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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미국·영국서 재유행...전염병 확산 과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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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미국·영국서 재유행...전염병 확산 과정은?
마비 증상을 겪는 환자 수백 명 혹은 수천 명이 소아마비에 감염될 수 있다. 소아마비 퇴치는 바로 전 세계가 바이러스 퇴치 시도를 하면서 오랫동안 지연된 계획이다.
By MARYN MCKENNA, WIRED US

소아마비 때문에 뉴욕 외곽 지역의 어느 한 젊은 남성이 부분 신체 마비 증상을 겪었다는 사례 발견 소식은 많은 이들이 지치도록 하면서도 충격을 안겨주었다. 많은 이들이 지친 이유는 SARS-CoV-2, 원숭이두창에 이어 3년 사이에 미국에서 세 번째로 전염 위험성이 높은 바이러스가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충격적인 이유는 수십 년 동안 위생과 백신, 확고한 공중보건 자금이 시민 안전을 유지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던 부유한 선진국에서 소아마비가 확산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소아마비는 미국 영토에서 1979년에, 남미 대륙과 북미 대륙에서는 1994년에, 그리고 영국에서는 2003년에 사라진 질병이다. 그러나 여전히 소아마비 진단을 받은 남성의 거주 지역과 인근 지역인 뉴욕시, 런던의 폐수에 소아마비 바이러스가 있다.

물론, 폴리오는 세계 여러 국가에 여전히 존재하는 질병이다. 1988년부터 전 세계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이 시작되며, 질병 퇴치를 위한 고된 노동력 동원 작업이 이어졌다. 2021년, 지금도 의술을 이용한 치료나 완치가 불가능한 마비 증상의 원인이 되었던 폴리오바이러스는 그동안 바이러스 진압에 실패한 전 세계 두 국가에서 발견되었다. 그리고 두 국가 이외에도 한동안 폴리오바이러스가 사라지다가 확산 사례가 다시 보고된 국가는 21개국에 이른다.

그러나 다수 질병 전문가는 서양 국가의 폴리오바이러스 재확산이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 몇 년간 예산 삭감과 백신 접종 거부, 백신 접종 망각, 그리고 교묘한 바이러스 확산 특성 때문에 소아마비 감염 보호 노력이 저하되었기 때문이다.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산하 백신 접종 확신 프로젝트(Vaccine Confidence Project) 창립자인 헤이디 라슨(Heidi Larson) 교수는 “폴리오바이러스 재확산이 경각심을 일깨우는 계기가 돼야 한다. 그동안 소아마비를 완벽하게 퇴치했다고 외쳤으나 지금은 소아마비 확산 위험성을 직면했다”라고 말했다.

공중보건 전문가는 소아마비 확산 추세를 긴급 상황으로 본다. 폴리오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면역학 분야가 직면한 문제 중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체 소아마비 환자 중 최소 수백 명이 무증상 감염자일 확률이 높다. 무증상 감염은 폴리오바이러스가 확산 과정을 자체적으로 반복하면서 전염될 만한 충분한 경로를 제공한다. 폐수에서 폴리오바이러스가 검출된 사실은 런던에서는 소아마비가 2022년 2월부터, 뉴욕에서는 최소 수개월 동안 확산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영국 보건당국은 폴리오바이러스 감염 예방의 시급성 때문에 9세 이하 아동의 소아마비 부스터샷 접종 지원을 시작했다. 주소 등록이 된 아동 중 최소 40%가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뉴욕에서는 부모에게 자녀의 백신 접종을 촉구했다. 신경계 감염 질환 전문의인 콜로라도대학교 안슈츠 의학 캠퍼스 전문의 겸 부교수인 대니얼 패스투라(Daniel Pastula)는 “소아마비 원인이 되는 폴리오바이러스 감염 예방법 중 하나는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다. 백신의 소아마비 예방 효과는 99%이다. 부모나 자녀가 소아마비 백신을 접종하지 않았다면, 바로 미접종자 거주 지역에 폴리오바이러스가 퍼지면서 소아마비 감염 위험성이 커진다”라고 설명했다.

