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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칭스페셜]5G 전파송출 1년, 한국형 통신망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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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칭스페셜]5G 전파송출 1년, 한국형 통신망의 숙제
"28㎓ 주파수 활용하고 독립형 네트워크 완성해야" 완전한 5G 환경 온다

세계가 한국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최초로 5세대 이동통신(5G)을 상용화 하고, 스마트폰과 첨단 가전, 미래형 자동차 등 다양한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통신과 기술, 산업, 과학분야의 '국제적인 실험실'로서 한국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계적 명성의 '와이어드(WIRED)' 한국판, '와이어드코리아(WIRED Korea)'의 출범은 그런 점에서 의미가 무척 큽니다. 와이어드코리아는 한국의 정보과학기술 역량을 세계에 알리고, 전 세계의 기술동향을 한국에 소개하는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겠습니다.

와이어드코리아는 '런칭 스페셜' 첫번째 기획으로 한국의 자랑인 5G에 대해 집중 진단 분석하는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한국의 5G 생태계와 난제, 미래까지도 짚어볼 이번 기획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을 바랍니다. - 편집자 드림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사람이 직접 운전하지 않아도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자동차, 설계부터 개발·제조·유통·물류 등 전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을 결합한 지능형 공장, 현실과 가상세계를 이어주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콘텐츠….

5세대 이동통신(5G) 시대가 열리면 그동안 우리가 꿈꾸던 일들이 모두 현실로 이뤄지리라는 장밋빛 전망이 많았다. 국내에 단말기를 보급하고 가입자를 받아 '5G 서비스'를 시작된 건 지난 4월부터다. 전파 송출은 그보다 빠른 지난해 12월 1일 0시부터 이뤄졌다. 

이동통신 3사가 전국 주요 지역에 5G 전파를 송출하면서 5G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았다. 이통 3사의 적극적인 마케팅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5G 이용자 수는 상용 서비스 7개월 만에 가입자 수가 400만명을 돌파했다. 업계에서는 "연말까지 최대 5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한다.

해외에서도 한국의 5G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같은 수준으로 5G 인프라와 서비스, 가입자 기반까지 갖춘 국가는 전무하다. 미국의 AT&T, 중국의 차이나텔레콤, 독일의 도이치텔레콤 등 세계 각국 통신업체 전문가들이 한국을 찾아 상용화 경험을 전수받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다.

전파 송출 1년이 지난 지금. 성적과 해외 반응만 보면 국내 5G 서비스는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하지만 우리가 예상하고 기대하던 5G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괴리감의 원인은 무엇일까.


◆부족한 서비스 지역과 주파수 대역, 비독립형 네트워크 해결

5G는 기존 통신 규격인 4G(LTE)보다 이론상 최대 20배 이상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명령을 입력하면 즉시 반응하는 '초지연성'도 자랑거리다.

하지만 현재 적용 중인 5G 서비스는 이런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가 발표한 '5G 이동통신 서비스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전체 이용자의 76.6%가 '5G 서비스에 불만족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만족한다는 사람은 11.7%에 불과했다.

가장 큰 불만 요소는 '5G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이 너무 협소하다'는데 있다. 11월 말 기준으로 이동통신 3사는 전국에 각각 6~7만개의 기지국을 설치했다. 그러나 아직 국내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지하철은 물론 상당수의 건물은 실내에서는 5G 이용이 거의 불가능하다.

현재 제공 중인 5G 서비스가 4세대 이동통신(LTE)과 장비를 일부 공유하는 '비독립형(NSA)'이란 점도 문제로 꼽힌다. 무선 통신망을 설치하려면 유선 통신망을 우선 설치해야 하는데, 현재의 5G 기지국은 LTE 기지국과 같은 유선망을 사용하고 있어 이런 이름이 붙었다. 

통신사들은 "현재는 LTE망과 5G망을 함께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사용자들이 두 가지 망을 오가며 사용하기엔 NSA도 유리한 점이 많다"고 설명하지만, 유선통신망 하나로 두 가지 서비스의 부담을 떠안는 구조라 충분한 속도를 내기에 불리한 구조라는 지적이 많다.

