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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암 퇴치 mRNA 치료제 실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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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계, 암 퇴치 mRNA 치료제 실험한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종양을 더 정확하게 치료하기 위해 특정 조직의 분자를 조절할 방법을 찾아냈다.
By EMILY MULLIN, WIRED US

2020년 말, 세계 최초 코로나19 백신 배포가 시작되면서 메신저 RNA(mRNA)의 대중 인식 수준이 급속도로 증가했다. 첫 번째 코로나19 백신 배포일 기준 몇 년 뒤 mRNA 관심도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현재 세계 곳곳에서는 독감 백신과 헤르페스(herpes) 백신을 포함한 mRNA 백신 수십 개를 두고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이제 과학계는 mRNA가 질병 예방을 넘어서 치료 목적으로도 활용할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특히, 과학계가 가장 기대하는 mRNA 활용 사례는 암 치료 목적이다.

분자를 치료해야 할 신체 부위로 전달하는 과정에는 장벽이 존재한다. 지방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라고 칭하는 두꺼운 버블이 RNA를 세포로 운반하고, 조직 내 넓은 범위를 이동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부위로만 이동할 수는 없다. 보스턴 소재 기업 스트랜드 테라퓨틱스(Strand Therapeutics) 공동 창립자 겸 CEO 제이크 비크래프트(Jake Becraft)는 RNA 세포가 정확히 특정 부위로만 전달할 수 없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지목했다. 다수 암 치료제는 치료 부위에 정확히 전달하지 못하면, 매우 해로운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랜드 테라퓨틱스가 해결책을 발견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mRNA를 컴퓨터 코드처럼 설계하여 특정 세포 유형을 특정한 시간에 특정량을 주입해야 하는 조건 등 특정 기능을 수행할 방법을 찾아냈다. 2024년 1월 22일(현지 시각),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미국 식품의약청(FDA)이 고형종양이 있는 암 환자 대상 임상시험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2024년 봄이면 임상시험 참가 환자 등록을 시작할 예정이다.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구성 가능한 mRNA 치료법 임상시험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다.

모든 인간 세포에서 자연스럽게 발견할 수 있는 mRNA는 인체 기능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유전적 청사진을 보유한다. 화이자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에서 사용한 합성 버전은 코로나바이러스 스파이크 단백질과 같은 모습을 형성하도록 지시한다. 팔 근육 내 면역 세포가 스파이크 단백질을 낯선 침투 병원군으로 인식하고는 면역 체계에 경고 신호를 보낸다. 면역 체계는 반응을 쌓고, 스파이크 단백질에 맞설 보호 항체를 생성한다. 이 과정에서 인체가 실제 코로나 바이러스 내 스파이크 단백질을 접한다면, 면역력을 갖추기 유리한 조건에서 맞서 싸울 준비를 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mRNA를 이용한 암 치료 방식도 mRNA 코로나 백신과 전반적으로 동일한 방식으로 역할을 수행한다. 종양 세포는 면역 체계를 피하여 감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악명 높다. 하지만 합성 mRNA는 직접 암세포를 겨냥하여 면역 체계에 종양의 존재를 경고할 특정 단백질을 생성할 수 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의 치료법은 mRNA를 활용해 염증 단백질(interleukin-12)인 인터루킨-12(IL-12)를 형성한다. IL-12는 단백질을 감지한 순간과 감지한 곳에 맞추어 면역 세포가 신속한 반응을 시작하고, 암세포를 죽일 행동을 방출한다. 비크래프트는 “mRNA가 종양으로 향할 때는 종양이 단백질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종양은 기본적으로 공장 역할을 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오랫동안 IL-12를 암 치료제로 활용할 잠재적 가치에 주목했다. 그러나 환자가 해로운 부작용을 보고하여 1990년대에 IL-12 초기 임상시험을 중단했다. 해당 연구에서 단백질을 혈류로 직접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신체 전체에 걸쳐 심각한 염증 반응이 발생했다. 일부 기업이 더 안전한 IL-12 치료제 개발에 나섰으나 대규모 제약사의 관심도는 줄어들었다. 2023년,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 Myers Squibb)은 IL-12 암 치료제 개발 연구를 중단했다. 그 뒤를 따라 아스트라제네카와 그 협력사인 모더나도 연구를 중단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 연구팀은 IL-12을 종양 안에 주입한 상태를 유지하려 유전적 회로라는 일련의 지시 사항을 설계했다. 이는 mRNA가 종양의 미세 환경을 감지할 때만 염증 단백질을 생성하도록 알리는 역할을 한다. 유전적 회로는 자연스럽게 유전자 표현을 제어하면서 건강한 세포와 비교하여 암세포의 다양한 신호를 보내는 분자인 마이크로RNA 수준을 감지하도록 설계됐다. 유전적 회로는 mRNA가 의도한 지점이 아닌 다른 곳으로 갈 때는 스스로 파괴되도록 설계했다.

비크래프트는 “mRNA가 치료 부위가 아닌 다른 부위로 전달될 때는 제 기능을 하지 않도록 제작했다”라고 말했다.

스트랜드 테랍퓨틱스는 악성 흑색종과 유방암 등 접근하기 쉬운 종양을 대상으로 초기 실험을 진행해 접근 방식의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임상시험 과정에서 전문의가 mRNA를 종양에 직접 주입하고, 치료가 필요한 부위의 효과를 확인할 것이다. 추후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직잡 개발한 mRNA가 신체 전체에 투입돼 활성화할 세포와 조직을 선별할 수 있기를 바란다.

에머리대학교 윈쉽 암연구소(Winship Cancer Institute) 소속 mRNA 연구원인 필립 산타젤로(Philip Santangelo)는 종양에 주입하더라도 스트랜드 테라퓨틱스의 mRNA 치료제의 장점이 존재한다고 평가했다. 산타젤로 연구원은 “mRNA 치료제 주입 시 약물이 종양 바깥에 전달된다면, 적어도 효과는 종양에 제한적으로 적용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IL-12는 혈액을 통해 측정할 수 있다. 따라서 연구팀은 혈액 검사를 진행하여 단백질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는 단백질의 최종 전달 위치를 확인하고자 다양한 장기도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치료가 의도한 바와 같이 효과적이라면, 종양 이외 다른 곳에서 단백질을 발견할 필요가 없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 공동창립자이자 고문인 한 MIT 생물공학 교수 론 와이스(Ron Weiss)는 그러나 컴퓨터 회로와 마찬가지로 유전자 회로도 간혹 실수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와이스 교수는 “유전적 회로가 10회 중 1회 꼴로 실수한다면, 해당 치료제를 원하지 않을 것이다. 100만 회 중 1회 꼴로 실수가 발생한다면, 치료제 효과가 꽤 우수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스트랜드 테라퓨틱스의 임상시험과 다른 기업의 비슷한 유전적 회로 연구 시도는 인체 내 효과가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와이스 교수는 “유전적 회로가 치료 안전과 효율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와이스 교수는 유전적 서킷이라는 아이디어를 선도했다. 최초로 DNA를 바탕으로 했다. 2013년, 학교를 졸업하자 비크래프트가 와이스 교수의 연구실에 합류하여 mRNA용 유전자 회로 연구를 시작했다. 당시 많은 과학자가 mRNA의 잠재적 가치를 의심했다.

이제 와이스 교수는 유전적 회로를 사용해 갈수록 복잡한 행동으로 효과가 매우 정교한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래를 상상한다. 와이스 교수는 “생물학의 기본적 복잡함과 일치하는 수준의 정교한 치료제 개발이라는 관문을 열기 시작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cientists Will Test a Cancer-Hunting mRNA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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