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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질환, 발병 사례 다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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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 질환, 발병 사례 다시 증가
진드기가 유발하는 전염성 피부 질환인 옴 환자 수가 유럽 전역에서 증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영국은 옴 치료제가 부족하여 치료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By DAVID COX, WIRED US

지난 몇 달간 피부과 일반의 나비드 이자즈(Naveed Ijaz)의 영국 맨체스터 진료소에는 심각한 가려움을 동반한 발진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였다. 모두 피부를 파고드는 기생충인 개선충(Sarcoptes scabiei)에 물리면서 발생한 피부 질환인 옴 환자이다. 옴 감염 시 신체 전체 부위로 가려움을 동반한 발진이 퍼질 수 있다.

이자즈 박사는 “현재 구할 수 있는 옴 치료제가 부족한 탓에 매우 걱정스럽다. 옴은 다른 때보다 겨울이면, 실내에서 여러 명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발병 사례가 많은 질병이다.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이 옴 감염자 확산 추세에 악영향을 미친다”라고 설명했다.

옴 자체는 전 세계 약 2억 명이 걸릴 정도로 꽤 흔한 질병이다. 하지만 현재 영국에서는 일반적인 수준을 훨씬 넘어선 수준으로 옴 환자 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잉글랜드 북부 지역 요양 시설과 대학 기숙사의 옴 감염자 급증 추세를 상세히 설명한 보고서 여러 편이 발행되기도 했다.

영국 왕립 일반의학대학 대변인 엠마 오브라이언(Emma O’Brien)은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서 잉글랜드 북부 지역에서 매주 보고되는 발병 사례 10만 건꼴로 발병하는 사례는 잉글랜드 전역의 환자 수 증가 추세보다 높은 것은 물론이고, 잉글랜드의 5년 평균 옴 질환 발병 사례보다도 훨씬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영국 왕립 일반의학대학의 최신 관측 보고서는 2023년 12월과 2024년 1월 사이 보고된 옴 질환 발병 사례 1,926건을 상세히 다루었다.

영국에서 옴 환자가 급격히 증가한 추세는 오랜 기간에 걸쳐 더 넓은 범위에서 발생하는 추세이다. 다른 전염성 질환과 달리 옴은 기후변화와 관련성이 큰 질환이 아닌 여러 요소가 결합하여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인식이 우세하다. 치료 부족과 치료 실패, 옴과 관련하여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오명 등은 옴 감염 직후 즉시 의료 집중 치료 방안을 찾으려는 움직임을 막는다.

옴 치료 전까지 개선충은 피부 안에서 번식, 기생, 부화 과정을 거쳐 모공과 가려움 증상이 반복되는 원인이 된다. 개선충은 타인에게 전염되기 쉽다. 특히, 성관계를 포함한 각종 피부 접촉을 통해 감염되기 쉽다. 이자즈 박사는 성관계 파트너를 통해 개인 간 옴이 전염된 사례를 몇 차례 접한 적이 있다. 또, 현재 영국 전역에서 확산되는 옴 전염 정도를 담은 일부 데이터는 성 건강 진료소에서 제공한 데이터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영국 사우스햄턴대학교 세계 보건 부문 수석 연구원 마이클 헤드(Michael Head)는 “개선충은 인간 사이에서 이동하고, 소파나 침구류에서 인간에게 이동할 수 있다. 개선충의 움직임은 개선충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학교, 교도소, 요양 시설 등에서 옴 감염 사례가 발생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간혹 병동이나 호스텔에서도 옴 감염 사례가 보고되기도 한다. 개선충은 비교적 흔한 데다가 겨우내 별도의 보호 없이도 살아남을 정도로 생명력이 끈질기다. 게다가 인간은 안타깝게도 개선충이 번식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한다”라고 설명했다.

옴 치료 시 주로 활용하는 치료제는 감염자의 신체에 골고루 펴 바르면서 개선충의 호흡기와 개선충 알을 모두 죽일 수 있는 스킨로션 종류인 페르메트린(permethrin)과 말라티온(malathion)이다. 그동안 페르메트린과 말라티온 모두 옴 치료 효과가 좋았으나 지난 몇 년간 치료 실패 사례가 증가했다. 최근, 페르메트린과 말라티온을 이용한 옴 치료 실패 사례 연구 검토 결과를 담고, 영국 피부과학 저널(British Journal of Dermatology)에 발행된 논문은 치료 실패 확률이 최대 30%임을 제시했다. 해당 연구 논문의 검토 사항은 개선충 사이에서 약물 저항성이 커진 것이 우려할 만한 부분이라고 언급하면서도 옴 질환의 위험성이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영국 및 전 세계 옴 연구에 참여한 브링톤 앤 서섹스 의과대학 연구 펠로 조 미들톤(Jo Middleton)은 영국 전역에서 옴 감염 사례가 많은 상황은 옴 발병 퇴치의 어려움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미들톤 연구원은 침구류와 가구 모두 완벽히 기생충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페르메트린과 같은 치료제는 사용하기 쉽지 않다고 전했다.

