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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가 실패한 자석 기능, 아이폰의 맥세이프 기능은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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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토로라가 실패한 자석 기능, 아이폰의 맥세이프 기능은 성공한다
아이폰12이 공개되기 한참 전, 모토로라가 먼저 자석 기능을 지원하는 제품을 판매했다. 모토로라는 실패했지만 애플의 맥세이프는 성공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By ALEX LEE, WIRED UK

2016년, 애쉬튼 커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레노버의 테크월드(Tech World) 행사 무대에 올라가 전 세계에 레노버의 신형 스마트폰 제품군을 공개했다. 당시 공개된 제품은 바로 모토 Z 라인업. 커쳐는 모토 Z 라인업을 "실제로 완벽한 발전을 이루어 업계 판도를 뒤집을 수 있는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모토로라가 당시에 선보인 모토 Z 라인업의 케이스에 4개의 층으로 이루어진 자석이 내장됐기 때문이다. 어디서 들어본 이야기 같지 않은가?

사용자들은 자석을 이용해 모토로라의 액세서리들인 ‘모토 모드(Moto Mods)’를 모토 Z 제품 후면에 부착시킬 수 있다. 모토 모드에는 스마트폰 스크린에 표시된 70인치 사진을 벽면 아무 곳에나 투사할 수 있는 프로젝터 모듈과 360도 회전 가능한 카메라 모듈, 20시간 동안 사용 가능한 마그네틱 충전 기능, 스피커, 마그네틱 프린터, 그리고 탈부착 가능한 후면 커버 등이 포함됐다.

모토 모드 액세서리들은 매우 멋진 기능을 선보였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받지 못했다. 2018년에 모토Z3가 출시된 직후 모토로라가 서드파티 마그네틱 모토 모드 제조사들과의 협력 규모를 줄였다는 내용의 각종 루머가 확산됐다. 모토로라는 3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모토 Z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선보였다. 2019년에는 모토 Z 라인업 마지막 제품임이 확실한 모토 Z4를 조용히 출시했다. 모토 Z4 출시로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뒤, 모토로라는 모토 Z5 출시 가능성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사진=애플 뉴스룸]
[사진=애플 뉴스룸]

모토로라가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애플이 2020년에 맥세이프라는 이름을 부활시키고, 아이폰12 시리즈에 자석을 부착시키기로 결정한 것이 다소 역설적이게 느껴진다. 모토로라는 자석을 오랜 시간 이어지는 스마트폰의 대세로 만들지 못했다. 반면, 자석을 아이폰12 라인업에 부착하려는 애플의 시도가 성공할 가능성에 대해, 몇 가지 근거를 제시할 수 있다.

우선 자석부터 살펴보자. 애플의 제품에 부착된 자석은 모토로라의 자석과 사용 용도가 매우 다르다. 모토 Z 시리즈의 경우 모듈식 스마트폰 시리즈로 특별 설계됐다. 그중에는 스마트폰 전력원의 모듈에 연결되는 16핀도 포함됐다. 이러한 모듈 액세서리는 모토 Z 시리즈 후면의 자석에 부착할 수 있었다. 스마트폰 하단에 모듈을 부착시키는 LG G5와는 다른 형태였다.

아이폰12에도 자석이 부착됐지만 실제로는 모듈식 스마트폰이 아니다. 이는 아이폰12가 다른 제품과 구분되는 결정적인 요소이다. 애플의 하드웨어 시스템 엔지니어링팀 부사장 데니즈 테오만(Deniz Teoman)은 애플의 가상 이벤트를 통해 Qi 충전 기능에 사용할 수 있도록 자석을 와이어 코일에 부착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12 내부에 포함된 자석은 "정돈 및 효율성"에 최적화됐다. 다시 말해, 사용자가 직접 조작하고 위치를 바로잡지 않고도 액세서리를 올바른 위치에 부착할 수 있다. 아이폰12에 단일 코일 NFC와 액세서리를 감지할 수 있는 자력계라는 두 개의 센서가 새로 탑재됐다. 이는 아이폰이 자기장의 세기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한다.

시장조사기관 테크스포넨셜(Techsponential) 소속 소비자 기기 애널리스트 애비 그린가트(Avi Greengart)는 모듈식 설계는 일반 소비자보다 엔지니어들에게 매력적인 요소라고 말한다. 그는 "제품 하단의 판부터 시작해 모듈을 추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소비자들의 제품 구매로 이어지는 요소가 아니다. 스마트폰 자체에는 소비자들이 당장 구매하여 사용하고 싶도록 만들 수 있는 요소가 필요하다"라고 설명한다.

아이폰12에서 부활한 자석의 기본적인 사용 용도는 사용자들이 이전보다 더 용이하게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하는 것이다. 액세서리들은 추가적인 편리함을 제공하는 요소들이다. 애플은 충전기와 함께 지갑, 자석 케이스를 제공하는 등 매우 간단한 방식부터 시작해 사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한다.

