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유권자의 마약 합법화 찬성, 공공 보건을 위한 길이다
상태바
유권자의 마약 합법화 찬성, 공공 보건을 위한 길이다
11월 3일, 미국의 일부 주에서 투표를 통해 마약 법률 완화 조치가 통과됐다. 이는 형사적 정의의 승리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By KATE KNIBBS, WIRED US

미국 대선 당일 밤, 유권자는 대선 승자와 의회를 장악할 정당, 미래에 펼쳐질 일 등을 확인하지 못한 채 잠들었다. 그러나 한 가지 예기치 않은 주제로 미국 유권자들이 통합됐다. 바로 마약이다.

정신 질환성 약물 사용 완화 법률에 본다면, 지지 정당을 떠나 모든 유권자가 찬성한다고 답변할 것이다. 뉴저지주, 애리조나주, 몬타나주 유권자 모두 유흥 목적의 대마초 합법화에 찬성했다. 미시시피주는 의료 목적 마리화나 복용 합법화를 찬성했다. 사우스다코타주는 유흥 목적 및 치료 목적 마약 사용 모두 합법화하는 데 찬성했다. 노스이스턴대학교 보건 연구소(Health in Justice Lab) 소속 전염병학자 겸 시설 총괄인 레오 베레츠키(Leo Beletsky) 박사는 "마약 관련 법률 개정 투표가 진행될 때마다 합법화 찬성 집단이 손쉽게 승리를 거두었다. 민주당 측과 공화당 측 모두 마약 관련 법률의 대대적인 변화와 개혁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증거이다"라고 말한다.

미국 시민은 마약과의 전쟁이 중단되기를 원한다. 대마초는 만병통치약으로 다시 태어났다. 마약 버섯과 MDMA는 유흥 목적이 아닌 치료제로 대대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마약 남용 위기가 계속 발생하자 마약 복용자는 구금 조치 대상이 된다는 위협을 가하는 여러 지역에서 더욱 분명하게 드러난 사실이 있다. 마약 사망률과 투병 중인 가족의 치료 수단으로 마약을 사용하는 이들의 비율이 줄어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신 흑인 사회가 지나치게 큰 피해를 겪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마약 합법화는 한때 진보 세력이 지닌 환상으로 다가왔다. 그러나 현재는 단순한 보편적 상식으로 해석하는 추세이다. 대마초 외 다른 마약도 마찬가지이다. 베레츠키 박사는 "유권자가 원하는 바와 국회의원이 만족하는 바가 일치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유권자는 국회의원보다 마약 합법화에 대해 훨씬 더 진보적인 태도를 지니고 있다. 11월 3일(현지 시간), 워싱턴DC는 투표를 통해 실로사이빈 사용을 허용하기로 찬성했다. 오리건주 유권자는 다음의 두 가지 기념비적인 개혁 조치를 승인했다. 바로 실로사이빈 치료를 합법화하는 주민발의 109호와 코카인, 메스암페타민, 마약성 진통제 등을 비롯한 약물을 개인이 소지할 수 있도록 하는 주민발의 110호이다.

랜드 마약 정책 연구센터(RAND Drug Policy Research Center)의 보우 킬머(Beau Kilmer) 소장은 "오리건주의 개혁 조치는 역사에 남을 만한 일이다. 여러 주에서 오리건주의 개혁 조치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주목하고 있다"라고 설명한다.

주민발의 110호 논의 과정 이후, 오리건주에서 불법 약물 소지 사실이 적발될 경우 공인 약물 및 알코올 상담사의 건강 평가를 받도록 요청받게 된다. 이를 어길 시 범칙금 100달러(11만 2,650원)를 내야 한다. 형사 기소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마약 소지 합법화로 오리건주의 대마초 소비세를 통해 증가한 약물 치료 선택 범위와 함께 마약 소지자 체포 및 구금 감소를 통해 절약하게 되는 예산 계획에 대한 재정 지원을 얻게 되었다. 주민발의 110호는 본질적으로 오리건주의 전반적인 마약 문제 대응책을 재구성하며, 마약 소지를 형법 적용 대상이 아닌 공공 보건의 문제로 만든다.

마약 정책 개혁 옹호론자는 오리건주의 마약 소지자 처벌에 대한 실질적인 변화를 반긴다. 주민발의 110호 찬성 운동을 이끈 마약 정책 개혁 비영리기관인 마약 정책 동맹(Drug Policy Alliance) 전무이사 카산드라 프리데리퀴(Kassandra Frederique)는 "오리건주의 법률 개정은 증거를 기반으로 한 약물치료와 함께 치료 시설, 피해 감소 등과 같은 효과적인 수단에 자원과 재정을 투입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마약 정책 동맹은 항상 마약 법률에 대한 접근 방식이 불법화에서 보건 중점적 방식으로 바뀌는 것에 찬성했다"라고 말한다.

