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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헤드셋, 빛과 음향으로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 목표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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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헤드셋, 빛과 음향으로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 목표 제시
코그니토 테리퓨틱스가 실험 단계에서 개발한 헤드셋은 빛과 음향을 활용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능력 감퇴를 늦출 방안을 모색한다.
By EMILY MULLIN, WIRED US

알츠하이머 환자의 심각한 증상 악화를 늦출 시도가 수십 년 동안 실패를 거듭한 끝에 마침내 알츠하이머 치료 신약이 시장에 유통됐다. 반면, 의학 기술 스타트업 코그니토 테라퓨틱스(Cognito Therapeutics)는 약물 없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기억 감퇴 치료법을 개발했다.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인지 저하 퇴치용 헤드셋을 선보였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2024년 3월 6일(현지 시각), 학술지 신경학최신연구(Frontiers in Neurology)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임상 2상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새로운 치료법의 안전성을 제시하며, 알츠하이머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암시했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와는 관련이 없는 알츠하이머 전문가로 알려진 무라리 도라이스와미(Murali Doraiswamy) 듀크대학교 정신의학 및 노인병학 교수는 “코그니토 테리퓨틱스의 임상시험 결과가 매우 유망하다고 생각한다. 아직 실험 초기 단계에 있다는 점에서 여러모로 낙관론을 조심스레 펼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실제로 알츠하이머 치료에 도움이 된다면, 의학 현장에서 이전에 택한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 펼쳐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코그니토 테리퓨틱스가 개발한 헤드셋인 스펙트리스(Spectris)는 호환된 글래스와 헤드폰을 통해 빛과 음향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뇌의 감마파를 자극한다. 뇌파마다 속도나 주파수 차이가 있다. 감마파는 사고 능력, 기억력과 관련된 고주파수 뇌파이다. 알츠하이머 환자는 빠른 뇌파가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스펙트리스는 40Hz로 빛과 음향을 전달한다. 즉, 초당 40회 플래시와 음향을 전달한다는 의미이다. 이 과정에서 뇌의 시각, 청각 경로를 활성화한 뒤 감마파를 생성한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 최고 의학 책임자 랄프 컨(Ralph Kern)은 “인간의 뇌는 감마파를 정상적으로 생성한다. 따라서 이미 존재하는 능력을 활성화한다”라고 설명했다. (보통 감마파는 뇌에서 30~100Hz 사이를 오가며 진동한다.)

뇌파는 전기 신호를 통해 연결과 소통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뉴런 수 천개로 구성되었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를 살펴보면, 뉴런 간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스펙트리스로 뉴런 연결을 강화하면서 동기화하는 방식으로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 저하 속도를 늦출 수 있다고 보았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알츠하이머 초기 증상이 있는 피실험자 74명을 모집하여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피실험자는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뇌 자극을 받은 집단과 플라시보 효과를 확인할 지받ㄴ으로 분류되어 알츠하이머 치료와 관련이 없는 기기로 치료를 받았다. 연구팀은 피실험자에게 6개월 동안 매일 한 시간씩 헤드셋을 착용할 것을 요청했다.

플라시보 집단과 비교했을 때 스펙트리스를 착용하여 뇌 자극을 받은 피실험자 집단의 뇌 기능 저하 수준이 77% 늦춰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 알츠하이머 환자의 식사, 옷 입기, 외출 등 일상 활동 수행 능력을 바탕으로 뇌 기능 저하 수준을 비교한 결과이다.

스펙트리스를 착용한 피실험자는 플라시보 효과 적용 대상보다 인지 어려움 발전 수준이 76% 늦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말과 글 작성 능력은 물론이고, 오리엔테이션, 기억력, 집중력도 평가한 결과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MRI 뇌 이미지 촬영 결과, 플라시보 효과 적용 대상보다 스펙트리스를 착용한 피실험자의 뇌 위축률이 6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는 뉴런 네트워크 연결이 망가진 탓에 뇌 일부분이 수축되기 시작한다.

