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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도시, 인구 밀도 증가라는 긍정적 흐름 관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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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도시, 인구 밀도 증가라는 긍정적 흐름 관측
대다수 인구가 교외 지역으로 흩어진 것은 환경에 재앙과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이제 규모가 더 작고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가 도시 생활의 부흥기를 예고한다.
By MATT REYNOLDS, WIRED UK

대도시는 예측 불가능한 곳이다. 먼지가 가득한 길거리 모퉁이의 시끌시끌한 수많은 활동은 물론이고, 빠르게 흐르는 시간까지 예측할 수 없다. 라이프치히를 예시로 살펴보자. 한때 독일 5대 대도시 중 한 곳이었던 라이프치히는 1990년, 독일이 통일한 뒤 급격하게 쇠퇴했다. 라이프치히 지역 주민이 대거 다른 곳으로 떠나면서 라히프치히 외곽의 신규 주택 단지로 이주했다. 2000년, 라히프치히 주택 5곳 중 한 곳은 빈집이었다.

그리고 모든 것이 바뀌었다. 2000년, 독일 경제가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라히프치히 중심 지역으로 일자리가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한때 비어 있던 주택 건물을 철거하고는 신규 주택 단지를 설립했다. 라히프치히 전입 주민이 도시 중심부와 더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선택하자 라히프치히 교외 지역에서는 도시 중심부로 지역 주민이 다시 이동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라히프치히는 독일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도시 중 한 곳이며, 매년 인구가 약 2% 증가한다.

한때 부유했으나 빈곤해진 뒤 다시 부유해지기 시작한 라히프치히의 대대적인 변화는 매우 급격하게 이루어졌다. 하지만 라히프치히는 유럽 전역의 대도시 부흥 조짐을 보이는 도시 중 한 곳이다. 수십 년간 새로이 외곽 출퇴근 지역이 형성되는 흐름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한 뒤 유럽 대도시의 인구 밀도가 또 다시 증가했다. 그와 동시에 환경의 잠재적인 축복과 거주자의 행복을 선사한다. 미국 대도시에서 주목할 만한 일이다.

1970년대부터 21세기 초반까지 대다수 대도시에는 도시 설계 전문가에서 칭하는 이른바 인구 분산화 시기가 펼쳐졌다. 중년 인구의 분산 흐름을 생각해보아라. 부의 축적과 차량 기반 이동 모두 증가한 가운데, 대도시 외곽 지역의 인구 밀도가 낮은 주택 단지는 더 넓은 공간을 원하면서도 직장과 쇼핑 지역 모두 차량으로 한 시간 이내로 이동하여 접근하는 것을 원하는 이들에게 더 넓은 주택을 제공한다. 베를린 소재 훔볼트대학교 도시 계획 연구원인 치아라 코티노비스(Chiara Cortinovis)에 따르면, 교외 지역의 성장세는 20세기 후반 전 세계 대다수 도시의 지배적인 동향이 되었다.

코티노비스 연구원이 2006년부터 2018년까지 유럽 대도시 331곳의 인구 밀도 동향을 조사했을 때 초기 6년은 교외 지역으로 이주하는 인구가 증가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코티노비스 연구원이 조사한 대도시 중 60%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인구가 감소했다. 그러나 이후 6년간 갑자기 전혀 다른 흐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연구 대상에 포함된 대도시 세 곳 중 한 곳만이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인구 분산화 현상이 계속됐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교외 지역이 꾸준히 확장되는 동유럽이나 이베리아 반도 지역의 도시에서 주로 인구 분산화 추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부 유럽과 북유럽, 서유럽에서는 대도시 인구 밀도가 증가하였다. 인구가 증가했으나 대부분 정원 구역과 차고지 두 개를 갖춘 교외 지역 주택으로 이동하지 않았다. 반대로 도시 중심부로 이동했다.

