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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극작가의 ‘인공지능’ 우려는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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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우드 극작가의 ‘인공지능’ 우려는 당연한 일
미국 작가 조합의 AI에 맞선 안전 대책 요구는 영리한 행보이다. AI 때문에 극작가가 직면하는 위험성이 역사상 가장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By WILL BEDINGFIELD, WIRED UK

인공지능(AI)이 생계를 서서히 통제할 우려와 관련하여 작가가 특히 걱정하는 글 중 하나는 오픈AI(OpenAI)가 의뢰한 자체 연구이다. 2023년 3월 발행된 오픈AI의 연구 논문은 작가를 AI의 생계 위협에 완벽히 노출된 직업군으로 분류했다. 오픈AI는 대규모 언어 모델이 작가의 작업 시간을 최소 50% 단축할 수 있다고 보았다는 의미이다. AI는 이미 SAT 읽기 평가에서 93점을 받았으며, 이미 형편없는 이야기와 시를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선보였다. 감독 사이에서는 AI가 작성한 스크립트 채택 가능성을 논의 중의다.

따라서 미국 작가 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이 할리우드에서의 AI 사용 방식의 포괄적 논의를 요구한 사실이 전혀 놀라운 일은 아니다.

5월 2일(현지 시각), 미국 작가 조합의 조합원이 피켓을 들고 15년 만에 처음 파업에 돌입했다. 파업 시 주로 집중적으로 다룬 사안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할리우드에 미칠 영향과 스트리밍 프로젝트의 작가 잔여 임금이 기존 방송 프로그램과 극장 개봉 당시와 같은 속도로 지급되지 않은 점이었다. 그러나 또 다른 요구 사항도 있었다. 바로 스튜디오에 AI나 그와 비슷한 기술을 이용하여 생성한 스크립트 규제를 요구하는 것이다.

미국 작가 조합만 영화 산업 내 AI의 지위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다. 아티스트와 배우, 음악가 등 각종 창의적 작업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직종 종사자 단체 모두 AI가 인간의 지위를 빼앗기 전 AI를 통제하려 한다. 영리한 행보이다. 자동화라는 역사가 무엇이든 설명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 신기술 구축을 경영진의 몫으로만 두는 것이 나쁜 의견이라는 사실이다.

미국 작가 조합 협상위원회 구성원이자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 작가인 존 어거스트(John August)는 전화로 “미국 작가 조합의 요구는 AI나 그와 비슷한 기술로 생성한 이야기를 문학적 소재나 계약 목적의 이야기 출처로 보지 않는 것을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어거스트가 말한 문학적 소재는 연극과 이야기 원칙, 개요 등 작가가 돈을 받고 작성하는 모든 장르의 글을 말한다. 반면, 오픈소스 이야기 소재 관련 조항은 작가가 인간 작가의 작품으로 훈련된 AI가 생성한 스크립트를 자신의 새로운 작품처럼 적용하지 않도록 명시한다. 두 가지 상황 모두 작가 채용과 임금 모두 줄어든다. 영화·TV 제작자 협회는 미국 작가 조합의 제안을 거부하고, AI 기술 발전을 주제로 한 1년 단위 회의를 제안했다.

신흥 기술이 등장하면서 상황이 광고와 같은 방향으로 진행되는 때는 거의 없다. 특히, 단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생산성 도구부터 사회를 뒤바꿀 공상과학 인텔리전스까지 그 범위가 매우 넓은 대규모 언어 모델과 관련이 깊다. 비관론자는 10년 전 과대광고 대상이 되었으나 지금도 도로를 가득 채우거나 트럭 운전사를 뛰어넘는 운전 실력이 없는 자율주행 차량을 언급한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그러나 생성형 AI의 현재 발자취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할리우드 시스템 침해라는 불가피한 마법과 같은 일은 아니다. 어거스트는 2007년, 미국 작가 조합이 파업하던 때를 떠올리며, 당시 주요 스트리밍 서비스가 시작된 사실에 주목했다. 하지만 어거스트는 인터넷에 '더 오피스'의 스핀오프 '웹 에피소드'가 공개되는 등의 혁신이 예고하는 깊은 변화를 감지하기 시작했다.

어거스트는 “AI가 기업이 인간 작가의 작품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파업은 매체가 무엇이든 간에 작가가 제작한 콘텐츠에 대해 공정한 방식으로 선불을 지급하고 잔여금을 통해 후불로 정당한 대가를 받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과거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어떠한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인터넷이 미래가 될 것이라는 점은 알았다”라고 말했다.

