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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우주 폭발, 블랙홀의 탄생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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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우주 폭발, 블랙홀의 탄생 설명한다?
카멜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초신성과 같은 폭발 현상이 새로 탄생한 블랙홀이 별을 집어삼킨 결과로 나타났다.
By JONATHAN O'CALLAGHAN, WIRED US

2018년, 천문학계는 2억 광년 떨어진 곳의 은하에서 발생한 기이한 폭발 현상을 발견하고는 충격에 빠졌다. 이전에 발견된 일반적인 초신성 현상과는 달랐기 때문이다. 기존의 초신성보다 더 간단하면서 더 밝았다. 당시 발견된 폭발 현상에 AT2018카우(AT2018cow)라는 공식 명칭이 지정됐으나 더 친근한 별칭인 카우(Cow)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었다.

일시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진 매우 짧은 폭발 현상은 한 가지 설명과 반대되는 형태로 등장했다. 일각에서는 별이 주변의 블랙홀 때문에 분해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른 전문가들은 초신성 현상이 실패해, 블랙홀이 말 그대로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별을 집어삼키는 현상으로 보았다.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확실히 파악하기 위해 천문학계는 카우와 비슷한 폭발을 추가로 더 발견해야 했다.

그리고 약 2년 후, 천문학자들은 카우와 비슷한 폭발 현상을 발견했다.

2020년 10월 12일부터 여러 망원경이 30억 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은하에 존재하는 무언가가 매우 밝아졌다가 사라진 현상을 포착했다. 카우와 거의 똑같은 현상이 발생해, 천문학자들은 논문 작성을 예고하는 온라인 사이트 arXiv.org에 글을 등록해, 카우와 똑같은 현상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의 상황과 같이 2020년에 발견된 폭발 현상에 동물에서 유래된 이름인 ‘카멜(Camel)’이라는 이름이 주어졌다.

노스웨스턴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인 딘 코페잔스(Deanne Coppejans) 박사는 “매우 흥미롭다. AT2018카우와 같은 새로운 일시적 폭발 현상 발견 사실은 AT2018카우가 완전히 특이한 현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타낸다. 이는 천문학계에서 찾고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일시적인 폭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카우는 완전히 놀라운 현상이었으며, 많은 천문학자는 카우를 발견했을 당시 정확히 어떤 현상인지 확신하지 못했다. 반면, 카멜은 새로운 경고 시스템이 울리도록 만드는 예상치 못한 사건과 같았다. 카멜 관련 연구를 이끈 리버풀존무어스대학교의 천체물리학자 다니엘 펄리(Daniel Perley) 박사는 “우리 연구팀은 카멜이 발생하고 며칠이 지난 시점에 이를 알게 되었다. 카멜을 발견한 뒤, 추가 데이터를 다량으로 확보했다”라고 말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4일 뒤, 연구팀은 카나리아 제도와 하와이에 있는 망원경을 사용해, 카우의 특성을 확인하고자 중요한 데이터를 획득했다. 이후, 천문학자의 텔레그램 대화방에 카우가 발생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카멜에는 두 가지 명칭이 주어졌다. 전 세계적으로 일시적인 현상을 분류하기 위해 주어진 AT2020xnd라는 명칭과 카멜을 최초로 발견한 관측 장비인 ZTF를 통해 지정된 이름인 ZTF20acigmel이다. 그리고, 연구팀은 두 가지 공식 명칭의 뒤에 있는 단어를 조합해, 카멜이라는 별칭을 정했다. 펄리 박사는 “이전에는 카멜과 똑같은 현상이 발생한 적이 없다”라고 설명했다.

카멜은 카우와 마찬가지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밝게 빛이 났으며, 2~3일가량 최고 수준의 밝기까지 도달했다. 카멜은 다른 일반 초신성보다 약 100배 더 밝아졌다. 그러고 나서 급속도로 어두워지고, 어두운 상태가 몇 주가 아닌 며칠간 유지됐다. 펄리 박사는 “매우 빠르게 어두워지면서 사라졌다. 그리고, 어두워지는 과정에서 뜨거운 온도를 유지했다”라고 말했다.

