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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호텔을 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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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호텔을 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한 질주
미국은 병상을 원하고, 육군은 짧은 시간 동안 수천 개를 만들어낸다

By BRIAN BARRETT, WIRED US

미국 뉴욕, 링컨 터널이 허드슨 강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한 블록 떨어진 곳에 제이콥 K. 재비츠 컨벤션 센터가 있다. 2200만 평방피트의 크기를 자랑하는 이 센터에서 최근 세계 꽃 박람회가 열릴 예정이었다. 코로나19가 발발하고 위험이 커지며, USACE(미국 육군 공병대)는 컨벤션 센터를 총 1000개의 병상이 들어갈 수 있는 4개의 야전병원으로 탈바꿈시켰다. 이건 시작에 불과하다.

USACE는 1802년 설립 이래 국가 위기가 발생하면 중추적인 역할을 종종 담당해왔다. 위기가 발생하면 이들은 국가 안보를 강화하고 재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맡았다. 911테러가 발생했을 때나 카트리나 태풍 피해가 심각했던 상황에서도 USACE는 피해 현장을 빠르게 복구시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USACE에 새로운 종류의 도전을 제시한다. 바로 국지적인 노력을 넘어 국가 전체의 회복을 돕는 일이다. 최근 USACE는 충분한 병상을 제공함으로써 의료 시스템이 유지되도록 돕고, 재난을 막기 위해 노력한다. 

 

미국 육군 공병대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비츠 컨벤션 센터를 야전병원으로 바꾸고 있다. [사진=BRYAN R. SMITH/GETTY IMAGES]

플레처 그리피스 뉴욕 탠던 이공과대 교수는 "평생 이렇게 특이한 건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USACE 뉴욕지부 지휘관 겸 수석 엔지니어로 수십년을 보냈다.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투입된 병력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과 맞먹는다. 1800년대 미국 서부 철도계획에 투입된 인원과도 비슷하다. 

USACE는 뉴욕 내 코로나19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급증하는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총 14만개의 병상이 필요하며, 앞으로 2주에서 3주 사이가 가장 큰 고비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뉴욕에는 약 5만 3000여개의 병상이 있다. 쿠오모 주지사는 각 병원에게 수용자 수를 최대 50%까지 늘려달라 요구했고, 가능하면 더 많이 늘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그러나 그 숫자도 부족했다. 

그래서 군대는 호텔, 기숙사, 컨벤션 센터 등 어떤 공간이든 신속하게 야전 병원으로 만들 수 있도록 표준화된 병상 디자인을 구축했다. USACE가 디자인한 모델은 미국 내 어느 지역에서나 신속하게 적용할 수 있다. 

토드 세모나이트 USACE 중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가 야기한 문제들은 믿을 수 없도록 복잡하며, 복잡한 방법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에게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모나이트 중장이 언급한 간단한 방법은 병상의 설계부터 시공, 이동과정까지 모두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이다. USACE와 주 정부, 응급 관리 기관은 효율적인 소통을 통해 자금을 어디에 지원하고, 군대를 어디에 파견할지 우선순위를 빠르게 정할 수 있다. 세모나이트 중장과 쿠오모 주지사가 밝힌 타임라인은 아래와 같다.

3월 17일 미국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병상을 설치할 장소를 확인하고 야전병원을 개장하기 위한 기금 조성을 승인했다. 19일, USACE 조사팀과 뉴욕 공무원들은 재비츠 컨벤션 센터와 뉴욕에 위치한 몇 개의 대학교 기숙사를 둘러봤다. 그 주 주말, 이들은 10개의 야전병원 후보를 찾았다. 21일 장소 4곳을 야전병원 후보지로 후보군을 좁혔다. 23일 재비츠 컨벤션 센터를 야전병원으로 바꾸기 위한 작업이 시작됐다. 당시 현장은 그 다음주에 공사를 마무리할 거라고 예상했다. 

