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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동 시한 폭탄, 소고기 업계에 타격 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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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변동 시한 폭탄, 소고기 업계에 타격 임박
베이비부머 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극소수 미국 인구만이 미국산 소고기 대부분을 소비한다. 영리한 대책으로 젊은 세대의 육류 소비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By MATT REYNOLDS, WIRED UK

1970년대 초반은 미국 소고기 산업의 전성기였다. 스트로가노프(stroganoff)와 스튜, 스튜 냄비, 스테이크 점심, 60센트 햄버거 등을 즐겨 먹던 시대였다. 또, 미국 전체 인구 집단의 소고기 섭취량 감소가 시작된 때이기도 했다. 1975년, 미국인의 연간 소고기 섭취량은 90파운드(약 40.82kg)에 육박했다. 현재 미국인의 연간 소고기 섭취량은 57파운드(약 25.85kg)로 줄어들었으며, 소고기가 아닌 닭고기가 미국 내 육류 섭취량 1위를 차지했다.

소고기 섭취량 감소는 환경에도 좋은 소식이다. 소고기 생산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가금류나 돼지고기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배출량보다 10배, 다수 공장 기반 형태의 단백질보다 20~60배 더 많다. 그러나 소고기 섭취량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면, 실제로 소고기를 섭취하는 소비자층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바로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난 부분이기도 하다.

2023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툴레인대학교 연구팀이 소고기 섭취량 대다수를 차지하는 소비자층은 미국 전체 인구 중 비교적 소수임을 확인했다. 또, 소고기 섭취자 비율 중 나이가 많은 남성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소고기 업계는 소비자층의 인구 격차를 좁히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소고기를 충실하게 소비하는 새로운 소비자층을 생성하는 데 주력한다.

툴레인대학교 영양 프로그램 소장 디에고 로즈(Diego Rose)는 미국의 소고기 소비 습관을 검증한 논문 저자 중 한 명이다. 로즈 소장의 연구 논문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미국 성인을 대상으로 지난 24시간 동안 섭취한 음식을 확인한 전국 단위 설문 조사 결과로 얻은 데이터를 제시했다. 논문 저자는 1일 소고기 섭취량이 조리된 햄버거 한 개에 포함된 소고기보다 조금 더 많은 4온스(약 0.11kg) 이상인 소비자를 소고기 섭취량이 많은 소비자로 분류했다. 미국 식단 지침에는 하루 기준 성인의 육류, 가금류, 달걀 4온스를 넘기지 않는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되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응답자 절반 이상은 지난 24시간 동안 소고기를 섭취했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로즈 소장은 소고기 섭취량 대부분을 차지하는 소비자가 극소수라는 점에 놀랐다. 설문 조사로 분석한 데이터 기준 응답자 12%가 전체 소고기 소비량 절반을 소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고기를 많이 먹은 응답자 중 베이비붐 세대에 해당하는 50~65세 남성 비율이 더 높았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오늘날 소고기 섭취량이 많은 소비자는 미국의 소고기 소비 전성기에 성장한 이들이다. 물가 인상과 적색 소고기 관련 건강 우려가 제기되기 전에 해당하는 시대였던 만큼 식단 관심도가 낮았던 때이기도 하다. 로즈 소장은 “일반적으로 식습관은 크게 변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청년층부터 많은 이들이 이미 좋아하는 음식을 주로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6세 이상 노년층은 소고기 섭취량이 많을 확률이 낮았다. 로즈 소장은 의사가 소고기 섭취량 감소를 권고한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았다. 로즈 소장은 “생활 습관이 식습관을 따라잡는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툴레인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는 미국인 식단의 극히 일부분만 보여준다. 하지만 소고기 섭취량이 세대마다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1990년대 중반에는 인구 1인당 평균 소고기 소비량이 67파운드(약 30.39kg)이며, 남성의 소고기 섭취량이 여성보다 훨씬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소고기 소비량은 갓 성인이 된 세대 사이에서 가장 많았으며, 39세 이후에는 줄어들기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1990년대 당시 소고기 섭취량이 많았던 이들은 로즈 소장의 설문조사에서 오늘날의 과도한 소고기 소비자 집단으로 나타난 이들이기도 하다.

