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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성대한 꿈으로 시작해 비밀 거래로 이어져...결국 소송 피하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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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성대한 꿈으로 시작해 비밀 거래로 이어져...결국 소송 피하지 못해
자칭 이더리움 선구자가 암호화폐 인프라 기원을 두고 옛 동료를 고소했다. 그리고 암호화폐 업계가 매우 부패한 상태가 되었다고 주장한다.
By JOEL KHALILI, WIRED UK

조엘 디에츠(Joel Dietz)는 암호화폐 세계가 부패했다고 주장하며, 법원에서 증명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디에츠는 스스로 암호화폐 세계 시가총액 2위인 블록체인 컴퓨터 네트워크 이더리움(Ethereum) 창립 구성원 중 한 명이라고 주장한다. 디에츠는 이더리움 개발 코드를 작성한 적이 없다. 하지만 이더리움 출범 전인 2014년, 디에츠는 이더리움의 열혈 지지자로 활동하며, 대중에게 이더리움 네트워크 운용 방식과 중요성을 전파했다. 그 대가로 이더리움 토큰을 받았다.

디에츠는 이더리움 출범 초기에 암호화폐 업계에서 근무하는 것이 인터넷의 미래를 구축하는 것과 같았다고 밝혔다. 이더리움은 투명성과 평등주의, 탈중앙화를 핵심으로 내세웠다. (탈중앙화는 앱과 인프라를 통해 자산 이체 통제 권한을 소수에서 다수에게 제공하는 암호화폐 세계의 지름길이다.) 디에츠는 소프트웨어 코드를 누구나 보고 사용하고, 재빨리 전달할 수 있는 오픈소스가 이더리움의 핵심 가치가 실현되는 새로운 시대의 서막이 될 것이라고 굳건히 믿었다. 그러나 그는 “초기 전망에서 벗어나 실패 위험성을 직면했다. 암호화폐 업계에는 부정부패가 만연한 기관이 있고, 부패 수준이 심각하다”라고 비판했다.

디에츠는 캘리포니아주 법원에 과거 협력자인 애론 데이비스(Aaron Davis)를 고소했다. 제소 당시 디에츠는 데이비스가 이더리움 기반 가상자산 지갑인 메타마스크의 지분 소유권을 두고 사기 행위를 펼쳤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이를 부정한 비밀 거래라고 칭했다. 공동 피고인으로는 데이비스와 메타마스크에서 공개 협력 관계를 맺은 댄 핀레이(Dan Finlay)와 메타마스크 지갑을 소유한 소프트웨어 기업 콘센시스(Consensys), 이더리움 공동 창립자이자 콘센시스 CEO인 조 루빈(Joe Lubin)을 지목했다.

핀레이는 와이어드에 전달한 공식 성명을 통해 디에츠가 고소를 통해 제기한 혐의는 근거가 없다고 주장했다. 핀레이는 “디에츠는 스스로 유력 투자자의 존중을 받을 의도로 스스로 이더리움 창립자라는 거짓 홍보 활동을 펼쳤다. 그러나 메타마스크나 메타마스크 기술과는 어떠한 관련성도 없는 인물이다”라며, 디에츠의 주장에 반박했다.

디에츠가 금전적 보상을 원한다는 사실은 확실하다. 2022년 3월, 콘센시스의 시가총액은 70억 달러였으며, 메타마스크는 콘센시스의 상품 중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상품이다. 그러나 디에츠는 이번 소송은 암호화폐 업계의 현 상태에 대중의 주목을 끌어모을 작은 방법 중 하나라고 주장한다. 그는 암호화폐 세계가 일련의 법정 다툼으로 심각하게 저하되었으며, 암호화폐 관계자 다수는 권력이나 지위 남용을 강조한다고 말한다. 미국 규제 당국은 이미 바이낸스, 코인베이스, 제미니 등 세계 최대 규모 가상자산 거래소 여러 곳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세 거래소 모두 암호화폐 투자자 혼란 유도나 악용, 위험 상품 노출을 유도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2023년 7월, 암호화폐 대출 기업 셀시우스(Celsius) 창립자 알렉스 마신스키(Alex Mashinsky)는 고객을 사취할 목적으로 계획을 조작한 혐의로 미국 법무부에 피소됐다. 2023년 11월, 한때 암호화폐 업계에서 젊은 기업가로 성공하여 이름을 날렸던 FTX 창립자 샘 뱅크먼 프리드는 FTX를 통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사기 범죄를 관리하여 유죄 평결을 받았다. 이때 탈중앙화라는 개념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 뜬구름과 같은 존재였다.

