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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토스터기처럼 생긴 자율주행 차량이 많은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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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퀴 달린 토스터기처럼 생긴 자율주행 차량이 많은 이유는?
핸들이나 페달이 필요 없는 큐브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은 승객이 차량 내부에서 이동할 공간이 비교적 넓다. 아마존 계열사 죽스가 가장 최근 공개된 큐브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은 탑승 정원이 4명이다.
By AARIAN MARSHALL, WIRED US

미래에 온 것을 환영한다. 토스터기 안에 탑승할 수 있다.

12월 14일(현지 시각), 아마존이 올해 여름, 12억 달러(1조 3,092억 원)에 인수한 자율주행 차량 개발 기업 죽스(Zoox)가 자체 제작한 로보택시를 공개했다. 죽스가 6년 동안 개발한 로보택시의 디자인은 어딘가 친숙해 보일 수 있다. 지난 몇 년간 차량 제조사나 엔지니어, 차량 공유 업체, 스타트업 등 여러 기업이 선보인 자율주행 차량의 컨셉 대부분 훌륭한 직사각형 박스 형태였다.

이번에 공개된 자율주행 로보택시는 제작된 형태와 기능이 같다. 업계 전문가 다수가 오랫동안 최초의 자율주행 차량은 우버풀과 같은 형태로 여러 사람이 탑승하고 주행하는 공유형 전기 셔틀 차량일 것으로 예측했다. 핸들이나 페달이 전혀 필요 없는 큐브 형태의 로보택시는 승객이 차량 내부에서 움직일 수 있는 더 넓은 공간을 제공한다. 죽스의 공동 창립자 겸 최고기술관리자인 제시 레빈슨(Jesse Levinson)은 “내부 공간을 최대한 늘리고, 외부 공간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로보택시를 제작하기로 결정했다”라고 말했다.
 
[사진=Zoox]
[사진=Zoox]

언젠가는 라스베가스나 샌프란시스코 등 여러 도시의 차량 공유 네트워크로 운행될 예정인 민트 그린 색상의 로보택시는 양방향으로 움직이며, 급격히 회전하는 반경을 지니고 있다. 이 덕분에 복잡한 도로에서 이동하기 더 쉽다. 죽스는 이번에 개발된 자율주행 로보택시가 전기 차량이며,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6시간, 최대 시속 75마일(약 120km)로 주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죽스는 로보택시가 실제 도로에 등장할 구체적인 시기를 밝히지 않았다. 그리고, 레빈슨은 죽스 팀이 지금도 차량의 실제 자율주행 부분과 관련이 있는 자율주행 소프트웨어가 완벽하게 작동하도록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도요타 하이랜더(Toyota Highlanders)에 2017년부터 샌프란시스코에서 테스트가 이루어진 죽스의 자율주행 소프트에어가 적용됐다.

자율주행 차량의 대중화 진전 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죽스의 로보택시는 우선 사람이 탑승한 채로 이동하기보다는 짐을 운반하는 용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짐은 좌회전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로보택시가 먼 거리를 돌아서 주행하는 것에 불만을 늘어놓지 않는다. 죽스는 아마존의 지나친 권력에도 불구하고 로보택시에만 집중하는 것을 고수한다. 그러나 레빈슨은 “죽스의 로보택시 플랫폼으로 많은 것이 가능할 것이다”라고 말한다.

