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웨딩 업계
상태바
코로나19로 혼란에 빠진 웨딩 업계
코로나19 발병으로 많은 커플의 결혼식이 위험에 처했다
코로나19 때문에 결혼식 취소를 고려하는 사람들이 수천 파운드에 달하는 청구서와 씨름하고 있다. 그들의 유일한 바람은 업체들이 돈을 요구하지 않고 살아남는 것이다.

By NATASHA BERNAL, WIRED UK

조지 웨스코트(George Wescott)는 5월 9일에 결혼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증이 영국 내 일상생활을 멈춰버린 지금, 그의 결혼식을 엉망이 됐을 뿐 아니라 엄청난 양의 빚을 지게 될지 모른다.
 
그는 “만약 결혼식이 취소되면 보험사가 그 비용을 대신 지불해줄 것도 아니며, 약 2만 파운드(약 3000만 원)를 잃게 될지 모른다”며 “정말 절망적이다”고 말했다. 결혼 보험 회사는 특정 상황에서만 환불을 해줄 것이라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결혼 보험 회사는 결혼식장에 병균이 퍼진다든지(결혼 시즌에는 해당 없음) 신랑이나 신부의 직계 가족이 보균자일 때에만 금액을 환불해준다. 웨스코트는 안타깝게도 두 경우 모두 해당하지 않는다.

웨스코트와 그의 약혼자는 올해 봄에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수천 명 중 하나이다. 이들은 아주 어려운 결정을 앞두고 있다. 나이 든 친인척·가족·친구들을 코로나19에 잠재적으로 노출시키거나, 결혼식장 업자들에게 다른 날짜로 연기해달라 설득하거나, 어느 커플도 반기지 않을 수천 파운드의 제품과 서비스 비용을 지불할 준비를 해야 한다.

결혼 준비 웹사이트 브라이드북(Bridebook)에 따르면, 영국 내 2018년 평균 결혼 비용은 웨딩 업체 비용이 증가함에 따라 12% 상승해 3만 파운드(약 4400만 원)가 넘는다. 하지만 전체의 30% 미만의 커플만이 웨딩 보험에 가입했다. 또 보험을 든 커플일지라도 유행병과 관련된 특약이 많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약혼자가 당뇨 환자인 동시에 임신부인 윌(Will)은 웨딩 보험이 결혼식 취소 손실을 감당하기에 충분한지 우려하고 있으며 동시에 혼란을 겪는 부류 중 하나이다.

그는 “내가 예약한 식장은 어떤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예식을 강행하려고 한다. 위험성은 고려하지 않은 채 오직 돈만 중요하게 여기는 것 처럼 보인다. 그래서 취소도 안되고 날짜 연기도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만약 결혼식을 취소하면, 윌은 4만 파운드(약 5800만 원)를 잃게 된다.
[사진=Getty Images / WIRED UK]
[사진=Getty Images / WIRED UK]
윌은 존 루이스 웨딩 보험사(John Lewis Wedding Insurance)와의 계약서를 다시 읽다가, 만약 예약된 식장이 감염·전염성 질병 발생으로 결혼식을 할 수 없는 경우 돈을 다시 받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하지만 그 조항에는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정부 규제나 법령을 바탕으로 했거나 구체적으로 보장된 재정적 손실에 대한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적혀 있었다.

윌은 “내가 궁금한 점은, 이 약관에서 말하는 정부의 말이라는 게 어느 수준인가?, 지금은 명령도 법도 아닌 권고 수준이라 결혼식 취소를 강제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분명히 결혼식을 열지 않는 것이 옳은 선택인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그는 이어 “인생에서 결혼식보다 중요한 게 많다, 최근까지는 그렇게 보이지 않았지만…”라면서 “정부의 조언이 나에게 희망을 주진 않으니 프랜(Fran, 그의 약혼자)을 안전하게 지키는 게 나의 주된 관심사다”고 말했다.

존 루이스 보험사는 기존의 고객 약관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약관에 대해 문의가 있는 이들은 연락을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보험사 관계자는 "회사가 결혼식과 행사 관련 신규 신청은  받지 않고 있으며, 코로나19와 관련한 교통과 공공 보건 조언이 미치는 영향을 평가 중에 있다"고 밝혔다.

