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VARSHA BANSAL, WIRED UK

왓츠앱이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인 인도 시민의 프라이버시 문제로 싸움을 벌이고 있다. 최근, 왓츠앱은 인도 정부를 제소했다. 왓츠앱 등 다수 메시지 앱에 메시지 최초 생성자 추적을 요청하는 신규 IT 법률에 맞서기 위해서이다. 인도 IT 법률을 준수하려면, 왓츠앱은 최종 암호화 기능을 약화해, 메시지 전송자의 신원을 드러내면서 인도 사용자 4억여 명의 보안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또, 전 세계의 다른 사용자 수십억 명의 보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왓츠앱과 인도 정부의 법정 공방 결과를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인도인이 사용할 수 있는 통신 기술과 온라인 안전 공간이 한 발 더 진보하고 다른 여러 국가의 정부가 왓츠앱이 아닌 다른 보안 메시지 앱에도 요구할 수 있는 사항과 관련해 선례를 남길 수 있다. 많은 전문가는 인도 IT 법률과 비슷한 유형의 법률 규정을 준수한다면, 근본적으로 프라이버시 권리가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정한 사용자의 메시지에 적용된 암호화 기능을 저하한다면, 다른 사용자의 암호화 기능도 모두 저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추적 가능성과 최종 암호화 기능은 공존할 수 없다.
 
2021년 2월, 인도의 SNS 플랫폼과 메시지 앱, 온라인 미디어, 스트리밍 영상 서비스 대상 인터넷 규제 행정명령이 통과했다. 여러 플랫폼에는 규제 준수를 위해 3개월이라는 시간이 주어졌으며, 2021년 5월 말로 3개월이라는 기한이 끝났다. 새로운 규제 관련 행정 명령의 요구사항에는 인도 내 사용자 수 500만 명 이상 확보한 메시지 플랫폼(왓츠앱, 시그널 모두 포함된다)은 법원 요구나 정부 명령이 있을 때, 메시지 최초 전송자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협조해야 한다. 인도가 아닌 다른 국가에서 최초로 생성된 콘텐츠라면, 인도 내에서 최초로 등장한 순간을 확인해야 한다.

현재, 왓츠앱과 시그널 등 최종 암호화 플랫폼 제공 기업은 메시지에 포함된 사항을 확인할 수 없다. 즉, 기업이 특정 콘텐츠의 자취를 추적할 수 없다는 의미이다. 메시지의 추적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건은 모든 개인을 잠재적 범죄 용의자로 취급한다는 의미이다. 그와 동시에 기업이 다량의 데이터를 보관하는 어려운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테크 정책 옹호론자인 남라타 마헤쉬와리(Namrata Maheshwari)는 “추적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최종 암호화 플랫폼이 어쩔 수 없이 온라인 프라이버시와 보안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구조를 변경하도록 할 것이다. 메시지 전송자와 수신자를 추적할 능력을 구축하면서 개인의 정체를 식별할 수 있도록 정보를 보관해야 한다. 이는 최종 암호화 기능을 크게 저하해 문제가 되는 법적 의무사항이며, 사용자의 프라이버시와 보안, 표현의 자유를 위험에 처하게 한다”라고 말했다.
 
인도 정부는 신규 IT 법률이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의도로 제정된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메시지 최초 전송자 추적은 “인도의 주권과 무결성과 관련된 매우 심각한 범죄 예방과 조사, 처벌, 인도의 안보와 외국과의 우호적인 외교 관계 안보 피해, 공공 명령, 강간과 성적으로 노골적인 콘텐츠 혹은 아동 성 착취 게시글 유포 문제 혹은 그와 관련된 범죄 발생에 대한 기소를 위한 목적에만 사용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위와 같은 정의는 여러 가지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인도 정부는 위험한 거짓 정보를 유추한 개인을 추적할 수 있다. 그러나 추적 권한을 손쉽게 사용해, 개인 간 정치적 콘텐츠 유포 흐름이나 사회 운동가, 정부 반대 세력을 추적할 수도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암호학 전문가인 매튜 그린(Matthew Green) 박사는 “과거로 돌아가 일부 콘텐츠 전송자의 정체를 밝힐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순간 모든 콘텐츠 전송자의 신원을 밝힐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법을 어긴 이의 정보만 수집할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최종 결과를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는 콘텐츠 최초 전송자 정보를 밝히기 시작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인도 정부의 IT 법률 이전에도 왓츠앱은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밝힐 수 있도록 협조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왓츠앱은 인도 다음으로 두 번째로 가장 큰 시장이 형성된 브라질에서도 이와 비슷한 요청을 받았다. 미국과 캐나다, 영국 등 다른 여러 국가도 왓츠앱에 암호화 수준을 낮출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왓츠앱이 최대 규모를 형성한 시장에서 공식적으로 추적 능력을 허용하라는 요청이 이어진 것은 인도의 사례가 처음이다. 

