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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러, 우익 세력이 가장 선호하는 표현의 자유 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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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러, 우익 세력이 가장 선호하는 표현의 자유 앱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1위를 기록한 팔러 앱은 보수 세력에게 더욱 안전한 공간을 보장한다. 그러나 가장 인기가 있는 사용자에게 표현의 자유를 우선적으로 부여한다.
By ARIELLE PARDES, WIRED US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SNS 팔러에는 두 가지 규정만 있다. 첫째, 어떠한 범죄 행위도 안 된다. 둘째, 스팸은 안 된다. 팔러는 이 두 가지 행위를 제외하고, 사용자들이 ‘다른 사용자가 게시물을 볼 수 없도록 차단될 우려 없이’ 원하는 게시물을 무엇이든 게재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이러한 이유로 팔러는 11월 초, 대통령 선거가 개최된 주에 사용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며, 사용자 450만 명을 둔 SNS 플랫폼에서 800만 명을 둔 플랫폼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사용자의 활동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팔러의 태도는 사용자가 원하는 게시물을 무엇이든 게재할 수 없다는 점이 분명한 다른 플랫폼과 비교된다. 미국 대통령 선거가 개최된 주에 페이스북은 정치적 거짓 정보를 단속했으며,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realDonaldTrump)에 올라온 게시글 수십 건에 경고 라벨을 추가했다. 이에 소수 보수 세력이 팔러로 줄줄이 이동했다. 팔러에서의 활동이 20배 증가했다. 팔러는 애플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인기 무료 앱 1위를 기록했다.

제한이 없다는 팔러의 특성 때문에 팔러는 다른 SNS 플랫폼을 기이한 형태로 반영하는 공간이 되었다. 트위터에서 플래그된 게시글은 간혹 팔러에서 280글자의 매우 훌륭한 게시글과 같은 형태로 다시 탄생한다. 다른 SNS 플랫폼에서 금지된 계정도 팔러에서 부활한다. 영향력을 지닌 일부 우익 인사 중, 지금도 신문, 방송사, 라디오 등 기존의 주요 미디어에 프로필이 올라와 있는 이들이 팔로워에게 페이스북, 트위터를 탈퇴하고 대신 팔러에 가입해 자신들을 팔로우하도록 독려하는 경우도 있다. 최근 필자는 이러한 우익 인사들을 팔로우 해보았다.

필자는 11월 9일 자로 팔러 계정을 생성했다. 사용자 명을 설정한 뒤, 팔러는 일부 유명 사용자를 팔로우하도록 추천했다. 추천된 인물 중에는 다음의 인물도 포함됐다. 최근 트위터 집단 탈퇴를 촉구한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 션 헤니피(Sean Hannity)와 2018년, 위험한 콘텐츠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퇴출당한 인터넷 세계 유명 정치 운동가인 다이아몬드 앤드 실크(Diamond and Silk), 최근 가짜 뉴스를 반복 공유한다는 이유로 페이스북에서 계정 제재를 당한 보수 성향 토크쇼 진행자 마크 레빈(Mark Levin) 등이다. 복스 미디어가 “미국 최악의 보수파 싸움 선동꾼”이라고 칭한 디네시 디수자(Dinesh D'Souza)와 같은 영향력이 있는 인물과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이나 데빈 누네스(Devin Nunes) 공화당 하원의원 같은 정치인도 유명 인물로 나타났다. 필자는 팔러 앱에서 추천한 유명인 16명의 계정을 모두 팔로우했다.

새로운 정보를 얻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팔러 사용자 다수가 편향적이고 제한적이라고 생각하는 트위터의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나 트위터의 이미지 다수를 재구성했다. 마치 한 장소를 떠날 필요가 없는 난민과 같은 모습이었다. 익숙한 기능도 따라 했지만, 다른 이름으로 바뀌었다. ‘리트윗’ 기능은 ‘에코’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또, ‘좋아요’는 ‘투표’로 이름이 바뀌었다. 트위터의 블루 체크마크 대신 팔러의 영향력이 있는 계정 주인은 ‘검증된 인플루언서’라는 이름의 노란 배지를 얻는다. 

팔러의 인플루언서는 수많은 게시글을 생성한다. 일례로, 션 헤니티는 하루에 게시글을 20여 개 게재한다. 이 때문에 필자의 피드는 필자가 팔로우한 우익 인사들의 게시글로 가득 찼다. 2020년 9월, 페이스북에서 금지된 극우 운동가 애비 예미니(Avi Yemini)는 “남성은 여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또, 여성은 남성으로 정의할 수 있다. 조 바이든은 대통령 당선인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언론인이라고 정의할 수 없다”라는 글을 게재했다. 이에, 어느 한 사용자는 “예미니, 당신은 언론인이 아닌 진실을 추종하는 자이다. (원문 그대로) 언론인은 거짓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답변을 달았다.