많은 천문학자가 카멜을 발견하기 전, 과거의 데이터를 검토해, 카우와 비슷한 현상인 코알라(Koala)와 CSS161010을 추가로 발견했다. 그러나 카멜은 카우 이후 최초로 실시간으로 발견된 현상이며, 따라서 카우 이후 상세 연구가 이어졌다.

카우와 카멜, 코알라, CSS161010 모두 비슷한 특성을 보인다. 빠르게 밝아진 뒤, 똑같이 빠른 속도로 어두워진다. 또한, 온도가 높아 푸른 색상으로 보였다. 그러나 빠른 푸른색의 광학 일시적 현상은 모두 똑같지 않았다.

코알라를 발견하고, 카멜을 발견한 연구팀에도 소속된 캘리포니아대학교 버클리캠퍼스의 천체물리학자 안나 호(Anna Ho) 박사는 “폭발 현상 자체와 생명을 잃고 거의 죽은 것과 같은 상태에서 나타난 현상이 제법 비슷하다”라고 언급했다. 네 가지 현상 모두 주변의 가스와 먼지와 충돌한 별이 폭발한 것과 같은 모습을 보였다. 이어, 호 박사는 “그러나 주변 천체와의 폭발 현상을 목격하게 된 충돌 단계에서 주변의 천체 양과 폭발로 발생한 충격파의 속도에 따른 변수 때문에 천체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움직이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은 초신성 실패 가설이다. 초신성은 태양보다 약 20배가량 질량이 큰 별이 수명을 다하면서 연료가 고갈될 때 발생한다. 그리고, 별의 중심이 붕괴되면서 일반적인 초신성 현상을 일으킨다. 이때, 초신성은 중성자별이라는 밀도가 높은 별을 남겨둔 채로 다시 돌아온다.

그러나 펄리 박사는 카멜, 카우와 같이 간혹 별의 중심 붕괴 과정에서 기이한 현상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연구팀이 주장하는 바는 중성자별이 붕괴되는 대신 블랙홀로 직접 붕괴되고, 대다수 별이 블랙홀로 빨려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블랙홀이 별의 외층을 집어삼킬 때, 빠른 속도로 회전하면서 극지방에서 분출되는 강력한 제트를 생성한다. 그동안 천문학계가 발견한 것은 별이 외층에서 폭발하면서 제트 때문에 발생한 빛의 폭발 현상이다.

중간 수준의 질량을 지닌 블랙홀이 궤도를 도는 별에서 천체를 분해하는 것을 비롯한 다른 가설도 제기됐으나 이는 널리 채택되지 않았다. 컬럼비아대학교 이론 천체물리학자인 브라이언 메츠거(Brian Metzger) 박사는 “매우 이례적인 가설이다. 개인적으로 이례적인 가설은 크게 신뢰하지 않는다”라고 언급했다.

카멜과 관련,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많은 천문학자가 전파 데이터와 X선 데이터 등을 포함해 더 많은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다. 2018년, 카우를 최초로 발견한 벨파스트퀸즈대학교의 천문학자 스티븐 스마트(Stephen Smartt) 박사는 추가로 확보한 데이터가 카우와 같은 현상의 원인을 연구하는 데 매우 유용했다고 말한다.

스마트 박사는 “(카멜을 통해 얻은) 데이터는 2018년 카우의 현상을 그대로 흉내 낸 것과 같다. 이 덕분에 우리 연구팀은 카멜과 같은 데이터를 (더 많이) 수집해, 발생 원인을 연구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호 박사는 이제 다양한 현상을 더 쉽게 발견하도록 관측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더 많은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말한다. 호 박사는 “처음에는 매우 빠르게 천체가 밝아지는 현상을 보기만 한 정도였다. 그 후, 카우와 같은 천체가 매우 빠른 속도로 밝아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매우 빠른 속도로 어두워지기도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제 카우, 카멜과 같은 천체가 더 많이 등장하면서 훨씬 더 자세히 연구할 수 있기를 바란다. 호 박사는 “카우, 카멜 발견은 언제, 어떤 방식으로 천체 관측을 하면서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현상을 발견할 수 있는가 보여주는 사례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New Kind of Space Explosion Reveals the Birth of a Black 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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