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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절도범·자발적 감시자 활동, 틱톡 최신 트렌드로 급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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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절도범·자발적 감시자 활동, 틱톡 최신 트렌드로 급부상
일부 틱톡 계정이 사용자에게 소매치기와 도둑으로 의심되는 이들을 경고한다. 그러나 경고와 함께 우려와 혐오를 조장하기도 한다.
By DAISY SCHOFIELD, WIRED UK

제임스(James)는 지난 21년간 민간 보안 기업 소속으로 주로 런던 옥스퍼드가를 중심으로 번화가에서 사복 경찰로 근무했다. 제임스는 종종 자신이 구금한 이들의 모습을 촬영해 경찰에게 보여주거나 왓츠앱으로 동료와 공유한다. 그러나 2023년 2월, 제임스는 사복 경찰로 근무하며 체포한 이들의 영상을 올릴 또 다른 공간을 찾았다. 바로 @london_content라는 틱톡 계정이다. 제임스의 틱톡 계정 팔로워 수는 이미 10만 명에 육박한다.

제임스의 영상 중 조회 수 2,500만 건을 돌파하며, 가장 많은 조회 수를 기록한 영상은 소매치기로 의심되는 이가 치마에서 물건을 꺼내는 모습을 담고, 샘 스미스의 ‘언홀리(Unholy)’를 사운드트랙으로 적용한 영상이다. 영상 자막에는 “영상 속 소매치기범은 체포됐다”라고 작성되었다. 제임스가 올린 다른 영상도 소매치기범이나 이른바 구걸 사기 유형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의 모습을 담았다. 이제 제임스는 휴무일일 때마다 런던 거리를 돌아다니며, 불법 활동을 잡아내려 한다. 다시 말해, 틱톡에 확산될 만한 영상을 더 촬영하려 한다는 의미이다.

제임스는 “많은 이들이 길거리에서 소매치기범을 미리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며, 감사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많은 이들이 나의 콘텐츠를 좋아한다”라고 주장했다.

@london_content를 비롯한 계정이 틱톡에서 인기를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모든 사용자가 소매치기범 영상을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애리조나대학교 문화 지리학 및 중대 범죄학 교수 스테판 블로치(Stefan Bloch)는 범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콘텐츠를 보여주는 것이 종종 특정 인종과 연결 지어 편견을 지니게 되는 이웃을 향한 근거 없는 지나친 우려와 상상에 따른 위협을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블로치 교수는 “감시 기술에 의존해 이미 지니고 있는 고정관념을 재차 확인하고, 우려를 검증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틱톡의 범죄 영상 게재와 비슷하게 지역사회의 선입견을 포착하고는 반영하는 넥스트도어(Nextdoor), 시티즌(Citizen) 등 다른 이웃 감시 앱과도 비교했다.

블로치 교수는 “범죄로 의심되는 행위를 영상으로 공유하는 행위의 유일한 장점은 대중의 책임감 향상이다”라고 덧붙였다. 책임감에는 경찰의 잔혹 행위와 같은 국가 권력 남용이 포함되었다. 그러나 블로치 교수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당사자 동의 없이 이미 소외된 이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행위는 정당화하기 어렵다.

제임스는 자신의 영상이 선입견 문제를 악화한다고 보지 않는다. 그는 근무 도중 촬영한 영상 게재가 허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와이어드에 자신의 신원 공개를 거부했다. 제임스는 자신의 영상 속에 등장하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이들도 똑같이 익명성을 보장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제임스는 소매치기로 추정되는 이의 모습 촬영과 무고한 이의 누명 가능성이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제임스는 “소매치기로 의심되는 이들의 얼굴을 보여주어 영상을 보는 이들에게 경고하고, 소매치기와 같은 범죄를 인지하도록 한다”라고 주장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틱톡에 자발적인 거리 순찰 도중 잡은 소매치기 영상을 게재하는 이는 제임스만이 아니다. 틱톡에는 경범죄 의심 영상이 널리 확산되는 추세이다. 다수 영상은 ‘소매치기’라는 해시태그가 포함된 영상의 조회 수는 총 8,632억 회를, ‘도둑’이라는 해시태그가 포함된 영상의 조회 수는 150억 화를 넘었다. @shoplifterhero, @stolenwatchgroup, @gasstationthieves0 등과 같이 소매치기나 도둑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모습을 담은 영상 콘텐츠 공유 전문 익명 계정 수십 개를 찾아볼 수 있다. 영상을 올리는 이들 대부분 제임스와 콘텐츠를 자주 촬영하지만, 정의나 범죄 인식 제기기가 영상 게재 원인이다. 종종 최신 유행곡을 포함한 절도 의심 영상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엔터테인먼트 형태가 된다.

