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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리프트 운전자, 도로 준비 중인 자율주행 차량에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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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버·리프트 운전자, 도로 준비 중인 자율주행 차량에 조언
샌프란시스코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는 이제 로봇 기업이라는 새로운 경쟁사 차량과 함께 도로 주행을 해야 한다. 기존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는 자율주행 차량에 교통 역량을 익히고, 주변 교통 흐름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한다.
By AARIAN MARSHALL, CAITLIN HARRINGTON, WIRED US

2023년 여름 샌프란시스코 일대를 걷다 보면, 궁금증을 자극하는 무언가를 보게 될 것이다. 바로 탑승자가 전혀 없지만, 도로 주행 중인 재규어 SUV와 쉐보레 해치백 등 자율주행 차량이다.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달리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은 구글의 스핀오프 기업인 웨이모와 GM 계열사인 크루즈의 차량이다. 조만간 샌프란시스코 도로에는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추가로 보급될 것으로 보인다. 2023년 8월, 캘리포니아주 규제 당국이 웨이모와 크루즈를 대상으로 샌프란시스코 내 24시간 유료 로보택시 서비스 운영을 허가했다. 두 기업 모두 허가에 앞서 수십억 달러를 들여 자율주행 차량 운행 테스트를 시행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 중인 우버, 리프트 운전기사 1만여 명은 추후 일자리를 빼앗을 수도 있는 테스트용 자율주행 차량과 같은 도로를 주행한 지 오래되었다. 운전기사는 자율주행차가 소방차와 긴급 차량, 시내버스 등의 이동 경로를 가로막고, 도로 위에서 갑자기 정체하면서 교통체증 원인이 되는 등 도시 관료의 분노를 자극한 도로 위 문제를 코앞에서 지켜보았다.

와이어드는 샌프란시스코에서 근무하는 운전기사 10명과 그동안 로보택시를 보았던 경험과 엄격한 공공 서비스 관리를 두고 기대하는 바를 주제로 대화했다. 놀람과 거부감, 무관심 등 다양한 태도로 로보택시를 본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는 종종 우버, 리프트 등 플랫폼의 알고리즘 변덕과 직업 불안정성에 익숙해졌다. 그리고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운전기사는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달릴 새로운 로보택시를 향해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일부 운전기사는 친근한 조언을 건넸다. 반대로 어떠한 조언도 하지 않은 운전기사도 있다.

간혹 사소한 규정 위반 필요
일반적으로 로보택시는 법률 규정을 따르도록 설계됐다. 웨이모 대변인 줄리아 일리나(Julia Ilina)는 웨이모 차량이 예의를 갖추고 사려 깊은 방어 운전을 하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차량 공유 플랫폼 운전기사 여러 명은 간혹 사소한 도로 교통 규정을 위반해야 할 때도 있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알렉스 포포빅스(Alex Popovics)는 “차량 공유 서비스 승객은 지나치게 과도한 대접을 받는다. 원하는 곳으로 운전기사를 호출하는 것에 익숙해졌다”라고 말했다. 포포빅스는 사실상 과태료가 부과될 행동인 잠깐 도로를 막는 행동과 도로 한가운데서 승객을 태우는 것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과태료를 내더라도 잠깐 도로를 막는 것을 선택할 것이라고 말한다. 인간 운전자는 계속 사소한 도로 규정 위반 행위로 과태료를 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끊임없이 적당히 융통성을 발휘하려 하지만, 포포빅스가 본 인공지능(AI)을 이용하여 주행하는 차량은 융통성이 적다.

간혹 어쩔 수 없이 규정을 위반할 수밖에 없는 상황도 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 글라우코 마리뇨(Glauco Marinho)는 새해 전날 샌프란시스코 시청에서 어느 한 승객의 호출을 받았던 때를 기억한다. 당시 도로가 파티 때문에 봉쇄돼, 사실상 운전기사가 불법 유턴을 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마리뇨는 도로 한가운데를 느린 속도로 주행하는 로보택시와 위험한 조명 깜빡임 등을 피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상 합법적인 행동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마리뇨는 “앞뒤로는 만취한 상태로 도로를 걷는 행인이 많았다. 따라서 주변에 정차할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라고 말했다.