미국 축산협회 공공 관계 최고 책임자 힐러리 매켄스(Hillary Makens)는 로즈 소장의 연구 결과에 반박했다. 매켄스가 메일로 공유한 미국 축산협회의 소고기 섭취 추적 설문 조사에서는 전날 소고기 섭취량을 보고한 응답자 중 MZ세대의 비율이 X세대, 베이비붐 세대 등보다 더 많다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주간 소고기 섭취량을 조사했을 때 Z세대 응답자 64%가 지난 한 주간 최소 1회 이상 소고기를 섭취했다고 답변했다. X세대와 베이비붐 세대 응답자 각각 69%, 71%가 같은 답변을 한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지 않다.

매켄스는 소고기 섭취 가능성 감소는 여러 요인으로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매켄스는 “소고기 집단 소비량이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축산업자와 목장 주인이 가뭄을 비롯한 여러 날씨 조건에 맞서 싸우는 데다가 노년층 목장 주인이 토지를 판매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동시에 지난 25년간 소고기 수요가 증가했다는 결과를 보여주는 업계 데이터도 함께 제시했다.

로즈 소장은 직접 진행한 설문 조사 연구와 미국 축산협회 설문 조사 결과를 직접 비교할 수 없다는 점을 지적했다. 로즈 소장은 “소비자 마케팅 설문 조사는 신속하게 진행되면서 정확하지 않다. 특정 식품 섭취 관련 사항을 물어볼 때는 철저하게 24시간 동안 섭취한 모든 음식을 떠올리는 방식으로 조사할 때보다 설문 조사 대상이 된 식품을 섭취했다고 말하는 응답자 비율이 더 높을 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정확한 소고기 섭취량 수치가 논쟁이 될 수 있으나 소고기 업계가 Z세대 소비자에도 더 주목하는 것도 사실이다. 육류 마케팅 기관 마이단 마케팅(Midan Marketing)은 Z세대를 육류 업계의 미래라고 칭하며, 소고기 마케팅 담당자가 소고기를 고단백질 식품으로 홍보하여 Z세대 소비자를 끌어모으려 한다는 내용의 블로그 게시글을 게재했다. 소고기가 저탄소 식품이라고 주장하는 마케팅 증가 추세도 기성세대보다 기후변화 참여도가 더 높은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이다.

육류 섭취 심리학을 연구하는 UCLA 대학원생 다니엘 로젠펠드(Daniel Rosenfeld)는 “소고기 섭취의 지속 가능성이 뛰어나지 않다면, 젊은 세대는 순수하게 환경 문제를 바탕으로 소고기 섭취를 윤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로젠펠드는 식단 선택은 개인이 형성한 이미지와 자신과 타인을 비교하는 방식과 밀접한 관련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특정 식품이나 다른 식품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점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이다.

특히, 육류 섭취는 갈수록 정치화되는 추세이다. 2020년, 로즈 소장은 미국인의 육류 섭취량이 대폭 감소한 후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수준을 간단하게 설명한 연구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한 가지 기사에 주목했다. 바로 영국 우익 성향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조 바이든의 기후 계획이 매달 햄버거 섭취량 1개로 제한하는 방법’이라는 제목으로 대서특필된 기사이다. 그러나 당시 미국 대통령 선거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은 육류 섭취 제한을 제안한 적이 없다. 로즈 소장의 연구 논문은 조 바이든이라는 인물을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데일리메일 기사 보도 이후 마저리 테일러 그린(Marjorie Taylor Greene) 미국 조지아주 공화당 하원의원은 바이든을 ‘햄버거 강도’라고 비난하는 트윗을 게재했다.

로즈 소장은 “어리석은 행동이다. 소고기를 계속 섭취할 수 있지만, 섭취량을 줄여야 한다”라며, 소고기 섭취의 정치화를 비판했다.

소고기 소비가 상대적으로 적은 인구 집단에 집중된다면, 이는 육류 섭취량 감소 운동에 초점을 맞출 유용한 방법이 될 수도 있다. 일부 소비자는 공개적으로 소고기가 건강, 환경에 미치는 영향문제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소고기 소비량이 가장 많은 소비자 집단은 변화를 거부하는 집단일 확률이 높으므로 비교적 신중한 접근 방식이 필요할 수도 있다. 로즈 소장은 “소고기 섭취 중단을 이야기하는 이는 없다. 단순히 소고기 섭취량을 줄이는 것을 이야기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A Demographic Time Bomb Is About to Hit the Beef Indus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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