경영진은 오래전부터 자동화를 아침노을과 같이 불가피한 존재로 묘사했다. 바로 고인이 된 기술 역사학자인 데이비드 F. 노블(David F. Noble)이 『생산력(Forces of Production)』에서 미국 내 기계 장비 배치 책임을 요약한 내용과 반복되는 형태이다. 노블은 ‘자동화’ 혹은 ‘자가 작동’ 기계는 경영진이 직원을 아예 없애고 직접 생산 과정을 제어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기계는 결과적으로 작업자 처벌과 불안함을 조장하는 데 이용되었으며, 결과적으로 생산 기술 자체의 요구사항으로 보이는 요소를 통해 간접적으로 노동 문제를 줄였다”라고 설명했다.

MIT 경제학자 대런 애쓰모글루(Daron Acemoglu)와 사이먼 존슨(Simon Johnson)은 중세 시대 유럽 귀족부터 오늘날 테크 업계 CEO까지 수천 년 간의 최고위층의 모습을 기술한 신간 저서 『성능 및 진행률: 기술과 번영을 둘러싼 천년의 투쟁(Power and Progress: Our Thousand-Year Struggle Over Technology and Prosperity)』을 통해 기술 발전 시 노동자가 대가를 치른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다. 생성형 AI는 기술이 노동자의 자리를 위협한 역사적 맥락에 부합한다. 존슨 박사는 “기계 지능을 향한 집착은 인간을 대체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유용하지 않다. 반면, 간호사, 의사, 교사 등 다양한 직종의 인간에게 유용한 기계를 제작하고자 한다면, 생산성 향상 측면에서 훨씬 더 유용할 것이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미래 전망은 끔찍하다. 어거스트는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탈이상주의를 노라 에프론(Nora Ephron) 감독의 시나리오와 같다고 칭했다. AI가 문화적 거장을 모방하고, 신인 인간 작가가 주목받지 못하도록 한다. 다수 제작사는 파업 도중 AI 스크립트를 채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근로자의 파업에 개의치 않는 AI 툴의 도입은 각종 저작권 문제의 도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AI 채택 시 언젠가는 발생할 가능성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어거스트는 “스튜디오 경영진을 형편없는 아이디어에서 지켜낼 수 없다”라고 언급했다.)

그리고 최악일 수도 있는 상황으로 지금 당장 언급해야 할 가치가 있는 한 가지 문제를 지목할 수 있다. 바로 제작자가 작가에게 대본 편집을 요청하면서 챗봇이 생성한 대본이라는 점을 알리지 않는 상황이다. (대본 편집 작업은 처음부터 대본을 작성하는 것보다 인건비 지출이 적은 편이다.) 어거스트는 “보상의 위기이자 수익의 위기, 업계에서 작가가 할 일인 예술적인 능력의 위기이다. 기본적으로 악몽과 같은 상황이다.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매우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더 긍정적인 결과에는 타자기 대신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하게 된 것과 같은 생산성 향상이 포함된다. 하지만 다수 평론가는 생산성 증가가 평균 생활 수준 향상과 같은 가시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확신하지는 못한다. 챗GPT는 이미 아이디어 제시 활동에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어거스트는 그 예시로 만다린 베이글 매장 15곳이 필요하다면, AI가 바로 적합한 이름을 제시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어거스트는 AI가 영어 대신 다른 언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작가의 대본을 개선하는 등 더 다양한 작가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자동화와 이중화가 반드시 결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셀프 체크아웃 기계와 같은 혁신적 기술의 도입은 선택 사항이다. 경영진의 관점 이외에도 근로자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도 신기술을 성공적으로 고려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애쓰모글루 박사와 존슨 박사는 최신 기술 재교육을 요구한 서부 해안가 노동자의 사례를 언급했다. 근로자가 새로운 기술 도입의 이익을 누리면서 실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이라는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샌프란시스코 비영리단체 파트너십 온 AI(Partnership on AI)의 AI, 노동 및 경쟁 책임자 카티야 클리노바(Katya Klinova)는 2018년 메리어트가 온라인 서비스, 컴퓨터, 로봇 등 신기술을 도입할 계획에 대한 협상권을 획득한 숙박업 종사자를 대표하는 유나이트 히어(Unite Here)를 성공 사례로 지목했다.

디지털 기술은 본질적으로 고립되었다. 디지털 기술은 인간을 공장으로 이끌지 않고 동료 근로자와 문제를 논의하도록 유도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막강한 힘을 지닌 미국 작가 조합이 AI 도입 통제권을 주장하려는 노력은 모두에게 교훈이 된다. 작가에게는 3년 단위로 계약을 협상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테크 업계에서는 꽤 긴 시간이다. 어거스트는 “2007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에는 스트리밍 서비스의 실체가 보이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AI가 인간 작가를 대체하지 않았다. AI는 인간 작가의 역할을 정확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계약 만료 시점인 2026년이면, AI 기술이 정교하게 발전할 것이다. 작가는 지금 당장 AI 문제를 확실히 해결해야 한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Hollywood’s Screenwriters Are Right to Fear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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