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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유료 시청제, 불법 복제 성행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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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어리그 유료 시청제, 불법 복제 성행으로 이어진다
리버풀과 아스널, 레스터시티 경기 모두 유료 시청제로 제공됐다. IPTV 설치는 불법 행위가 될뿐만 아니라, 대대적인 불법 복제와 사기 위험의 원인이 된다.
By MATT BURGESS, WIRED UK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대대적인 유료 시청제 실험이 절반 이상 진행됐다. 유료 시청제는 처음 발표된 당시부터 지금까지 팬들 사이에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이번 주말에 열리는 경기에서 리버풀과 아스널, 레스터시티 등 10개 구단 팬들은 경기 중계를 보려면 14.95파운드(약 2만 2,000원)를 지불해야 한다.

경기를 현장에서 관람할 수 없는 팬들에게 제공되는 잠정적인 솔루션은 10월에 열리는 각 라운드에서 일회성 요금을 지불하고 경기를 관람하는 것이다. 유료 시청제로 방송되는 경기들은 방송사에서 처음에 TV 중계를 하지 않기로 택한 경기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결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BT 스포츠나 스카이 스포츠에 지불하지만 결국에는 프리미어리그를 지원하고, 개인 팬들에게 돌아가는 유료 시청제 요금은 기존 TV 구독과 팬들이 보유한 시즌권에 추가된다. 그런데, 유료 요금제로 팬들에게 터무니없는 값을 매긴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례로, 뉴캐슬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4대 1로 패배했을 당시 뉴캐슬 팬들은 유료 시청제에 항의하며 2만 파운드(약 2,940만원)를 지역 푸드뱅크에 기부했다. 뉴캐슬을 제외한 나머지 19개 구단 팬들도 뉴캐슬 팬들과 마찬가지로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서명을 했다.

엔더스 애널리시스(Enders Analysis) 소속 시청자의 시청 습관 및 스포츠 권리 전문 수석 TV 애널리스트인 줄리안 이퀼리나(Julian Aquilina)는 "올해 들어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시청자와 소비자들에게 어떤 방식으로 제공하는가?'라는 매우 중요한 문제의 핵심이 타격을 입은 것 같다"라고 말한다. 영화 업계도 이와 비슷한 혼란을 마주한 상황이며, 아직까지 답을 찾지 못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결국 팬들이 불법 시청을 택하게 됐다. 일부 축구 팬들은 불법 구독 서비스를 사용하고 스트리밍 박스 변경을 통해 SNS 상에서 중계 링크를 열심히 찾는 등 중계 구독을 반복해서 피해왔다. 축구 재정 전문가인 키어런 맥과이어(Kieran Maguire)는 유료 시청제가 공개됐을 당시 BBC에 "유료 시청제는 팬들이 불법 복제를 하는 상황으로 몰아넣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트위터 상에서 팬들이 14.95 파운드의 요금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자 'IPTV(인터넷 프로토콜 TV)'가 트위터의 트렌드 주제로 떠올랐다.

엄밀히 말하자면 IPTV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스포츠 중계 및 결제 시스템 회피 수단으로 사용되는 것은 불법이다. IPTV는 중계 영상을 시청하기 위해 특정 하드웨어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순수한 온라인 중계 링크와 다르다. 또, 대대적인 개인정보 보호 위험을 일으키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IPTV는 인터넷으로 TV 콘텐츠를 전달한다. 광범위한 정의로 보자면 넷플릭스와 BBC의 아이플레이어(iPlayer) 및 이와 유사한 여러 서비스가 포함된다. 또, 아마존 파이어 스틱스나 각종 안드로이드 박스, 코디(Kodi) 박스를 비롯해 인터넷 TV 서비스와 연결되는 여러 박스와 같은 기기를 통해 콘텐츠가 전달이 된다. IPTV는 주로 소프트웨어 애드온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시스템을 구성해, 기기 사용자가 접근할 권한이 없는 콘텐츠에 접근하고자 할 경우에 불법이 된다. 사용 접근 권한이 없는 콘텐츠에는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와 구독 TV, 기타 유료 시청제 서비스가 포함된다.

사기 방지 및 소비자권리 보호 기업 비스탈웍스(Vistalworks)의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 창립자인 비키 브록(Vicky Brock)은 "불법 서비스에 대한 판매 및 온라인 광고 활동이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은 SNS에서 불법 서비스 판매처를 공개적으로 문의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지난해보다 불법 IPTV 온라인 리스팅 및 광고가 8배~1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추산됩니다"라고 전한다. 판매자들의 활동이 증가한 상황은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음을 시사한다. 이에, 브록도 "전문가들도 불법 서비스 판매 실적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황에 수요가 크게 증가한 사실이 반영됐다고 본다"라고 설명한다.