컨은 “스펙트리스를 한 시간씩 착용하면서 오래 이어지는 생물학적 변화를 생성했다”라고 전했다. 스펙트리스를 매일 착용하는 일을 일상 신체 운동에 비유하기도 했다. 스펙트리스 착용 시 일종의 뇌 훈련이 되기 때문이다. 다만, 스펙트리스 착용 도중 움직여서도 안 되고 잠을 자면 안 된다는 제약 조건이 있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 결과, 피실험자 85%가 헤드셋을 꾸준히 착용할 수 있었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 방식은 에드 보이든(Ed Boyden) MIT 교수와 함께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를 공동 창립한 MIT 신경과학자 차이 리후에이(Li-Huei Tsai) 박사의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됐다. 과거, 보이든 교수와 리후에이 박사는 40Hz로 주파수를 설정한 채로 빛과 음향으로 실험용 쥐를 자극하면서 기억력 향상과 아밀로이드(amyloid) 감소를 동시에 확인했다. 아밀로이드는 알츠하이머 환자의 뇌에서 혈류 흐름을 방해하는 퇴적물을 생성하고는 형성하는 단백질이다. 차이 박사와 보이든 교수가 다른 동료 여러 명과 함께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린 채로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연구 논문을 통해 실험용 쥐의 뇌에서 불필요한 성분을 줄이는 메커니즘을 활성화할 방법을 설명했다.

오래전부터 아밀로이드 축적이 알츠하이머 질환을 설명할 가설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에서는 피실험자의 뇌 스캔 이미지를 통해 아밀로이드가 감소했다는 징후를 전혀 발견하지 못했다. 다만,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아밀로이드 밀도를 감지하는 양전자 단층촬영(positron emission tomography, PET) 방식을 활용했다. MIT 연구팀의 새로운 논문으로 차이 박사 연구팀은 시뮬레이션이 뇌를 통해 퍼지는 아밀로이드 유형이 더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으로 추측할 만한 징조를 발견했다. 이는 PET 스캔으로는 감지하지 못한 부분이다. 차이 박사는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에서 진행된 뇌 자극이 특정 아밀로이드 유형에는 영향을 미치지만, 현재 임상시험 단계에서는 아밀로이드 감소를 측정하도록 설계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카고 소재 단체인 알츠하이머 협회(Alzheimer's Association) 글로벌 과학 이니셔티브 책임자 크리스토퍼 웨버(Christopher Weber)는 스펙트리스의 안정성이 고무적인 부분이라고 보았으나 임상시험 규모가 효율성을 제대로 실험하기에는 너무 작다는 견해를 전했다.

웨버는 “알츠하이머 치료 영역 연구는 여전히 초기 단계에 있다. 감마파 활동과 알츠하이머 환자의 증상 간 관련성을 완벽히 이해하려면, 다양한 피실험자 집단을 대규모로 모집한 뒤 추가 연구를 해야 한다. 특히, 감마파 활동 보관이나 강화가 치료에 도움이 될 가능성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피실험자 500명 이상 모집한 뒤 임상 3상을 시작했다. 이번 임상시험 피실험자는 12개월간 매일 헤드셋을 착용한다. 컨은 이번 임상시험에서 스펙트리스가 독자적 치료법이 될 것인지 혹은 아밀로이드를 줄이면서 질병 악화 속도를 늦추고자 개발된 신약 복용과 함께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도 살펴본다. 스펙트리스와 병행할 치료법으로 2023년 여름, 미국 식품의약청(FDA)에서 완벽히 승인을 받은 바이오젠(Biogen)과 에자이가 개발한 치료제인 레켐비(Leqembi) 처방을 통한 항체 치료가 포함될 것이다. 또, FDA 승인을 받을 예정인 약물이자 레켐비와 유사한 약물인 일라이 릴리(Eli Lilly)의 도나네맙(donanemab) 처방도 포함될 것이다.

항체는 외래환자에게 정맥 주사를 통해 주입한다. 알츠하이머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정맥 주사를 놓지만, 위험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으로 뇌가 붓거나 출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그니토 테라퓨틱스는 자체 연구 논문을 통해 스펙트리스가 역효과나 심각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일부 피실험자는 스펙트리스 착용 후 두통, 어지러움, 이명증을 겪었으나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도라이스와미 교수는 코그니토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을 긍정적으로 본다. 그는 “안전한 치료법과 집에서 관리할 수 있는 치료법, 이미 보유한 현대 치료법이 필요하다. 스펙트리스는 모든 조건을 충족한다. 이제는 범위를 확장한 임상시험에서 꾸준히 긍정적인 조짐만 보고되면 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New Headset Aims to Treat Alzheimer’s With Light and Sou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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