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뉴스에서 자주 등장하고 있는 주제가 있다면, 아마도 신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인 얼굴을 외부로 부터 가리거나 차단하는 마스크일 것이다.
마스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편의점이나 약국 진열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품귀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마스크 없이는 안심할 수 없는 감염 사태가 지속되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실이다.
사실 마스크가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준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침‧재채기 등으로 분출되는 감염자의 침방울이 자신의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에 닿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마스크를착용한다. 이렇게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안면 마스크 착용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필수품이 될 정도로 장려됐다. 이들에게 마스크는 단순한 마스크가 아니라 안전과 보호의 상징이다.
그러나 역사적 기록을 보면, 한국인들에게 마스크 착용 동기는 단순한 질병 예방에 대한 고려를 훨씬 넘어선다. 한국에서 마스크는 문화적 가치, 사회적 압력, 시민의 의무, 자기 표현, 심지어 정치적 표현을 수단이거나 탄압을 피하고자 착용돼 왔다.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간 집권했던 마지막 왕조인 조선시대에서 마스크의 형태가 등장했다. 당시의 유교적 전통은 한국 여성의 지위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들은 여성 겸손과 정절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았다.
대부분의 조선시대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있었고, 남자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겉옷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강요받았다. 이들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양한 가리개가 사용되었는데 관료, 귀족 계급의 여성들은 장옷을 착용했고, 하층 계급의 여성들은 쓰개치마를 사용했다.
오늘날 자주 쓰이는 수술용 마스크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거리 사진에 자주 등장했다. 그 당시 한국은 역사상 가장 큰 대중적 저항이 일어났고 이는 박정희, 전두환 전직 대통령의 지도력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으며 마침내 민주 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다스베이더 가면을 쓴 전경들이 학생들에게 최루탄을 쏘면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젊은 시위자들은 가스로부터 자신을 조금이나마 자신을 보호하고자 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심재만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한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리며 한 학생의 품에 안겨 있는 사진을 상시키며, 이한열 열사를 부축하는 학생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학생들은 공권력이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는 채증 행위에 대한 저항과 거부의 표시로 마스크나 두건을 착용하기도 했다.
또 추위에 대처하기 위한 물자가 부족한 당시 이들 마스크는 여전히 ‘방한대’라는 이름으로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30년 후 거대한 반정부 시위가 다시 한번 한국을 뒤흔들었다. 수 천, 수 만명의 사람들은 국가 문서를 유출하고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스캔들에 휘말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매주 시위대는 서울 시내의 주요 대로에 쏟아져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시위대와 이슬람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비교하며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려 했지만 사람들은 각시탈, 슈렉, 고양이, 심지어 아이언맨까지 다양한 복면,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왔다.
심 교수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해야되는지, 사과를 요구해야되는지 모두가 헷갈려하는 초기 국면에는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왔지만 불과 1~2주 사이에 시위대가 20~100만명으로 불어나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했다.
심 교수는 "한국 시위자들에게 마스크는 특정 정부의 행동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소속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마스크는 경찰의 추적과 불리한 처우를 피하는 도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인플루엔자A(H1N1),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COVID-19와 같은 공기오염과 전염병 직면하면서 마스크는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됐다. 마스크는 이제 건강의식과 시민의 의무의 표시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 환대, 가사의 표시이다.
교수는 마스크는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인 것 같다며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모든 지점에서 마스크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그 개인과 사회의 만남이 위협감을 줄 때 등장한다”고 말했다.
마스크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편의점이나 약국 진열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품귀현상을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마스크 없이는 안심할 수 없는 감염 사태가 지속되면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에 거래되는 현실이다.
사실 마스크가 바이러스 감염을 막아준다는 증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기침‧재채기 등으로 분출되는 감염자의 침방울이 자신의 호흡기나 눈, 코, 입의 점막에 닿는 것을 최소화하고자 마스크를착용한다. 이렇게나마 조금이라도 위안을 삼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과 같은 동아시아 국가에서는 안면 마스크 착용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필수품이 될 정도로 장려됐다. 이들에게 마스크는 단순한 마스크가 아니라 안전과 보호의 상징이다.