미들톤 연구원은 “페르메트린은 우수한 치료제이지만, 사용하기 매우 어렵다. 신체 전체에 골고루 바르고, 12시간 동안 씻지 않은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그리고 같은 과정을 7일 뒤 반복해야 한다”라며, “현실적으로 페르메트린 사용법이 어려운 탓에 치료 시 페르메트린을 바르더라도 결국 옴 질환이 낫지 않은 상태에서 타인에게 옮기는 등 실패 사례가 많다”라고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몇 달간 심각할 정도로 치료제가 부족한 상황도 옴 감염자 수 증가 추세에 영향을 미쳤다. 영국 피부과 협회(British Association of Dermatologists) 회원인 피부과 전문의 파울라 기나우(Paula Geanau)는 와이어드에 보낸 메일을 통해 코로나19 장기화와 관련된 공급망 문제와 브렉시트라는 중대한 문제 모두 옴 치료제가 부족한 원인이라고 전했다. 현재 옴 치료제 수요가 높은 탓에 영국에 치료제가 공급되는 즉시 재고가 모두 소진된다.

미들톤 연구원은 “영국 일부 지역에서는 약품 공급량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 특히, 북부 지역에서 문제가 심각했다. 의약품 공급량이 부족한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보고되지 않은 옴 감염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다. 따라서 의약품 부족 현상이 발생하거나 반대로 의약품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옴 전염 사례가 매우 많다는 점을 고려하여 잠재적 발병 사례의 더 엄격한 관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옴을 치료하지 않는다면, 연쇄 구균(streptococcus), 세균성 모낭염(staphylococcal bacteria) 등이 유발하는 2차 피부 질환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논문 발표 이후 옴 발병 위험성을 철저하게 관측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게 되었다. 요양 시설에서 생활하는 이들을 포함하여 옴 감염에 취약한 환자 집단은 유독 2차 피부 질환 감염 위험성이 크며, 연쇄 구균과 세균성 모낭염 때문에 장기가 손상될 수도 있다. 헤드 연구원은 “연쇄 구균과 세균성 모낭염은 심혈관계, 신장계와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완벽히 파악된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간혹 초기 옴 감염 이후 연쇄 구균과 세균성 모낭염이 2차 피부 질환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옴은 오랫동안 의학 연구, 치료 등이 소홀했던 피부 질환이다. 옴이 청결하지 않아 발생한 질병이라는 사회적 낙인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간혹 옴 감염률은 난민 및 망명 신청자 수용소와 같이 인구 밀도가 높은 곳에서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아무런 증거 없이 난민이 옴 전염 원흉이라는 비난에 악용되기도 했다.

미들톤 연구원은 “유럽에서 옴 감염률이 증가한다면, 옴 감염자 증가 추세가 난민과 관련되었다는 증거가 없다는 점을 확신할 수 있다. 과거, 난민과 유럽 내 옴 질환 유입의 관련성을 다룬 언론 보도 내용이 있지만, 현재 옴은 영국에 존재하는 질병이다. 과거에도 항상 옴 감염자가 발생했다. 요양 시설과 대학 내 청년층이 밀집한 공간에서 옴 발병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을 관측했다. 현재 옴 감염자가 많은 곳에서는 어떠한 감염 증가 사례든 설명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난민이 옴 질환 원흉이라는 증거 없는 비난 이외에도 옴과 관련하여 확산되는 거짓 정보를 추가로 찾아볼 수 있다. 남반구에서는 이버멕틴(ivermectin)이라는 강력한 구충제이자 경구 투약만으로 옴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 이버멕틴을 두 차례 투여한 환자 98%는 옴을 완치할 수 있다고 입증하는 여러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이버멕틴을 일상 치료제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두고 복수 연구팀이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 시 처방한다는 거짓 보고에 일조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이버멕틴의 SARS-CoV-2 치료 효과와 관련한 추측 사항을 사실인 것처럼 공식 선언하면서도 뒷받침할 만한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점을 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미들톤 연구원은 거짓 정보가 효과가 입증된 조건에서 이버멕틴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원인이라는 점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들톤 연구원은 “일각에서는 이버멕틴이 코로나19 치료 효과가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다. 타인에게 이버멕틴을 말 치료 약물의 일종으로 설명하고, 통제하고자 할 것이다. 이버멕틴은 수많은 인간 질병 치료 약물과 마찬가지로 수의학계에서도 사용하는 약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피부과 전문의는 이버멕틴을 옴 치료제로 처방하는 사례가 증가하기를 바란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자즈 박사를 포함한 다수 의사는 현재 영국 내 옴 확산 사례를 비교적 더 효과적인 공중보건 광고를 통해 관리하기를 바란다. 이자즈 박사는 “많은 환자의 질병을 잘못 진단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한다. 예를 들어, 가려움증 후처리는 어디서든 증상 완치 후까지 최대 6주가 걸린다. 하지만 많은 환자가 증상 완치 시간이 길다는 점을 두고 옴 재발이라고 착각한다. 환자는 페르메트린을 추가로 처방받고, 공급량이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Scabies Is Making a Come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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