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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지구 자기장을 나침반처럼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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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 지구 자기장을 나침반처럼 사용
생물학자는 오랫동안 상어와 같은 해양 생물이 자기장을 감지해 해양 전체 영역에 걸쳐 대이동을 한다고 생각했다. 드디어 그 방법을 입증해냈다.
By SARA HARRISON, WIRED US

백상아리는 매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호주까지 1만 2,000마일(약 19,313km)이 넘는 거리를 이동하며, 완벽한 일직선에 거의 가까운 해양 전체의 지도를 그린다. 그리고, 매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호주를 왕복한다. 백상아리가 이동하는 길에는 길을 안내할 이정표도 없으며, 이동하는 내내 길을 찾을 수 있는 안정적인 대표 건축물이 있는 곳도 매우 드물다. 그리고, 해수면 온도가 변하고 있다. 밤에 해가 지고, 낮에는 별이 사라진다. 그러나 백상아리는 계속 이동한다.

수십 년간 많은 과학자는 상어가 지구의 자기장을 일종의 지도로 사용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추측했지만, 이를 입증하기는 어려웠다. 상어라는 생물 자체가 연구하기 어려운 종으로 악명 높기 때문이다. 상어를 포획한 채로 두기도 쉽지 않으며, 일부 종은 크다. 일례로, 백상아리의 길이는 최대 20피트(약 6.1m)이며, 무게는 2,000파운드(약 907kg)가 넘는다. 통제된 연구실 환경에서 실험하기 충분한 정도의 대규모 실험을 설계하는 것도 까다롭다. 이제, 어느 한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gy)에 논문을 게재하며, 상어가 지구 자기장을 지도로 사용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플로리다주립대학교 산하 해양 연구소의 연구원인 브라이언 켈러(Bryan Keller) 박사는 상어가 자기장으로 길을 찾는다는 오랜 가설을 실험하기 위해 특수 자기장을 흉내 낼 장비를 제작해야 했다. 켈러 박사는 가운데 대형 탱크가 장착된 10피트(약 3m) 길이의 나무 큐브를 제작했다. 그리고, 정확한 간격을 둔 채로 1마일이 넘는 길이의 구리 선으로 큐브 주변부를 감쌌다. 전기에 연결했을 때, 구리에서 전류가 이동한 뒤 자기장이 생성됐다. 켈러 박사는 전기의 정도에 따라 더 강력하거나 약한 자기장을 생성하면서 상어가 해양에서 이동 중 마주할 수 있는 특수한 상황을 재현했다. 상어가 자기장의 힘과 각도에 따라 스스로 어디에 있는지 알아낸다면, 이는 지구에서의 위치를 파악하고는 헤엄쳐 나갈 방향을 찾는다는 의미이다.

이와 같은 방법은 바다거북과 같은 다른 동물 실험에도 적용됐다. 또, 연구 논문의 제1 저자인 켈러 박사는 이미 많은 과학자가 상어는 자기장을 감지할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그는 “이번 실험은 위치를 판단하기 위해 자기장 감지 능력을 사용한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최초의 순간이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실험에는 제약이 있었다. 큐브의 자기장이 백상아리와 같은 상어의 움직임을 추적하기에는 강도가 너무 약하다는 점이었다. 켈러 박사는 “자기장 생성을 통한 상어 연구를 위해 크기가 작지만, 먼 거리를 이동하는 종이 필요했다”라고 말했다. 켈러 박사는 모두 길이 2피트(약 0.61m) 미만인 성체가 되지 않은 야생의 보닛헤드(bonnethead) 상어를 연구 대상으로 선택했다. 보닛헤드는 매년 수천 마일을 이동하면서 플로리다 해안가 어귀와 만에 있는 여름 서식지와 멕시코만의 겨울 서식지를 오간다.