주파수 대역폭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도 걸림돌이다. 현재 5G 서비스는 저속 광역망인 3.5㎓ 대역은 기지국 구축에 용이하지만, 현재까지 확보된 대역폭으로는 LTE 대비 3~4배, 빨라도 5배 정도의 속도를 내는데 그치고 있다.

이 때문에 통신망이 다니는 고속도로, 즉 '대역폭'을 지금보다 더 넓혀주기 위해 3.5㎓를 넘어서는, 새로운 주파수 대역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가 28㎓ 대역 사용을 권장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군사용 통신, 인공위성 통신 등을 피해 전파를 확보하려면 이 대역 이외엔 답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일본, 미국 등 해외에서도 25~30㎓ 대역의 고대역 주파수를 5G에 적용하려고 검토 중이다.

5G의 대표 특성인 초고속·초지연성을 구현하려면 28㎓ 인근 주파수 활용하고, 5G만 오롯이 사용하는 독립형(SA) 네트워크를 설치는 피할 수 없는 숙제다. 그러나 현재는 기지국과 소프트웨어, 단말기 모두 갖춰지지 않은 상태여서 서비스 혁신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지난 11월 29일 열린 '이동통신 3사 간담회'에서 각 사의 최고경영자(CEO)들에 "28㎓ 대역에서도 조속히 5G망이 구축되도록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대구 팔공산에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KT 네트워크부문 직원들이 대구 팔공산에 5G 기지국을 설치하고 품질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KT]


◆2020년부터 5G 품질 개선… 이동통신 3사도 인프라 구축 박차

다행히 정부나 통신업체들도 개선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내년부터 5G 품질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12월 5일 '5G+ 스펙트럼 플랜'을 확정·발표했다. 현재의 5G 속도를 한층 끌어올리기 위한 전파 분배 정책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5G 주파수 영토가 가장 비옥하고 넓은 나라'라는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그 방향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는 5G 사용자들의 데이터를 실어 나를 '전파 고속도로', 즉 대역폭을 현재보다 2배 수준으로 넓힐 계획이다. 통신 속도를 높이려면 대역폭 확보가 필수다.

오는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최대 2640㎒ 폭의 주파수를 추가로 확보한다. 특히 24㎓ 이상인 고대역도 통신에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지난 11월 종료된 '세계전파통신회의(WRC-19)' 결과에 따라, 통신장비와 단말기 등의 생태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총 2000㎒폭 확보를 검토한다.

26.5~28.9㎓ 인접대역에서 1400㎒를 우선 확보하고, 중장기적으로 24㎓ 대역 및 37㎓ 이상 대역으로 확대한다. 또 이같은 고대역만 사용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접속불량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6㎓ 이하 중저역 대역에서도 640㎒ 폭의 5G 주파수를 확보할 계획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 따르면 현재의 5G 주파수는 2023년 심각한 포화 상태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과기정통부는 "세계 최대 폭의 주파수를 확보·공급함으로써 5G 서비스의 전반적인 품질을 높이고 질적 성장을 꾀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과기정통부 오용수 전파정책국장은 "새로운 주파수 공급 정책은 소비자 위주의 스마트폰 기반의 시장을 넘어서, 융합서비스 기업과 기업 간(B2B) 시장을 창출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 3사 역시 2020년 5G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한다. 전국 85개 시에 동 단위로 기지국을 설치해 5G 서비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음영 지역' 극복에 나설 계획이다. 실내에서도 5G 이용이 가능한 '인빌딩' 서비스 커버리지를 확대한다. 이밖에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클라우드 게임 등, 다양한 5G 콘텐츠 발굴에도 힘을 쏟는다.

28㎓ 초고주파 대역 서비스와 SA 네트워크로의 전환을 위한 기술적인 준비도 내년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올해가 5G의 태동을 알렸다면 내년부터는 5G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이 이뤄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들의 연합인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측은 "통신 사업자들도 5G 전국망 조기 구축과 세계 최고 수준의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서정윤/와이어드 코리아]
6㎓ 이하 중저대역 및 24㎓ 이상 고대역 주파수 할당 계획. [그래픽=서정윤/와이어드 코리아]
와이어드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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