틱톡 영국 지사의 안전 및 정책 대변인 안나 소펠(Anna Sopel)은 범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의 영상 게재 관련 정책과 관련, “틱톡 커뮤니티 가이드라인은 절도를 포함한 범죄 행위를 묘사하거나 조장하는 콘텐츠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불법 활동을 명백히 비난하는 콘텐츠는 공유할 수 있지만, 커뮤니티 구성원을 향한 괴롭힘은 용납하지 않는다. 괴롭힘 관련 콘텐츠는 틱톡 삭제 대상에 해당한다”라고 설명했다.

범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유죄가 입증되지 않은 이를 공개적으로 저격하는 방식이 우려스럽다. 2021년, 시티즌은 방화범이라는 주장과 함께 무고한 남성의 실명과 사진을 게재하며, 해당 남성의 체포에 도움이 될 정보를 제공하는 이에게 3만 달러를 보상으로 지급하였다. 틱톡의 영상도 아무 잘못이 없는 이를 범죄자로 부당하게 비난하고, 희롱이나 괴롭힘, 폭력에도 취약한 상황이 되는 결과로 이어지도록 할 수 있다.

절도범으로 의심되는 이들의 정보를 공개하는 콘텐츠를 게재하는 이들이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정의 때문에 많은 이들의 복지에 대한 관심이 가려지는 것이 우려스럽다. 2022년 8월, 텍사스주에 거주하는 26세 시민 소피아 밀란(Sophia Milan)은 자신의 가게에서 물건을 훔친 이들의 집까지 쫓아가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게재했다. 밀란은 영상을 통해 지역 내 다른 가게 주인에게 절도 용의자의 정보를 알렸다. 당시 해당 영상은 조회 수 250만 회를 넘었다.

밀란은 “틱톡으로 도둑의 정보를 공개하자 다른 영세 매장 6곳에서 연락했다. 모두 내가 영상으로 알린 도둑에게서 피해를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일부 매장 주인은 나에게 연락했을 당시 기소할 수 있는 상태였다”라고 말했다.

이후 매장 내 다른 도둑의 영상을 게재한 밀란은 경찰이 매장 좀도둑을 대수롭지 않게 여겨 틱톡으로 도둑 정보를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밀란은 “틱톡으로 정체가 공개되지 않았다면, 절도 행위로 처벌받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한다. @stolenwatchgroup라는 틱톡 계정을 운영하는 프랭키 프란체스코(Frankie Francesco)도 매장에서 판매 중인 손목시계 도난 사건을 목격한 뒤 경찰의 대응이 피해자에게는 실망스럽다고 느껴 틱톡 계정을 개설했다. 프란체스코는 지금도 @stolenwatchgroup 계정에 도둑 영상을 게재하면서 런던 경찰청 태그를 추가한다.

와이어드는 런던 경찰청에 틱톡 영상으로 게재되는 불법 활동을 관찰하는지 물어보았다. 런던 경찰청 대변인은 “틱톡으로는 범죄 신고를 할 수 없다. 런던 경찰청은 SNS를 주기적으로 살펴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런던 경찰청에 신고된 범죄 사건 수사 도중 주목할 만한 SNS 콘텐츠를 발견한다면, 해당 콘텐츠를 자세히 살펴볼 것이다”리고 답변했다.