일리나도 훌륭한 운전기사가 가끔 상황에 따라 법을 위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어, 웨이모의 로보택시는 자전거 탑승자를 포함하여 도로를 주행하는 다른 이들과 안전거리를 유지하려 중앙선을 침범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차량 좌석 청결 유지
훌륭한 운전기사가 되려면, 도로 상황은 물론이고 탑승객의 상황도 잘 파악해야 한다. 포포빅스는 어느 한 탑승객이 차 안에서 토한 것이 차량 천장에 튄 것을 네 시간 동안 지우다가 결국, 세차 서비스를 이용했다. 이후 승객이 토할 위험성을 더 자세히 살피기 시작했다. 이제는 매번 승객을 만난 다음에 승객의 컨디션을 묻는다. 포포빅스는 “승객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가 아니라 술에 취한 정도를 확인하려 말을 건다”라고 밝혔다. 이제는 승객이 속이 울렁거릴 때마다 건넬 비닐봉지를 차량에 항상 보관한다.
 
“무인 자율주행 차량은 성매매를 하는 이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차량이다.”
가베 에츠-호킨, 운전기사

앱으로 호출하는 로보택시 내부에는 카메라와 양방향 음성 링크가 있지만, 차량과 차량 감독 담당자 모두 탑승객의 만취 수준이나 건강 상태를 예측할 수 없다. 2023년 초 샌프란시스코 관료는 탑승객이 로보택시 안에서 잠들어서 원격으로 깨울 수 없었던 탓에 로보택시 운영 기업이 긴급 전화를 건 사례가 3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는 구토 이외에도 다른 체액이 차량에 묻을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 라이드셰어 가이(Rideshare Guy)라는 웹사이트에서 우버와 리프트 운전기사를 위한 글을 작성하는 샌프란시스코 운전기사 가베 에츠-호킨(Gabe Ets-Hokin)은 무인 자율주행 차량이 성매매를 하는 이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설계한 차량이라고 생각한다. 에츠-호킨은 실제 운전기사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간 운전자가 있어도 승객의 의도적인 행동을 항상 막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크루즈는 청결 수수료 정책을 마련했다. 정책에 따라 구토를 포함한 각종 액체나 악취를 풍기는 오물로 차량을 심각하게 더럽힌 승객에게는 최고 150달러를 청구한다. 웨이모 대변인 일리나는 인간 근로자가 차량에 장착된 카메라로 차량 상황을 보고, 승객 탑승 전후로 차량 청소가 필요한가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로보택시가 충전이나 차량 유지를 위해 차고지로 돌아올 때마다 항상 청소한다고 전했다.

차량 뒤를 조심하라
샌프란시스코 일부 주민은 스포츠를 위해 무인 자율주행 차량을 쫓는다. 2023년 7월, 도로 안전 운동가 집단이 ‘위크 오브 콘(Week of Cone)’이라는 단체를 형성해, 차량 후드에 오렌지색 트래픽콘을 두면서 차량이 이동하지 못하도록 했다. 최근에는 차량에 콘을 계속 부착하겠다고 약속하자 로보택시 기업은 샌프란시스코 내 유료 로보택시 탑승 서비스 범위 확장을 준비 중이다.
 
