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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재료 절도, 가격과 함께 동반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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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재료 절도, 가격과 함께 동반 급증
금속 절도 범죄는 세계 각지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피해를 일으킨 문제이다. 특히, 급속도로 전기화가 진행되는 곳에서는 금속 탈취 범죄 수익과 손쉽게 절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다는 문제가 갈수록 증가한다.
By CHRIS BARANIUK, WIRED US

대형 방송탑에 무언가 이상이 생겼다. 페인 미디어 그룹(Payne Media Group)의 윌 페인(Will Payne)은 오밤중에 많은 문제를 알린 공익 기업의 경고 알림을 받았다. 그러나 기온이 영하를 기록한 새벽 5시경이 되어서야 문제를 파악했다.

문제가 된 방송국의 오클라호마주 휴고 지역 한 가운데 있는 길이 499피트짜리 안테나 기둥은 뉴욕 UN 빌딩과 맞먹는 길이이다. 해당 방송국은 오클라호마주와 텍사스주에 라디오 방송 채널인 K95.5의 ‘Continuous Country’라는 방송을 송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페인이 방송국에 문제가 발생한 사실을 알렸을 때 바깥은 어두운 상태였다. 그러나 페인이 몰고 온 트럭 헤드라이트는 땅에 있는 무언가를 비추었다.

페인은 트럭 헤드라이트 조명을 통해 본 것을 믿을 수 없었다.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 절반이 완벽히 손상된 채로 쓰러지고, 흰색과 붉은색 페인트로 칠한 강철이 엉망이 되어 무너진 상태였다. 페인은 방송국 기지의 작은 빌딩이 무너진 모습도 보았다. 페인은 트럭에 다시 탑승하고는 경찰에 신고했다.

페인은 “최악의 악몽이었다”라고 전했다. 그는 라디오 방송국이 붕괴된 것을 본 당일 아침 안테나 기둥 잔해를 살펴보며, 견고한 안테나 기둥에서 길고 두꺼운 동축케이블 도난 사고와 함께 케이블이 단단한 기둥에서 떨어져 나간 것을 발견했다.

금속 절도 피해 사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원자재 가격 급등 현상이 그 주된 원인이다. 구리 가격은 5년 전인 2019년보다 약 30% 인상되었다. 강철 가격은 지난 2년간 대체로 안정화되었으나 코로나 시대에 200% 급증했다. 덩달아 절도범은 재빨리 배수구 뚜껑부터 긴 구리 케이블까지 각종 금속 재료를 절도 대상으로 삼기 시작했다. 시민 누구나 인터넷 연결 상태를 유지하도록 도운 전선 튜브, 시민사회에서 의존하는 기반 시설 모두 충분히 금속 절도범이 노리는 대상이 될 만하다. 금속 절도 범죄 증가는 종종 도난 재료의 액면가가 지나치게 비싼 현상이 원인이 된다.

세계의 전기화와 구리, 강철 및 기타 귀중한 금속 재료가 가득한 기계 의존도가 상승하면서 금속 절도 범죄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다. 절도 범죄가 발생하면, 피해자는 그 원인을 알지 못한 상태로 남게 된다. 그렇다면, 금속 절도 범죄를 막을 방법은 없는가?

금속 절도는 최근 들어 새로이 등장한 범죄는 아니다. 역사학자가 금과 귀중한 원석은 물론이고, 고대에는 이집트 파라오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금속 면도날 절도 범죄 사실을 요약하여 전달한 것을 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추후 절도범이 투탕카멘의 무덤에서 훔친 면도날을 녹여서 거래했을 확률이 높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인류의 금속 기반 시설 의존도가 말 그대로 높은 탓에 오늘날 금속 절도 범죄 피해가 과거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할 수 있다. 2024년 2월, 금속 절도 조직이 독일 철도 체계 장애를 일으키면서 일시적으로 철도 운영이 마비된 일이 있었다.

인도에서는 주요 고속도로의 길이 1km에 이르는 금속 울타리 절도 범죄 신고가 있었다. 또, 2022년에는 다리 전체가 금속 재료 절도 피해를 입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대중교통 네트워크 케이블 절도 범죄가 너무 만연한 탓에 학계는 케이블 절도가 자유로운 교통 흐름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한 논문을 작성한다. 일부 절도범은 공동묘지 묘비의 금속 명판을 훔치기도 한다. 미국과 영국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례이다.