소아마비가 대도시에 미치는 여파를 이해하려면, 과거의 질병 확산 역사를 어느 정도 돌아보아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소아마비 백신의 역사와 전 세계 소아마비 퇴치 운동 전개 과정에서의 소아마비 백신 보급 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백신 제조 공식부터 살펴보아야 한다. 정확히 말하자면, 백신 제조 공식은 두 가지이다. 소아마비 백신은 20세기 중반, 과학자 조너스 소크(Jonas Salk)와 앨버트 세이빈(Albert Sabin)이 개발했다. 세계 최초로 승인받은 소크의 소아마비 백신 제조 공식은 바이러스 투입이다. 비활성화 폴리오바이러스 백신을 투입한 뒤 소아마비로 진화하지 않도록 보호한다. 그러나 폴리오바이러스 전염을 막지는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소크의 소아마비 백신 제조 공식이 보건 당국의 승인을 받고 몇 년이 지난 뒤 등장한 세이빈의 백신 제조 공식은 인위적 요소로 약해진 활성화 바이러스로 제조한다. 액체로 제조돼, 아동의 구강에 퍼지도록 하므로 폴리오바이러스 전염을 막는다. 그리고 전문 의료진이나 주삿바늘을 까다로운 조건에 따라 조심스럽게 관리할 필요가 없어, 보급 비용이 저렴하면서도 접종을 완료하기 쉽다. 세이빈의 백신 제조 공식을 따라 만든 액체 백신인 OPV는 소아마비 확산 통제 보호 개념을 고안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전 세계 소아마비 퇴치 작전의 주요 무기가 되었다.

구강 백신은 고유의 장점이 있다. 널리 확산된 소아마비 질환 유형은 내장 바이러스이다. 장의 수용기에 바이러스가 갇힌 채로 근육을 통제하는 신경 세포를 완화하기 전, 장 안에서 복제 과정을 거친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장 안에 있어, 대소변을 통해 신체 바깥으로 배출될 수 있다. 그리고 폐수를 통해 타인에게 옮길 수도 있다. 세이빈의 백신 제조 공식은 배출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다. 구강 백신이 아동의 체내에서 바이러스를 복제한 뒤 대소변으로 배출하도록 함과 동시에 백신 미접종 지역에도 폴리오바이러스 면역력이 확산되도록 한다.

그러나 세이빈의 백신 제조 공식을 따른 구강 백신은 한 가지 치명적인 결점이 있다. 수백만분의 1의 확률로 약해진 바이러스가 원래 상태로 돌아가 운동 뉴런을 파괴하고 소아마비를 일으킬 수 있다. 바이러스 변이는 원래 상태로 돌아간 바이러스를 지닌 아동이 바이러스 감염 예방 역할을 하지 않고, 감염원이 되도록 만들 수도 있다. 바이러스가 원래대로 돌아갈 위험성 때문에 부유한 선진국에서는 구강 백신 채택을 중단했다. 1996년, 미국에서 소아마비 감염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을 때, 구강 백신 때문에 발생한 소아마비 증상 발생 사례는 약 10건으로 집계됐다. 미국은 2000년, 소크의 백신 제조 공식을 따라 주사로 접종하는 백신인 IPV를 대신 채택했다. 영국은 2004년, 미국의 선례를 따라 IPV 백신으로 전환했다.