디에츠는 “암호화폐 업계의 부정부패를 모두 퇴치해야 한다. 매우 당황스러울 정도로 심각하다”라고 말했다.

메타마스크는 웹 브라우저 확장 형태로 사용하는 암호화폐 지갑이다. 사용자가 이더리움과 호환 가능한 암호화폐 토큰 수천 종류를 보유하도록 한다. 또,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와의 상호작용도 지원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메타마스크는 암호화폐 인프라의 기반이 되었으며, 1억 명이 사용자를 확보했다. 디에츠는 자신이 메타마스크 개발 아이디어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디에츠는 2015년 초, 데이비스를 브라우저 기반 암호화폐 지갑 개발 담당자로 채용하고, 베이퍼(Vapor)라는 코드네임으로 암호화폐 지갑 개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주장한다. 소장에 작성된 바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제3의 인물인 마틴 베츠(Martin Becze)와 함께 코드 작업을 관리했다. 당시 디에츠는 상위 수준의 계획 구상, 개념 설계 및 단기 자금 확보 보조 역할을 맡았다. 와이어드는 베츠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소송 쟁점은 다음의 여러 가지 혐의이다. 첫 번째는 투자금 조달이 구체화되지 않았을 때 데이비스가 디에츠와 소통을 중단했으나 새로운 협력자인 핀레이와 함께 베이퍼 프로젝트를 조용히 계속 진행했다는 혐의이다. 데이비스와 핀레이는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어느 한순간 당시 메타마스크라는 이름을 지정한 기업 소유권을 매각하거나 이전했다. 결국, 메타마스크의 소유권은 루빈이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기업 콘센시스에 넘어갔다. 이후 데이비스와 핀레이, 루빈 모두 디에츠의 프로젝트 참여 사실을 공개 기록에서 지웠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데이비스와 핀레이, 루빈은 콘센시스 커뮤니케이션 부서를 통해 디에츠의 소송 관련 인터뷰를 거부했다. 또, 서면 질문에도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데이비스는 2021년, 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디에츠와 협력하기 전부터 이더리움 지갑 아이디어를 구상했다고 암시하는 발언을 했다. 2022년 7월, 콘센시스는 공식 블로그를 통해 메타마스크 개발 초기 상황을 작성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데이비스와 핀레이 모두 이더리움 기반 웹 서비스 개발을 원했으나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로그인 기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결국, 데이비스와 핀레이는 로그인 기술 문제로 돌아가서 작업하고, 메타마스크 개발에 나섰다.

디에츠의 소송 사건과는 무관한 법무법인 화이트앤케이스(White & Case)의 글로벌 지식재산권 총괄 책임자 야르 차이코프스키(Yar Chaikovsky)는 해당 소송에서 두 가지 의문점을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첫 번째는 디에츠와 데이비스의 협력 관계 확립 여부이다. 두 번째는 협력 관계가 성사된 적이 있다면, 디에츠가 자신의 메타마스크 소유권 이익이 사라진 사실을 알게 된 시점이다.

베이퍼 초기 협력자는 기존 계약서에 서명하지 않았다. 디에츠는 연속으로 주고받은 슬랙 메시지를 통해 협력 관계가 공식적으로 형성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제는 해당 슬랙 메시지에 접근할 권한이 없다고 덧붙였다. 디에츠와 베이퍼 프로젝트팀이 사용한 스타트업 스웜(Swarm)의 팔로알토 사무실에서 근무한 인물인 앤드류 쿡(Andrew Cook)은 암호화폐 지갑 개설 협업이 이루어진 것을 지켜보았다고 밝혔다. 쿡은 “디에츠가 메타마스크 개념 전체를 제시했다”라고 말했다. 쿡은 2015년 초, 베이퍼 개발 작업에 참여할 개발자를 찾으려 링크드인으로 접속하여 데이비스의 프로필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쿡은 메타마스크는 사실상 디에츠의 아이디어를 직접 베낀 것이라고 주장한다.