K95.5는 안테나 기둥이 무너진 후 페인이 손상되지 않은 안테나 기둥 일부분의 안테나를 보호할 때까지 일주일 이상 방송을 중단해야 했다. K95.5는 전체 전력 중 절반만 이용하여 방송을 송출하는 상태이다. 절도범이 안테나 기둥을 땅에 고정하는 긴 지선도 훔친 탓에 기둥이 불안정해져 무너진 것으로 파악되었다. 절도범이 먼저 기둥을 무너뜨린 후 땅에 떨어진 기둥 일부분에서 구리를 빼낸 것으로 추정된다. 페인은 전체 수리 비용이 50만 달러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한다.

K95.5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이 무너진 뒤 방송국 인근 지역인 텍사스주 고물상에 구리 케이블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진 남성 한 명과 여성 한 명이 체포되었다. 촉토 카운티 보안관 테리 박(Terry Park)은 현재 용의자를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의 금속 절도 피해 사례는 K95.5에서만 발생한 사례가 아니다. 페인이 피해를 신고하기 몇 주 전, 절도범은 앨라배마주에서 비교적 작은 길이 200피트짜리 안테나 기둥을 노린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절도범은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 전체를 훔쳐 라디오 방송국 관계자를 당혹스럽게 하였다.

대규모 금속 절도 범죄와 그 여파를 연구한 적이 있는 금속 절도 범죄 전문가 겸 연구원 벤 스티클(Ben Stickle)은 “믿을 수 없지만,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을 노린 금속 절도 범죄는 독특한 사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스티클은 절도범이 금속을 노리는 정도를 처음 알게 된 때를 기억한다. 몇 년 전, 스티클이 오래되어 녹이 슨 물탱크를 길거리에 폐기물 수거를 위해 내놓았다. 당시 도로에서 차량을 몰던 어느 한 남성이 다가와 물탱크를 버릴 것인지 물어보았다. 이내 스티클은 버리고자 했던 물탱크를 자신에게 말을 건 남성의 소형 차량에 싣는 것을 도왔다. 스티클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남성은 물탱크를 차량에 싣고 유유히 떠났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남성을 도와준 뒤 길에 멍하니 서서 무슨 일이었는지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스티클의 최신 논문은 캘리포니아 내 촉매 변환기(catalytic converter) 절도 범죄 연구 내용을 다루었다. 절도범이 종종 자동차 배기관에서 유해 가스와 오염원을 없애는 촉매 변환기를 노리는 이유는 팔라듐과 백금 등 귀중한 금속이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스티클은 동료와 함께 소셜 네트워크 넥스트도어(Nextdoor)를 포함한 여러 곳에서 금속 가격과 촉매 변환기 도난 신고를 연구하면서 금속 재료 가격이 10% 인상할 때마다 촉매 변환기와 같이 금속 재료가 포함된 기기 절도 범죄가 20% 증가한다고 추산했다.

일부 근로자는 금속 추출 작업을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스티클은 2017년도 출간 저서인 『금속 추출 작업자와 절도범: 생존과 이익 추구(Metal Scrappers and Thieves: Scavenging for Survival and Profit)』에 금속 재료를 손에 넣으려 구글에서 폐건물을 검색하던 어느 한 남성과의 인터뷰 내용을 담았다. 인터뷰에 응한 남성은 구글 지도로 검색한 폐건물에 놀러 간 도시 여행자의 사진이나 영상을 찾아 구리가 있는지 확인했다. 구글을 통해 폐건물에 구리가 있는 것을 확인할 때는 해당 장소로 이동하고는 구리를 훔치기 시작했다. 스티클은 “인터뷰에 응한 이가 구리를 몰래 훔치는 데 일주일이 걸렸을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스티클은 차량과 난방 시스템을 포함한 여러 기반 시설의 전기화가 진행되면서 금속 절도범이 미래에 금속 재료를 노리는 사례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3년, 로스앤젤레스 주민은 마스크로 위장한 어느 한 운전자가 주행 도중 구리가 가득한 전기차 충전 케이블을 제거하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촬영했다고 밝혔다.

법률 집행 기관 관료의 금속 절도 범죄 우려는 날이 갈수록 커지는 추세이다. 2024년 1월, 영국 국회의원 여러 명이 지난 5년간 금속 절도 범죄 증가 추세를 담은 보고서를 발행했다. 보고서를 함께 작성한 의원은 잉글랜드, 웨일스의 금속 절도 범죄 건수가 2020년 기준 약 1만 7,500건에서 2023년 기준 2만 8,500건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음을 나타내는 통계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조직범죄가 주를 이룬다는 결론을 내렸다.