불확실성이 앞서는 가운데 판단의 책임은 소규모 업체에 돌아갔다. 많은 업체가 수익성을 이유로 결혼식 예약을 취소하지 말고 연기해 달라고 커플들에게 요청하고 있다. 웨딩전문가전국협회(National Association of Wedding Professionals, 이하 NAWP)는 앞으로 몇 달 안에 식을 올릴 예정이었던 커플들이 모두 취소할 경우, 중소기업과 개인이 운영하는 업계에는 재앙과 가까운 악영향이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스테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영국 내 부부의 절반 이상이 토요일에 식을 올리며, 전체 영국 결혼식의 17%는 8월에 거행됐다. 결혼식의 날짜를 재조정 여부를 따질 때 장소가 당연히 제일 중요시 된다. 그 이유는 식의 가장 큰 지출이 음식과 음료(평균 5862 파운드, 약 850만 원)이기 때문이다. 웨딩 음악 밴드, DJ, 사진가, 플로리스트, 메이크업 아티스트 등 자영업자의 꾸준한 수입은 개별 예약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안 되는 날짜로 조정하면 수입을 놓칠 수도 있다.

NAWP 대변인은 “대부분의 업체는 날짜를 확정할 때 지급받은 보증금을 내년으로 이월한다. 왜냐하면 고객이 결혼식을 연기하거나 취소하면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험이 전염병을 보장하더라도 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만약 우리가 취소하면, 사업으로서 고객에게 환불해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마치 노윈(No win, 승자가 없음) 상황과 같다. 이런 예기치 못한 사태는 정말 믿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기업들의 보험 청구는 불가항력일 때에만 가능하다. 이 경우 단체 모임을 금지하는 정부령이나 강제 검역을 수반하게 된다. 하지만 많은 기업의 약관에는 이러한 시나리오가 포함돼 있지않아 재정적 손실에 노출되기도 한다. 현실은 많은 기업이 1년 중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수입이 큰 폭으로 감소함에 따라 파산할 수도 있다. 정부가 웨딩 업계에서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돕고자 새로운 정책을 내놓더라도, 정부지원금이 예상했던 소득과는 비할 수 없을 것이다.

3월 17일, 정부는 코로나19 발병으로 힘들어하는 기업을 돕기 위해 다양한 재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발표했다. 여가 및 서비스 분야에 최대 2만 5000 파운드(약 3600만 원)의 현금 보조금, 일정 자격을 갖춘 기업에 최대 500만 파운드(약 72억 6000만 원) 대출 등이 포함된다. 병가를 낼 여유가 없는 자영업자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지 않을 것이다.

결혼을 앞둔 커플이 어떻게 해야 할지 결정하는 데 도움될 가장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는 정부로부터 어떤 언급도 없었다. 70세 이상의 사람들이 자가격리를 언제 그리고 얼마나 오래 하게 되는지, 결혼식도 ‘불필요한 모임’의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나아가 커플들이 연기한 날짜에 식을 올리면 유행병을 피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언급도 없다.

웨딩플래너 니나 비어(Nina Beer)는 위기의 시기를 맞아 커플들에게 그들에게 혹시라도 모르니 여름보다는 10월로 결혼식을 연기하고, 최대한 많은 업체가 일하는 평일에 결혼식을 올릴 것을 고려하라 권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일이 시시각각 변한다”며 “예정된 결혼식이 4월에 6개, 5월에 10개 있었다. 모든 커플들과 대화를 하고 있고, 만약 원한다면 직접 행정적인 지원도 하고 있다. 왜냐하면 이 상황이 그들에게는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들에게 있어 정말 가슴 아픈 시기다”고 말했다.

코로나19은 단지 결혼식에만 타격을 주는 게 아니다. 호텔, 서비스업, 교통, 레저 산업까지 영향을 끼친다. 비어는 “코로나19는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5000쌍 이상의 커플이 지난 2주 동안 브라이드북에서 결혼식을 계획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아직도 결혼하고 싶어 한다. 아직도 그 아름다운 날을 맞이하고 싶어 한다. 이런 유행병이 방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을 이었다.

5월 말 결혼식을 올릴 예정인 샬롯 토빗(Charlotte Tobitt)은 사진가 섭외 예식장 대관을 위해 보증금을 내려고 기다리는 많은 사람 중 하나이다. 그는 정부가 결혼식을 허용하지 않는 것은 아닐지 애타는 마음으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다시 처음부터 할 수 있는 에너지가 있을지 잘 모르겠다. 약간 우울하다”며 “브라이덜 샤워나 총각 파티는 당연히 없을 것이고, 신혼여행도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또 “대관할 장소와 모든 업체에 메일을 보낼 생각만으로도 피곤하다. 그래도 취업이나 건강 문제도 있는데 이 문제에 너무 사로 잡혀 있어 마음이 안 좋다. 궁극적으로 봤을 때 그게 더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라고 덧붙였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엄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oronavirus has sent the wedding industry into total turmoil
와이어드 코리아=Wired Staff Reporter wiredkorea@wired.kr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