쿠오모 주지사는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컨벤션 센터를 이렇게 사용할 줄 몰랐지만 지금은 야전병원으로 바꿀 필요가 있었다"며 "이게 바로 뉴욕식, 미국식"이라고 말했다.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놓일 4개의 병원은 각각 4만 평방피트 규모로 지어진다. 이 병원에는 모두 320명이 근무하며 1000개의 병상이 놓인다. USACE는 재비츠 컨벤션 센터에 1000개의 병상을 추가로 놓기 위한 작업도 하고 있다. 뉴욕에 위치한 웨스트체스터 컨벤션 센터도 비슷한 공간으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USACE는 뉴욕주립대의 스토니 브룩과 올드 웨스트베리 캠퍼스 기숙사도 야전병원으로 바꾸려 한다. 뉴욕주립대는 다른 학교와 마찬가지로 남은 학기 동안 휴교한다. 

세모나이트 중장은 호텔도 언급했다. 그는 브리핑에서 "2층짜리 표준적인 호텔을 떠올려보라"며 "만약 호텔이 병동이 될 수 있다면, 우리는 복도에 간호사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고 모든 장비를 무선으로 제작해 간호사가 복도에서 내부를 모니터링할 수 있도록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과 기숙사는 현재 대부분 공실이기 때문에 병동으로 쉽게 전환할 수 있다. 또한 자체 냉방 장치를 갖고 있기 때문에 병원과 마찬가지로 부압을 발생시킬 수 있다. 부압은 교차 오염 가능성을 줄인다. 세모나이트 중장은 "공기를 더 많이 빨아들일 수 있도록 욕실 통풍구를 조절하면 호텔 내부를 음압 공간으로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퍼가 달린 아주 큰 플라스틱 조각을 문에 달면 사람들이 지퍼를 통해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며 "비교적 간단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각 방에는 FEMA와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표준화된 보급품이 들어간다. 호텔의 중앙 공기나 기타 편차가 있는 경우에는 계획이 수정될 수 있다. 군인들은 실제로 공사를 진행하지는 않는다. 다만 방대한 건설 네트워크에 대한 계약은 체결하게 된다.  

뉴욕은 군단의 코로나바이러스 계획을 실행에 옮긴 최초의 주다. USACE가 야전병원을 차리는 곳은 주 정부와 FEMA에 달려있다. 주 정부는 병원이 어디에 임시로 세워질지 부지를 지명하고, FEMA는 수표를 쓴다. 군대 내부의 기술자들과 외부 계약자들은 현장에서 계획을 직접 보고, 내용을 수정한다. USACE는 그 다음 프로젝트 예상 지역으로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을 보고 있다. 다만 다른 50개 주 전체도 잠재적 프로젝트 대상 지역으로 보고 있다. 

세모나이트 중장은 미국의 각 주에 "만약 방법이 있다면 USACE의 도움 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병력 사용에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군인들은 한 번에 모든 장소에 있을 수 없다. 하지만 네트워크 파트너들은 가능하다. 군인들은 이미 주 정부에 네트워크 파트너들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전략법을 넘겨줬다. 그리피스 교수는 "전략법에는 계약된 엔지니어나 건축가들이 어떻게 작업해야 하는지에 대해 나와 있으며 사용자가 그걸 어떻게 사용하는지에 따라 거의 끊기지 않고 무제한으로 작업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군단은 단지 일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지도력을 제공할 뿐"이라고 말했다.

뉴욕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비츠 컨벤션 센터나 일부 대학 기숙사보다 더 많은 공간이 필요하다. 다른 도시들은 곧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빈 호텔과 기숙사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러나 추가된 병동은 환자 하나 하나가 소외되지 않도록 방지하며, 의료시스템이 완전히 자리잡기 전까지 시간을 벌어준다. 이런 시스템을 구축하는 건 USACE가 이전에 해왔던 업무와는 조금 다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공병대는 정확히 이런 일을 하기 위해 만들어졌기도 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서정윤 에디터)

<기사원문>
The Race to Turn Hotels Into Coronavirus Hospitals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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