영국 금속재활용협회(British Metals Recycling Association) 관계자 안토니아 그레이(Antonia Grey)는 “폐금속 중개 거래법(Scrap Metal Dealers Act) 집행 부재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2013년 도입된 폐금속 중개 거래법은 당시 금속 재료 가격 인상과 관련된 절도 범죄가 급증하자 시행되었다. 법은 금속 중개 거래자의 라이선스 취득과 폐금속 판매자 공식 인증 확보를 골자로 하며, 경찰의 ‘토네이도 작전(Operation Tornado)’ 시행과 함께 도입되었다. 토네이도 작전 이후 영국 내 금속 절도 범죄율은 48% 감소했다. 핵심 목적은 금속 중개 거래인의 실물 사진 인증 의무화를 통한 합법 거래이다.

토네이도 작전을 이끈 전직 경찰관이자 현재 금속 절도 범죄 관련 경찰 자문 기관인 오니스 컨설팅(Onis Consulting)을 운영하는 로빈 에드워드(Robin Edwards)는 “토네이도 작전은 시작과 즉시에 성공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2014년, 금속 범죄가 감소한 뒤 법률 집행도 급격히 감소한 점을 지적했다. 이제 금속 절도 문제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에드워드는 오늘날 경찰관은 고물상을 조사하면서 알아야 할 사항을 추가로 교육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고물상에 도난 금속이 있는 것이 확실한가, 금속이 고물상에서 분해된 것인지 혹은 절도 범죄를 의심할 수 있는지 구분하는 방법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에드워드는 금속 절도범이 다음 범죄를 개시할 곳을 추측하는 분석 작업을 활용하여 선제 대응 순찰을 하는 방법도 범죄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한다. 미국 폐금속 재활용 산업 연구소(Institute of Scrap Recycling Industries, ISRI) 법률 집행 활동 소장 토드 포어만(Todd Foreman)도 에드워드의 견해에 동의한다. 포어만은 ISRI 웹사이트 중 한 곳인 ScrapTheftAlert.com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는 지도를 제작해, 범죄학자가 금속 관련 범죄 우발 지역을 예측하도록 도움을 주고자 한다.

그러나 금속 범죄 우발 지역 예측 시스템은 저소득층과 소수민족 사회 밀집 지역을 부당하게 수사 대상으로 삼는 등 편견에 따른 경찰 개입 우려가 발생할 수도 있다. 포어만은 차별 문제를 막으려면, 지역 사회와의 관계를 형성하여 편견에 따른 순찰을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경찰관과 법률 집행 기관이 지역 사회와의 관계 형성을 바탕으로 순찰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편견이 없는 금속 절도 범죄 수사 및 퇴치를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명확히 알 수 있다. 스티클은 미국 내 금속 절도 범죄 발생 빈도를 찾는 일은 불가능한 일에 가깝다고 말한다. 금속 절도를 다른 절도 유형과 구분하여 기록하는 지역 단위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포어만은 ScrapTheftAlert.com를 통해 구리 도난 범죄 증가 추세를 감지했다고 밝히며, 미네소타주 전기 케이블 도난 사례를 최악의 사례로 언급했다. 포어만은 “미네소타주 전기 케이블 절도범은 가로등에서 바로 케이블을 절단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윌 페인은 이미 피해를 겪었다. 하지만 텍사스주 내 고물 판매자가 절도범 사진을 촬영하여 법률 집행 기관의 수사에 도움을 주었다는 긍정적인 소식이 있었다. 페인은 금속 절도 범죄 처벌 강화가 범죄를 막는 데 어느 정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페인은 금속을 대거 보유한 이에게 무엇보다도 금속 보호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한밤중 누군가가 금속 재료만 떼 간다면, 범죄를 예방하기 어려울 것이다.

페인은 지금도 K95.5의 ‘Continuous Country’ 방송을 송출한다. 절도 범죄 이후 페인은 남아 있는 라디오 방송국 안테나 기둥을 보호하고자 보안 인력을 채용했다. 페인은 “보호 노력을 한다면, 걱정을 한시름 덜 수 있다. 지금 당장 K95.5는 촉토 카운티 내 금속 절도 범죄 우려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etal Prices Are Soaring. So Is Metal Thef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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