와이어드는 베이퍼 관련 자금 지원 신청서 두 건을 확인했다. 해당 신청서에는 디에츠와 데이비스의 이름이 명시되었으며, 2015년 봄 비영리 단체인 이더리움 재단과 Y 컴비네이터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에 제출되었다. 베이퍼 프로젝트팀은 Y 컴비네이터에 보낸 영상을 통해 브라우저와 블록체인의 결합이라는 아이디어를 홍보했다.

디에츠는 데이비스가 2015년 11월부터 시각적 요소를 변경한 베이퍼 버전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당시 데이비스는 컨퍼런스 현장에서 메타마스크를 홍보했다. 콘센시스는 여러 포트폴리오 관리자를 둔 독특한 구조에 따라 운영됐다. 반면, 다양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나 홍보는 중앙 관리 기관에서 담당했다. 암호화폐 업계와 같은 특성인 해당 구조는 하향식 의사결정을 융통성이 더 우수한 합의 방식으로 바꾸어 루빈이 언급한 바와 같이 자동화 프로젝트와 기업의 연결망을 형성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디에츠는 콘센시스의 구조가 매우 혼잡한 구조라고 비판했다. 결국, 디에츠는 콘센시스의 구조 때문에 메타마스크 지분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확신하게 되었다.

소장에 작성된 바에 따르면, 디에츠는 2021년까지 한동안 부인하던 메타마스크 소유권 이익을 의심하지 않았다. 2021년, 콘센시스는 암호화폐 언론 코인텔레그래프 소속 기자 중 디에츠를 메타마스크 공동 창립자로 언급한 기사를 보도한 기자를 위협했다. 위협을 받은 기자인 질리안 갓실(Jillian Godsil)은 자신이 위협받았다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콘센시스 관계자는 디에츠를 메타마스크의 공동 창립자로 지칭한 문제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보며, 필요 이상으로 공격적인 태도를 보였다. 결국, 코인텔레그래프는 해당 기사 내용을 정정했으나 갓실 기자는 디에츠가 메타마스크 개발 과정에 어느 정도 기여했다는 견해를 고수했다. 갓실 기자는 “디에츠가 메타마스크 아이디어 구상 과정 일부분에 참여했다고 본다. 디에츠는 암호화폐 역사에서 중요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인물이다”라고 말했다.

차이코프스키는 협력 관계의 증거로 드러난 것이 존재하더라도 디에츠가 아이디어 탈취로 의심할 만한 일이 발생하고 6년이 지나도록 문제를 알지 못했다는 점에 맞서 방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날짜는 법률 효력이 발생하는 떄를 결정한다는 점에서 관련성을 두고 지켜보아야 할 부분이다. 4년 동안 계약 및 책임 의무 위반을 두고 논쟁한 캘리포니아주 법원이나 다른 원고는 불만을 제기할 권리를 포기했다. 디에츠는 2021년을 분쟁 시작 시점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소장에는 피고가 분쟁 시작 날짜로 보기 매우 부적절하다고 불평을 제기한 2023년 11월 6일(현지 시각)이 분쟁 시작 시점으로 명시되었다.

