로를 산책과 자전거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하도록 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오클랜드 시장 집무실 산하 이동 및 여러 기관 간 규제 정책 총괄인 워렌 로건(Warren Logan)은 “오클랜드시가 보유한 다량의 자원은 도로에 있다. 출퇴근 목적으로 도로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시민이 집에서 멀리 나가지 않도록 하면서 안전과 지역사회를 동시에 제공할 기회가 아닌가?”라고 말했다.

2021년 4월, 슬로 스트리트 정책 발표 당일 오클랜드는 각각 다른 지역에 있는 도로의 끝 지점 4곳에 이동 신호를 배치해, 교통 통제가 됐음을 시사했다. 그리고, 2개월간 매주 다른 도로 6곳도 총 8km 거리를 똑같이 통제할 예정이다. 신속함은 초기 도시 설계의 일부에 해당했다. 로건 총괄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오클랜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부분적으로는 자체적인 방식으로 미국에 정부가 실제로 빠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관료가 전략을 바꾸어야 한다는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온라인에서 진행된 여러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백인 부유층 거주자가 많은 지역일수록 다른 지역보다 도로 폐쇄를 옹호하면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오클랜드 교통부 총괄인 라이언 루소(Ryan Russo)는 “미국에서 오클랜드는 인종적으로 분리됐으며, 공정하지 않은 데다가 조직적으로 불공평함이 존재한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발병 전부터 오클랜드시 교통부는 종종 인종적, 경제적으로 분열된 오클랜드의 평등을 우선시하고자 고군분투했다.

오클랜드시 관료는 거주자 다수가 빈곤층이면서 소외 계층 출신인 오클랜드 동부 지역의 지역사회 단체와 함께 협력 단체를 설립했다. 주로 병원과 식료품점, 그 외 여러 사업 분야의 이동에 필요한 일을 하는 필수 노동자로 구성된 오클랜드 동부 지역 시민은 슬로 스트리트 정책에 우려를 표했다. 지난 몇 년간 오클랜드 동부 지역 주민은 정지 신호와 과속 방지턱 등 간단한 기반시설을 확보하는 데도 큰 어려움이 있었으며, 이제 오클랜드 시가 동부 지역의 문제 해결 능력을 지연시키고 있다. 루소 총괄과 로건 총괄 모두 동부 지역 주민과의 초기 대화가 어려웠다고 회상한다.

로건 총괄은 “유용한 상황까지 도달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자유로운 표현의 가치를 알고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오클랜드시가 동부 지역을 망쳤다’’라는 말을 하는 이도 있었다”라고 언급했다.

2021년 5월 말, 오클랜드는 ‘에센셜 플레이스(Essential Places)’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슬로 스트리트 정책의 새로운 단계를 시도하기 시작했다. 목표는 다양한 불평등 해소이다. 도로 전체를 폐쇄하는 대신 쇼핑센터와 의료 시설 등 여러 곳에 놓인 좁은 횡단보도에 원뿔형 도로 표지와 신호를 이용해, 보행자가 더 쉽게 이동하도록 돕는다. 에센셜 플레이스 시행을 비판하던 비영리단체 저스트 시티스(Just Cities)의 총괄이자 오클랜드 동부 지역 주민인 존 존스 3세(John Jones III)는 2020년 11월, 오클랜드 지역 언론 기관인 오클랜드사이드(Oaklandside)와의 인터뷰에서 에센셜 플레이스를 긍정적 변화의 사례라고 칭하며, “실제로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오클랜드는 도로 120km 폐쇄라는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2020년 여름까지 34km를 폐쇄했다. 그리고, 시에서 받은 피드백을 토대로 도로 폐쇄 범위를 늘리고자 한다. 불필요한 교통 변화가 계속되도록 하기 위해 오클랜드시 관료는 지역 예술가와 협력을 통해 지역 젊은이의 색상으로 제작해, 밝은 색상으로 개조된 자전거와 함께 즐겁게 노는 흑인 소녀 두 명의 모습이 그려져 변형된 장식용 자전거 기능을 하는 신호 체계를 재설계했다.

로건 총괄은 “문화적으로 효율적인 방법을 찾도록 사용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역사회의 모습을 되돌아본다”라고 설명했다.

슬로 스트리트 정책은 2020년 내내 반복됐다. 2020년 6월, 오클랜드는 플렉스 스트리트(Flex Streets) 계획을 배포해 기업과 음식점이 야외 휴식 공간으로 개조된 주차장을 점포 앞 공간으로 활용하도록 도우면서 오클랜드 도시 전체에 작게 개방된 공간이 존재하도록 했다. 과거에는 진전 속도가 느렸던 도시 변화 계획은 너무 관료주의적으로 운영됐으며, 간혹 기업가의 불만 때문에 진행 속도가 느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로건 총괄은 이제 관료 한 명의 검토만 필요로 하는 쉽게 제작된 파일이 있으며,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고 말한다. 오클랜드의 주차장을 개조한 휴식공간의 수는 단 4곳에서 100곳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외부 옹호 세력은 슬로 스트리트 정책의 올바른 단계와 잘못된 단계 모두 이익이 된다고 주장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차도와 도로 개선을 추진하는 기관인 트랜스폼(TransForm)의 총괄 다넬 그리스비(Darnell Grisby)는 “정부가 혁신을 이루는 것이 어렵다. 공공 부문이 테크 기업과 같은 시도와 실패를 경험할 수 있다면 좋을 것이다. 납세자가 이를 더 기피하리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오클랜드시는 슬로 스트리트 정책과 에센셜 플레이스 시행에 재료비만 16만 달러를 추가 지출했다. 그리고, 갑자기 폐쇄된 도로 다수를 코로나19 검사 및 백신 접종 장소로 활용할 수 있었다.

2020년 11월, 워싱턴 DC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사 온 그리스비 총괄은 오클랜드시가 대화에 개방적이라는 사실이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그리스비 총괄은 2020년의 시험이 기반시설과 대중교통 부문에 진전을 이룰 변화의 바람 형성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스비 총괄은 “필요성은 창조의 어머니이며, 코로나19와 함께 수많은 필요성이 발생했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도시 공간의 중요성과 인간이 함께 하던 시간의 중요성을 상기시켜준다. 간혹 서로의 지지가 필요하며, 집단처럼 보이는 것을 정부라고 칭한다”라고 설명했다.

루소 총괄은 슬로 스트리트의 미래는 곧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오클랜드시 관료는 여러 계획을 이어가고 적용 수단을 확장하고자 한다. 특히, 백신 접종과 함께 대규모 집단이 모이는 것이 더 쉬워졌기 때문이다. 일례로 오클랜드 동부 지역 상인은 이웃에 전화해, 이전보다 불편함이 줄어든 채로 야외에서 요리하면서 음식을 즐길 목적으로 도로를 폐쇄할 수 있다. 로건 총괄은 “오클랜드시는 ‘알겠다. 그러나 이 부분은 이해가 어렵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포함해 변화를 선보였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발병 전, 슬로 스트리트 정책과 같은 계획은 더 심한 저항에 직면했다. 오클랜드시에 도시 도로 1/10을 폐쇄하도록 요청하는 것은 그동안 효과가 없었으나 이제는 많은 시민이 혁신의 가치를 이해한다. 

로건 총괄은 “개인적으로 가장 오래 지속되기를 바라는 효과는 거주자와 상인이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다. 많은 시민의 지역사회 공간 사용 방식을 이해하도록 하면서 융통성과 혁신을 통해 이익을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does the city of the future look like? Oakl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