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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위터 금지 조치는 생각과는 다른 이유 때문에 부당한 처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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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트위터 금지 조치는 생각과는 다른 이유 때문에 부당한 처사이다
트위터가 일관성을 갖춘 규정을 확립했다면, 다른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의 트위터 계정도 금지돼야 했다.
By VITTORIA ELLIOTT, WIRED US

2021년 1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이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촉발했다. 이후 트럼프의 계정이 동결된 뒤 잠금 상태로 전환됐다. 그러나 세계 곳곳에서 대학살 지지 및 폭력 위협 트윗을 게재한 최정상급 지도자가 많지만, 실제로 트럼프처럼 트위터에서 퇴출당한 이는 없다.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 이후 6개월이 채 지나지 않은 2021년 6월, 무하마두 부하리(Muhammadu Buhari) 나이지리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남서부 지역의 비아프란 분리주의 단체를 겨냥한 폭력 조장 위협 트윗을 게재했다. 해당 트윗은 삭제됐으나 부하리 대통령의 계정은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의 트윗 계정 정지 후 약 2년이 지난 시점에 일론 머스크가 이른바 ‘트위터 파일’이라는 이름의 일련의 문건을 공개해, 트위터 운영이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트위터 파일 문건은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 트위터가 택한 의사 결정 방식을 보여주며, 트럼프를 포함해 논란이 된 여러 관리 결정을 집중적으로 다루었다.

머스크는 미디어 기관 ‘언론의 자유(The Free Press)’ 창립자 겸 편집장인 바리 와이스(Bari Weiss)를 통해 가장 최근 공개한 파일로 트위터 정책과 신뢰 및 안전팀이 2021년 1월 6일 미국 국회의사당 폭동 사태를 계기로 트럼프의 트위터 계정 금지 결정을 내리게 된 과정을 공개했다.

와이스는 트위터의 결정 과정을 요약한 주장문에서 트럼프 계정 차단 결정은 유례없는 일이며,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트위터 게시글로 폭력을 선동하거나 지지한 다른 국가 원수에 대한 반응과는 매우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예시로 에티오피아와 인도, 나이지리아, 이란의 사례를 언급하며, 폭력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정치계 유력 인사의 트위터 활동 여부를 판단하는 트위터 측의 한계라고 강조했다. 트위터는 자사 플랫폼 내 다른 공인의 활동 유지 여부 결정 과정을 상술한 문건을 공개하지 않았다.

와이스는 트럼프를 제외한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를 대상으로 폭력 사태 이후 트위터 활동 유지 여부 결정이라는 조처 적용을 꺼린 사실을 트럼프가 유독 부당한 대우를 받은 증거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트위터 파일은 다음과 같이 다른 사실도 폭로했다. 바로 트위터가 지속적으로 미국 이외 다른 국가의 맥락에서 제기된 플랫폼의 위험성을 저평가했으며, 미국의 민주주의 위협 요소에만 확실한 영향력을 행사할 조처를 했다는 사실이다. 트위터가 플랫폼 관리 규정을 전 세계에 똑같이 적용했다면, 트럼프의 계정 정지 적용 대상이 다른 국가의 지도자로도 확대되어야 한다.

트위터 신뢰 및 안전 위원회의 일부분이었으나 2022년 12월 초 해체된 조직에 몸담은 익명의 직원은 “미국과 먼 국가의 취약한 공동체 문제는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나 다른 국가의 최고위급 지도자와의 관계보다 중요성이 덜하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해당 직원은 소속 조직이 괴롭힘의 대상이 될 위험성과 트위터 전 직원이 직면하게 될 위협을 우려해 익명을 요청했다.

미국과 다른 국가의 최정상급 지도자 계정 정지 결정 차이의 부분적인 원인으로 각국 정부의 SNS 플랫폼 관리 대응 방식의 차이를 언급할 수 있다. 트위터가 부하리 대통령의 위협성 트윗을 삭제하자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민의 트위터 사용을 금지하면서 보복했다. 그러나 트위터는 이후 부하리 대통령의 계정을 차단하는 대신 나이지리아 사무실 설립과 지방세 납부, 방송 기관 등록이라는 조건에 합의하면서 정부의 나이지리아 내 트위터 사용 재개에 협상했다. 나이지리아는 현재 SNS 플랫폼 규제 법안 도입을 고려 중이다.