켈러박사는 보닛헤드 실험에 3가지 인위적으로 생성된 자기장을 사용했다. 하나는 상어가 플로리다 서식지 일대에서 자연스레 마주하게 될 자기장의 각도와 강도를 재현한 자기장이며, 또 하나는 주기적으로 서식지를 이동하면서 플로리다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600km 떨어진 지점에서 마주하게 되는 자기장이다. 나머지 하나는 보닛헤드가 절대 이동하지 않는 곳인 테네시주에서 북쪽으로부터 600km 떨어진 지점의 자기장을 재현했다. 모두 비슷하게 북부 지역의 실험용 자기장에 노출되었을 때, 보닛헤드는 전혀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플로리다 해안가에서 남쪽으로 600km 떨어진 지점에서 마주한 자기장에 노출됐을 때는 계속 머리를 북쪽에 둔 채로 이동했다. 켈러박사는 등산객이 나침반을 사용하듯이 상어가 자기장 정보를 이용해서 이동 방향을 판단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생물학 교수인 케네스 로만(Kenneth Lohmann)은 “상어가 지구 자기장을 지도처럼 사용한다는 사실이 매우 흥미로우면서 명확하게 입증한 연구이다”라고 말했다. 또, 켈러 박사 연구팀의 연구는 자기장 감지를 이용해 길을 찾는 능력은 계절에 따라 대거 이동하는 여러 해양 생물 종에 걸쳐 널리 활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로만 교수는 “어린아이가 집 주소를 기억하게 하는 것과 비슷하다”라고 언급했다. 상어는 성체가 되기 전, 강어귀나 해안 만에 있는 서식지의 자기장 주소를 학습한다. 자기장 정보는 이후 수천 마일을 이동해도 원래의 서식지로 복귀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로만 교수는 보닛헤드 상어가 테네시주의 자기장에 반응하지 않았던 이유는 상어가 기존에 알던 곳의 자기장과 다르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연어는 자기장과 함께 향을 사용해, 산란 장소를 찾는다. 특히, 이동 말미에 상어도 연어와 똑같이 길을 찾을 수도 있다. 켈러 박사는 “미세한 이동 측면에서는 후각이 길을 찾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지만, 후각이 수백 마일에 걸쳐 길을 찾기에 충분히 강력한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로만 교수는 어떤 동물이든 자기장을 감지하는 방법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진짜 의문 사항이라고 말한다. 한 가지 가설은 실제 북쪽을 감지하는 자석 결정체가 동물의 뇌나 신경계 어딘가에 내재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다른 가설은 자기장이 시각계의 수용체에 영향을 미쳐, AR 헤드셋처럼 동물의 시각에 색상이나 빛의 패턴을 중첩할 가능성을 이야기한다. 아마도 북쪽은 붉은색 그림자처럼 나타나며, 동물은 단순히 색상을 따르며 이동하는 것일 수도 있다.

상어는 바닷속 전류를 감지하는 수용체인 전류 감지 감각으로 가득 찬 코에 구멍이 있다. 또, 전자로 심장 박동을 감지하며 먹이를 찾기도 한다. 아마도 먹이를 찾는 수용체도 자기장을 사용하는 듯하다. 혹은 먹이가 되는 다른 해양 생물이 전류와 상호작용하는 법에 주목하며 간접적으로 먹이를 찾는 것일 수도 있다. 아직은 그 누구도 확실한 주장을 할 수 없다. 그리고, 로만 교수는 “모든 동물이 한 가지 메커니즘을 사용한다는 추측을 배제할 이유는 없다”라고 주장했다.

켈러 박사 연구팀이 발표한 것과 같은 연구가 중요한 이유는 상어가 대규모 이동을 하는 방식과 관련해 오랫동안 존재했던 수수께끼의 퍼즐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해양 기술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노랑가오리가 자기장을 이용해 길을 찾는 방식을 연구한 워싱턴대학교 세인트루이스 캠퍼스의 생물학자인 카일 뉴턴(Kyle Newton) 박사는 “해양 생물 관리 및 대화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연안의 풍력발전소가 더 많이 건설되면서 연안이 파괴되고 있어, 해양 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터빈은 풍력 에너지를 해저 케이블을 통해 연안으로 전달되는 전력으로 변환한다. 켈리 박사의 큐브가 전력을 이용해, 지구 자기장을 재현한 것처럼 해저 전력 케이블도 해양에서 소량의 자기장을 생성한다. 이와 같은 변수는 해양 생물에게 혼란을 초래해, 올바른 방향과는 먼 곳으로 이동하도록 하거나 먹이를 찾기 적합하지 않은 환경을 찾도록 유도할 수 있다.

아직은 어떠한 방해 요소든 실제로 발생하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다. 뉴턴 박사는 해저 케이블의 자기장과 같은 변수는 매우 적으며, 해양 생물에게 전혀 영향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한다. 혹은 일부 특정 해양 생물 종이 다른 종보다 더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뉴턴 박사는 해저 케이블의 자기장과 같은 인위적인 요소가 해양 생물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연구해, 중요한 서식지 대이동을 방해해서는 안 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 그는 “인간은 자기 신호를 감지할 수 없으므로 해양 생물에게 지장을 줄 수 있는 인위적인 요소를 간과하기 쉽다. 이는 인간이 아직 중요하게 고려하는 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다른 생물 종이 감지할 수 있는 자극제를 이해한다면, 서식지나 먹이를 찾을 단서에 오래 지장을 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만약, 다른 동물도 감지할 수 있는 자극제를 이해한다면, 인간은 해저 케이블 자기장이 해양 생물 연구의 단서가 될 요소에 오랫동안 피해를 주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harks Use the Earth’s Magnetic Field Like a Compa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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