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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기술, 유럽서 존립 위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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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 기술, 유럽서 존립 위기 직면
프로톤 CEO가 유럽의 새로 제정된 경쟁 법률로 자신의 의견이 유럽의회에 반영됐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유럽연합의 암호화 금지 운동에는 맞서 싸우고 있다.
By MORGAN MEAKER, WIRED UK

앤디 옌(Andy Yen)은 구글 공동 창립자 래리 페이지(Larry Page)에 대한 유럽의 대응 인물이 될 것을 자처한다. 옌이 운영하는 기업 프로톤(Proton)은 프라이버시 변경 요소를 더해 구글과 마찬가지로 이메일과 캘린더, 드라이브 저장소, VPN을 포함한 여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지만 9년째 사업을 운영 중인 프로톤은 구글과 달리 테크 업계 대기업의 그늘 속에서 스스로 사업 성장을 이루어냈다. 옌은 구글, 애플 등 대기업이 시장 장악력을 악용해 사용자가 서서히 자사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앱까지 사용하도록 하므로 프로톤에는 매우 불리했다고 말한다.

구글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애플 아이폰을 구매하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 제조사가 개발한 이메일 서비스와 검색 엔진, 캘린더 앱이 기기에 기본 설치되었다. 2021년, 옌은 “대기업이 모바일 기기에 자사 서비스를 사전 제공한다”라는 불만을 제기했다. 옌은 소비자가 편리함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이어, “프로톤은 여러 연구를 통해 모바일 기기 사용자 95%가 기본 설치된 서비스를 변경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2022년, 유럽연합이 대기업의 장악력을 악용한 자사 서비스 제공 관행에 대응했다. 2022년 3월, 유럽연합 국회의원은 테크 업계 대기업의 유럽 소비자 장악력 저하와 미국 대기업과 고객 확보 경쟁에서 싸울 유럽 인터넷 기업을 돕고자 마련한 신규 법률 규정에 합의했다. 디지털 시장법(Digital Markets Act)은 스마트폰 운영체제 실행 기업이 의무적으로 선택 화면을 제공해, 사용자의 서비스 통제 권한을 추가로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디지털 시장법은 사실상 2022년 11월 자로 시행됐으나 2024년 3월까지 전면 시행 효과를 보기 어렵다. 프로톤은 유럽연합 회원국이 아닌 스위스에 본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옌은 디지털 시장법이 프로톤과 같은 기업도 유럽의회에 공개 발언을 전달할 기회를 줄 것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하지만 유럽이 인터넷 관련 규정을 개정한 순간이 생성 계정 수 7,000만 개로 증가한 프로톤에 긍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다. 프로톤은 영국에 발의된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Bill)을 비롯한 일련의 법안과 유럽연합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퇴치 발의 등 프라이버시 옹호론자의 경고가 암호화 기술의 존재를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지켜본다. 2022년 10월, 옌은 와이어드 비즈니스 컨퍼런스인 와이어드 스마터(WIRED Smarter) 현장에서 연설했다. 당시 유럽연합의 기술 법안 집중 증가 및 기술 법안 급부상 추세의 중대한 순간과 우려에 대해 논의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와이어드: 그동안 유럽연합 디지털 시장법을 강력 지지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장법이 의회를 통과한 현재, 법률 집행을 우려하는가?
앤디 옌: 2022년 10월 초,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Margrethe Vestager)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경쟁 위원장과 대화했다. 정치적 의지가 디지털 시장법 집행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엄격한 법률 집행을 원한다는 베스타게르 위원장의 내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베스타게르 위원장은 디지털 시장법 집행을 원했다.

그러나 정치적 의지가 테크 업계 대기업의 규정 준수 의무화를 위한 자원을 보유하는 것과 같은가?
바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 몇 년 전, 테크 업계 대기업의 시가총액 총합이 7조 달러를 넘어섰다. 대다수 유럽 국가의 GDP보다 많은 수준이다.

테크 업계 대기업에는 법률 전문가가 많다.
테크 업계 대기업은 말 그대로 시장의 법률 집행 문제에 거액을 지출한다. 바로 베스타게르 위원장이 퇴치하고자 하는 문제이다. 또한, 기득권층이 보유한 상당한 자원에 맞설 힘겨운 싸움을 직면했다. 따라서 힘든 싸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시장 경쟁 문제를 진정으로 이해하면서 공감하고자 프로톤과 같은 중소기업에 영향력을 확장한다는 사실을 처음 관측했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다.

변화의 과정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단순히 테크 업계 대기업 컨설턴트와 법률 전문가가 주장하는 바를 듣기보다는 중소기업과 직접 대화할 시간을 늘렸다. 이 점에서 최초로 유럽의회에 의견을 전달할 기회를 얻었다고 느꼈다.

디지털 시장법 집행의 변화는 언제쯤 발생했나? 디지털 시장법 통과 이후인가?
2022년 안에 변화가 이루어졌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유럽의회의 사고가 바뀌었다고 본다. 반면, 미국 의회의 사고는 아직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미국에서는 반독점 관행 퇴치 싸움이 훨씬 더 힘들다.

유럽의 다른 규제는 어떤가? 유럽연합 일바 요한손 내무담당 집행위원장이 암호화 플랫폼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자동 검색 의무화를 제안한 규정을 담은 초안을 제출해, 많은 이들이 우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요한손 위원장이 발의한 초안이 프로톤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당연하다. 프로톤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영국의 온라인 안전법(Online Safety Bill)도 언급할 수 있다. 거의 사라지다가 부활한 법안이다.

