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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전환 수술 자금 마련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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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 트랜스젠더 청소년의 성전환 수술 자금 마련 수단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은 인스타그램 등 여러 SNS 플랫폼에서 실패했다. 이후, 틱톡의 특성을 이용해 긴 수술 대기 명단을 기다리지 않고 수술 비용을 마련한다.
By JOSHUA ZITSER, WIRED UK

잭스 실버스트리(Jax Silvestri)는 미국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에 거주하는 18세 트랜스젠더 남성이다. 그는 15살 때부터 자신이 여성이 아닌 남성의 몸으로 사는 것이 맞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 때문에 몇 년간 깊은 슬픔에 잠겼다. 16살 때는 자신의 성별에 크게 불만을 느껴 머리카락을 자르기로 했다.

2020년 초, 그는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아 의학적으로 여성에서 남성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테스토스테론 주사를 맞는 호르몬 치료는 일반적으로 성전환을 위한 첫 번째 단계이다.

그다음 단계는 일반적인 상체 수술이다. 가슴 조직을 제거해 흉부의 외형을 바꾸는 것이다. 바로 이 수술이 잭스가 현재 자금을 모아 하고자 간절히 받고자 하는 성별 확증 수술이다. 그는 “상체 수술은 평생 착용하고 다닌 붕대를 뜯어내는 것처럼 느껴질 것이다. 마침내 다시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한다. 그는 “성전환 수술은 내가 원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필요한 것이다. 인생 중 대부분의 시간을 우울감 속에 빠져 지냈다. 지금은 거울을 보고 스스로 외면과 내면 모두 일치하게 남성이라고 인식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성전환 수술 비용이 많이 든다는 문제점이 있다. 성전환 수술 비용은 평균 1만 달러(약 1,122만 원)이다. 미국에서는 전체 성전환 수술 과정에 10만 달러(약 1억 1,220만 원) 이상 지출해야 할 수 있으며, 건강 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다.

잭스는 몇 개월 간 성전환 수술 비용을 마련할 목적으로 돈을 모았다. 그러나 잭스는 저소득층 가구 출신이고, 대학 등록금을 지불해야 하며 현재는 일자리를 잃었다. 현재는 많은 사람에게 어려운 시기인데, 하물며 생활고에 시달리는 학생의 사정은 어떻겠는가.

2020년 7월, 잭스는 유명 인플루언서 데이비드 두브릭(David Dobrik)이 홍보용으로 받은 테슬라 제품을 공개할 때, 틱톡을 검색했다. 성전환 수술이라는 목표를 실천할 방안이 없었던 잭스는 두브릭의 영상에 답글을 남겼다. 그러나 그는 테슬라에 직접 문의하지 않고 두브릭에게 문의했다. 그는 두브릭을 태그하고, “데이비드 두브릭, 다른 팔로워한테 테슬라 차량을 무료로 주는 대신 내 상체 수술 비용을 지원해줄 수 없나?”라고 게재했다.

댓글 수천 건이 쏟아졌다. 어느 한 사용자는 “@daviddobrik 부끄러워하지 말고, 중요한 일에 돈을 지출해라”라고 게재했다. 또 다른 사용자는 “@daviddobrik 트랜스젠더의 꿈을 실현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라는 댓글을 남겼다.

잭스는 수많은 이용자의 지지에 힘입어 GoFundMe라는 페이지를 만들고, 자신의 팔로워에게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성전환 수술에 도움을 줄 것을 호소했다. 현재 잭스는 성전환 수술 실현을 위해 2,000달러(224만 3,000원)를 모았다. 짧은 시간에 막대한 비용을 모은 것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틱톡으로 성전환 수술 비용을 모으는 것은 미국 청소년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영국에서 트랜스젠더 청소년들은 국가의료보험(NHS)의 어마어마하게 긴 성전환 수술 대기 명단을 기다리는 대신 틱톡에서 수술 비용을 모은다. NHS가 무료 호르몬 치료와 성별 확증 수술을 무료로 지원하지만, 성전환 치료 시설 예약을 기다리는 데 치료 시설 위탁 시점부터 최대 3년이 걸린다. 그러므로 트랜스젠더는 빠른 수술을 위해 수술 비용을 전액 부담한다.

선덜랜드에 거주하는 19세 학생 피트(Pete)는 NHS를 통해 성전환 수술을 받으려 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있다시피 성전환 수술을 받기까지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피트가 수술을 받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이 길다는 점을 알았을 때, 후원을 위한 거리 모금 행진을 통해 수술 비용을 모으려 했다.

그러나 많은 돈을 모으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이 때문에 2020년 9월에 방법을 바꾸었다. 그는 틱톡을 검색했을 때, 성별 확증 수술을 받고자 비용을 모으는 수많은 틱톡 크리에이터를 우연히 발견했다. 다른 트랜스젠더 크리에이터처럼 그는 자신의 GoFundMe 페이지 캡처 화면이 담긴 영상을 올렸고, 시청자에게 기부 방법을 설명했다.

잭스와 피트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트위터 등 오래된 SNS 플랫폼을 기피하고 틱톡에서 성별 확증 수술 비용을 마련한다. 대부분 인스타그램보다 틱톡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틱톡에서 많은 이들의 지지를 받기 더 쉽기 때문이다.