프란체스코는 도둑의 범죄 행위를 알리는 영상이 널리 확산되면서 절도 범죄 인식을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넥스트도어와 같은 앱이 아닌 틱톡으로 영상을 공유하는 것이 더 좋다고 느낀다. 프란체스코는 “절도 범죄가 심각해졌다. 많은 이들이 길을 가던 중 주변을 더 의식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제임스도 마찬가지로 매장 절도범괴 소매치기가 지금처럼 기승을 부린 때가 없다고 주장한다. 또, 코로나19 이후 경찰의 매장 절도 및 소매치기 범죄 대응이 미온적인 태도로 변했다고 말한다. 제임스는 “틱톡 계정으로 범죄자 영상을 공유하는 것의 목적은 범죄 행위가 나쁘다는 사실을 알리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범죄 및 정의 연구 센터(Centre for Crime and Justice Studies) 소장 리차드 가사이드(Richard Garside)는 2010년부터 2020년 사이 자금 지원 규모 삭감 때문에 영국의 경찰 인력이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가사이드 소장은 “시민이 지역 내 체계적인 경찰 인력이 없다고 느끼면, 그 문제를 시민이 직접 통제하게 될 위험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가사이드 소장은 피해가 적은 경범죄 때문에 경찰이 등장해 범죄자를 체포하는 일은 절대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형사 정의 체계는 피해 금액이 200파운드(250달러) 미만인 절도 사건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사회과학연구위원회(Social Science Research Council)의 테크 펠로우 크리스 길리아드(Chris Gilliard)도 치안 부재가 범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의 영상을 시민이 직접 촬영하게 된 계기라는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경찰 인력 부재와 절도 기승 관련 소문 모두 종종 사실이 아니거나 지나치게 과장된 우익 세력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2023년 1월, 월그린(Walgreens)의 재무 책임자가 매장 내 도난 사고가 급증한 사실을 과장했을 가능성을 인정한 점을 지적했다. 이와 같은 주장은 미국 보수 세력이 절도 행각 주장을 촉발하여 민주당을 범죄에 온건하게 대응하는 정당이라는 낙인을 찍으려 무기화하는 수단이다.

길리아드는 실제 범죄율은 줄어드는 추세이지만, 범죄가 급증했다는 주장이 범죄율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범죄가 기승을 부린다고 생각한다면, 보안 장비 구매량이 증가하면서 경찰 인력과 카메라 수요도 증가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틱톡 영상을 통해 범죄 용의자로 알려진 이들이 사회적 문제의 편리한 희생양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길리아드는 “누군가가 식료품이나 기저귀, 위생용품을 훔친다면, 실제로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이다”라고 언급했다.

가사이드 소장도 길리아드의 설명에 동의하며, “틱톡의 절도 영상 게재 추세는 생계형 범죄와 생존을 위해 절도 행위를 저지르는 이들이 등장한다는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의 증상이다”라고 주장했다.

길리아드도 블로치 교수와 마찬가지로 틱톡 내 절도 행위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이의 영상 확산이 소수 집단을 겨냥한 괴롭힘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다. 그는 “시민이 범죄 감시자 대행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시민이 범죄 행위라고 생각한 행위를 감시하는 것은 경찰 인력이 종종 특정 환경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보는 이들을 단속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틱톡 영상이 절도범이라고 주장하며, 정보를 공개한 이들이 괴롭힘에 취약해지면서 틱톡 내 절도 관련 영상은 실제 시민의 안전 유지라는 목적과는 정반대 역할을 한다.

오히려 지역사회가 절도 범죄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영상은 지역 사회의 분열을 형성한다. 블로치 교수는 “영상이 누군가를 향한 공감을 다룬 채로 제작되었다면, 정책 해결책을 향한 첫걸음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 틱톡에 확산되는 영상은 사용자의 분노를 조장하며, 시민의 자발적 감시의 첫걸음이 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Latest TikTok Trend? Shoplifters and Vigilan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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