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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 식당 "비건 메뉴만 제공할 것"...반대 여론 직면 가능성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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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최고 식당 "비건 메뉴만 제공할 것"...반대 여론 직면 가능성 존재
미슐랭 3스타를 받은 뉴욕 최고 식당인 일레븐 매디슨 파크가 채식 메뉴만 판매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메뉴에 일부 육류 요리도 추가한다면, 더 나은 선례를 남길 것이다.

By BRIAN KATEMAN, WIRED US

철갑상어알과 라벤더, 허니 로스트 오리 요리, 버터로 데친 랍스터 꼬리가 있는 긴 에그 베네딕트. 5월 3일(현지 시각), 뉴욕과 전 세계의 최고급 육류 요리 식당인 일레븐 매디슨 파크(Eleven Madison Park)가 우유, 커피와 차에 제공하는 꿀을 제외한 모든 메뉴를 비건 식단으로만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브라이언 케이트맨(BRIAN KATEMAN)은 동물성 제품의 사회적 소비 감소에 헌신하는 비영리 단체 리듀스테리언 재단(Reducetarian Foundation)의 회장이자 공동 창립자이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비건 선언은 요식업계에 놀라움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일레븐 매디슨 파크에 앞서 다른 고급 식당도 육류 요리 제공을 중단했다. 이는 육류 소비와 관련해 매우 분명한 제한을 두는 최근의 식습관 추세이다. 2021년 4월, 미슐랭 스타를 받은 프랑스 요리 전문 쉐프 알렉시스 거티어(Alexis Gauthier)는 런던에 차린 자신의 식당 거티어 소호(Gauthier Soho)의 요리를 완전히 비건 메뉴로 바꾸었다. 그는 빅호스피털리티와의 인터뷰에서 “나 자신은 비건이다. 따라서 나에게 죽은 동물로 만든 음식을 판매하는 것은 비윤리적인 일이다”라고 말했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 주인이자 수석 셰프인 대니얼 흄(Daniel Humm)은 환경 문제를 우려했다. 그는 NPR의 팟캐스트 가이 래즈(Guy Raz)의 ‘하우 아이 빌트(How I Built)’ 편에 출연해, “인간이 음식을 얻는 방법과 소비하는 방법, 육류를 섭취하는 방법은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아닌 사실이다. 따라서 일레븐 매디슨 파크는 100% 식물성 요리만 제공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거티어와 흄과 같은 셰프는 역사의 바람직한 길을 걷는 것이다. 전 세계 육류 업계는 기후변화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들면서 동물 수십억 마리가 공장식 농장에서 끔찍하게 다루어지는 것에 맹비난받았다. 게다가 육류 식품 포장 공장 근로자는 종종 잔혹한 근무 환경에서 근무한다. 그런데도 거티어 셰프와 흄 셰프가 고려하기를 바라는 한 가지 변경 사항이 있다. 바로 단순히 육식 메뉴 제공을 아예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육식 메뉴 제공을 줄이는 것이다. 대중적 기대에 반대되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채식과 육식을 모두 하는 다양한 식습관을 지닌 손님에게 비건 식단을 서서히 제공한다면, 식물성 메뉴 80~90%가 지구에 비슷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또, 손님에게 채식과 육식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하지도 않는다. 인식 변화는 비건주의에 대한 양극화를 줄여, 결과적으로 더 많은 손님이 육류 소비량을 줄이도록 할 수 있다.

채식주의자이지만, 간혹 필요할 때 육류나 생선류를 섭취하는 필자는 기본적으로 식물성 식품을 먹는다. 그러나 간혹 동물성 식품을 먹기도 한다. 산업화된 농업 체계의 암울한 상황을 고려하면, 비건 사회 혹은 극단적인 수준으로 동물성 식품을 적게 먹는 사회가 최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필자는 모든 문화는 두말할 것도 없고, 모든 개개인이 동물성 식품 섭취를 줄이도록 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현실적으로 알고 있다. 환경 보호 운동가와 동물 보호 운동가는 지난 수십 년간 동물성 식품 섭취 중단을 위해 노력해왔으나 지금도 산업화된 세계에서 비건의 비율은 매우 적다. 지금 당장 미국인의 연평균 육류 소비량은 약 225파운드(약 102.1kg)이다. 식물성 고기의 인기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연평균 육류 소비량은 서서히 증가하고 있다. 이는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다. 육류는 저렴하면서 맛있고, 간편하며 추수감사절과 크리스마스와 같이 문화적으로 매우 중요한 날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게는 완전히 비건 식단을 섭취하는 것이 그리 매력적이지 않을 수 있다.

