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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들, 겨울이 닥쳐오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용 지원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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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주들, 겨울이 닥쳐오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재택근무 비용 지원해야 할까?
직장이 폐쇄되고 코로나19가 심각해지는 가운데, 직원들은 총 20억 파운드 인상된 공과금 지불 문제와 관련해 의문을 제기한다.
By Alex Christian, WIRED UK

가레스(가명)가 누린 재택근무의 축복이 비용 부담으로 바뀐 것을 처음 인지한 때는 여름이었다. 작은 원룸 스튜디오에서 거주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집 전기세가 두배 인상됐다. 그는 "저의 전기 사용량이 꽤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을 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제가 청구 받은 전기 요금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하지는 못했습니다. 저의 월 저축액을 전기세로 지출했어요. 매우 화나는 일입니다"라고 말했다.

영국 국민 수백만 명과 마찬가지로 가레스는 식탁을 사무 공간으로 사용하며 재택근무를 한다. 가레스는 이전에는 출퇴근 길에 탑승하는 기차와 런던 동부 지역의 사무실에서 수면 시간을 제외한 시간 중 3/4을 보냈지만, 지금은 거의 집에만 머무르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가레스의 노트북과 보조 모니터는 8시간 연속으로 전원이 연결됐다. 핸드폰 충전기는 메인 전원 코드에 연결됐고, 24시간 사용할 준비가 됐다. 주전자는 아침, 점심, 저녁에 모두 사용한다.

노동 인력 대다수가 재택근무를 하므로 영국의 공과금 청구서 요금이 증가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도시 봉쇄 조치 이후 한 가구당 전원에 연결하는 기기의 수는 평균 12대로, 코로나19 사태 이전보다 17% 증가했다. 그러나 현재 밤이 길어지고 가을바람이 세지면서 재택근무 때문에 지출되는 비용이 최고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한 연구에서 이번 겨울에 영국 전역의 공과금이 20억 파운드(약 2조 9,420억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풀타임 재택근무를 하는 평범한 직장인들이 내년 봄까지 지불해야 할 청구 요금은 약 18% 증가했다. 그 비용은 700파운드(약 103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가레스는 운이 좋은 편이다. 담보 저축 금액이 줄어들어도 급격히 인상될 에너지 청구 요금을 지불할 수 있는 정도의 자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사무실로 출퇴근하는 데 지출되는 비용을 아낀 덕분이다. 그러나 다른 이들은 코로나19 위기 때문에 임금이 삭감되거나 실직 상태에 놓인 가족이 있어, 최근 코로나19 이전의 에너지 청구 요금 100파운드를 추가로 지출해야 한다는 부담을 떠안고 있다.

겨울이 닥쳐오고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강화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갈수록 많은 저소득 가구들이 더 이상 사무실로 출퇴근을 하지 않게 되면서 보일러 사용이 증가했다. 이 때문에 많은 이들이 빚을 지게 되거나 낮 시간의 난방 시설 사용 정도를 건강에 해로운 수준으로 줄이고 있다. 자선 단체 국가에너지행동(NEA)의 맷 코프랜드(Matt Copeland)는 "추운 실내 환경은 천식과 뇌졸중, 심장병 등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집안을 추운 상태로 둔다면 축축한 찬 바람 때문에 코로나19의 가장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될 위험성이 매우 커집니다"라고 말한다.

난방과 물, 전기 모두 사무실에서 제공되는 혜택의 일환이다. 이전에는 직장에서 지불했던 비용을 근로자들이 직접 지불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재택근무 때문에 커진 직원들의 공과금 부담을 고용주들이 보상해주어야 하는 것이 맞을까? 현행 법률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지시받은 직원들은 회사에 주당 세금 공제 수당 6파운드(약 8,830원)를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고용주 재량이다. 또, 많은 기업들이 경영난을 겪고 있어 선택된 소수만이 주당 세금 공제 수당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런던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에밀리(가명)는 "저희 집에는 재택근무를 하는 사람이 두 명이 있어서 전기세가 급격히 증가했어요. 제 남편은 보건 기술 분야에 종사하고 있어, 수당을 받고 있어요. 다행히 수당으로 인상된 전기세 청구 금액 대부분을 납부하고 있어요"라고 말한다.