민주주의와 정치적 자유 전문 옹호 비영리 연구 단체인 프리덤 하우스(Freedom House) 수석 연구 애널리스트 키안 베스텐손(Kian Vesteinsson)은 “규정 집행 행동 여부와 관련한 상쇄 효과를 두고 계산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 물론, 시장 접근성이 그 한 가지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시장 접근성이라는 의문점은 트위터에는 세 번째로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인 인도에서 적용될 확률이 매우 높은 요소이다. 우익 성향의 집권 여당인 BJP(Bharatiya Janata Party)의 트위터 게시글과 계정 보호를 위해 제기된 소송 후 법원의 제거 명령이 이어졌으나 와이스는 트위터가 모디 총리와 BJP 주요 당원의 트위터 퇴출을 거부했다고 지적했다. 현재 BJP가 집권한 인도 정부는 이미 여러 SNS 플랫폼을 대상으로 가하는 압박을 강화하면서 기업이 정부의 단속 요청을 준수하지 않을 때 법적 책임을 질 인도 현지 대표를 선임할 것을 요구했다.

트럼프 계정을 퇴출 결정을 내릴 때 트위터 직원은 미국 시장 운영 중단 상황을 직면할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는 듯하다.

그러나 항상 적용되는 문제는 아니다. 일례로, 트위터는 이란에서 2009년부터 사실상 금지 상태가 됐으며, 알리 호세인 하메네이(Ayatollah Ali Khamenei) 전 이란 대통령의 “이스라엘은 제거해야 하는 종양과 같은 존재”라고 칭한 트윗을 지금도 삭제하지 않았다. 하메네이의 트위터 계정은 2019년에 일사 중단되었으나 트럼프의 계정이 차단된 날 하메네이의 계정이 제거됐다. 하지만 그의 계정은 여전히 활성화된 상태이다. 당시 트위터는 하메네이의 트윗 유지 결정 시 적용한 정책을 둘러싼 각종 의문 사항에 답변하지 않았다.

베스텐손은 “최고위급 지도자 계정 관리 문제에서 트위터를 비롯한 여러 테크 기업은 정치인과 정치적 영향력이 있는 인물의 발언을 다룰 규정을 모호한 상태로 두거나 일관성이 있게 적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몇 년간 테크 기업이 남반구 인구와 가치가 높지 않다고 보는 시장의 사용자 보호를 위한 조처를 강화할 필요성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시장 접근성이 서비스 운영을 견인하지 않는 곳에도 전 세계 지도자의 공개 기록을 보존했다. 일례로, 트위터 사용자 수 단 3만 4,000명을 보유한 에티오피아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다. 소수 민족인 티그라얀족 대학살 지지 발언을 한 아비 아머드(Abiy Ahmed) 에티오피아 총리의 트윗은 트위터의 정책 위반 사항이라는 주석과 함께 여전히 트위터에 남아있다.

와이어드와의 인터뷰에 응한 트위터 신뢰 및 안전 위원회에 몸담은 직원은 아머드 총리의 트윗을 방치하는 것과 같은 상황은 “전체적으로 서양 플랫폼이 서양의 문제보다 신경 쓰지 않는 문제이다. 미국의 문제보다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또, 여러 SNS 플랫폼에는 타국 정부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플랫폼 자체 규정 적용보다 우선순위가 더 높다.

또, 해당 직원은 트위터 정책을 위반한 남반구 국가 지도자의 계정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선택은 투자 부재 때문일 수도 있다고 덧붙여 전했다. 그는 “민감한 정치적 사건이 발생할 때, 트위터는 많은 자원을 투자하지도 않고 우선순위로 삼지도 않는다. 문제가 발생하는 도중에도 해당 문제에 주목할 것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더라도 무시되기 십상이다”라고 설명했다.

베스텐손은 SNS 플랫폼이 그동안 비서구권 국가에 소홀한 태도를 보여왔으나 트위터 파일 자체는 본질적으로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선별적인 증거라고 진단했다. 베스텐손은 “트위터 파일을 살펴보았을 때, 트위터 내부팀이 콘텐츠 정책과 규정 집행을 신중하게 논의했다. 트위터가 아머드 총리나 모디 총리와 같은 세계 최정상급 지도자의 게시글 대응을 고려한 방식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 된다. 최근의 콘텐츠 관리 대화에는 투명성이 없다. 트위터와 같은 SNS 플랫폼이 운영 방식과 의사 결정 투명성 강화에 투자할 필요성을 원한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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