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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용 스크린 타임이 괜찮은 것은 사용하지 않을 때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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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용 스크린 타임이 괜찮은 것은 사용하지 않을 때만 유효하다?
두 편의 저서가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를 생각하는 방식을 두고 극명히 대비되는 접근 방식을 제시했다.
By MATT REYNOLDS, WIRED US

스마트폰 반대 운동이 인기이다. 2024년 3월 25일(현지 시각), 론 드산티스(Ron DeSantis) 플로리다주지사가 14세 미만 아동의 SNS 사용 금지 법안에 서명했다. 그에 앞선 2024년 2월, 영국 정부는 아동의 교내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두고 더 엄격한 지침을 시행하는 방안을 지지했다. 2023년, 스마트폰프리차일드후드(Smartphone Free Childhood) 등 복수 지역 단체는 전자 기기 화면과 SNS가 아동, 청소년 정신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될 것이라는 부모의 우려와 함께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국가 전체에서 널리 인식하도록 문제를 제기했다.

아동의 스마트폰, SNS 사용을 우려하는 시선의 이면에는 “스마트폰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인가?”라는 매우 익숙한 난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스마트폰이 사용자의 정신 건강을 서서히 해칠 것이라는 우려가 과장되었다고 본다. 반대로 스마트폰이 아동에게 초래하는 정신적 문제가 심각하지 않다는 주장도 제기되었다. 아동의 스마트폰, SNS 사용 관련 부정적 논조를 담은 블로그가 여럿 등장했다. 이후 아동의 스마트폰, SNS 사용 문제 우려가 지나치다는 견해를 피력하는 블로그도 등장했다. 양측 모두 똑같은 과학 논문을 근거로 제시하지만, 180도 다른 결론을 내린다.

아동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두고 상반된 주장을 담은 채로 일주일도 되지 않는 간격을 두고 출판된 저서 두 편을 양측의 주장을 뒷받침할 새로운 근거로 활용할 수 있다. 『불안한 세대: 유년기의 새로운 시스템 연결이 정신질환 대유행병을 초래하는 방식(The Anxious Generation: How the Great Rewiring of Childhood Is Causing an Epidemic of Mental Illness)』의 저자인 사회 심리학자 겸 작가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aidt)는 스마트폰과 SNS가 2010년대 초반 여러 국가에서 기록된 아동, 청소년기 정신건강 악화를 초래한 핵심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하이트 작가는 2010년대가 중요한 시기라고 본다. 스마트폰이 유년기를 인식할 수 없는 시기로 대대적인 변화를 불러오기 시작한 때이기 때문이다. 2010년 6월, 애플은 최초로 전면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을 출시했다. 그리고 몇 달 뒤 앱스토어에 인스타그램 앱이 배포되었다. 하이트 작가는 스마트폰과 SNS의 결합이 운명이라고 보았다. 많은 아동이 갑자기 온라인에 접속하여 항상 디스플레이를 켠 상태를 유지하며, 종종 정신건강에 해가 되는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하게 되었다. 그 결과, 10대 소녀를 중심으로 불안감과 우울감, 자해 사례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하이트 작가는 스마트폰이 문제의 일부분일 뿐이라고 말한다. 안전 지상주의 문화가 서양 세계 아동의 건강한 발달 기회를 막았기 때문이다. 안전 지상주의 문화의 예시로 아동이 실내와 각종 위험 요소에서 벗어난 피난처에 머무르면서 건전한 경쟁을 성인의 체계적 스포츠 혹은 더 심각한 때는 비디오 게임으로 대체한 것을 언급할 수 있다. 하이트 작가는 행동의 안전 지상주의 증거로 1970년대 아동이 회전 놀이기구를 타는 모습을 담은 사진과 오늘날 안전을 염두에 두고 설계된 각종 실내용 놀이터 시설 설치 환경을 비교하며, 아동이 위험한 놀이를 학습할 기회가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이트 작가가 말하는 아동의 새로운 시스템 연결을 다음과 같이 요약할 수 있다. 유년기는 놀이 기반 활동에서 스마트폰 기반 활동으로 대거 바뀌어 청소년은 아동기에 느낀 행복감이 더 적은 데다가 미숙한 성인으로 자라게 된다. 또, 하이트 작가는 아동, 청소년의 경험이 더 따분하게 바뀌었다고 본다. 오늘날 음주, 성관계, 운전면허증 취득, 아르바이트를 하는 미국 고등학생 비율은 이전 세대보다 더 적다. 부모의 울타리에 묶여서 온라인 생활에 흡수된 청소년은 성인이 되기까지 건전한 성장 과정을 겪지 않는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오늘날 청소년이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지 못한다는 주장은 하이트 작가가 2018년, 기자 겸 사회 운동가 그렉 루키아노프(Greg Lukianoff)와 공동 저자로 출간한 저서 『미국인의 보호 정신(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를 통해 전달한 주장과 비슷하다. 하이트는 해당 저서를 통해 미국 아동의 정신 건강이 이전 세대보다 악화된 것은 물론이고, 오늘날 양육 방식과 기술이 성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방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신간 저서에 “새로운 세대가 사춘기 시작 전 스마트폰에 빠져들면, 아동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정보 흐름에서 현실 세계의 보호자와 교사의 사춘기 시기 지도를 인지할 공간이 거의 남지 않는다”라고 기술했다.

