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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거래위원회 반대파 “SEC, 암호화폐에 온건한 태도 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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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증권거래위원회 반대파 “SEC, 암호화폐에 온건한 태도 취해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디지털 자산에 강경 대응한다. 그러나 증권거래위원회 소속 위원 중 한 명은 암호화폐 규제 수준이 너무 지나치다고 말한다.
By JOEL KHALILI, WIRED UK

암호화폐 시장에 무언가 필요하다. 2022년, 암호화폐 업계의 파산 사태로 수십억 달러가 증발하고, 수백만 달러 상당의 해킹 피해가 추가로 발생했다. 암호화폐 업계의 대규모 자산 손실에 따른 혼란 사태는 암호화폐 친화적 성격을 지닌 최대 은행 기관 두 곳인 실버게이트(Silvergate)와 시그니처(Signature)은행의 파산과 함께 기존 금융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암호화폐 기업과 실버게이트, 시그니처 은행 파산 사태가 이어지는 내내 신규 스캠 토큰이 시장에 넘쳐났다.

미국에서는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규제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업계 규제 관할 권한을 두고 싸움을 벌이고 있다.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의장이 이끄는 SEC는 2022년 11월 발생한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이후 암호화폐 업계를 대상으로 더 강력한 규제를 펼치기 시작했다. FTX 사태 이후 SEC는 제미니(Gemini), 제네시스(Genesis)부터 크라켄(Kraken), 코인베이스(Coinbase)까지 암호화폐 업계 거물급 기업 여러 곳을 상대로 법률 집행을 개시하거나 제소 가능성을 두고 위협을 가했다.

그러나 SEC 내 고위급 인사 중 한 명은 SEC의 강경한 태도에 동의하지 않는다. SEC 위원 5인 중 한 명인 헤스터 피어스(Hester Peirce) 위원은 여러 차례에 걸쳐 SEC의 암호화폐 규제 전략을 반대한다는 의견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피어스 위원은 SEC의 태도 원인이 SEC의 공식 관리 권한을 키우기 위해 여러 차례 법률 집행에 나서는 ‘사법권 최대화’라고 주장했다. 피어스 위원은 SEC의 암호화폐 기업 제소가 암호화폐 업계의 규제 준수 수준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본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업계 규제 권한을 주장할 방법 중 하나는 법률 집행이다. SEC는 여러 암호화폐 기업을 제소하면서 관할 권한을 주장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기업이 따를 명확한 지침을 마련하는 대신 SEC의 관할 영역 확보를 추진한 탓에 SEC가 암호화폐 업계 규제 기관을 판단하는 것이 더 혼란스러워졌다. 피어스 위원은 “SEC는 그동안 규제 기관의 역할을 하지 않았다. 규제 준수 방법을 제시하지도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피어스 위원은 여러 차례 SEC의 태도를 반대한다는 공개 발언을 하였다. 가장 최근에는 SEC가 관리할 암호화폐 활동 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 정의 변경안을 반대하였다. 피어스 위원은 SEC가 암호화폐의 적절한 견제와 균형 관련 대중적 논리를 돕고,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암호화폐 업계와 규제 기관 간의 관계 치유를 위해 설계되었다고 말한다.

피어스 위원은 SEC의 현재 암호화폐 규제 방식이 암호화폐 유명 인사가 열렬히 언급하는 ‘법률 집행에 따른 규제’와 많은 기업이 주목할 만한 판결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규제 준수 의무 측면에서는 불확실한 상황에 놓이게 되는 ‘모호함에 따른 규제’가 결합된 방식이라고 전했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규제 관계가 암호화폐 업계와 SEC 간의 상호 신뢰의 사소한 부분도 저하하였다고 본다.

암호화폐 업계에서 공통으로 분노를 표출하는 부분은 최근, 규제 기관이 각각 코인베이스바이낸스를 제소한 일이 기존 법률 규정에 맞아떨어지지 않는 암호화폐 업계의 측면을 중심으로 한 암호화폐 업계의 논의 시도가 결실을 거의 거두지 못한 사실이다.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 책임자 폴 그루왈(Paul Grewal)은 코인베이스가 SEC와 30차례 넘게 가진 회담은 일방적인 독백과 같았다고 전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피어스 위원은 그루왈의 주장에 공감했다. 이어, SEC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한 가지 이유로 암호화폐 업계 규제 관련 논의가 필요성에 따른 특수한 목적을 바탕으로 폐쇄된 공간에서 이루어져 여러 암호화폐 기업 간 서비스 제공 규정 준수 방법 이해 방식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업계 규제의 올바른 규제 방식을 공개 장소에서 대화하는 것과 달리 비공개 장소에 모여 각각의 업계 내 기업과 따로 협상한다면, 각종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중대한 논의는 공개 장소에서 진행하여 특정 기관에만 실효성이 있는 규정을 마련하는 결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업계 내 모든 기관에 모두 똑같이 실효성이 있는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 규제 준수 문제와 관련하여 일회성으로 비공개 논의가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켜보는 것에 신물이 났다. 권력의 역학 모두 잘못되었다”라고 말했다.

또, 피어스 의원은 SEC가 미 의회의 적절한 암호화폐 자산 분류 지시 부재로 이익을 누리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확실한 법안이 없어, SEC는 대다수 암호화폐 자산이 증권이라는 믿음을 바탕으로 마구 법률 집행에 나서면서 SEC의 관할 권한을 성공적으로 확보하려 한다”라고 설명했다.

