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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15분 도시 겨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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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 15분 도시 겨냥한다
도보 이동이 가능한 범위에 다양한 편의 시설을 갖춘 지역 홍보 운동이 극우 운동가와 기후변화 부인 세력, 극단주의 세력의 분노를 자극했다.
By PETER GUEST, WIRED UK

칼라 프랜콤(Carla Francome)은 몇 년, 공동체를 모색하다가 이사한 지역인 북런던 해링게이 지역에서 사이클링 경로 개선 운동을 한다. 프랜콤은 “주말이면 공원에 갈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지역 사회를 원한다. 또, 집과 가까운 곳에 카페가 있고, 모든 편의 시설을 도보로 이동하면서 찾을 수 있는 곳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교통량 감소 조치 지지를 포함한 프랜콤의 행동주의는 간혹 길거리에 있는 다른 지역 주민 때문에 지저분한 모습으로 보인다. 그러나 2월 12일(현지 시각), 프랜콤이 15분 지역의 장점을 설명하는 트위터 스레드를 게재한 뒤 받은 일련의 독설 메시지만큼 프랜콤의 행동주의를 더럽히는 요소는 없었다. 15분 지역은 여러 서비스가 대도시로 확산되면서 도보로 15분 이내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공원과 상점, 학교가 있는 지역의 개념을 의미한다.

@pauldup80977540라는 계정 사용자는 프랜콤의 트위터 스레드에 “자유가 아닌 사회주의적 감옥이다”라는 댓글을 보냈다. 개인 피드에 백신 반대 메시지와 극우 평론가의 발언 리트윗이 가득한 @BusinessLioness 계정 주인은 프랜콤에게 “나치 점령기 당시 폴란드에 이미 15분 도시가 존재했다… 1941년, 나치는 외출하는 폴란드인을 대상으로 사형 선고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바르샤바 게토 사진을 보냈다.

프랜콤은 공격적인 반응에 분노했다. 프랜콤은 “단순히 걸어서 동네 술집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을 원한다는 메시지가 타인을 위험한 상황에 몰아넣을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프랜콤은 의도치 않게 진화하는 음모론의 중심에 개입하는 큰 실수를 저질렀다. 프랜콤의 트위터 스레드와 연결된 음모론은 교통량 감소와 대기오염 조치부터 자전거 도로까지 도시 개발이라는 피해를 줄 일이 없는 듯한 아이디어를 인위적인 아이디어로 엮는다. 바로 코로나19 봉쇄 조치 반대 세력과 백신 반대 세력, 미국 극우 단체 큐아넌(QAnon) 신봉론자, 유대인 혐오 세력, 기후변화 부인 세력, 극우 단체 등의 음모론과 겹치는 부분이다. 15분 도시 개념은 조던 피터슨(Jordan Peterson) 작가를 포함한 미국과 영국 극우 인사의 영향으로 기후에 집착하는 독재 정권 때문에 시민이 집 밖을 나서지 못한다는 ‘그레이트 리셋(Great Reset)’ 개념을 기반으로 한 더 포괄적인 음모론으로 함께 왜곡되었다.

사실 검증 및 거짓 정보 분석 기업 로지컬리(Logically) 애널리스트 어니 파이퍼(Ernie Piper)는 “도시 계획이 빌 게이츠가 인류의 곤충 섭취를 원한다는 근거 없는 주장이 되어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그레이트 리셋은 모든 음모 세력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초거대 음모론의 토대이다”라며, “누구나 특정 사건을 자의적으로 해석하는 데 기여할 수 있는 대안 현실 게임과 같이 변질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15분 도시 음모론은 영국 정치 활동에 깊이 뿌리내려, 주기적으로 음모론을 홍보하는 무료 TV 채널인 GB 뉴스 인터뷰에도 인용되었다. 2월 9일(현지 시각), 집권 여당인 보수당 소속 의원인 닉 플레처(Nick Fletcher)는 하원 의회에 15분 도시 관련 질문을 하면서 음모론을 언급했다. 당시 15분 도시를 개인의 자유를 빼앗을 ‘국제적인 사회주의적 개념’이라고 칭했다.

플레처 의원의 질문은 하원 의회에서 비웃음거리가 되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음모론 자체는 어떠한 근거도 없다. 와이어드는 동런던 자치구 뉴엄의 캐닝타운 노동당 의원인 아리퀴 쵸드후리(Areeq Chowdhury) 의원과 인터뷰했다. 캐닝타운은 자체 도시 계획에 15분 도시 개념 일부를 적용했다. 쵸드후리 의원은 낮에는 데이터와 디지털 기술을 연구하며, 최근에는 뉴엄 지역의 경찰의 안면 인식 카메라 사용 반대 운동을 주도했다. 15분 도시는 절대로 감시나 통제가 없다. 쵸드후리 의원은 “15분 도시는 단순히 지역 사회라는 감각을 생성하고, 활발한 이동을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종종 많은 이들이 당국의 음모론 대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듯하다”라고 말했다.