불법 복제 방지 기업 NAGRA의 팀 피어슨(Tim Pearson)도 브록의 주장에 동의한다. 그는 "코로나19 발병 이후, NAGRA는 업계 전반에 걸쳐 불법 복제가 확실히 증가한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그 대표적인 원인은 코로나19 때문에 영화관이 폐쇄되면서 필요성이 대두된 직접 스트리밍 가능한 영화와 유료 시청제 스포츠 이벤트"라고 주장한다.

그 이면에는 대중의 IPTV를 이용한 축구 경기 및 각종 불법 서비스 시청 거래 중단을 위한 싸움이 진행 중이다. 갈수록 IPTV의 불법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이버 범죄 및 사기, 기타 지적 재산권 범죄를 수사하는 영국 기관 FACT의 CEO인 키런 샤프(Kieron Sharp)는 "불법 IPTV 서비스를 근절하려면 서비스 제공자들의 판매 행위부터 중단시켜야 합니다"라고 주장한다. FACT는 경찰 기관, 스카이 및 BT를 비롯한 방송사, 프리미어리그 등과 협력해 IPTV 네트워크 운영자들을 찾아 기소하고 있다.

프리미어리그가 IPTV 네트워크 불법 운영자를 찾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20-21시즌 개막에 앞서 프리미어리그는 고등 법원으로부터 불법 시청을 보다 수월하게 막을 수 있는 차단 명령을 새로이 받았다. 프리미어리그 법률 서비스 이사 케빈 플럼(Kevin Plumb)은 차단 명령이 이미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개막에 앞서 부여받은 강화된 차단 명령은 이번 시즌 영국 내 프리미어리그 경기 불법 복제가 실제로 감소하게 된 주된 이유이다. 현재 불법 복제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라고 말한다. 이어, 그는 "프리미어리그가 개인의 불법 복제 서비스 접근 시도 이유를 떠나 불법 서비스를 전면 차단하고, 향후 확산을 막기 위해 마련한 매커니즘은 포괄적이며, 효과가 있습니다"라고 전한다.

차단 명령은 프리미어리그가 IPTV 기기이든 다른 불법 중계 서비스든 온갖 불법 복제를 근절하기 위해 취하는 조치 중 하나이다. 2019-20 시즌에는 생중계 방송 32만 9,000건이 차단되거나 불법 서비스 문제를 일으켰다. 올해는 차단되는 서비스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경기 주요 장면 영상과 하이라이트 영상 40만 4,000건이 인터넷 상에서 불법 복제 문제 때문에 삭제됐다. 또, 불법 복제 중계 링크 25만건이 구글 검색 결과에서 사라졌다.

차단 명령과 같은 조치에는 법률이 적용됐다. 2020년 6월, 래드클리프 지역의 49세 남성 마크 스코필드(Mark Schofield)는 스카이 구독 채널에 접근할 수 있도록 변형된 라즈베리 파이를 판매해,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해당 불법 서비스들은 80파운드(약 11만 7,400원)~100파운드(약 14만 6,800원)에 판매됐으며, 페이스북 그룹에서 사용자들에게 불법 구독 서비스 실행 중단 조치를 피할 수 있는 요령들을 제공했다. 스카이 측은 운영 피해 금액이 약 100만 파운드(약 14억 6,820만원) 수준이라고 공개했다. 올해 어느 한 전직 경찰관이 스카이 스포츠와 BT 스포츠 중계 시청을 가능하게 하는 소프트웨어가 설치된 젬마(ZGemma) 박스를 판매했다는 이유로 수감됐다. 9월에는 불법 기기 2,500대를 판매한 또 다른 남성이 징역 2년형을 선고받았다.

영국에서 지난해 발생한 가장 큰 사건은 프리미어리그 조사 과정에서 세 남성이 총합 징역 17년형을 선고받은 일이다. 모두 드림박스(Dreambox)와 yourfootie.com 등과 같은 기업 및 웹사이트를 통해 펍과 클럽, 가정 등 1,000여 곳에 프리미어리그 경기 불법 권한을 제공해, 500만 파운드 이상의 이익을 취한 이들이다.

최근의 조치들이 영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브록은 불법 서비스 판매자들이 최근 새로운 수법으로 서비스 판매를 시도해 감시망을 피하려 한다고 지적한다. 거의 모든 유형의 사이버 범죄와 해킹에서 범죄자들은 종종 당국이 새로운 수법을 찾아내기 전에 먼저 다양한 수법을 이용한다.