코티노비스 연구원은 인구 이동 결과에 놀랐다. 유럽 대도시의 인구 규모는 계속 증가했으나 도시 전체 발자국 자체는 거의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대규모 인구 유출 현상이 펼쳐진 라히프치히와 같은 대도시에서만 전개된 흐름이 아니다. 코티노비스 연구원은 런던, 스톡홀름, 나폴리 등을 언급하며, “장기적 성장 추세를 기록한 대도시에서도 인구 밀도가 증가하면서도 도시 발자국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다. 즉, 대도시가 전입 인구를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라고 분석했다.

대도시 인구 밀도가 증가한다면, 전입 인구는 이미 도시 내에 개발된 땅에서 거주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대부분 빈 공터가 가득 차고, 공동 주택과 아파트에 거주하는 이들이 증가함과 동시에 기존 도시 중심지의 인구 밀도가 높은 주택 전환이 더해졌을 확률이 높다. 도시 중심지 인구 밀도 증가 현상이 펼쳐지는 반면, 교외 지역의 자연환경이나 농지에는 급격한 성장 둔화 현상이 이어졌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유럽연합은 소규모 대도시를 강력하게 선호한다. 2011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2050년까지 순수 토지 경작 금지’ 계획을 도입했다. 즉, 어디든 확장되는 도시 모두 개발이 이루어진 토지를 친환경 지대로 전환하면서 환경 보호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실질적으로 도시 당국이 교외 지역 개발 대신 도시 내 토지 재개발을 독려하면서 대도시 인구 밀도가 증가했다. 런던 경영대학원 산하 LSE 시티스(LSE Cities) 연구소 소장 필립 로드(Philipp Rode)는 유럽과 같은 대도시에 완벽한 계획이라고 전했다. 로드 소장은 “어떠한 형태로든 진행되는 도시 확장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다소 우스꽝스럽다. 발전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인구 정체 현상이 발생할 때 도시 발전과 환경 보호 간 균형을 맞춘다는 맥락에서 정치적으로 어떤 형태든 인구 밀도 감소 전략 자체를 정당화할 수 없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도시 인구 밀도가 증가한 상태를 유지하는 일은 단순히 자연 토지를 침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장하는 것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 토지 중 실제 도시화된 곳은 단 1%이다. 도시의 주요 장점은 효율성이 매우 높고, 거주 시 미치는 영향이 적다는 점이다. 여러 연구가 적어도 부유한 선진국의 도시 생활이 탄소 발자국 측면에서 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2009년 진행된 어느 한 연구는 뉴욕 시민은 인구 1인당 이산화탄소 등록량은 7.1메트릭톤인 반면, 미국 전 지역 평균은 23.9메트릭톤으로 확인됐다. 영국에서 비교적 최근 발표된 또 다른 데이터는 영국 내 여러 지역 중 영국 대도시주의 인구 1인당 배출량이 가장 적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다른 여러 연구를 통해 오스트리아와 핀란드, 다른 미국 대도시에서도 도시의 1인당 배출량이 더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도시가 다른 지역보다 탄소 배출이 적은 생활 지역이라는 사실을 이해할 수 있다. 특정한 영역에 많은 인구가 집중 분포되었다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편 배달부가 한 마을에 편지 500통을 전달할 때 걸리는 시간을 인구가 증가한 여러 생활권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편지 500통을 전달하는 데 덜리는 시간을 비교해보아라. 물과 폐기물 처리 등 다른 자원의 효율성도 마찬가지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대도시에 거주하는 이들은 출퇴근할 때나 장을 보러 갈 때 자가용 차량을 운전할 확률이 낮다. 대중교통 체계가 훌륭하게 갖추어진 상태에서 인구 밀도가 더 높은 도시 환경은 보통 인구 1인당 탄소 배출량 감축량이 많다.

물론, 한 곳에 최대한 많은 인구가 집중되도록 하기 위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다고 해서 항상 거주 만족도가 가장 많은 곳이 되는 것은 아니다. 복잡한 대도시가 오염 중심지가 되고, 지역 주민이 외로움을 겪도록 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대도시를 생활하기 더 좋은 곳으로 만들 각종 요소가 있다. 나무를 더 심어 도시 녹지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 차도를 달리는 차량 수를 줄이거나 주행 중인 차량의 환경 오염 유발 수준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을 확인할 수도 있다. 또한, 도로의 남는 공간을 자전거 도로나 야외 음식점, 주차 공간 등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코티노비스 교수는 “대도시를 친환경 지역으로 만들 기회는 얼마든지 많다”라고 말했다.

