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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코미디’ 원하는 일론 머스크, 농담은 못 받아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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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에서 ‘코미디’ 원하는 일론 머스크, 농담은 못 받아들인다?
여러 유명인이 신규 규정에 항의하려 일론 머스크의 프로필을 채택했다. 이에, 일론 머스크는 ‘패러디’ 라벨을 확실히 추가하지 않은 채로 타인을 사칭하는 사용자는 계정 영구 정지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위협했다.
By ANGELA WATERCUTTER, WIRED US

인터넷에서 잃어버릴 수 있는 모든 요소 중 가장 되찾기 어려운 것은 유머 감각일 것이다. 의도와 어조, 뉘앙스까지 모두 화면으로는 우연히 접할 수 없는 요소이다. 그러나 경험이 많은 SNS 베테랑은 보통 사용자가 올린 글의 의미를 파악한다. 일론 머스크는 SNS 글만 보고 의미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SNS 게시글의 뜻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주말 내내 블루 체크(blue check) 검증 비용 8달러를 결제할 때 벌어질 일을 미리 보여주기라도 하는 듯 코미디언 케이시 그리핀(Kathy Griffin)을 포함해 이미 트위터에서 검증된 일부 사용자가 프로필 계정 명칭을 ‘일론 머스크’로 변경하고, 머스크의 특징을 구현한 듯한 트윗을 게재했다. 그리핀은 미국 유권자를 향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을 지지하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전 미식축구 펀터인 크리스 클루웨(Chris Kluwe)는 “나처럼 되고 싶다면 오줌을 마셔라”라는 트윗을 게재했다.

게시글 게재 직후 그리핀과 클루웨를 포함해 일론 머스크로 프로필 명칭을 변경한 이들의 계정 모두 정지됐다. 머스크는 “앞으로 ‘패러디’라고 분명히 밝히지 않고 타인을 사칭한 트위터 계정 사용자 모두 활동 영구 정지 대상이 될 것”이라는 일련의 경고성 트윗을 게재했다. 이어서 “트위터는 계정 정지 이전에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제는 널리 검증 기능을 배포하므로 사전 경고 없이 즉시 계정 정지 처분을 내릴 것이다. 이는 트위터 블루 가입 조건임을 분명하게 확인해야 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머스크는 “타인을 사칭한 명칭 변경 시 검증 마크 일시 제거 대상이 될 것이다”라는 경고도 추가로 게재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온라인에서는 “농담도 못 하나?”라는 공통적인 반응이 반복되었다. 보통 무언가 공격적인 발언을 한 뒤 변명할 때 덧붙이는 말이기도 하다. 바로 머스크가 불과 몇 주 전 “이제 트위터는 코미디를 받아들인다”라는 트윗을 게재하면서 보인 태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일주일도 되지 않아 머스크를 비판한 일부 사용자가 트위터에서 퇴출당했다.

트위터가 과거에 타인을 사칭한 계정 대응 규정을 두지 않았다는 뜻이 아니다. 트위터는 이전에도 사칭 계정에 대응했으나 머스크의 사칭 계정 대응 방식이 더 강력하다. 일론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전부터 자신이 ‘표현의 자유 절대 지지자’라고 주장하며, “나를 가장 극단적인 수준으로 비판하는 이도 트위터에서 활동하도록 둘 것이다. 바로 표현의 자유가 의미하는 바이기 때문이다”라는 발언을 했다.

따라서 머스크가 말하는 절대적인 표현의 자유는 자신을 비판하는 것은 괜찮지만, 조롱하는 것은 안 된다는 의미인 듯하다. 만약, 패러디는 괜찮다고 하면, 패러디의 의미를 잘못 이해한 것이 분명하다. 코미디를 이용해 더 큰 문제를 다루는 것이 핵심이다.

트위터 명칭을 일론 머스크로 변경한 사용자 중 패러디 계정임을 누구나 식별하도록 분명하게 밝힌 이는 없었다. 또, 데일리쇼(Daily Show) 자부키 영 화이트(Jaboukie Young-White) 기자가 트위터에서 CNN을 사칭해,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성생활을 언급한 트윗을 게재해, 계정 정지가 된 것도 사실이다. 코미디언 패티 해리슨(Patti Harrison)이 호주 가수 시아(Sia)인 척하면서 닐라 웨이퍼스(Nilla Wafers) 계정을 사칭하여 “양성애자라면, 당신의 일에 관심이 없다”라는 트윗을 게재한 뒤 트위터 활동이 정지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모두 풍자성 트윗이자 패러디임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더라도 풍자를 허용해야 한다는 예시이다. 패러디임을 분명하게 밝힌다면, 일종의 패러디가 중단될 것이다. 그리고 일론 머스크처럼 미국 언론 기관 오니언(The Onion)이 “생사를 떠나 의식이 있는 모든 인간이 존재한 역사를 통틀었을 때 가장 훌륭한 언론 기관”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면, 풍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트위터 상황은 한탄스러울 뿐이다.

농담은 항상 재미를 더해야지, 적어도 재미가 사라지게 해서는 안 된다. 표현의 자유는 (대부분) 가치가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대기업이나 그 최고 경영진을 조롱하는 이들을 보호한다. 인종차별과 트랜스젠더 혐오, 남성우월주의, 동성애 혐오 등 각종 혐오성 거짓 발언을 담은 농담도 수정헌법 제1조로 보호할 수 있다 하더라도 특정한 순간에는 농담이 되지 않는다. 어쩌면, 단 한 순간도 농담이 될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괴롭힘과 폭력으로 바뀔 것이다. 발언할 권리를 보호할 수는 있어도 문제성 발언으로 겨냥하는 대상은 보호받지 못한다.

따라서 그리핀을 포함해 일론 머스크를 사칭한 뒤 퇴출당한 이들의 트윗이 ‘패러디’임을 명백하게 밝히지 않았더라도 머스크를 공격했다고 볼 수 있는가? 대부분 아니다. 머스크를 공격했다고 문제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머스크는 트위터를 소유했다. 오히려 패러디 계정이 등장하면서 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lon Musk Wants Comedy on Twitter, but He Can’t Take a Jok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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