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마블의 애플 비전 프로 경험, 직접 써본 뒤에도 사용 이유 확신 어려워
상태바
마블의 애플 비전 프로 경험, 직접 써본 뒤에도 사용 이유 확신 어려워
마블이 애플 비전 프로용으로 출시한 ‘왓 이프…?’ 기능은 마블과 애플 모두에게 득이 되는 전략이다. 하지만 모든 사용자를 위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접근성도 제한적이다.
By MARAH EAKIN, WIRED US

2024년 5월 30일(현지 시각), 마블(Marvel)이 새로이 공개한 몰입감이 넘치는 스토리인 ‘왓 이프…?(What If…?)’를 애플 비전 프로 사용자에게 출시한 일은 표면적으로 보면, 애플과 마블 양사에 득이 되는 전략처럼 보인다. 마블은 스토리텔링과 공간 컴퓨터 결합 방식을 흥미롭게 다루었다. 애플은 거물급 스튜디오의 세계관을 활용하여 3,500달러에 출시한 혼합현실(MR) 헤드셋인 애플 비전 프로를 구매하도록 소비자를 회유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최근 애플 비전 프로 버전 ‘왓 이프…?’ 세계관을 한 시간 이상 탐색하면서 마블과 애플 생태계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에게도 진정한 득이 될지 의문을 품게 되었다. 처음에는 매력적이면서 시각적 복합 요소를 접할 수 있었으나 ‘왓 이프…?’ 속 세계를 탐색하는 시간이 길수록 경험의 매력이 약해졌다.

‘왓 이프…?’를 즐기면서 사용자의 실제 배경을 투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한 시스루 디스플레이나 간편한 눈동자 움직임 추적 기능 등 애플 비전 프로의 장점을 접할 수 있다. 마블이 애플 비전 프로의 장점을 ‘왓 이프…?’에서 접하도록 최대한 활용했다는 점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애플 비전 프로로 접한 ‘왓 이프…?’는 거대한 헤드셋을 착용하고 어색한 자세로 서 있는 사용자가 6가지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의 힘을 이용하라는 잘못된 조언을 들은 상황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을 묻는 디즈니+의 인기 애니메이션 시리즈를 약간 다른 방향으로 전환했다. ‘왓 이프…?’는 다양한 차원으로의 신속한 이동 방법 찾기, 마블 악당에 맞서 히어로와 같은 편이 되어 싸우기 등과 같은 경험을 집안 소파에 앉아 편안하게 즐기도록 한다.
 
[사진=Marvel]
[사진=Marvel]

‘왓 이프…?’가 이야기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하라. 이야기 속 모든 인물은 이야기라는 사실을 말하는 데 신중한 모습을 보인다. 게임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하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매우 중요한 부분처럼 보인다. ‘왓 이프…?’가 게임이 아니라면, 무수히 많은 설명 지옥과 즐길 만한 요소가 많다는 의미일 수 있다.

‘왓 이프…?’ 속 임무 절대다수는 손짓을 포함하여 사용자로서 수행하게 된다. 주먹을 꽉 쥔 모습을 눈앞에 펼치면, 닥터 스트레인지와 같은 보호막을 형성하게 된다. 손을 돌려 바깥으로 뻗을 때는 말 그대로 인피니티 스톤(infinity stone) 어떤 사물이든 원격으로 제어할 수 있다. 포털 열기, 현실 대체, 위험한 생명체 봉인, 주먹에서 에너지 폭발력 보내기 등과 같은 활동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짓으로 실행하는 다양한 동작은 참여도가 높은 움직임이 아니며, 모두 일련의 유사한 시리즈를 바탕으로 구성되었다. 필자는 ‘왓 이프…?’ 세계를 탐색하면서 종종 가상 세계에 있다는 사실을 깜빡하고는 했다. (다행히도 필자가 ‘왓 이프…?’ 세계에 접속했을 때는 애플 제품 담당자가 옆에서 가상 세계에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고는 했다. 하지만 필자는 어떤 행동을 하려 했는지 알기는 어려웠다.)

부족한 몰입감은 문제점이 될 수 있다. 과거, ILMxLab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상호작용 스튜디오 루카스필름(Lucasfilm)이 ILM 이머시브(ILM Immersive)와의 협력으로 제작한 ‘왓 이프…?’ 경험은 마블 스튜디오의 작품을 영화, 디즈니+ 시리즈를 넘어선 영역으로 확장할 의도로 탄생했다. 월트 디즈니 스튜디오스 최고 기술 책임자 제이미 보리스(Jamie Voris)가 말한 바와 같이 새로운 매체에서 더 포괄적인 이야기를 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애플 비전 프로의 관심 부재라는 인식을 고려하면, ‘왓 이프…?’ 경험이 선사하는 애플 비전 프로 구매 의미의 깊이를 파악하기 어렵다. 애플 비전 프로는 더 많은 경험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마블은 그동안 라이브 액션 제공을 넘어선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 방안을 모색해왔다. 하지만 애플 비전 프로의 비싼 출고가는 ‘왓 이프…?’가 마블 팬 다수에게 도달하는 데 제약이 된다. 애플 비전 프로의 ‘왓 이프…?’를 무료로 사용할 수 있어도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을 만한 에너지가 부족할 수도 있다.