소아마비 백신으로 100% 면역력을 갖추려면,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한다. 한 번 백신을 접종하면, 무서운 기세로 확산되는 외부 유입 바이러스와 백신에서 파생된 폴리오바이러스 감염을 모두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세계 소아마비 백신 접종 캠페인은 OPV에 의존하며, 백신 접종 시 아동의 소아마비 보호 능력을 기르면서 소아마비를 퇴치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세계 백신 접종 시도는 새로운 노력이었으며, 보건 당국은 10~12세 아동에게 OPV를 접종하여 소아마비를 퇴치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는 점에서 타당한 전략이었다. 그러나 자금 부족 문제와 정치적, 종교적 소요 사태, 그리고 소아마비 퇴치 진전 속도 및 모든 아동 백신 접종 속도 둔화로 이어진 코로나19 확산세가 더해지면서 세계 소아마비 백신 접종 캠페인이 시작된 지 34년이 되었으나 끝나지 않았다. 그러나 2021년, 20개국에서 백신에서 파생된 폴리오바이러스 때문에 발생한 소아마비 발병 사례 688건을 보고했으며, 3개국에서는 외부에서 널리 확산되는 폴리오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례 6건을 보고했다.
 
[사진=WHO]
[사진=WHO]

코로나19 이후 더 심각해진 복잡한 요소가 백신에서 파생된 바이러스의 급부상을 견인했으며, 모두 과거의 백신 보급이라는 자연적인 역사와 결합한 채로 등장했다. 폴리오바이러스는 1형 바이러스와 2형 바이러스, 3형 바이러스라는 총 3가지 변이 바이러스를 생성한다. 처음에는 소아마비 백신 2종 모두 3가지 변이바이러스를 모두 억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면역력을 갖춘 인구가 증가하자 변이바이러스 감염률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세 가지 변이바이러스 모두 같은 비율로 감소하지는 않았다. 가장 먼저 사라진 변이바이러스는 2형 바이러스이며, 2016년 당시 소아마비 백신 접종 캠페인 계획 담당자는 2형 바이러스를 OPV에서 제거했다. (2형 바이러스가 나머지 두 가지 변이바이러스보다 장에 존재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2형 바이러스도 OPV에 포함한다면, 1형 바이러스와 3형 바이러스 면역력 확보를 방해한다. 게다가 확산되지 않는 변이바이러스가 면역 반응을 장악하도록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 이른바 ‘전환’이라고 알려진 한 가지 대대적인 협력 작전에 따라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은 3가 백신 접종에서 2가 백신 접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2형 바이러스 퇴치 백신 제조 공식을 제거하면, 추후 환경 저수지나 변이 바이러스를 갖춘 면역 체계를 지닌 이를 통해 2형 바이러스가 다시 등장할 때 바이러스 면역력을 거의 갖추지 못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그와 동시에 접종 백신 전환 전략이 효과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존스홉킨스대학교 블룸버그공중보건대학원 부교수이자 의학 인류학자인 스비아 클로저(Svea Closser)는 “2가 백신 접종으로 전환한 것을 순전한 실수라고 설명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관계자가 2형 바이러스 전염 규모와 확산세, 전 세계 감염 위험성을 예측하지 않았다는 의미이다”라고 주장했다. 클로저 부교수는 소아마비 퇴치를 연구 중이다.

현재 세계 여러 국가에 확산되는 백신에서 파생된 바이러스 대부분 2형 바이러스의 변이바이러스이다. 주로 전국 단위로 폴리오바이러스가 확산되는 중앙아프리카에서 2형 바이러스의 변이바이러스 변이바이러스 감염 사례가 발견된다. 뉴욕과 런던에서 발견된 폴리오바이러스 모두 2형 바이러스의 변이바이러스이다. 더 중요한 점은 2형 바이러스와 그 변이바이러스, 이스라엘에서 앞서 발견된 백신에서 파생된 바이러스 모두 관련성이 있지만, 아프리카에 확산되는 바이러스와 관련성이 있다는 유전학적 증거는 없다. 백신에서 파생된 바이러스보다 아프리카에 확산되는 바이러스의 유전적 변화가 적다. 즉, 아프리카에서 확산되는 바이러스가 비교적 최근 등장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또한, OPV 백신을 접종한 적이 있거나 지금도 OPV 백신을 접종 중인 곳에서 유입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 2000년대 이스라엘의 사례와 비슷하다.)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단순히 2형 바이러스가 잘못된 낙관적 판단에 따른 백신 전환으로 급부상했을 가능성 때문만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소아마비 감염 200건당 약 1건꼴로 발생하는 감염 사례를 1형 바이러스 감염 연구로 얻은 데이터로 받아들인다. 일부 데이터는 2형 바이러스 감염 건수가 전체 감염 사례 2,000건 중 1건 수준이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뉴욕에서 한 명이 소아마비에 감염되었다면, 수천 명이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에 폴리오바이러스에 전염될 수 있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인근 지역을 추가로 고려한다면, 해당 지역은 바이러스 확산 상황을 이해한 시민보다 폴리오바이러스 감염에 더 취약할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소아마비 퇴치부 국장이자 전염병학자인 존 베르푀유(John Vertefeuille)는 “항상 면역력 형성 비율이 따르기 마련이다. 뉴욕의 백신 접종률은 미국 인구 대비 높은 편이 아니다. 런던에서 폴리오바이러스가 초기 발견된 지역의 백신 접종률도 다른 지역의 일반적인 백신 접종률보다 낮았다”라고 설명했다.