일상생활 중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정신적 여유를 넘어선 주장이다. 하이트 작가는 단순히 아동의 문제만 우려하지 않는다. (실제로 스마트폰과 정신건강 문제를 다룬 내용은 하이트 작가의 저서에서 절반을 차지한다.) 하이트 작가는 성숙한 성인 비율 감소와 무의식적으로 화면만 응시하면서 성숙한 성인으로 자라는 데 도움이 될 현실 세계의 건전한 경쟁에서 벗어나는 성인 비율 증가가 임박한 사회의 문제도 우려한다.

영국 심리학자 피트 엣첼스(Pete Etchells)의 『잠금 해제: 스크린 타임의 진짜 과학과 스크린 타임을 활용할 더 현명한 방법(Unlocked: The Real Science of Screen Time (and How to Spend It Better))』은 하이트 작가의 저서보다는 비교적 더 좁은 범위를 다룬다. 하이트 작가의 저서는 16세 이상으로 SNS 사용자 연령 제한하기, 스마트폰이 없는 학교 독려, 가정에서의 스크린 타임 제한하기 등을 강력히 권고한다. 반면, 엣첼스 작가는 결론 부분에서 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엣첼스 작가가 기본적으로 제시한 논조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과학자의 일반적인 문답과 같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엣첼스 작가는 더 나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본다. 엣첼스 작가는 스크린 타임과 스크린 타임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과학 논문을 아동의 스마트폰 사용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이해하여 합리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수 연구는 연구가 필요한 스크린 타임 유형, 업무용 플랫폼과 SNS 간 차이점,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다른 요인 속 숨은 스크린 타임의 잠재적 영향 이해 방식 등 수많은 문제가 끊임없이 존재하는 조건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답변은 청소년의 불안감, 우울감, 자해, 자살 시도 비율 측정 결과를 제시한 표를 확인하는 것이다. 청소년의 정신 건강 실태를 수치로 나타낸 표는 2010년부터 스마트폰의 시대가 시작된 시기까지 구분하여 확인할 수 있으며, 이후 정신 건강의 부정적 문제 상승률 혹은 하락률을 확인할 수 있다. 하이트 작가는 스마트폰을 제외하면, 스마트폰 시대가 시작된 후 청소년의 불안감, 우울감, 자해, 자살 시도 비율이 급격히 증가한 원인을 설명할 만한 요인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시기별 청소년의 정신 건강 실태 조사 결과는 실제로 스마트폰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미쳤더라도 그 이유를 설명하지 않는다. 엣첼스 작가는 저서를 통해 스크린 타임 연구 논문 여러 편을 인용했다. 그중에는 하이트 작가의 연구와 가끔 하이트 작가의 연구에 협력하는 심리학자 진 트웬지(Jean Twenge) 박사가 청소년기의 스마트폰 사용과 정신 건강 간 관련성이 매우 깊은 관련성이 있다는 주장을 담은 연구 논문도 있다.

간혹 일부 과학자는 같은 데이터로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린다. 2019년, 옥스퍼드대학교 연구원 두 명이 청소년기의 디지털 기술 사용과 정신 건강 데이터를 연구 자료로 인용하고는 전자 기기 화면이 정신 건강에 약간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그 효과가 매우 미미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몇 년 뒤 트웬지 박사와 하이트 작가는 다른 동료와 함께 같은 데이터를 인용하여 다른 방식으로 분석한 뒤 SNS가 유독 10대 소녀에게 악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내렸다. SNS가 사춘기 소녀에게 미치는 영향이 음주, 성폭력, 과도한 마약 복용보다 더 심각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엣첼스 작가는 하이트 작가와 트웬지 박사의 논문은 초기 연구보다 제한된 범위에서 분석한 뒤 결론을 제시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논문이 기존 연구 결과를 정확히 반박하지 않고 약간 다른 부분을 보고는 매우 다른 결과를 제시했다는 점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엣첼스 작가는 저서에 “연구 결과는 다른 이름으로 단순히 기존 관계 연구를 더 심각하다는 주장과 연결하여 작성했다. 실제로 이미 정확히 이해하는 데 혼란이 발생한 연구에 잡음을 더했다”라며, 하이트 작가와 트웬지 박사의 주장을 비판했다.