브록은 "판매자들은 회피 수법을 사용하는 데 수많은 노력을 기울입니다. 이러한 수법은 구매자에게는 다소 위험한 방법이기는 하지만, 판매자가 구매자와 직접 접촉해 오프라인이나 왓츠앱 혹은 기타 비슷한 방식으로 거래를 완료하는 방법부터 의도적으로 온라인 시장에서 서비스를 잘못 분류해 감시망을 피하는 방법까지 다양합니다"라고 설명한다. 이어, 그는 "최근에는 주요 시장 한 곳에 98가지의 다른 범주로 분류를 한 불법 중계 서비스를 발견했습니다. 해당 서비스는 의류부터 장난감까지 다양한 범주로 분류됐습니다. 플랫폼의 자체 감시 절차를 의도적으로 피하기 위한 수법입니다"라고 덧붙였다.

NAGRA의 피어슨은 워터마크와 같이 불법 추적 요소가 포함된 기술적 측면의 보안 전략을 불법 콘텐츠 삭제를 위한 불법 복제 방지 툴에 활용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러나 불법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박스 운영자와 판매자만이 불법 서비스 범죄의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다. 올해 9월, 노퍽 지역과 서퍽 지역 경찰이 GE 호스팅(GE Hosting)이라는 IPTV 서비스 사용자 수천명을 대상으로 유례없는 경고 조치를 취했다. 경찰의 경고문에는 지속적으로 GE 호스팅을 사용하는 이들은 조사를 받고 기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GE 호스팅과 같은 불법 서비스를 사용하다가 적발될 경우, 벌금형 혹은 최대 징역 5년형까지 선고받을 수 있다. 또, 경찰의 경고문은 GE 호스팅 구독자의 이름과 상세 개인정보 등을 찾을 수 있도록 허가하는 영장이 발급된 직후에 발송됐다.

잠재적으로 완전히 안전하지 않은 박스와 소프트웨어를 구매할 경우에 또 다른 위험이 따른다. 샤프는 "범죄 유죄 판결을 받을 위험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불법 콘텐츠 사용자들은 스스로를 멀웨어나 해킹 공격에 노출시키게 된다"라고 경고한다. 최근에 실시된 연구에서 저작권법을 위반한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해킹이나 신원 사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밝혀졌다. IPTV 시스템은 부모의 통제가 없기 때문에 자칫하다가는 자녀들이 성인 콘텐츠에 노출될 수도 있다.

불법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박스가 형편없이 제조됐을 가능성도 있다. 샤프는 "수정된 셋탑박스와 같은 불법 스트리밍 기기의 경우, 전기 안전 위험과 같은 우려도 발생시킨다. 제품 테스트 과정에서 해당 박스들은 유럽연합의 안전 표준을 항상 준수하지 않아, 화재 발생 위험성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라고 지적한다.

불법 IPTV 중계의 위험성이 문서로 제대로 정리됐음에도 불구하고 대중들은 지속적으로 온라인에서 IPTV 서비스를 찾는다. 불법 IPTV 플랫폼 사용자 수 혹은 운영 방식 등을 완벽하게 나타내는 자료는 없다. 수많은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프리미어리그 방송과 관련된 합의 범위가 다른 해외에서 운영되기 때문이다.

아퀼리나는 프리미어리그와 방송사가 이러한 사기 범죄를 중단시키는 데 진전을 거두었다고 말한다. 그는 "프리미어리그와 방송사 모두 지난 수년간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왔다고 생각합니다"라고 밝혔다. 또, 그는 IPTV 사용자 규모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으며, 유료 시청제는 중계 방송사가 없는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말한다. 아퀼리나는 유료 시청제와 무관중 경기 때문에 불법 복제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지난 수년 전보다 더욱 광범위하게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설명한다.

겨울이 다가오고, 영국 전역에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증가해 지역 봉쇄조치가 시행돼 많은 이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방송사들과 축구계는 각종 불법 서비스를 근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TV 중계 및 콘텐츠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TV 서비스 소비는 추운 겨울에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 시각 기준 유료 시청제가 10월 이후에도 이어질지 불확실하다. 향후 수개월 사이에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계와 관련, 새로운 협상이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 방송사 측은 유료 시청제 시청 통계 수치 공개를 거부했으나 무료로 중계된 2019-20 시즌 마지막 경기의 시청자 수가 매우 많다는 점은 확실하다. BBC의 첫번째 프리미어리그 경기(크리스탈 팰러스 2:0 본머스)의 시청자 수는 약 390만 명이며, 스카이에서 중계된 머지사이드 더비 경기 시청자 수는 550만 명을 넘어섰다.

아퀼리나는 "일부 경기들은 유료 중계와 무료 중계가 함께 중계돼, 방송사가 크게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라고 말한다. 더 나아가 많은 경기들이 똑같이 무료로 중계될 수 있을까? 아퀼리나는 이에 대해 "그러나 유료 중계와 무료 중계가 함께 제공되는 서비스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르는 것이 문제"라고 말한다.

<기사원문>
The Premier League’s pay-per-view test is driving a risky piracy bo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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