안타깝게도 코로나19 이후 성공을 거두고 있는 업계의 자애로운 고용주들의 재량이 도움이 가장 절실히 필요한 계층의 주당 수당 지급 문제를 결정하는 요소로 작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저소득층 세금 개혁 단체(Low Incomes Tax Reform Group) 계획을 실시한 조앤 워커(Joanne Walker)는 필요할 경우, 근로자들이 고용주에게 수당을 청구할 가치가 있다고 말한다. 그는 "고용주가 직원들에게 수당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단순히 수당에 대해 생각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고용주가 주당 수당 6파운드를 지급하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무엇이든 시도해보는 것이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습니다. 기업 인사팀에 수당에 대해 이야기해볼 만합니다"라고 설명한다.

그 외에 4월부터 재택근무를 했다면, 영국 국세청(HMRC)에 주당 1.2파운드(약 1,770원) 수준으로, 총 6파운드의 세금 감면을 신청하는 것도 가능하다. 코프랜드는 코로나19 이전 연평균 공과금 청구 금액이 1,184파운드(약 174만 4,200원)라고 밝히며, 수당이 턱없이 적은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그는 저소득층일수록 더 많은 에너지 소비량이 필요해, 부채와 연료 소비량이 증가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그는 "춥고 연료가 새는 집의 월 난방비는 난방 시설이 잘 갖추어진 집보다 평균 48파운드(약 7만 710원) 더 높습니다. 주당 수당 6파운드는 난방비를 충당하기에 부족한 금액입니다"라고 말한다.

NEA가 정부에 기업들에게 기본 재택근무 수당을 합법적으로 요구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일부 재택근무자들은 다시 사무실 출퇴근을 시작해 재택근무 때문에 증가한 공과금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 런던의 대기업에서 근무하던 케이트(가명)는 "출퇴근이 선택이라고 해도 다시 출퇴근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근무지가 있는 티어2 지역이 사실상 개방된 상황이지만, 실제로는 극도로 심각한 상황에 처한 직원들에게만 개방이 됐다고 말한다. 이어, 그는 "매일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기 때문에 출퇴근 시 부담되는 비용이 없어요. 회사에는 구내식당이 있어서 재택근무를 할 때 실제로 식사 비용이 더 많이 부담돼요. 사무실에서나 집에서나 하는 일은 같지만 더 이상 회사에서 제공하는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하고, 공과금과 식비 등 부담할 비용만 증가했어요"라고 설명한다.

이 외에도 직원들의 생활비가 평소보다 더 감소하게 된 이유는 많다. 런던 남서부 지역의 어느 한 자선 재단 직원인 레베카(가명)는 "저는 생활비가 없는 상태입니다. 저는 최소 비용으로 출퇴근을 했으며, 매달 200마일을 차량으로 이동했습니다. 이때 차량 주유비를 회사에 청구할 수 있었죠. 그리고 회사에서 차와 커피가 공짜로 제공됐습니다. 차를 즐겨 마시는 제 입장에서는 생활비를 절약하는 데 도움이 됐죠"라고 말한다. 물론 차를 더 많이 마실 경우, 화장실에 더 많이 가 수도세가 인상될 수 있다. 레베카는 자신의 상사가 현재 직원들에게 주당 수당을 지급할 수 있는 예산이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제 회사는 자선 단체이기 때문에 부족한 예산으로 운영됩니다. 저축 예산을 계산하기 전까지는 수당을 지급할 여력이 되는지 알 수 없습니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이러한 문제는 불만이 많은 직원들이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예산을 쥐어짜려고 하면서 더욱 심각해진다. 이는 근로자의 권리 문제이다. 항상 고용주의 수익을 최대한 활용해왔던 직원들이 사무실 외부에서 사용하는 비용을 지원받을 것을 기대하는 것이 정당한 행위라고 할 수 있는가? 케이트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그는 "저는 회사에서 팀을 관리합니다. 팀원들 중에는 당장 생활고에 시달리는 이들도 있고, 저희 회사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운영이 잘 되는 편입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부담을 없앨 수 있는 조치를 고려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각 개인에게는 경제적인 타격보다 더욱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조치입니다”라고 말한다.

케이트는 아직 회사에 수당과 관련된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추후 이야기하는 것을 고려 중이다. 봉쇄조치로 인해 시작된 재택근무라는 축복이 다시 희미해지고 있다. 동시에 재택근무의 신선함이 여러모로 사라졌다. 햇빛은 오후가 될수록 더 많은 자외선을 방출한다. 이때, 우리는 실내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강렬한 자외선을 피한다. 이처럼 영국 국민 수백만 명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재택근무를 택한 직원들이 서서히 재정적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 예상된다.

<기사원문>
As winter bites, employers need to cover working from home co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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