그러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검사 의무화를 추진한다면, 다른 영역에서 중대한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암호화 기술을 마구 사용할 수 있다는 위험성이 있다.
요한손 위원장의 법안은 지나치게 광범위한 영역에서 작성되었다는 문제점이 있다. 초안 작성 내용대로라면, 아동 성 착취 게시물과 관련이 없는 여러 문제도 다루려 할 것이다. 영국 온라인 안전법 관련 논쟁을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온라인 안전법은 SNS 콘텐츠 관리 문제에 부분적으로 집중한다. 그러나 SNS 메시지와 비공개 메시지 간 차이점이 있다. 온라인 안전법 적용 시 두 가지 메시지 모두 공개해야 한다. 따라서 온라인 안전법에 문제가 없으므로 개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이가 없다. 그러나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와 실제 문제를 다룰 해결책 적용 방식을 명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예상치 못한 여파가 너무 많은 법안이 등장할 것이다.

다른 문제를 여럿 퇴치하려 하는 영국 온라인 안전법만의 문제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유럽연합의 법안 관련 논의 사항은 암호화 메시지가 아동 성 착취 게시물 유포 수단이 된다는 우려를 둘러싼 논쟁이 대부분이다. 매우 감정적으로 펼쳐지는 유럽연합의 논쟁에는 어떤 접근 방식을 택해야 하는가?
일반적으로 법안의 목적은 시장이 사회에 긍정적인 결과가 발생하도록 강행할 올바른 혜택 구조를 조성하지 않았을 때 개입하는 것 아닌가? 아동 성 착취 게시물 관리 논쟁을 살펴보면, 전 세계 어떤 기업이든 아동 성 착취 게시물을 관리한다고 해서 얻는 이익이 없는가? 아니라고 본다. 홍보와 사업 운영 측면에서 중요한 문제이다. 따라서 테크 업계와 프로톤을 포함한 중소기업 모두 이미 아동 성 착취 게시물과 같은 유해 콘텐츠를 퇴치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배치했다. 이미 유해 콘텐츠 제거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존재하므로 법안이 꼭 필요하지 않다고 본다.

두 번째로 암호화 기술에 초점을 맞춘 점을 언급할 수 있다. 암호화 기술 해제가 아동 성 착취 게시물 유포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인가? 아니다. 암호화 기술을 이용하지 않더라도 아동 성 착취 게시물과 같은 유해 콘텐츠를 퇴치할 기술적 방법은 많다. 예시로 행동 패턴 분석을 언급할 수 있다. 항상 올바른 균형을 찾아야 한다. 암호화 기술을 해제하여 아동 성 착취 게시물 퇴치를 의무화한다면, 암호화 기술 자체의 중요성 저하, 보안 악화, 침해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본다. 올바른 균형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프라이버시와 암호화 기술 악용 가능성을 확실히 생각한다. 피할 수 없는 문제이다. 그러나 프라이버시와 암호화 기술이 금지된 세계는 이미 존재한다. 러시아의 최근 모습으로 관측할 수 있다. 중국과 북한, 이란도 마찬가지이다. 러시아와 중국, 북한, 이란에서는 개인이 프라이버시를 강화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몇 가지 부정적인 외부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프라이버시를 받아들이고 보호해야 한다. 프라이버시가 없는 대체 전략이 더 심각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아동 성 착취 게시물이 불쾌하지만, 100% 제거할 완벽한 해결책을 찾으려 고군분투해서는 안 된다. 아동 성 착취 게시물을 100% 퇴치할 해결책을 모색한다면, 더 많은 것을 포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문제 해결을 위해 직면해야 할 균형이다.

드디어 프로톤과 같은 중소기업의 의견이 시장 경쟁 정책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그렇다면, 유럽연합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퇴치 접근 방식과 어떻게 비교할 수 있는가?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문제 의견을 낼 때도 중소기업의 의견이 존중받는다고 생각하는가?
일종의 논쟁이 이어질 만한 사안이다. 다수 정치인이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문제에 맞서야 한다는 압박을 느낀다. 법률 집행 기관이 정치인에게 아동 성 착취 게시물 퇴치 관련 압박을 가한다. 또, 유럽의회에서 직접 목소리를 냈을 때, 돌아온 반응은 “암호화 기술을 해제하려는 것이 아니다. 암호화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매우 자세히 인지하고 있다”라는 답변뿐이었다. 또, 의회에서는 무언가 노력한다는 사실과 무언가 노력하고자 한다는 사실을 보여줄 때 발생하는 전형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손쉽게 채택할 수 있는 분명한 해결책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바로 갈등을 빚기 시작하는 이유이다.

유럽연합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법안을 어느 정도 우려하는가? 법안 반대 주장을 펼친 이들의 목소리가 빗발쳤다. 법안 통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면, 지지도가 너무 낮은 법안이라고 생각하는가?
사실, 유럽연합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법안을 우려한다. 과거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였다. 당시 문제는 테러사상과 관련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매우 해로운 문제인 아동 착취 문제를 대거 연결했다. 대중적 논쟁 때문에 일각에서는 이성적 논쟁이 불가능하다는 이유만으로 유럽연합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법안을 반대할 수도 있다.

유럽연합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법안 관련 논쟁 자체를 원하지 않는 이들도 많기 때문에 더 자세한 문제를 논의하기 어렵다. 매우 화가 나는 부분이다.
사소하지만, 중요한 논쟁을 이어가는 것을 원할 것이다. 그리고 아동을 생각해야 한다는 반응이 돌아올 것이다. 유럽연합의 아동 성 착취 게시물 법안은 제대로 된 논쟁을 펼치기 어려운 사안이다. 실제 논쟁이 펼쳐진다면, 민주주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영리한 합리화 전략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ncryption Faces an Existential Threat in Eur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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