이미 인구 밀도가 높아 복잡한 대도시에서도 생각보다 종종 인구 밀도를 높일 공간이 많다. 로드 소장은 “런던의 인구 밀도를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특히, 런던 외곽지역에서는 인구 밀도를 더 높일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미국과 유럽 대도시를 비교할 때 사실일 확률이 더 높다. 뉴욕대학교 매론 도시관리연구소(Marron Institute of Urban Management)의 연구 프로젝트는 여러 대도시의 도시 확장을 비교하도록 지원한다. 2000년부터 2013년까지 런던의 신규 도시 토지 중 도시 확장으로 확보한 공간은 단 6%이다. 반면, 시카고의 신규 도시 토지 25%는 외곽 지역을 확장하여 확보한 공간이다. 도시 계획법은 대도시의 과거 산업 단지로 활용한 지역이나 버려진 지역, 효율성이 낮은 주거 공간 재개발보다 여러모로 인구 밀도가 낮은 외곽 지역을 활용하는 것이 더 수월하도록 마련됐다.

보통 외곽지역 확장은 차량이 장악하는 환경 구축을 의미한다. 주거지가 직장, 여러 서비스 시설, 대중교통 시설과 멀다면, 도시 기반 시설 전체가 지역 주민이 차량으로 이동하는 곳과 별도의 주차 공간 사이에 설립해야 한다는 점을 의미한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 빅토리아 지역 대중교통 정책 연구원인 토드 리트만(Todd Litman)은 건축 규정이 차량 이동을 우선시한 도시 계획에 혜택을 부여하도록 마련됐다고 말한다. 대다수 미국 대도시의 공식 토지 사용 승인 법률은 신규 주거 단지의 현장 주차 공간을 최소화할 것을 요구한다. 또, 차량 주차를 제외한 토지 어느 곳이든 도시 인구 밀도를 높이는 데 이용할 수 없다. (베를린과 런던 모두 장애인 거주 구역을 제외한 곳의 최소 주차 공간 규정을 폐지했다. 유럽 일부 대도시는 갓길 주차를 제한하려 최대 주차 공간을 갖추었다.)

리트만 연구원의 가족은 몇 년 전, 사용 중이던 차량에 정비할 수 없는 수준의 문제가 발생한 후 자가용 차량 운전을 포기했다. 이제는 도보나 자전거로 이동하며, 장거리 이동이 필요할 때는 차량을 대여한다. 도시 계획 전문가 사이에서는 이를 ‘15분 동네 생활권’이라고 칭한다. 리트만 연구원은 거주 지역이 차량을 중심으로 개발되었는가 알 수 있는 한 가지 징조로 부모의 자가용 차량 운전이나 스쿨버스 없이 등하교가 가능한 아동 비율을 언급했다. 혹은 도보 이동이 가능한 거리에 술집이 얼마나 많은가 확인하는 방법도 있다. 주거지 근처에 제법 괜찮은 술집이 있는가? 그렇다면, 15분 동네 생활권에 거주 중일 수도 있다.

인구 밀도를 높이면, 대도시만 이익을 누리는 것이 아니다. 어떠한 대도시든 주택과 직장, 지역 주민을 위한 서비스 시설을 함께 제공할 때 더 유용해질 수 있다. 재택근무 증가 추세와 다용도 지역 보유 모두 그 어느 때보다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로드는 “지역 번화가에 공유 업무 공간이 있다면, 카페나 음식점도 근처에 입점할 것이며, 과거에는 도시 출퇴근 지역이었던 교외 지역이 활성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럽 대도시도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할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의 광범위한 외곽 지역도 유럽 대도시의 변화보다 크게 뒤처지지는 않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urope’s Cities Are Getting More Crowded—That’s a Good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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