필자도 언론인이지만, 이를 밝히지 않기로 했다. 대신, 필자가 팔러에 처음 올린 게시글은 모든 신규 가입자의 계정에서 자동으로 올라가는 게시글이다. “이제 팔러에 가입했다! 팔러에서 모두를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정확히 5분 후, 필자가 처음 올린 소개 게시글에 답변이 달렸다. ‘트럼프 선거단의 공식 팔러 계정’인 팀 트럼프 계정이 남긴 댓글이었다. 팀 트럼프의 계정은 ‘검증된 인플루언서’ 배지를 가지고 있으며, 팔러의 팔로워 수는 200만 명이 넘는다. 팀 트럼프 계정은 “팔러 가입을 환영한다! 아래 링크를 클릭해, ‘미국을 다시 한 번 위대하게’ 만들 수 있도록 도와달라. 트럼프에게 88022라는 글을 남겨라”라는 댓글을 남겼다. 이후, 필자는 팀 트럼프 페이지를 조회했다. 수많은 다른 팔러 사용자에게도 필자와 같은 댓글을 남겼다. 계정의 댓글 검토 내용을 기반으로 보았을 때, 최대 160만 차례 같은 댓글을 남겼다.

팔러의 CEO 겸 창립자인 27세 존 마츠(John Matze)는 2018년, 표현의 자유를 위한 오아시스를 만들고자 팔러를 제작했다. 마츠는 지금도 규정이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진보 세력이나 무정부주의 세력을 위한 규정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2020년 초, 팔러 사용자 상당수가 팔러를 떠나 트위터로 돌아가 불평을 남겼다. 마츠는 사용자들이 팔러에 지닌 불만을 해결했다. 그는 “팔러는 언제든 관련이 없는 댓글을 남기려 하는 사용자를 스팸 처리할 수 있는 기능을 없앨 것이다”라고 작성했다. 또한, “타인에게 반대할 경우, 댓글에 그와 비슷한 문제를 나타내는 사진을 올리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필자는 팀 트럼프 계정이 스팸 규정을 위반했는지 묻기 위해 마츠에게 대화를 몇 차례 요청했다. 인터넷 표준 제정 비영리단체인 인터넷 소사이어티(Internet Society)는 ‘자발적으로 보내는 다량의 메시지, 즉, 메시지 수신을 요청하지 않은 다수에게 보내는 메시지’가 스팸이라고 말한다. 팔러의 커뮤니티 규정에는 ‘스팸 게재와 봇 사용’이 팔러 퇴출 조건에 해당한다고 말한다. 팀 트럼프 계정은 봇을 사용해 필자에게 남긴 댓글과 같은 글을 다량으로 남기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약 30분 간격으로 “유권자 탄압과 부조리, 사기 행위 중단을 도와달라! 이를 발견할 시 즉시 알려달라”라는 내용의 같은 글을 게재하는 형태를 보였다. 마츠는 필자가 팔러 대변인을 통해 보낸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팀 트럼프 계정이 다른 규정 위반 계정과 달리 스팸 규정을 통과하는 한 가지 이유는 팔러가 표현의 자유보다는 보수 세력의 발언을 우선시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보다는 팔러가 다른 유명 플랫폼보다 인플루언서의 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인 것이 더 유력해 보인다. 팔러의 스팸 규정은 “인플루언서의 네트워크가 스스로 수익 기록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막도록 설정됐다. 인플루언서가 팔러의 일반 사용자에게 스팸 게시물을 올리지 못하도록 막지는 않는다. 인기 해시태그 검색이나 다른 인플루언서의 게시글에 남긴 답변을 신중하게 찾는 방법 외에는 팔로우할 새로운 사용자를 찾을 방법이 없다. 트위터와 마찬가지로 팔러는 불쾌함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댓글을 자주 남기는 사용자에 대한 건전한 생태계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사용자의 댓글은 대부분 팔러의 설계에 따라 사라진다. 팔러에서는 팔로워 수가 많지 않은 계정 소유주가 널리 알려지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