바퀴가 달린 전자레인지와 같이 생긴 자율주행 차량에 탑승해보자. GM의 계열사 크루즈(Cruise)는 올해 초, 특수 목적으로 설계된 6인승 차량 오리진(Origin)을 제작했다. 크루즈 하드웨어 부분 수석 부사장 칼 젠킨스(Carl Jenkins)는 차량 상단이 적색 계열인 큐브 형태의 오리진은 “기존의 차량에 절대 존재하지 않았던 것과 같은 형태”로 제작됐다고 말한다. 그는 오리진이 더 이상 기존 SUV보다 크지 않지만, 더 많은 사람과 짐을 운반할 수 있다고 말한다. 2018년, 우버와 아마존의 손을 잡고 최초로 공개한 컨셉인 도요타의 이-팔레트(e-Pallette)의 외관은 모듈과 같은 형태의 사각형이다. 이-팔레트는 피자 배달 혹은 짐 운반 등을 위한 차량 공유 서비스 운행 차량으로 적합하다. 혹은 바퀴가 달린 사무실로도 적합한 형태처럼 보인다. 이-팔레트는 코로나19 때문에 지연된 2020년 도쿄 올림픽과 패럴림픽 개최 일정에 맞추어 선수가 탑승할 수 있도록 운행을 시작할 예정이었다. (도요타 대변인은 이후, 이-팔레트 운행 일정을 추가로 밝히지 않았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옵티머스 라이드(Optimus Ride)와 메이 모빌리티(May Mobility)도 이미 박스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을 선보였다. 모두 미국의 한정적인 지역사회 범위 내에서 테스트 중이다.
 

크루즈의 오리진과 죽스의 로보택시에는 또 다른 장점이 있다. 오리진은 제대로 적용된 센서의 도움만으로 움직인다. 레이더와 라이다, 카메라 등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차량의 위치와 주변에 있는 사물을 알려준다. 직사각형 형태의 차량이 더 확실한 시야 라인과 센서 간 중복 작동 기능이 작동하도록 만들어, 시스템의 측정 결과가 맞는지 재확인한다. 죽스의 로보택시는 차량의 모서리 모두 로봇 눈으로 가득한 센서를 두고 있으며, 각각 270도의 시야각을 지니고 있다. 보스턴 자율주행 기술 개발 기업 옵티머스 라이드의 CEO 션 해링턴(Sean Harrington)은 “높은 수준의 성능과 안전성을 갖추면서 효율성을 지닌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박스 형태로 제작된 옵티머스 라이드의 차량은 안전성이 더 뛰어나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의미이다.

또한, 전기차의 기능적인 부분도 훌륭하다. 대다수 자율주행 차량 제조사가 처음 선보이는 제품은 전기차가 될 것이라는 약속을 했다. 기존의 연소 차량에는 엔진과 구동계가 있다. 그러나 전기차에는 소형 동력 장치가 있으며, 필요한 부품에 둘러싸여 있다. 동력장치는 죽스의 로보택시와 같은 차량의 바닥에 잘 맞는다.

물론 일부 자율주행 차량 제조사는 큐브 형태의 차량을 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 피닉스 주요 지역에서 자율주행 차량 공유 서비스를 운영하는 웨이모는 2017년, 작은 주전자처럼 생긴 파이어플라이(Firefly) 디자인 제작을 중단했다. 당시 웨이모 임원은 크라이슬러 퍼시피카, 재규어 I-페이스 등과 같이 대량 생산된 차량에서 자사 소프트웨어를 운영한다면,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빨리 완벽한 자율주행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피닉스 도로에서 안전을 중시하는 일부 운전자는 웨이모의 SUV 차량을 직접 운전한다) 지난주, 우버의 자율주행 부서를 인수한 스타트업 오로라는 모든 차량에 적용할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초로 상용화된 시스템은 사람을 탑승시키는 대신 물건을 운반하는 용도로 사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큐브 형태의 자율주행 차량에는 또 다른 특징이 있다. 다른 자율주행 차량보다 덜 무섭고, 간혹 사랑스러운 형태를 지니고 있다. 공기 역학적 특성을 보이지 않은 차별화된 차량의 외관은 매우 조용하고 안전하다는 점을 나타낸다. 자칫하면 많은 사람이 겁에 질리게 할 수 있는 자율주행 기술에서 반가운 시각적 기준이다. 시장 분석 기관 가이드하우스 인사이츠(Guidehouse Insights) 소속 애널리스트 샘 애뷰엘사미드(Sam Abuelsamid)는 “많은 사람이 승객을 탑승시킨 채로 자동으로 주행하는 사이버 트럭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반면, 죽스의 로보택시처럼 넓고 창문을 지닌 큐브 형태의 차량은 “나중에 언젠가는 탑승하러 오세요”라고 말하는 듯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y Do Many Self-Driving Cars Look Like Toasters on Whee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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