왓츠앱 대변인은 와이어드에 이메일을 통해 “메시지 앱에 대화 추적을 요청하는 것은 왓츠앱의 모든 메시지를 대상으로 하나도 빼놓지 않고 지문을 보관하도록 요청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는 최종 암호화 기능 저하라는 결과를 낳고 근본적으로는 사용자의 프라이버시 권한을 저하한다. 왓츠앱은 사용자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할 위험성이 있는 요구사항에 맞서고자 전 세계 시민 사회, 전문가와 계속 함께했다. 또, 한편으로는 앞으로 인도 정부와 사용자의 안전성을 유지하기 위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찾기 위해 협력할 것이다. 이 과정에는 왓츠앱이 확인할 수 있는 범위의 정보에 대한 유효한 법적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이 포함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인도는 왓츠앱의 최대 시장이며, 왓츠앱 서비스는 인도 현지인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됐다. 여러 사례를 보았을 때, 왓츠앱은 인도 스마트폰 사용자가 가장 먼저 다운로드하는 앱이다. 2020년, 왓츠앱 사용자가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왓츠앱과 함께 보내면서 인도 시장에서 앱 순위 1위를 기록했다. 거대한 사용자 기반층과 함께 몇 년간 인도 내 모든 사용자의 삶의 일부분이 되었다. 그와 동시에 현실 세계의 파장으로 이어지는 거짓 정보도 만연한 플랫폼이 되었다.

왓츠앱의 논란이 될 수 있는 사용은 완전히 기피하는 디지털 권리 운동가 스리리바스 코다리(Srinivas Kodali)는 “모디 총리 정부는 트위터, 왓츠앱 등 SNS 플랫폼을 사용해 권력을 잡았다. 이제, 인도 정부는 SNS 플랫폼을 항상 통제할 방안을 모색한다. 그동안 정부의 SNS 플랫폼 통제 문제와 관련해 운동을 벌여왔으나 언제나 어떤 형태든 정치적 대화를 하는 모든 그룹을 위해 일한다”라고 설명했다.

테크 업계의 여러 대기업과 인도 정부는 지금까지 오랫동안 논쟁을 벌여왔다. 2021년 4월, 인도 정부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정부의 코로나19 2차 대유행 대응 방식을 비판하는 글 삭제를 요청했다. 이후, 인도 정부는 자국 정치인의 트위터 게시글에 ‘조작된 매체’라는 라벨이 붙은 것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리고 5월 24일(현지 시각), 델리 경찰은 위의 트윗 라벨 문제를 알리기 위해 트위터 사무실을 찾았다.

2021년은 이미 왓츠앱에 힘겨운 한 해가 됐다. 2021년 1월, 왓츠앱이 사용자에게 논란이 된 프라이버시 정책 승인을 추진하자 다수 인도 사용자가 왓츠앱 대신 시그널이나 텔레그램으로 사용할 메시지 앱을 변경했다. 이 때문에 시그널과 텔레그램 다운로드 횟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인도 정부는 왓츠앱에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철회를 요청했다. 왓츠앱은 프라이버시 정책과 관련된 대중적 반발에 대응하고자 현지 신문을 “왓츠앱은 사용자 프라이버시를 존중하고 보호한다”라는 내용이 작성된 전면 페이지 광고로 채웠다. 이후, 왓츠앱이 프라이버시 정책 변경 사항 도입을 미루자 반발 여론이 줄어들었다. 그와 동시에 많은 인도 사용자가 왓츠앱을 계속 사용했다.

암호화 기능이 해제될 수 있는 확률과 함께 상황이 달라질 듯하다. 코다리는 현재도 왓츠앱을 계속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무 때문에 연락하는 이들 중 몇 명이 계속 왓츠앱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암호화 정책이 변경된다면, 코다리는 자신을 비롯한 무수히 많은 사용자가 어쩔 수 없이 왓츠앱 대신 다른 메시지 앱으로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sApp’s Fight With India Has Global Implic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