물론 기존의 애플 액세서리, 케이스, 스트랩 제조 업체들은 맥세이프라는 새로운 기능을 활용할 신제품을 판매할 준비가 됐을 것이다. 테오만은 맥세이프를 활용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식을 매우 기대하고 있으며, 강력하면서 지속적으로 확장되는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벨킨(Belkin)은 이미 맥세이프 차량 액세서리, 아이폰과 애플워치를 모두 충전할 수 있는 맥세이프 충전기를 발표했다. 오터박스(OtterBox)는 맥세이프와 호환되는 아이폰12 케이스를 생산했다. 이와 유사한 모토 모듈은 모토 Z 제품 사용 시 더 중요한 요소들이었다. 그러나 모토로라는 모토 Z 사용자들이 성능 향상을 위해 주기적으로 액세서리를 교체하도록 의도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았다.

시장조사기관 IDC 소속 기기 및 디스플레이팀 연구 디렉터 라몬 라마스(Ramon Llamas)는 바로 모토로라의 의도 자체가 모토 Z에 부착된 자석 기능의 문제점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바로 최신 스마트폰 여러 기종에서 이미 지원되는 기능들을 불필요하게 추가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모토 모드 대부분은 모토 Z 제품 자체에서 이미 지원되는 기능에서 더욱 연장되거나 동일한 기능을 반복했다. 카메라와 배터리 충전 기능, 스피커 등을 보면 알 수 있다. 대다수 스마트폰들로 이미 고화질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 또, DSLR 수준의 화질을 자랑하는 사진 모드 추가는 일부 사용자들에게만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는 기능이다"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문제점은 모토 모드에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상술이 있었으며, 게다가 가격이 비쌌다. JBL 스피커 부착 모듈의 비용은 96파운드(약 14만 1,700원), 360도 회전 카메라는 240파운드(약 35만 4,100원), 폴라로이드 부착 모듈 비용은 150파운드(약 22만 1,300원)였다. 아이폰12에는 이미 훌륭한 카메라와 스피커가 탑재됐다. 그리고, 150파운드에 판매되는 프린터가 실제로 필요할까?

애플은 이미 모토로라를 통해 맥세이프를 아이폰12의 고유한 판매 전략으로 이용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 애플의 키노트 행사를 보는 이들이 대부분 관심을 보인 부분은 5G였으며, 그 다음에는 새로운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향상 부분에 관심을 보였다. 컨설팅 기업 옴디아(Omdia) 소속 모바일 업계 애널리스트인 대니얼 글리슨(Daniel Gleeson)은 "모토로라는 안드로이드 제품들 중, 주목을 받기 위해 필요한 요소인 것처럼 모토 모드를 과시했습니다. 모토 모드 자체에 많은 관심이 집중돼, 모토 Z 스마트폰 자체는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모토 모드를 다소 과장하여 광고한 것에 비해 실제 실망스러웠기 때문입니다"라고 지적한다.

또, 그는 애플이 맥세이프에서 모토로라와 동일한 실수를 범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애플이 맥세이프를 과장광고했다면, 아이폰12가 서드파티 액세서리의 품질에 따라 평가받게 될 것임을 뜻하기 때문이다. 그는 "맥세이프는 아이폰12에서 '그냥 사용 가능한' 마법과 같은 기능 중 일부를 형성하며, 다른 기업들의 유사한 기능이 비교적 투박하고 구식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을 겁니다"라고 언급한다.

궁극적으로 애플이 맥세이프 기능 때문에 기대 이하의 저조한 실적을 거두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는 단순하다. 애플은 매년 아이폰 제품들을 수백만 대 판매하며 시가총액 2조 달러를 달성한 기업이다. 옴디아의 데이터 기준, 2020년 6월 미국 스마트폰 시장 내 모토 Z 제품의 점유율이 0.3% 밖에 되지 않는 것과 비교된다. 영국에서는 모토 Z가 가장 많이 판매된 기기 50위 이내에 이름을 올린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액세서리 제조업체들이 출시를 위해 이미 확정된 기존의 협력 관계를 넘어서 서둘러 맥세이프를 사용할 수 있는 액세서리를 생산해, 애플을 통해 이익을 얻을 것임이 분명하다. 반면 제조업체들은 모토 모드와 함께 사용 가능한 액세서리를 서둘러 제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애플이 장악하고 있는 기존의 이익은 더 확대될 것이다. 유통업체들이 맥세이프 액세서리를 더 많이 출시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모토 모드를 위한 액세서리 생산에 나설 확률은 훨씬 적다. 모토 모드는 아직까지 사용자들에게 어떠한 장점도 보여주지 못했다. 그리고 애플이 인내심을 갖고 신중한 접근 방식을 취하기 시작한다면, 맥세이프가 잠재적으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은 무수히 많다.

<기사원문>
Magnets failed Motorola but the iPhone’s MagSafe gets them r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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