잭스는 틱톡을 시작하기 전, 인스타그램으로 상체 수술 비용을 마련하려 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그는 “인스타그램에도 게시물을 올렸으나 틱톡만큼 많은 사람을 접하지는 못했다. 개인적으로는 틱톡으로 상체 수술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킨다. 틱톡에서는 팔로워를 얻기 쉽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잭스의 게시물은 매우 성공적이었다. 팔로워 수 2,300만 명인 영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 두브릭과 소통하기로 한 덕분이다. 인스타그램에서는 유명인에게 남기는 팔로워 수가 적은 계정의 댓글은 빈번하게 무시당하거나 답변 달기 섹션 하단으로 밀려난다. 반면, 틱톡의 알고리즘은 팔로워 수가 많은 계정과 그렇지 않은 계정이 실제로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구조이다.

곧 출간될 틱톡 관련 책을 작성한 저자 크리스 스토켈워커(Chris Stokel-Walker)는 “다른 SNS 플랫폼보다 틱톡에서는 ‘우리와 그들의 대립’이라는 태도가 적다. 일부 유명인과 댓글이든 듀엣이든 소통할 수 있다. 게다가 유명 인플루언서와 이들의 팔로워 모두에게 관심을 얻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한다.

잭스의 설명에 따르면, 인플루언서와의 소통뿐만 아니라 댓글과 좋아요를 통해 관계를 형성하면 틱톡에서 영상을 바로 볼 수 있다. 그는 “댓글은 알고리즘에 확실히 도움이 된다. 내 영상이 증가하고, 같은 생각을 지닌 사용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사용자들은 주로 자신의 친구를 태그한다. 또 다른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영상에 댓글이 올라올 경우, 다른 사용자의 ‘당신을 위한 추천 페이지’에 많은 영상이 올라가게 된다. 바로 사용자가 틱톡 앱을 실행했을 때, 가장 먼저 볼 수 있도록 추천 영상이 개인 맞춤형 피드에 올라가는 것이다. 틱톡 알고리즘은 공유하기와 댓글, 좋아요 등 참여도가 높은 영상을 선호한다. 결과적으로 댓글 덕분에 다른 신규 시청자가 영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간혹 불쾌한 댓글이 게재되기도 한다. 잭스는 한때 악성 댓글 수천 건과 여러 차례에 걸친 살인 위협을 받았다. 그러나 그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는 “악성 댓글을 받아도 최소한 영상 시청자 수가 증가하는 데 도움이 된다”라고 말한다. 현재 잭스의 영상 조회수는 400만 회를 돌파했다. 

해시태그도 트랜스젠더 청소년이 자신의 자금 마련 운동을 눈에 띄게 만들 수 있는 수단이다. 일례로, 피트의 팔로워 수는 60명이었지만 자금 모으는 모습을 담긴 영상을 담은 콘텐츠에 해시태그를 조심스레 추가하면 자신의 영상이 많은 사용자에게 노출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피트는 주로 ‘#상체수술’이나 ‘#상체수술비용마련’,  ‘#상체수술비용지원’과 같은 해시태그를 이용했다. 지금까지 총 2억 7,000만 명이 피트의 영상을 보았다. 성전환 수술이라는 틈새 관심사에서 꽤 많은 시청자를 확보한 것이다.

틱톡 대변인은 “‘#트랜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틱톡에 게시된 영상 조회 수는 총 60억 회이며, ‘#lgbtq’라는 해시태그가 달린 영상 조회 수는 200억 회 이상이다. 틱톡이 다양한 사용자 커뮤니티에 집과 같은 곳이라고 말할 수 있는 플랫폼이 되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물론 해시태그는 틱톡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다른 SNS 플랫폼에서도 어느 정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SNS 컨설팅 기업 몬티 디지털(Monty Digital) 창립자 알피 그린(Alfie Green)의 설명에 따르면, 틱톡에서 해시태그가 스팸으로 분류될 가능성은 더 적은 편이며, 플랫폼의 사회적 구성 중 일부이다. 

그린은 “페이스북은 최근에서야 해시태그 검색 기능을 추가했고, 인스타그램은 해시태그가 지나치게 많으면스팸으로 보일 수 있다. 반면, 틱톡에서 해시태그를 사용하는 젊은 사용자는 더욱 순수한 용도로 사용한다”라고 설명했다.

틱톡은 실제로 해시태그 사용을 유도하는 방향으로 설계됐다. 둘러보기 페이지의 경우, 주로 계정별 혹은 개인 게시물별 해시태그를 강조한다. 이 덕분에 피트처럼 팔로워 수가 적은 사용자도 대화에 참여하고, 직접 틱톡 내 잠재적인 기부자에게 직접 자신을 지원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 심사숙고 끝에 선정되었을 때 효율적인 해시태그 덕분에 영상이 수천만 명(수백만 명까지는 아니더라도)의 관련 사용자에게 빠르게 노출될 수 있다.

틱톡이 성별 확증 수술 자금을 더욱더 쉽게 확보하기 위한 기능을 위해 특별 제작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틱톡의 설계와 알고리즘, 사용자 기반 모두 성별 확증 수술 자금을 모으려 하는 사용자들이 성공할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어냈다.

청소년들은 자신의 목적을 홍보하기 위해 소수 계정만이 절대적인 인기를 누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사용을 꺼린다. 해시태그와 댓글, 혹은 인플루언서와의 참여 등을 통해 빠르고 쉽게 볼 수 있는 영상을 선택한다는 점에서 틱톡은 자금 확보를 할 수 있는 유망한 플랫폼이 되었다.

틱톡은 잭스나 피트 같은 사용자에게 각자 접근 가능한 의료 보건 시스템보다 훨씬 빠르게 성전환 수술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게다가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 끝날 가능성을 나타낸다. 잭스는 “아직 목표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그러나 틱톡에서 사용자들의 반응을 보는 일과 성 소수자로 인정을 받는다는 느낌 덕분에 큰 보람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rans teens are using TikTok to raise money for their surg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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