“간혹 로보택시를 보면서 약간 두려울 때도 있다.”
제이슨 먼더로,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

운전기사인 제이슨 먼더로(Jason Munderloh)는 버스 정류장에 있던 아이들이 도로로 뛰어들어 주행 중인 차량을 방해하고는 로보택시의 주행 유연성을 실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먼더로는 “어린 아이들은 영감을 준다”라고 말했다. 간혹 장난을 치는 10대를 보지만, 많은 이들이 테크 업계 대기업의 기술을 향한 불신 때문에 로보택시를 반대한다. 먼더로는 “샌프란시스코 주민은 기술 기반 변화를 의도치 않게 주목하게 된다. 기술 때문에 주민의 삶이 계속 악화된다. 간혹 로보택시를 보면서 약간 두려울 때도 있다”라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항상 대비하라
자율주행 차량은 이례적인 교통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다. 인구 밀도가 높고, 갈수록 극심한 날씨 때문에 변하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흔한 일이다. 로보택시가 인간 운전기사와 경쟁하고자 한다면, 각종 상황에 적응해야 한다. 샌프란시스코 관료는 오래전부터 자율주행 차량이 소방차나 긴급 출동 차량의 이동 경로를 막고, 기차와 버스 이동도 방해한 사례를 두고 불만을 이야기했다. 근무 중인 차량 공유 플랫폼 운영사의 보복을 우려해, 마이클이라고만 이름을 밝힌 운전기사는 2023년 초 갑자기 사무실 건물 창문이 깨질 정도로 거센 바람이 몰아치던 날 샌프란시스코 도로를 주행하던 중 로보택시가 멈춘 때를 떠올렸다. 마이클은 도로에 쓰러진 나무 주변과 근처에 정차된 자율주행 차량을 피해야 하는 상황에서 오도가도 못한 적이 있었다. 교통신호 전기가 정전돼, 도로 상황을 판단하지 못하고 사거리에 멈추어 헤매던 무인 자율주행 차량과 불빛이 깜빡이는 위험을 피해야 했던 때도 있다.
 
“출퇴근 시간대와 같이 교통 체증이 빈번한 시간에는 로보택시 주행을 피하기를 바란다.”
리디아 올슨,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기사

또 다른 운전 기사인 리디아 올슨(Lydia Olson)은 자율주행 차량이 추가로 보급되면서 전문 운전기사에 익숙하던 차량의 한계가 더 널리 알려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슨은 마지막 고속도로 진입로였던 혼잡한 교차로 한가운데서 이동하지 못하고 남겨진 자율주행 차량 때문에 길이 막힌 때를 떠올렸다. 고속도로 진입로는 로보택시가 주행할 일이 거의 없는 도로였다. (웨이모는 베이 에어리어 자유로에서 로보택시 주행을 시험 중이다.) 올슨은 “많은 이들이 자율주행 기술을 긍정적으로 보게 될 것이다. 출퇴근 시간대와 같이 교통 체증이 빈번한 시간에는 로보택시 주행을 피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웨이모는 2023년 8월 게재한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도로를 주행하는 로보택시가 차량 전 영역에 걸쳐 도로 상황을 학습하는 고유한 능력을 갖추었다”라며, 차량 소프트웨어를 꾸준히 업데이트한다고 전했다. 크루즈 대변인 나비데 포가니(Navideh Forghani)는 “크루즈 차량은 지치거나 주행 중 집중력을 잃거나 피해를 일으킬 일이 절대로 없다”라며, 고객과 도로의 다른 차량 탑승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여긴다는 내용의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일부 운전자는 다른 운전기사와 로보택시를 접한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로보택시의 시대에 더 큰 관심을 두게 되었다. 2022년, 운전기사 샘 고머스(Sam Gormus)는 어느 한 인간 운전자가 자신의 차량 뒷부분을 친 탓에 4주간 차량 범퍼 수리를 마칠 때까지 소득이 끊긴 적이 있다고 전했다. 고머스는 카메라와 센서를 잔뜩 장착한 자율주행 차량이 녹색 신호일 때 휴대전화를 든 인간 운전자를 보는 것보다 편하다고 느낀다. 고머스는 “도로에 나를 제외한 인간 운전자가 없다면, 그리 짜증 날 일이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항상 고객이 옳다
먼더로는 고객 다섯 명 중 한 명꼴로 탑승객 이동 이외에 다른 문제로 어느 정도 고객 서비스를 요구한다고 말한다. 고객이 요구하는 사항 중에는 관광지 안내나 이동 문제 도움, 이동이 까다로운 차량 탑승 지점 선택 호출 등이다. 최근, 먼더로는 샌프란시스코대학교 근처에서 어느 한 승객이 스마트폰 배터리가 방전된 채로 로보택시에 상황을 설명하려던 것을 보았다. 로보택시가 도로 한가운데 멈춘 상황에서 인간 지원 요원이 로보택시에 장착된 스피커로 응답했으며, 스피커에서 들리는 소리를 가까이서 들을 수 있었다. 먼더로는 “차량 운행 시 승객과 협상해야 하는 문제는 교통 상황만이 아니다. 탑승 서비스 이용자와 일종의 사업 협상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웨이모와 크루즈 모두 앱과 차량 내부 링크를 통해 고객 문의에 응답할 전문 인간 고객 지원팀 인력을 채용했다. 또한, 탑승객이 로봇 탑승 시 이동을 도울 접근성 기능도 제공한다.)