오리건주에서 마약 중독 치료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이들도 크게 기뻐했다. 오리건주 포틀랜드 지역 마약 중독 약물 연구원인 앤드류 셔먼(Andrew Seaman)은 "마약 소지 합법화는 공공 보건의 대대적인 승리"라고 말한다. 그는 마약 소지 합법화를 현재 진행 중인 마약 남용 위기에 닥친 문제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변화라고 본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구금된 마약성 진통제 사용자는 석방 직후 일반 대중보다 마약을 남용할 확률이 위험한 수준으로 높다. 셔먼은 마약을 소지했다는 이유로 마약 사용자를 구금하지 않는다면, 석방 후 발생하는 마약 금단 증상과 남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마약 소지 합법화와 함께 마약 복용이라는 오명이 줄어들어 더욱더 개방적이고 적극적으로 약물 치료법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독려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마약 복용이라는 오명이 줄어드는 일은 부프레놀핀과 같은 약물 보조 치료(MAT) 정상화에 특히 중요하다. MAT가 약물 억제 방식보다 마약 남용 치료에 더욱더 효과적이라는 수많은 증거가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간혹 이와 같은 증거는 한 가지 불법 행위를 다른 불법 행위로 대체하는 것을 지지하려는 수단으로 치부된다. (2017년, 톰 프라이스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MAT 사용을 비판하자, 연구원 700여 명이 그에게 보낸 공개서한에 서명했다.) 미국 시민들은 마약을 전면적으로 합법화하는 것을 마약 남용 제한 교육(DARE)과 마약 상업화 광고에서 제기된 것과 같은 극단적인 조치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효과적인 마약 문제 접근 방식의 일부분이라는 증거가 풍부하다. 프리데리퀴는 "포르투갈의 사례를 보면 된다"고 말한다. 포르투갈은 20년 전 마약을 합법화했으며, HIV 감염률과 마약 관련 사망률이 급격히 감소했다. 종종 포르투갈의 인도적이면서도 과학적인 치료 방식을 마약 법률 완화가 마약 문제를 줄일 수 있다는 증거로 언급하기도 한다.

오리건주의 마약 합법화는 58% 이상의 찬성표를 얻고 통과했다. 그러나 마약 합법화를 열렬히 지지하는 세력만큼 강경 비판 세력도 존재한다. 워싱턴 카운티 지방 변호사인 케빈 바튼(Kevin Barton)은 2020년 초, 마약 합법화를 '끔찍한 아이디어'라고 일컬으며, 마약 사용 및 범죄 증가라는 결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다른 기관은 아직 마약 합법화 정책을 시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로 반대한다. 대표적인 사례로 오리건주 습관성 건강 위원회(Oregon Council for Behavioral Health)는 마약 합법화를 지지하지만, 재정 지원 계획에 반대한다. 킬머 소장은 오리건주의 주민발의 109호, 110호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 연구하기를 몹시도 원한다. 그러나 오리건주의 마약 합법화 성공 여부를 이른 시일 안으로 알게 되리라 믿는다. 그는 "전반적으로 어떤 효과가 발생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라고 말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마약 합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존스홉킨스 블룸버그 공중보건대학 교수인 브렌던 새로너(Brendan Saloner)는 "합법화는 바른 방향으로 가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공중보건 전략과 함께 올바른 길로 나가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포르투갈의 사례를 이야기할 때, 포르투갈은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국민 복지 제도가 우수하다는 사실을 종종 간과한다. 미국의 경우, 국민 복지 제도 상당수가 질적으로 지역별 격차가 심하다"라고 덧붙였다. 포르투갈의 제도가 효과가 있었던 이유는 마약 합법화와 함께 종합적인 약물 복용 문제 치료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포르투갈의 사례를 제목에서 언급한 뉴스 보도 내용 대부분이 마약 합법화라는 측면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나 오리건주의 마약 합법화 정책 성공 여부는 오리건주에서 훌륭한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구축하는가에 달려있다.
 
오리건주의 마약 합법화 정책 성공 여부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려지지 않아야 할 이유가 있다. 마약 복용을 금지하고 불법으로 규정했어도 미국의 안전과 국민 건강 수준이 향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리건주의 마약 합법화 정책 실험은 구체적인 증거와 시민의 공감을 기반으로 두고 있다. 그리고 다른 주에 의미 있는 청사진을 제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새로너 교수는 "각 주마다 마약 합법화 정책을 따로 시행하는 것보다는 국가 차원에서 협의가 이뤄진 전략을 두고 있다면 훨씬 더 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지금까지도 완벽하게 분열된 미국에서 정치인들은 마약 합법화 개혁이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주목하고, 각자 선거구에서 논의하기 시작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Voters Rejecting the War on Drugs Is a Win for Public Health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