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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천국의 암호화폐 업계 파티 망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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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X, 천국의 암호화폐 업계 파티 망치다
FTX의 충격적인 몰락으로 바하마 현지 웹 3 기업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By JOEL KHALILI, WIRED UK

태양과 모래, 수정처럼 맑은 물로 널리 알려진 바하마는 암호화폐 기업의 천국이기도 하다. 적어도 2022년 11월 초, 가상자산 거래소 FTX 때문에 바하마가 역사적인 암호화폐 붕괴 운명을 맞이한 배경이 되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바하마는 암호화폐 기업의 천국이었다.

바하마에 본사를 둔 FTX는 2022년 11월 11일 자로 파산 선고를 했으며, 창립자인 샘 뱅크먼  프리드는 체포 위험을 피하려 은신했다. FTX가 파산한 탓에 FTX 고객이 잃은 자산은 총 수천만 달러에 이른다. 바하마에 본사를 둔 결제 기업 카누 페이스(Kanoo Pays) 창립자 니콜라스 리스(Nicholas Rees)는 현재 암호화폐 업계의 분위기는 말 그대로 업계 전체가 충격에 휩싸인 상태라고 전했다.

FTX의 다른 고위급 직원은 바하마에서 다른 곳으로 도피하고, 반대 방향으로 향하는 기자와 암호화폐 인플루언서 여러 명이 그 자리를 채우면서 암호화폐의 새로운 천국이라는 명성을 잃은 바하마에 정착하기를 원했다.

결국, 바하마 경찰이 12월 12일(현지 시각) 미국 법률 집행 기관의 지시에 따라 뱅크먼 프리드를 4,000만 달러 상당의 가치가 있는 고급 아파트 맨 위층에 있는 자택에서 체포했다. 이후 뱅크먼 프리드는 미국으로 송환됐으며, 2023년 1월 3일(현지 시각), 정보 사기 및 증권, 상품 사기 목적 음모 혐의 등 8가지 범죄 혐의를 두고 무죄를 주장했다.

뱅크먼 프리드는 2023년 10월로 예정된 재판을 기다리고 있으며, 바하마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FTX 사태의 여파 이후 정상화가 될 날을 기다리고 있으나 바하마의 암호화폐 업계 명성은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다.

리스는 FTX의 규모와 지위 때문에 FTX의 영향력이 자선 단체 기부, 기업 거래, 현지 기업 관세 등을 통해 하마 수도 나소 곳곳으로 확산됐다고 전했다. FTX가 2022년 7월, 초대권 소지자만 단독 참석이 가능한 컨퍼런스를 공동 개최했을 당시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미식축구 선수 톰 브래디(Tom Brady) 등 유명인이 연설자 명단에 포함됐다.

카누 페이스가 출시한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인 카누 이노베이션 허브(Kanoo Innovation Hub)는 FTX 사태 발생 며칠 후 FTX와의 협력 관계 체결 소식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리스는 FTX가 이미 자체 계열사의 이익을 위해 별도로 분리한 1억 달러 규모의 자금 풀에 액셀러레이터 참가 기업이 투자할 방법을 고안했다고 주장했다. (FTX는 와이어드의 사실 확인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이노베이션 허브의 생존이 FTX의 자금 투자 기회가 된 것은 아니지만, 리스는 FTX와의 협력 관계가 새로운 차원의 제도를 계획하고는 바하마 기업 창립자를 도울 기회를 제공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리스가 설명한 바와 같이 더 심각한 점은 FTX의 파산으로 바하마 현지인의 현 직장과 미래 일자리가 모두 사라져, 이른바 채용 공백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리스는 "수백만 명이 돈을 잃은 것 이외에 가장 슬픈 일은 바하마 현지인 일부가 생계를 위한 일자리를 얻었으나 FTX가 파산한 뒤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사실이다"라며 한탄했다.

바하마 당국은 2020년 말, 디지털 자산 및 등록거래소법(DARE Act)의 의회 통과와 함께 암호화폐 중심지라는 지위를 공식적으로 확고히 다지기 시작했으나 암호화폐 옹호 세력이 이미 바하마를 떠났다.

블록체인 데이터 기업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국제 공공정책 책임자 캐롤라인 말콤(Caroline Malcolm)은 2020년 말 기준 바하마의 디지털 자산 및 등록거래소법은 전 세계 법률 중 유일하게 완성도가 높은 암호화폐 법안이었다고 진단했다. 바하마는 암호화폐 기업을 위해 명확한 규정을 마련했다. 대다수 사법 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또한, 문제가 되는 관행을 펼친 기업에는 책임을 물었다.

그리고 2년 뒤 여러 스타트업과 암호화폐 업계 대기업이 바하마 당국에 사무실을 설립했다. 그중에는 FTX와 OKX를 포함한 다른 대형 가상자산 거래소도 포함되었다. 이와 별도로 달러에 가치를 고정한 스테이블코인인 테더(Tether)는 암호화폐 시장 운영 안정화의 중심에 있어, 바하마 은행인 델텍 뱅크 앤 트러스트(Deltec Bank & Trust)에 자산을 예치했다.