엣첼스 작가는 자신의 개인 경험을 함께 다루면서 전자 기기 화면이 무조건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주장에 반박했다. 엣첼스 작가가 과거에 출간한 저서 『훌륭한 게임 패배(Lost in a Good Game)』를 통해 비디오 게임이 자신이 14살이었을 당시 부친상을 당한 후 정신적 고통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신간 저서에서는 고등학생 시절 라이브저널(LiveJournal)에서 개설한 개인 블로그를 재발견했다. 당시 엣첼스 작가는 블로그에 우울감을 느끼는 청소년의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작성하고는 타인과의 관계 연결 방식을 모색했다.

청소년기 자아를 돌아보는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엣첼스 작가는 스크린 타임을 생각할 때 많은 이들이 혼란을 느끼는 원인과 그 영향을 설명했다. 라이브저널 블로그가 엣첼스 작가의 우울감을 키웠을까? 아니면, 우울감을 극복할 과정이었을까? 필자는 한밤중 침대에 누워 잠들기 전 스크린 타임이 청소년기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서 스마트폰을 켰다. 스마트폰이 수면을 유도할까? 아니면, 또 다른 정신 질환 증상일까?

하이트 작가의 저서와 엣첼스 작가의 저서는 여러 권고 사항을 전달하면서 글을 마친다. 엣첼스 작가는 하이트 작가보다는 더 신중한 권고 사항을 전달한다. 엣첼스 작가가 요청한 바는 스크린 타임과 관련 연구를 논의하는 방식을 더 깊이 생각하는 것과 개인 습관과 정신 건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 요인을 더 반영하는 것, 일상 속 전자 기기와 관련한 이야기를 더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엣첼스 작가는 전자 기기 화면과의 관계를 더 고려해야 할 필요성을 이야기했으나 하이트 작가는 정부와 부모 모두 아동, 청소년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에 지금과는 다른 방식으로 새로이 접근해야 한다고 호소한다. 하이트 작가는 화면이 사회가 비정상으로 향하는 원인이자 증상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스크린 타임 문제 접근 방식을 새로이 변경하는 것이 문제 해결 방안이라고 본다.

하이트 작가의 저서가 늦은 시각까지 보호자의 감시 없이 야외에서 놀고 싫증이 날 때까지 놀이터에서 회전 놀이기구를 타던 과거로 돌아가고자 하는 바람을 담은 것을 마냥 무시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더 행복하면서도 건강한 생활을 바라는 것과 아동에게 익숙한 생활을 원하는 것은 매우 다르다. 오늘날 아동, 청소년의 음주량 감소, 과거보다 더 늦은 성관계 시작 시기, 운전면허 취득 시기 등이 중요할까? 사회 차원에서 고치려 하는 아동, 청소년의 생활은 어떤가?

엣첼스 작가는 독자에게 기술을 더 신중하게 생각하도록 간청한다. 그는 “단순히 화면의 선정성에 무조건 적대적인 태도를 보이기보다는 조심스러운 궁금증과 함께 접근해야 한다. 개인의 세계관에 부합하지 않는 결론을 제시한 디지털 기술 관련 최신 연구 논문을 보고 의문점이 생겼다면, 직접 조사하고 연구 논문 및 의문점과 관련된 부분을 더 깊이 분석할 필요가 있다. 단, 개방적인 관점과 이해 목표도 있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하이트 작가와 엣첼스 작가의 저서 사이에서 답을 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선택은 실수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아동, 청소년의 생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보다는 생활의 풍부함을 더하는 방식을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또, 스크린 타임의 문제점을 다루면서도 아동, 청소년의 정신 건강을 해치는 수많은 문제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단순히 성인이 된 개인의 경험만으로 문제를 볼 것이 아니라 오늘날 아동의 경험을 중심으로 문제를 보고 오늘날 아동의 행복감을 높일 요소를 질문해야 할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creen Time for Kids Is Fine! Unless It's N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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