분명히 말하자면, 필자는 일레븐 매디슨 파크, 그리고 그와 같은 곳이 식물성 식품 기반 섭취를 향한 변화를 보이는 것이 훌륭하며, 육류 소비 감소가 시급히 필요하다는 사실에 이목을 집중시킬 과감한 움직임을 보인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비건 음식의 맛이 좋다는 사실도 알리게 될 것이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가 요식업계의 상징과 같은 존재이기 때문에 다른 식당과 기관도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선례를 따를 수 있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비건 메뉴 전환이 지금보다 더 극단적이었다면, 여러 식당이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뒤를 이어 비건 메뉴로 전환할 수 있었을 듯하다. 어쩌면, 업계 전문가는 많은 손님이 비건 식단과 비건 식당을 비건만을 위한 곳으로 생각한다는 사실에 경계한다. 흄 셰프도 “한밤중에 비건 메뉴 전환의 위험성을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비건 메뉴로 전환할 때의 위험성과 관련된 우려는 이전에도 발견되었다. 비건 음식이 그리 미각적으로 흥미롭지 않으면서 아무 맛도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또, 어느 한 연구를 통해 비건주의가 부정적인 낙인을 지니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채식 식단과 육식 식단을 모두 섭취하는 이들 다수는 친구나 가족이 데려가지 않는 이상 비건 식당에 발을 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비건이라는 분류와 낙인이 사라지고 손님은 자신이 원하는 식단 무엇이든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다면, 방문하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비건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이 한 번 손님을 끌어모은다면, 손님이 나중에 재방문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새로운 메뉴(그리고 고기가 없는 메뉴)도 주문할 것이다. 흄 셰프의 명성과 지위 때문에 비건이 아닌 많은 손님도 일레븐 매디슨 파크를 찾을 것이 분명하지만, 이전부터 방문한 적이 있는 일부 손님은 일레븐 매디슨 파크를 다시 찾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른 여러 식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위험성이 크다. 전 세계에서 인력과 물적 자원이 가장 잘 갖추어진 식당 중 한 곳인 일레븐 매디슨 파크도 비건 메뉴 전환에 실패하고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마주해 일반적인 육류 중심 메뉴를 다시 제공하게 된다면, 다른 셰프에게도 비건 메뉴 전환이 성공할 수 없으며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징조로 다가갈 것이다. 이는 극복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역행하게 될 것이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의 비건 메뉴 전환이라는 과감한 행보와 관련해 한 가지 실질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 바로 비건 메뉴 전환은 우리의 음식 문화에 존재하는 광범위하면서 더 조직적인 문제를 반영한다. 육류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사회에서 채식 위주 식단은 고기가 많은 식단을 선택하거나 고기가 전혀 없는 식단을 선택하는 것처럼 보인다. 일레븐 매디슨 파크와 같은 식당이 의도치 않게 촉발한 육류에 대한 이분법적인 사고는 지나친 육류 소비에 맞서는 데 피해가 되는 식단 유형 나누기를 더 확고하게 만들 수 있다.

비건으로 전환하려면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다. 일부 비건 옹호 세력은 과감하게 쇄신하지만, 상대적으로 더 온건한 접근 방식을 취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식당 주인과 정치인, 사회 운동가, 그리고 기타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 더 미묘하게 의미를 드러내는 메시지와 정책을 도입할 필요성이 중요하다. 더 유연한 선택권을 제공한다면, 많은 사람이 식물성 식품을 더 부담스럽지 않게 느낄 것이다. 결과적으로 더 많은 사람이 서서히 비건으로 전환할 것이다.

언젠가는 주요 식당에서 동물성 식품 판매를 완전히 중단해야 할 순간에 준비가 되어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당장 다소 극단적인 비건 메뉴 전환이 뿌리내리도록 하는 것보다는 많은 사람이 실질적으로 편하게 느낄 수 있는 온건한 노선을 택해야 할 것이다. 단순히 육류 메뉴를 전부가 아니라 대부분 우리 식단에서 제거하고 식탁에 올리지 않는 방법을 택하면 된다. 지금 당장 도덕적으로 이상적인 식단과 실질적으로 찾을 수 있는 식단 간 최적화된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어렵다. 그러나 지구와 지구 생명체 모두 위기에 처한 사실을 고려하면, 육류 소비를 줄이는 것은 단순히 시도만 하고 끝낼 여유가 없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Top New York Restaurant Is Going Vegan. It Could Backf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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