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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화석연료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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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돈, 나도 모르는 사이에 화석연료 지원한다?
여러 은행이 고객 예치금을 이용해 탄소 집약도가 높은 여러 산업의 대출금을 제공한다. 새로운 연구 분석 결과, 1,000달러 예치 시 뉴욕에서 시애틀로 향하는 항공편 한 대와 비슷한 수준의 배출량이 발생한다.
By MATT SIMON, WIRED US

은행에 돈을 입금하면, 입금한 돈이 은행에 그대로 남아있어 즉시 인출 요청에 응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돈을 맡긴 은행에서는 고객의 예치금을 다른 기관의 대출금으로 제공하는 방식으로 돈을 번다. 고객의 예치금으로 대출 서비스를 받는 기관 중에는 제조업 등 배출량이 매우 많은 기업은 물론이고, 기후변화 문제 발생을 유도하는 화석연료 기업도 포함되었다.

따라서 은행에 돈을 입금한 채로 둔다면, 의도치 않게 전 세계의 재앙 악화에 일조할 수도 있다. 새로운 연구 분석 결과, 평범한 미국 시민이 1,000달러를 저축액으로 입금할 때마다 매년 뉴욕에서 시애틀로 이동하는 항공편과 비슷한 수준의 배출량을 간접적으로 생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분석 결과를 게재한 기관인 프로젝트 드로우다운(Project Drawdown) 책임자인 조나단 폴리(Jonathan Foley)는 “보통 매일 예금에 보관하는 돈을 은행이 사용하는 방식을 자세히 살펴보지 않는다. 고객의 예금 계좌에 입금된 돈은 실제로 여러 곳을 오간다. 그러나 이면을 살펴보면, 화석연료가 많다”라고 말했다.

연구 논문은 기후 문제 인식 수준이 높은 은행으로 전환한다면, 은행에 돈을 예치하면서 발생하는 배출량을 약 75% 감축할 수 있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사실, 미국 소비자의 은행 계좌 예치금 중간 수준에 해당하는 8만 달러를 기후 문제 인식이 높은 은행으로 이체한다면, 은행 계좌 예치금으로 발생하는 간접 배출량을 채식으로 식단을 변경하지 않을 때의 직접 배출량 대비 2배 줄일 수 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은행 예치금과 배출량 문제의 관련성을 다른 방식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개인이 운전, 육류 섭취, 열펌프가 아닌 가스 난방 가동 시 발생하는 것과 같은 수준의 탄소 발자국을 남기고, 예금한 돈도 별도로 탄소 발자국을 남길 수 있다. 은행 계좌 예치금은 아직 강력한 영역의 대규모 기후 행동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영역이다. 폴리는 “매번 대통령 선거에서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나 햄버거 섭취량을 줄이는 것 외에도 돈을 예치한 은행도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개인 고객이 은행에서 돈을 빌리듯이 화석연료 기업과 가스 파이프라인과 여러 기반 시설을 사용하는 기업처럼 화석연료 산업을 지원하는 기업도 마찬가지로 은행 대출 서비스를 이용한다. 기후 행동에 주력하는 비영리 단체인 리클레임 파이낸스(Reclaim Finance) 수석 애널리스트 패디 맥컬리(Paddy McCully)는 “파이프라인을 새로 설치하지 않더라도 기업이 소유한 가스 연료 시설 네트워크나 기존 파이프라인 유지, 직원 급여 지급 등 화석연료 기업이 정상 운영을 위해 운영 자금을 충당할 필요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연료 가격 변동성을 고려하면, 대출 서비스를 이용하는 화석연료 기업마다 필요한 대출 기간은 제각각이다. 바로 소비자의 돈을 이용하게 되는 부분이다. 환경 및 기후 정의 옹호단체 스탠드어스(Stand.earth) 기후 기금 소장 리차드 브룩스(Richard Brooks)는 “개인이 은행 계좌에 돈을 입금하는 것은 화석연료 기업이 대출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한다는 의미이다. 북미 대륙 내 상위 10위에 포함하는 은행을 살펴보면, 은행 한 곳당 매년 200~400억 달러를 화석연료 기업 대출금으로 지급한다”라고 전했다.

새로운 연구 보고서에서 미국 최대 규모 은행 기관 11곳은 각각의 은행 자산 19.4%를 탄소 집약도가 높은 업계의 대출금으로 지원한다. (미국은행협회(American Bankers Association)는 은행 기관의 화석연료 기업 대상 대출 서비스 지원 실태와 관련된 와이어드의 취재 요청에 즉시 답변하지 않았다.) 분명하게 말하자면, 석유 기업과 가스 기업, 석탄 기업은 인류가 탄소 배출량을 급속도로 대폭 줄일 때 대출금 없이 연료를 계속 생성할 수 없다. 새로운 화석 연료 프로젝트는 단순히 일시적인 노력이 아니라 몇 년간 진행되면서 일정 수준의 배출량을 계속 가둔다.

브룩스 소장은 대형 은행 기관의 친환경 경제 자금 지원 수준이 적다고 덧붙였다. 문명사회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악화된 기후변화 효과를 피하려 잘못된 에너지에 투자한다. 그러나 2022년 최초로 기후 기금이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기후정책계획(Climate Policy Initiative) 수석 관리자 발레리오 미케일(Valerio Micale)은 “매년 기후 기금을 최소 5배 늘리고, 기금을 최대한 빠른 속도로 늘려 기후변화의 최악의 여파를 완화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더 중요하게 고려할 점은 2050년까지 266조가 축적될 것으로 예상되는 비용이다.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지 않을 때 2050년 지출될 것으로 추산되는 비용이 2,500조 달러를 넘는 것과 비교하면, 훨씬 더 적은 수준이다”라고 설명했다.

적어도 소형 은행 기관이 화석연료 업계에 제공하는 대출금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어느 한 신용협동조합은 지역 단위에 더 초점을 맞추어 운영하여 신규 석유 파이프라인 건설 지원 대출금을 제공할 확률이 더 낮다. 브룩스 소장은 “화석연료 업계 대기업은 대출금이 필요할 때 대형 은행을 찾을 확률이 더 높다. 주로 수억 달러 혹은 가끔 수십억 달러를 대출받으려 한다. 신용협동조합에서는 지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은행이 기후 행동 부분에서 유독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유이다. 채식이나 비건 식단으로 변경하여 가축업의 막대한 탄소 배출을 피하려는 것과 비교하면, 은행에 예치한 돈을 다른 곳으로 이체하는 것이 쉽다. 폴리는 “많은 이들이 화석연료 기업 투자에 참여하지 않으려 주거래 은행을 변경한다면, 화석연료 기업이 대출금으로 받을 수 있는 자본이 서서히 사라질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프로젝트 드로우다운의 최신 보고서는 미국 은행 기관 수천 곳의 대출 서비스 제공 습관을 깊이 분석하지 않았으나 폴리는 화석연료 투자를 의도적으로 기피하는 은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만약, 현재 주거래 은행이 투자하는 곳이 확실하지 않을 때는 언제든지 물어볼 수 있다. 폴리는 “화석연료 생성 투자금으로 향하는 자본을 기후 해결책을 지원하는 쪽으로 변경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듣는다면, 워런 버핏과 같은 거물급 재계 인사의 행동만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개인도 조금씩 기후 해결책에 도움이 되는 노력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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