사회가 소아마비 퇴치를 우려한 사실을 상상하기 어렵다. 많은 정치인과 유명인이 어린 시절, 소아마비 감염 위험성을 견뎌냈다. 일례로, 미치 매코널(Mitch McConnell)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도 어린 시절 소아마비 감염 위험성을 겪었으며, 가수 조니 미첼(Joni Mitchell)은 1995년, 심각한 소아마비 재발 위험을 겪었다. 1950년대, 베이비부머 세대 시절에는 소아마비 공포 때문에 공교육 현장은 임시 휴교에 돌입하고, 극장과 수영장 모두 텅 빈 상태가 되었다. 예일대학교 의학대학원 교수이자 전문의 겸 보건 정책 전문가인 하워드 포만(Howard Forman) 교수는 “한 번에 모든 이의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받아들여야 할 필요가 있었다. 많은 시민이 길거리에 줄을 서서 폴리오 백신과 홍역, 볼거리, 풍진 바이러스 백신을 접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많은 이들이 백신을 접종하던 기억을 서서히 잊게 된 것 같다. 지금은 소아마비가 무엇인지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듯하다”라고 말했다.

소아마비 백신 접종이 필요한 시급한 상황의 장점이 있다면, 부유한 선진국 시민의 소아마비의 끊임없는 위협과 예측할 수 없는 위험성 인식이 이전처럼 높은 수준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세계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 관계자에게는 목표 달성을 위한 유리한 요인이 될 것이다. 세계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은 CDC와 세계보건기구(WHO), UNICEF, 빌&멀린다 게이츠재단(Bill and Melinda Gates Foundation), 국제 로타리클럽(Rotary International) 소속 자원봉사자 수백만 명의 협력으로 이루어진 노력이다. 2021년부터 2형 바이러스 면역력만 형성하도록 변형한 OPV 백신 배포를 시작했다. 2형 바이러스는 변이바이러스 발생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나 여러 기관의 후원을 받는 상황에서도 세계 소아마비 퇴치 캠페인은 자금 부족이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소아마비의 위험성 인식 재고로 소아마비 퇴치 상황에 변화를 줄 수 있을 것이다.

국제 로타리클럽 폴리오플러스(PolioPlus) 프로그램의 세계 보전 전문가이자 전염병학자인 캐롤 판닥(Carol Pandak)은 “런던과 뉴욕에서 폴리오바이러스 백신이 발견된 사례는 이미 소아마비와 백신에서 파생된 폴리오바이러스에 대한 위험성에 더 주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더불어 자연적으로 널리 확산되는 폴리오바이러스와 백신에서 파생된 폴리오바이러스 확산 억제 시급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현재 많은 시민이 백신에서 파생된 폴리오바이러스가 자연에서 확산되는 폴리오바이러스처럼 소아마비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기 때문이다. 소아마비가 어디에나 존재하며, 어디서나 위협적인 질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상기시켜주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S(WIRED.com)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Polio Is Back in the US and UK. Here’s How That Happen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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