‘왓 이프…?’가 출시되었을 때 마블 스튜디오 로고와 당시 워처(Watcher)라는 캐릭터가 처음으로 사용자가 접속한 사무실 공간이 어떤 모습이든 등장한 점이 주목받았다. 정돈된 효과가 있으나 짧은 명령과 함께 가상 세계를 탐색하게 되며, 타노스를 상대로 리얼리티 스톤을 빼앗아야 한다는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실제로 타노스와 싸우거나 행동이나 선택으로 이야기에 영향을 미친다면, 멋진 부분이 될 것이다. 대신, 캡틴 마블과 타노스가 리얼리티 스톤을 앞에 두고 싸워 여러 조각으로 산산조각내는 모습을 볼 수도 있다. 스톤 조각은 사용자가 직접 원격으로 손바닥을 움직여 스톤을 잡기 전까지 화면 전체 영역에서 빠르게 움직일 것이다.

항상 ‘왓 이프…?’ 세계 속에 있다는 점을 절대로 부인할 수 없다. ‘왓 이프…?’에 접속하여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고 해서 위험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바로 애플 비전 프로의 게임이 아닌 스토리를 경험하면서 깨닫는 한계이기도 하다. 사용자가 오랜 스토리가 이어지는 과정 끝에 할 수 있는 일 중 이야기 과정을 변경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사용자가 파괴하고자 한 컬렉터(Collector)의 케이스 수나 시베리아 1988(Siberia 1988)에서 레드 가디언(Red Guardian)이 무기를 발사하는 데 도움을 제대로 주지 못한 것과는 무관하다. (참고로, 적어도 필자가 직접 접속했을 때는 폭발이 주먹 중앙이 아닌 주변 어디에선가 발생하는 것처럼 보여 발사한 무기 모두 목표물을 벗어났다. 이를 고려하면, 다수 사용자가 무기를 제대로 발사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모든 결론은 ‘모험, 나의 선택(Choose Your Own Adventure)’을 약간 변경한 듯한 내용으로 끝난다. 이야기 결말을 미리 알리지는 않겠다. 하지만 재미있는 동시에 잔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몰입감이 넘치는 엔터테인먼트 경험의 약속은 아직 이어지지 못하는 듯하다.
 

필자는 ‘왓 이프…?’를 직접 사용하면서 실제 기술과 게임 실행이 실망스럽다고 느꼈다. 이보다 더 나은 표현은 없다. 하지만 가능성은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마블의 애플 비전 프로 세계 확장이나 다양한 챕터 존재, 마블 세계관을 골든아이(GoldenEye) 스타일처럼 신속하게 이동하거나 탐색할 가능성 등이 있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필자가 인류 전체를 구원한다는 임무로 세계를 탐색한 사실을 고려하면, 소파에 앉아 손을 주변에 움직이기만 하는 모습은 결말에 실망한 것처럼 보인다. 결국에는 정글 크루즈에 탑승한 채로 수많은 활동과 이야기가 발생할 것을 기대했으나 현실이라고 느낄 만한 순간이나 사용자 개인을 신경 쓴다는 느낌은 없었다.

어쩌면, ‘왓 이프…?’의 경험이 인상적이지는 못할 수도 있다. ‘왓 이프…?’는 일종의 실험용으로 출시되었다. 마블 스토리 책임자 데이브 부쇼어(Dave Bushore)는 ‘왓 이프…?’의 핵심이 최대한 많은 사용자이 눈에 마블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부분적으로는 마블이라는 브랜드와 캐릭터, 마블이 향하고자 하는 경계를 중심으로 한 대화가 계속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그 부분적인 이유이다. 바로 마블이 애플 비전 프로 사용자에게 ‘왓 이프…?’를 무료로 제공하는 이유이다. 애플 비전 프로 사용자는 스튜디오나 애플이 1년 전 협력 관계를 체결했을 때 기대한 것보다는 ‘왓 이프…?’에 접근할 수 있는 사용자 범위가 다소 좁은 편이다.

마블은 애플 비전 프로를 구매하지 않은 사용자를 위해 마블 팬이 ‘왓 이프…?’를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 개최 계획을 추진 중이다. 몇 년 전, ‘더 보이드(The Void)’의 전초 기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가상현실(VR) 경험인 ‘어벤저스: 데미지 컨트롤(Avengers: Damage Control)’과 거의 비슷하다.

‘왓 이프…?’는 시작일 뿐이다. 디즈니 스튜디오 최고 기술 책임자인 보리스는 디즈니가 ‘왓 이프…?’ 프로젝트에 투자한 부분적인 이유가 가능한 개념을 확장하기 위함이라고 전했다. 그는 “마블 시리즈를 더 포괄적인 수단과 팔레트로 그려내고자 했다. 간혹 첫 번째 작업이 최고의 성과를 거두기 전까지 다음 성과를 볼 수는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하지만 마블은 현재를 넘어선 수많은 잠재적 성과를 보고, 다음 성과를 위해 채택하고자 하는 아이디어가 풍부한 상태이다”라고 설명했다. 마블은 비전이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그 비전을 모두가 보기는 어렵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 Spent an Hour in Marvel’s Apple Vision Pro Experience. I’m Still Not Sure Why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