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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출입금지 지대로 향하는 기괴한 인구 유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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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출입금지 지대로 향하는 기괴한 인구 유입
피난 귀환 후 방사능 수치가 높지 않다고 여겨지는 마을 조차 불안감

/ By Laura Mallonee, WIRED US

 

벚꽃이 피기 시작한 3월 후쿠시마, 다이치 원자력발전소로부터 12마일 떨어진 축구 경기장에서 올림픽 성화 릴레이가 시작된다. 인근 종합운동장에서는 야구, 소프트볼 경기가 열린다. 9년 전에 있었던 비극적인 원자력발전소 노심융해 기억이 아직 생생한 일부 참석자들은 이 광경에 놀라며 걱정할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에 남아있는 방사능 오염 제거와 도시 기능 회복을 위해 노력 중이며, 서서히 사람들은 출입금지 지역으로 돌아가는 중이다.

길레스 프라이스(Giles Price)는 그가 새로 발간한 책 ‘제한된 거주지(Restricted Residence)’에서 기괴한 변화 과정을 탐구했다. 이 책은 건설 노동자, 사무용 드론 그리고 거의 비어 있는 길거리를 배회하는 대가로 정부로부터 보수를 받는 택시 운전사의 내용을 담았다. 택시를 탈 만한 거주자가 적기 때문이다. "이 고립된 지역에서 다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며 “아직 잡초가 무성한 황폐한 집 옆에 새로 건축한 집이 있다”고 프라이스는 말한다.

진도 9.0 규모의 동일본대지진은 2011년 3월 11일 일본의 동북 해안을 강타하고 난 뒤 방파제를 뚫고 모든 발전소에 공급되는 전력을 끊었다. 3개의 원자로에서 녹은 원료는 방사성 입자 940PBq(페타베크렐)을 방출했다. 이는 지구상의 모든 사람이 무료 엑스레이를 한 번 받았을 때의 배출되는 방사 선량과 동일하다. 그 이후, 10만 명 넘는 사람들이 발전소 반경 12마일 밖으로 피신했다. 

일본은 그 후 270억 달러를 쏟아부어 청소와 뒷수습에 나섰다. 약 7만5000명의 근로자들도로, 벽, 지붕, 배수로, 배수관을 닦아냈다. 그들은 풀, 나무, 표토(겉흙)가 어우러진 6억 제곱 피트에 달하는 지역의 바닥을 뜯어냈고 내용물을 수백만 개 방수포에 담았다. 원자로 자체는 해체 중이며, 자연 상태 범위 내인 시간당 0.37 마이크로시버트로 내려간 주거지 방사능 농도 비율은 사고 직후 보다 71% 감소했다.

정상으로 돌아가기 원하는 일본 정부는 2014년 연간 방사선량이 20밀리시버트 이하인 지역에 대피 명령을 해제하기 시작했다. 이는 가슴에 엑스레이를 200번 맞으면 쌓이는 방사선량과 동일하고 국제 기준으로 안전하다고 간주하는 최대량의 20배에 해당한다. 주민들을 다시 끌어들이기 위해 정부는 종합운동장, 태양열 설비 제조 공장, 양로원, 고속도로뿐 아니라 병원, 초등학교, 집, 아파트, 쇼핑몰을 짓거나 다시 열었다. 원자력 발전소를 소유하고 있는 도쿄 전력은 피난민에 매달 1000달러씩 주었던 정착지 지원금도 중단했다.

영국 국적의 길레스 프라이스 사진가는 후쿠시마 출입금지지역으로 되돌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 ‘제한된 거주지’를 펴냈다. [사진= IAEA IMAGEBANK/FLICKR]
영국 국적의 길레스 프라이스 사진가는 후쿠시마 출입금지지역으로 되돌아오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기록한 책 ‘제한된 거주지’를 펴냈다. [사진= IAEA IMAGEBANK/FLICKR]


프라이스는 2008년 그의 집 근처에서 런던 올림픽에 활용될 건축물을 짓는 공사가 시작됐을 당시부터 올림픽 경기장에 대해 연구를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프라이스는 후쿠시마의 도시재생 프로젝트에 대해 알게 됐다. 이 이야기는 그를 사로잡았다. 그래서 2017년 그는 도쿄로 날아가 통역사를 고용하고 자동차 창문을 꽉 닫은 채 후쿠시마 중심부로 차를 몰았다. 프라이스는 이를 "이상한 심리적인 문제이다. 왜냐하면 가는 곳이 변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보거나 느낄 수 없는 방식으로 변했기 때문”이라며 “원자력은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사선량이 가장 높은 두 지역인 나미에(Namie)와 리타테(Litate)를 방문했다. 이 두 지역에는 약 1200명의 사람들이 살고 있는데 이는 이 마을들의 이전 인구 총 2만8000명보다 감소한 수치이다. 프라이스가 이 지역들을 돌아다녔을 당시 ‘재건과 쇠퇴가 혼재된’ 모습을 보았다. 깔끔하게 관리되는 마을 중심가로 지역 주민들은 출근하고,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고, 심지어 문화 축제에도 참석했다. 하지만 주요 도로에서 벗어나 제한 구역으로 건너가면서 상황은 빠르게 악화되었다. 프라이스는 가이거(Geiger) 계측기를 항상 들고 다녀서 안전지대에서 너무 멀리 떨어졌을 시 “방사선 수치가 미친 듯이 뛰어올랐다"는 것을 알게 된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2018년 10월 이 지역을 조사한 후, 오염이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매년 1밀리시버트 이상 유지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가 대화를 나눈 일부 주민들은 방사능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다른 주민들은 그들이 갈 곳이 없다고 했다. 프라이스가 찍은 사진 전체에 공포와 불확실성이 어렴풋이 드러난다. 적외선 카메라로 촬영하면 풍경은 세세함을 잃고, 노란색과 초록색을 띠며 사람이나 소는 햇볕에 탄듯한 빨간색으로 변한다. 이 기술은 일반적으로 난방 배관 누수, 암 발견과 같이 산업과 의학에서 사용되지만, 프라이스는 이를 더 은유적으로 표현하고자 눈으로 볼 수 없는 후쿠시마 풍경에 초점을 맞췄다. 후쿠시마 사람들의 심리적 고통은 어마어마했다. 단 한 사람만이 방사능에 노출돼 죽었으나 강제이주한 노인들은 더 많은 희생을 치렀다. 또 당뇨병 같은 비전염성 질병 그리고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같은 증상을 앓는 이도 늘었다.     

이런 식으로, ‘제한된 거주지(Restricted Residence)’는 재난으로 오염된 지역에 살면서 생기는 영향과 대중의 관심이 식고 방사능 제거 팀이 작업을 마치고 난 이후 펼쳐진 이야기를 집중 조명하고 있다. 프라이스가 말했듯, “이런 환경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계속 이러한 환경에서 살 수 있을까, 없을까?”

루스 조인트 출판사는 이달 중 책 ‘제한된 거주지’를 발간한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참조기사 및 링크]

The Eerie Repopulation of the Fukushima Exclusion Zone

와이어드 코리아=문재호 기자 jmoon@wire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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