다수 연구원은 #15분도시(#15MinuteCity) 음모론이 2020년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캠페인 운동 세력이 기후 봉쇄 조치가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화석연료 로비 활동과 관련이 되었다. 각국 정부는 시민 개인의 차량 사용이나 육류 섭취, 정해진 지역구 이외 지역 이동 등을 금지했다. 음모론은 세계 경제 포럼(World Economic Forum) 국책 연구소가 코로나19 이후 회복 계획을 출시하며, ‘그레이트 리셋’이라고 칭하자 확산되었다. 음모론자는 그레이트 리셋이 억압적인 세계 정부가 생성한 개념이라고 주장했다.

국책 연구소인 전략적 대화 연구소(Institute for Strategic Dialogue) 연구에 따르면, 2021년 여름, #기후봉쇄(#climatelockdown) #그레이트리셋(#greatreset)과 같은 해시태그가 SNS 전반에 확산되면서 미국의 여러 극우 성향의 해설자가 음모론 확산 시 채택했다. 당시 기후 변화 부인 세력으로 유명한 스티브 밀로이(Steve Milloy)와 마크 모라노(Marc Morano)도 관련 개념을 채택했다. 이후 폭스뉴스를 중심으로 주류 방송 채널에서도 그레이트리셋 음모론을 언급했다. 특히, 폭스뉴스의 황금 시간대 프로그램 진행자인 터커 칼슨(Tucker Carlson)은 음모론 요소를 반복하여 말하고, 음모론을 퍼뜨린 이들을 인터뷰하기도 했다.

전략적 대화 연구소 소속 기후 연구 및 대응 사장 제니 킹(Jennie King)은 “코로나19 당시 15분 도시와 연결된 음모론이 널리 확산됐다. 정부의 과도한 접근과 시민 자유 침해 때문이다. 관심을 끌고는 극단주의 세력과 음모론자의 사고를 훨씬 더 폭넓은 생태계를 온라인에 확산시킨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봉쇄 조치의 기억이 희미해지는 가운데, 일부 백신 반대 단체와 바이러스 확산 원인으로 빌 게이츠와 5G 네트워크 등의 탓으로 돌린 코로나19 관련 각종 음모론 추진 세력의 주장이 지지를 잃었다. 그러나 킹 사장이 언급한 바와 같이 급진적 자유주의 세력과 백인 우월주의, 음모론자 등 정부 당국을 불신하는 이들의 분명한 형태가 없는 주장을 보면, 새로운 주목 대상이 필요한 상황에서 15분 도시 개념을 새로운 음모론 형성 대상으로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매년 학계와 기업가의 기사 수백 건을 게재하는 세계 경제 포럼 웹사이트는 간혹 15분 도시 관련 내용을 다룬 기사를 게재한다. 음모론자는 15분 도시 개념을 그레이트 리셋과 개념과 관련 짓기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2022년 12월, 뚜렷한 형태가 없는 음모론은 지역 의회에서 도시 중심부를 통과하는 차량과 트럭량 감소를 위한 교통 필터 제도를 발표한 영국 옥스퍼드 지역을 공격 대상으로 삼았다. 교통 필터 제도는 지역 주민의 특정 지역 운전 허가 신청을 요구한다. 사실, 15분 도시 계획은 아니지만, 메일온라인(MailOnline) 칼럼니스트 출신 음모론자인 케이티 홉킨스(Katie Hopkins)를 포함한 극우 해설가의 눈에 포착됐다. 케이티 홉킨스는 2020년, 혐오 콘텐츠 정책을 위반하여 트위터에서 퇴출당했으나 유튜브 구독자 수 27만 명을 보유하고 있다.

홉킨스를 포함한 여러 음모론자는 자유로운 이동 제한을 포함한 교통량 감소 조치는 도보 이동 가능한 도시 건설과 차량 금지와 관련이 있다는 정확하지 않은 관계를 형성했다. 1990년대 팝스타였으나 음모론자가 된 라이트 세이드 프레드(Right Said Fred)가 유포한 종이 홍보물 캠페인은 옥스퍼드 지역 주민이 기니피그처럼 생활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에서는 피터슨이 ‘바보 같은 폭군 관료’를 비판한 트윗의 조회수가 750만 건을 넘었다. 옥스퍼드샤이어 카운티 의회 소속 의원은 살해 협박을 받았다.

온라인에서 시작된 음모론이 결과적으로 현실 세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2021년 12월, 백신 반대 음모론 단체가 영국 코로나19 검사 시설을 공격했다. 2022년 11월, 온라인 콘텐츠로 과격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알려진 극우 테러 세력은 이민자 억류 시설에 소이탄 폭발 공격을 개시하려 했다. 그레이트 리셋 게시물과 그와 관련된 음모론을 게재하는 SNS 계정은 주기적으로 뉘른베르크 나치 전범 재판을 언급하며, 교수형 현장을 담은 사진을 게재한다. 파이퍼는 “폭력적인 거짓 발언은 폭력일 뿐이다. 갑자기 확산된 사실과는 다른 거짓 발언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Conspiracy Theorists Are Coming for the 15-Minute C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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