차이코프스키는 “결과적으로 분쟁 발생 시점 논쟁으로 이어질 것이다. 법률 제한 사항은 소송 당사자가 소송을 제기하기 전까지 기다려 주지 않는다. 보통 가치 있는 문제가 있는 때가 아닌 문제가 발생하는 때 소송을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디아츠가 제기한 소송은 보류 형태를 보이고 있다. 피고인은 캘리포니아 법원의 사법권 부재를 주장하며, 디에츠가 제기한 15가지 혐의 중 13가지 혐의를 부인한다. 2023년 12월 13일로 예정된 증인 심문이 사건 관할 법원 변경 후 소송 재개로 이어질 것인지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콘센시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이는 디에츠 뿐만이 아니다. 뉴욕 법원에 제기된 소송도 디에츠가 제기한 소송과 마찬가지로 소유권이 쟁점이 되었다. 2023년 10월, 콘센시스 전 직원 27명이 루빈을 포함한 메타마스크 주요 관계자가 메타마스크를 포함하여 가치 있는 자산 대부분 제거하고는 새로운 기관인 콘센시스 소프트웨어 Inc.로 옮기는 방식으로 의도적으로 직원의 회사 지분 가치를 줄였다는 혐의를 제기하며, 콘센시스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했다.

원고 측은 소송을 통해 콘센시스가 거액의 매출을 기록하기 시작한 시기인 2015년과 2016년에 합류했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루빈이 생성한 자본 제공을 약속받는 방식으로 어느 한 불확실한 스타트업 운영을 위해 위험성을 감수하라는 설득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디에츠가 조작되었다고 혼란을 느낀 기존 관행과는 다른 기업 구조 탓에 콘센시스 전 직원으로 구성된 원고 측도 콘센시스의 계획에 참여하지 않았다. 법무법인 서스만 갓프리(Susman Godfrey) 파트너이자 원고 측 법률 자문 담당자인 저스틴 넬슨(Justin Nelson) 변호사는 “조 루빈이 개인 이익을 최대화하고, 콘센시스 직원에게 진 빚에서 벗어나는 형태로 설계된 다양한 기업 형태를 생성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여러 포트폴리오 관리자를 두고, 별도의 중앙 기관이 홍보를 담당하는 기업 구조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세계가 함께하도록 할 새로운 방법을 제시한다는 가정에 따라 기업이 설립되었다. 하지만 원고가 상세이 설명한 바와 같이 조 루빈은 자산을 제거했다”라고 설명했다.

뉴욕 법원에 집단 소송을 제기한 원고는 콘센시스의 초기 법인인 콘센시스 AG가 등록된 곳인 스위스에서도 별도의 법적 대응에 나서고자 한다. 메타마스크와 콘센시스 소프트웨어 Inc.의 여러 자산 이체 행위를 번복하려는 시도이다.

콘센시스 소프트웨어 Inc. 글로벌 언론 홍보 책임자 엘로 기메네즈(Elo Gimenez)는 이메일로 보낸 공식 성명을 통해 “콘센시스는 불만을 품은 소수 주주 집단의 일련의 근거 없는 법률 행위 대상이 되었다. 콘센시스 소프트웨어 Inc.는 이득이 없는 소송에 맞서 적극 방어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콘센시스 AG 마케팅 사장 디아나 리처(Diana Richter)는 별도의 공식 성명을 통해 “소송에서 제기된 의혹 모두 거짓이다. 따라서 스위스와 미국을 포함하여 근거 없는 기소를 직면한 모든 곳에서 승소할 방법을 찾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디에츠는 암호화폐 업계의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중단하지 않았으나 모든 것이 순수한 기술 접근방식에 따라 향상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전혀 입증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법률과 통제가 없는 모델은 악의를 지닌 세력을 대거 끌어모은다”라고 비판했다.

디아츠나 콘센시스 전 직원이 각자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을 보장할 수는 없다. 그러나 결과를 떠나 소송 행동을 통해 제기한 의혹 자체는 최근의 암호화폐 업계의 짧은 역사를 정의한 주제를 가리킨다. 바로 교묘한 속임수로 이익을 창출하고는 탈중앙화라는 허상의 개념으로 가린 것이다.

디에츠는 암호화폐 업계 전반에 걸쳐 무언가를 공개적으로 판매하고, 비공식적으로 다른 행동을 하는 관행이 만연하다고 주장한다. 디에츠는 암호화폐 업계가 과장된 거짓 홍보와는 거리가 멀다는 진실을 깨닫는 것이 너무 늦지 않았다고 믿는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rypto Started With Grand Dreams, Then Backroom Deals. Now It’s Mired in Lawsui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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