겐슬러 의장은 증권법을 암호화폐에 적용하는 방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대다수 암호화폐는 증권이므로 SEC의 감독 대상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암호화폐 기업은 SEC에 등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요구사항 보고를 시행하는 동시에 처음부터 암호화폐 기업 운영 시 규정을 준수하도록 하여 불가피한 상황에서 법적 대응을 할 기회를 제한하려는 과정이다.

그러나 코인베이스와 같은 기업은 실질적으로 SEC에 등록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기존 절차가 암호화폐의 특수한 속성을 수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암호화폐 업계가 채택하는 기본 기술의 탈중앙화라는 특성과 스테이킹 등 업계가 지원하는 암호화폐 활동에는 맞춤형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4월 24일(현지 시각), 코인베이스는 연방 법원에 명령 요청서를 제출하며, SEC가 2022년 7월 자로 제출된 신규 암호화폐 지침 청원에 답변할 수밖에 없는 방안을 모색했다.

반면,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분류 범주를 중심으로 제기된 여러 의문점이 SEC가 다룰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피어스 위원은 “SEC는 그동안 일종의 포괄적인 대응을 택했다. 각각의 사건이 고유한 특성을 지녔다는 점에서 SEC가 더 정확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기업과 소비자는 증권 거래 여부를 알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알지 못한다면, 사업 운영 및 규제 상황에서 진전을 거둘 수 없으며, 활동이 마비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겐슬러 의장은 4월 18일(현지 시각),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House Financial Services Committee) 청문회 현장에서 모호한 규제 효과 관련 심문을 받았다. 청문회는 겐슬러 의장만이 참석했다. 위원회 의장인 패트릭 맥헨리(Patrick McHenry) 노스캐롤라이나주 공화당 하원 의원은 겐슬러 의장에게 SEC의 법률 집행 전략 설명과 암호화폐 업계 전용 지침 부재를 질문하며, 비판론을 반복 이야기하였다. 맥헨리 의원은 “SEC의 암호화폐 규제 시도는 전혀 명확하지 않다. 암호화폐 규제가 안전성과 암호화폐 상품의 합리성을 부여한다고 생각하는가? 소비자 보호를 실현할 수 있다고 보는가? 암호화폐 규제가 혁신의 가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이 세 가지 질문에 ‘아니오’라고 짧게 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의 또 다른 공화당 소속 위원인 워렌 데이비슨(Warren Davidson) 의원은 SEC가 사실상 암호화폐 금지를 시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SEC가 구조 개편을 시행하고 겐슬러 의장이 SEC 의장직에서 물러나도록 할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겐슬러 의장은 암호화폐 시장을 기존 SEC 지침 준수 대상으로 적용할 수 있다는 주장과 대다수 암호화폐 토큰은 증권이라는 주장을 고수하며, 결과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위반이 만연하다고 주장했다. SEC는 청문회 증언 이외의 추가 의견 설명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SEC 관계자 모두 SEC의 암호화폐 규제 전략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업계도 새로이 SEC의 관할 대상으로 확보하려는 노력이 “미국인을 위한 일을 한다”라는 SEC의 핵심 목표를 저하한다고 비판한다.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기업을 자체적으로 압박하여 기존 법률 틀에 적용해야만 하거나 미국을 떠나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려 SEC가 관할 권한 확보에 나서는 것이 요점을 잃는 것이라고 우려한다. 피어스 위원은 “정부 기관은 시민을 위해 일한다고 가정한다. 그러나 간혹 정부가 시민이 원하는 것과 일관성이 없는 일을 한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라고 말했다.

SEC의 사법 관할권 최대화 시도가 자칫하면, 많은 기업의 해외 이주를 유도하면서 미국의 금융 분야 기술 혁신 중심지라는 지위를 파괴할 수 있다.

암호화폐 업계는 적대적인 규제 권한 해석에 지쳐 미국 사업 운영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기 시작했다. 3월 31일(현지 시각),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렉스(Bittrex)는 SEC에 피소된 후 미국 사업 운영 종료를 공식 발표했다. 4월 20일(현지 시각), 나스닥 상장 기업인 코인베이스는 버뮤다 사업 운영 허가 권한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코인베이스 CEO 브라이언 암스트롱(Brian Armstrong)은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본사 이전을 포함해 선택할 수 있는 모든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피어스 위원은 “규제 기관의 새로운 기술과 자산 분류를 다룰 기회가 걸린 문제라는 점에서 안타까운 소식이다. SEC는 자체적으로 암호화폐라는 새로운 기술과 자산 그 무엇도 수용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된 SEC는 각자 다른 의견을 합의하려 한다. 피어스 위원이 반기는 부분이다. 그러나 SEC의 암호화폐 규제 태도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고수하는 피어스 위원은 암호화폐 문제와 관련, SEC의 태도가 틀렸다는 사실이 확실하다는 점을 두고 동료 위원을 설득하려 한다.

지금까지 피어스 위원의 노력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 피어스 위원은 “비공식적으로 논의한 모든 관점을 설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금까지 동료 위원을 대상으로 SEC가 잘못된 방법을 고수한다는 사실을 설득하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n SEC Dissenter Says the Regulator Must Ease Off Cry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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