이러한 측면에서 팔러의 기능은 팔러가 원하는 ‘대중의 광장’이라기 보다는 자신의 사상을 더욱 널리 알리고자 하는 우익 블로거, 라디오쇼 진행자, 유명 인사를 위한 생태계에 더욱 가깝다. 아마도 이러한 이유로 많은 사용자가 팔러에 가입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팔러가 의도한 대로 SNS 플랫폼의 대안으로 성장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또한, 팔러가 지난 한 주간 가장 인기 있는 앱으로 이름을 올렸지만, 팔러 사용자 수는 다른 SNS 플랫폼과 비교했을 때 소수에 불과하다. 트위터 사용자 수는 3억 3,000만 명, 페이스북 사용자는 20억 명 이상이다. 반면, 팔러의 사용자 수는 고작 800만 명이다.

팔러는 다른 대규모 SNS 플랫폼의 대안이라고 스스로 홍보할 수 있다. 그러나 마츠는 마크 저커버그나 잭 도시가 겪은 것과 같은 콘텐츠 관리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전, 트위터는 “표현의 자유를 위한 세력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SNS 플랫폼이라며 스스로를 정의했다. 이후, 트위터는 마츠가 깨달하야 하는 것처럼 수백만 사용자의 콘텐츠로 수립한 사업 운영에는 모든 복잡한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을 알게 됐다. 2020년 여름, 마츠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러를 관리하기에는 너무 바빴으며, 온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했을 정도라고 주장한다. 그는 "금지된 사용자처럼 팔러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한다.

또한, 마츠는 거짓 정보가 마구 확산하도록 둔 문제도 다루어야 할 것이다. 최근, ‘폭스 뉴스 확인: 조지 소로스, 신규 SNS 플랫폼 팔의 대주주’라는 헤드라인이 담긴 폭스 뉴스의 포토샵 이미지가 확산됐다. 해당 이미지는 팔러에서 급속도로 퍼지면서 사용자들 사이에서 매우 시끌시끌해졌다. 어느 한 사용자는 여러 차례 게재된 폭스 뉴스의 이미지를 보고 “사실인가?”라는 글을 올렸다. 이에, @PizzaGate20 계정 소유주는 해당 게시글에 “그렇다. ‘#소로스’가 ‘#팔러’의 대주주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답변했다.

마츠는 포토샵으로 생성된 폭스 뉴스 이미지와 관련된 게시글을 삭제하지 않았다. 대신, 자신의 이름으로 “팔러는 인수되지 않았다. 팔러라는 브랜드에 피해를 주고, 비방하려는 의도의 악성 거짓 정보가 유포되고 있다. 팔러 인수 관련 정보 유포하는 이들은 거짓을 유포하는 자이며, 악의적인 의도를 지니고 있다”라고 게재하며,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팔러에서는 다른 거짓 정보도 유포됐으나 마츠나 다른 사용자의 부정적인 반응을 일으키지는 않았다. 필자가 ‘#버락오바마’라는 해시태그를 검색했을 때, “미국을 세계 최대 성매매 및 소아성애자 국가로 만든 인물”이라며 비난하는 기사 링크 다수를 발견했다. 이와 관련, 어느 한 사용자가 “(원문 그대로) 많은 이들이 이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 이제는 놀랍지도 않다”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놀랍게도 팔러의 구조 때문에 오바마 전 대통령과 관련된 거짓 기사를 유포하는 게시글은 특정 해시태그를 검색하거나 개인 사용자를 팔로우해야지만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언급된 게시글은 팔로워 수가 5명인 어느 한 사용자에게서 시작된 글이다. 답글이나 에코도 전혀 없다. 필자가 해당 게시물을 가장 먼저 본 것이 분명하다.

‘검증된 인플루언서’가 아닌 일반 사용자에게 팔러는 보수 세력이 배후에서 은밀하게 조작하는 것을 보는 공간이지, 인플루언서와의 소통 공간이 아니다. 팔로워 수가 적은 사용자의 게시글은 인플루언서의 게시글 때문에 주목을 받지 못한 채로 사라진다. 필자는 팔러에서 마츠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내려 했다. 그러나 운전 면허증과 같은 신분증 사진을 팔러에 제출해야 얻을 수 있는 ‘검증된 진실된 사용자’ 배지가 없다는 이유로 마츠에게 직접 메시지를 보낼 수 없었다. 운명의 장난인 것처럼 팔러는 필자가 발언하지 못하게 했다. 이러한 일은 대중의 광장이나 SNS에서도 자주 발생하지 않는 일이다. 팔러는 전문가만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arler Games: Inside the Right's Favorite 'Free Speech' 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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