다른 운전자는 대다수 승객이 구형 차량과 신형 차량을 구분할 가능성에도 의구심을 품었다. 가베 에츠-호킨은 “대다수 승객이 스마트폰으로 호출에 응하는 차량이 오는 것을 보고자 한다. 어찌 되었든 운전기사를 로봇처럼 대한다”라고 말했다.

운전기사가 되고 싶다면 지원하라
팀스터스(Teamsters), 샌프란시스코 택시 근로자 동맹(San Francisco Taxi Workers Alliance) 등 노동조합은 자율주행 차량에 운전기사의 일자리를 위협한다고 비판했다. 로보택시 기술에 대한 생각을 묻자 데이비드 아일랜드(David Ireland)라는 운전기사는 다음과 같이 분명하게 말했다. 그는 “로보택시 기술은 최악이다. 운전기사의 일자리와 소득을 빼앗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로보택시가 인간의 일자리를 위협할 가능성을 오래 우려하지는 않았다. 앞으로 몇 년간 로보택시가 서비스를 운영할 준비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많은 운전기사가 자율주행 차량이 일자리를 위협하기 전 은퇴할 것으로 예측할 것을 기대한다. 혹은 기대한다고 말하는 것이 정확할 수도 있다.

웨이모 대변인 줄리아 일리나는 일리나는 “앞으로 몇 년간 운전기사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다”라며, 웨이모가 로보택시 배치 범위를 넓히면서 차량 배치 담당자, 기술자, 고객 지원 인력 등 일자리 수천 개를 추가로 창출했다고 밝혔다. 2023년 5월, 뉴욕타임스 팟캐스트 인터뷰 도중 크루즈 CEO 카일 보그트(Kyle Vogt)는 크루즈를 포함한 여러 경쟁사가 바란 것보다 로보택시 기술 작업에 오랜 시간이 걸린 것이 전문 운전기사에게 축복이라는 사실을 주장했다. 그는 “로보택시 기술의 멋진 부작용은 많은 이들이 로보택시 기술이 보급될 것을 안다는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간혹 로보택시 기술이 보급될 것을 아는 이들 중 로보택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이들도 있다. 와이어드의 취재에 응한 운전 기사 몇 명은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싸우기에는 로보택시 기술이 너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지난 몇 년간 운전기사의 소득이 줄어든 탓에 운전기사라는 일을 유지한다고 해서 돌아오는 보상이 없기 때문이다. 로보택시 기술 때문에 일자리를 빼앗길 것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고 밝힌 샘 고머스는 “차량 공유 플랫폼 운전기사는 임시직이다. 언제든지 운전기사라는 일을 그만두고 다른 일자리를 찾아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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