그러나 역사적 기록을 보면, 한국인들에게 마스크 착용 동기는 단순한 질병 예방에 대한 고려를 훨씬 넘어선다. 한국에서 마스크는 문화적 가치, 사회적 압력, 시민의 의무, 자기 표현, 심지어 정치적 표현을 수단이거나 탄압을 피하고자 착용돼 왔다.
1392년부터 1910년까지 518년간 집권했던 마지막 왕조인 조선시대에서 마스크의 형태가 등장했다. 당시의 유교적 전통은 한국 여성의 지위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이들은 여성 겸손과 정절이라는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았다.
대부분의 조선시대 여성들은 사회로부터 완전히 분리돼 있었고, 남자들과 거리를 두기 위해 집을 나설 때마다 겉옷으로 얼굴을 가릴 것을 강요받았다. 이들은 사회적 지위에 따라 다양한 가리개가 사용되었는데 관료, 귀족 계급의 여성들은 장옷을 착용했고, 하층 계급의 여성들은 쓰개치마를 사용했다.
오늘날 자주 쓰이는 수술용 마스크는 1970년대와 80년대의 거리 사진에 자주 등장했다. 그 당시 한국은 역사상 가장 큰 대중적 저항이 일어났고 이는 박정희, 전두환 전직 대통령의 지도력을 끌어내리는 데 일조했으며 마침내 민주 정부 수립으로 이어졌다.
다스베이더 가면을 쓴 전경들이 학생들에게 최루탄을 쏘면서 격렬한 충돌이 일어났다. 보도에 따르면, 이 젊은 시위자들은 가스로부터 자신을 조금이나마 자신을 보호하고자 면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심재만 고려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는 1987년 6월 9일 연세대학교 정문 앞에서 이한열 열사가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피를 흘리며 한 학생의 품에 안겨 있는 사진을 상시키며, 이한열 열사를 부축하는 학생도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학생들은 공권력이 자신의 얼굴을 촬영하는 채증 행위에 대한 저항과 거부의 표시로 마스크나 두건을 착용하기도 했다.
또 추위에 대처하기 위한 물자가 부족한 당시 이들 마스크는 여전히 ‘방한대’라는 이름으로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30년 후 거대한 반정부 시위가 다시 한번 한국을 뒤흔들었다. 수 천, 수 만명의 사람들은 국가 문서를 유출하고 기업들로부터 자금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스캔들에 휘말린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했다.
매주 시위대는 서울 시내의 주요 대로에 쏟아져 나왔다. 박 전 대통령은 마스크를 쓴 시위대와 이슬람 테러조직인 이슬람국가(IS)와 비교하며 마스크 착용을 금지하려 했지만 사람들은 각시탈, 슈렉, 고양이, 심지어 아이언맨까지 다양한 복면, 마스크를 쓰고 거리로 나왔다.
심 교수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하야를 요구해야되는지, 사과를 요구해야되는지 모두가 헷갈려하는 초기 국면에는 광화문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쓰고 왔지만 불과 1~2주 사이에 시위대가 20~100만명으로 불어나면서 사람들이 마스크를 벗고 인증샷을 올리기 시작했다.
심 교수는 "한국 시위자들에게 마스크는 특정 정부의 행동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보여주고 소속감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 마스크는 경찰의 추적과 불리한 처우를 피하는 도구 역할을 하기도 했다.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은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인플루엔자A(H1N1),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COVID-19와 같은 공기오염과 전염병 직면하면서 마스크는 새로운 의미를 지니게 됐다. 마스크는 이제 건강의식과 시민의 의무의 표시일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대한 예의, 환대, 가사의 표시이다.
교수는 마스크는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지점”인 것 같다며 “개인과 사회가 만나는 모든 지점에서 마스크가 등장하는 게 아니라, 그 개인과 사회의 만남이 위협감을 줄 때 등장한다”고 말했다.
와이어드 코리아=이지은 기자
device@wired.kr
저작권자 © WIRED Korea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와이어드 코리아=이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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