그러나 이미 FTX의 붕괴로 다룬 급부상하는 암호화폐 수도라는 바하마의 지위가 무너질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 앤소니 스카라무치(Anthony Scaramucci) 전 백악관 커뮤니케이션 국장이 운영하는 이벤트 기업 SALT는 ‘크립토 바하마 2023(Crypto Bahamas 2023)’을 취소했다. 바하마 정부가 운영하고, 바하마의 주요 웹 3및 금융 기술 축제로 널리 홍보된 행사인 D3 바하마(D3 Bahamas)는 2023년 1월 개최 예정이었으나 지연됐다. 바뀐 행사 일정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부동산 토큰화 스타트업 에이커레이지(Akerage) 창립자 카릴 베델(Carlyle Bethel)은 D3 바하마에서 벤처 캐피털 투자금 유치 설명회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행사가 지연된 일이 슬프다고 전했다. 베델이 가장 우려하는 바는 FTX의 붕괴로 잠재적인 투자자에게 피해를 주어 에이커레이지와 같은 스타트업이 원하는 규모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다.

바하마와 관련된 다른 글로벌 암호화폐 기업은 다소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테더는 FTX 붕괴 여파로 흔들린 바하마의 지위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테더 최고 기술 관리자 파올로 아도이노(Paolo Ardoino)는 FTX의 상황이 바하마의 상황을 반영하는 방식이 아니므로 테더는 바하마 지사 설립을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OKX는 바하마 사업과 관련된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나소는 성장세를 기록하는 암호화폐 스타트업의 성벽이다. 해변가 공유 업무 공간인 크립토 아일(Crypto Isle)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크립토 아일 공동 창립자 다비니아 베인(Davinia Bain)은 각자 고립된 기업가 여러 명이 한 곳에 모이도록 하면서 대중이 암호화폐 개념을 학습할 공간을 형성한다는 목표를 갖추었다고 전했다.

지중해 일대의 블록체인 기술 채택을 옹호하는 비영리 단체인 캐리비안 블록체인 동맹(Caribbean Blockchain Alliance)과 협력하는 스타트업도 있다. 캐리비안 블록체인 동맹 회장인 스티픈 디리보(Stefen Deleveaux)는 바하마 암호화폐 업계가 규모는 작지만 활발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베인과 디리보 모두 FTX가 바하마 당국에 가져올 파급 효과를 특별히 우려하지 않는다. 베인은 FTX의 벤처 캐피털 자금을 직접 조달받은 일부 기업을 제외하고는 암호화폐 아일의 분위기가 바뀌지 않았다고 전했다. 디리보는 FTX 파산 여파에서 벗어날 준비가 된 바하마 현지 풀뿌리 암호화폐 운동의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지목했다.

그러나 다른 업계 관계자의 생각은 다르다. 리스는 바하마 암호화폐 스티트업이 훌륭하다는 점을 확신하지만, FTX의 파산이 업계에는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한다.

특히, 리스는 대부분이 보통 기업이나 기업 내 소수 개인의 행동과 업계, 사업 운영 국가 간 차이를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우려한다. 결과적으로 바하마에 설립된 암호화폐 기업은 암울한 상황을 직면했다. 주로 비트코인(Bitcoin)과 같은 탈중앙화 암호화폐와는 다른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 화폐(CBDC)를 다루는 카누 페이스와 같은 기업도 마찬가지로 암울한 상황을 직면했다.

FTX 파산 후 두 달이 지났으나 암호화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바하마 당국의 의지는 암호화폐 업계 규제 접근방식과 함께 면밀한 조사가 이루어졌다. 필립 데이비스(Philip Davis) 바하마 총리는 암호화폐 옹호 발언을 했다.

디지털 자산 및 등록거래소법으로 적용하는 새로운 암호화폐 규제는 FTX 사태가 급부상하기 훨씬 전부터 제안되었다. 2022년 4월 발간된 보고서는 바하마 정부가 디지털 자산으로 얻을 수 있는 놀라운 기회를 추가로 자본화한다는 비전을 시작했다. 그러나 FTX 사태 때문에 가려져 그 의미를 제대로 읽기 어렵다.

NFT와 탈중앙화 금융(DeFi)과 같은 암호화폐 추세와 관련된 전망을 포함한 보고서 계획은 암호화폐 기업의 명성을 주요 디지털 자산 중심지로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훌륭한 기업 운영과 신뢰, 성장하는 디지털 자산 사업 등으로 바하마의 긍정적인 명성을 유지할 수 있는 기업만 바하마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되었다. 이럴 수가.

보고서 작성 시 자문을 제공한 바하마 증권위원회(Bahamas Securities Commission)는 FTX 파산이 규제 개혁 정보를 제공할 방식에 대한 의견 공개를 거부했다. 바하마 총리실은 와이어드의 문의에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말콤은 디지털 자산 및 등록거래소법이 FTX의 사기 혐의를 제기할 수 없다고 말한다. FTX 사기법은 기업의 적절한 관리와 투자자 자산 안전 조처, 적합한 금융 자원 유지 등을 요구하는 조항으로 다루어야 한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디지털 자산 및 등록거래소법으로 FTX의 사기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바하마에는 불공정한 상황을 제시하는 중대한 오해라고 언급했다.

베인은 바하마가 언론에 비친 모습에 문제를 제기했다. 베인은 “FTX 사태가 전 세계 암호화폐 업계에 큰 타격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바하마에 특별히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은 과장된 것이다. FTX 사태가 바하마 경제나 사회적 연결에 큰 손실을 일으켰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리스는 명성 타격에서 회복할 자원을 갖춘 국가가 있다면, 바로 바하마일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어떤 국가든 단일한 세계관을 가질 수 있다면, 바하마가 무한한 낙관적 전망을 갖춘 국가 중 한 곳일 것이라고 언급했다. 리스는 “바하마는 바하마이다. 바하마에 진출한 기업은 어제도 바하마에 있었고, 내일도 바하마에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FTX Has Wrecked the Crypto Party in Parad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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