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코로나19 장기 증상, ‘산소’가 답이다?
상태바
코로나19 장기 증상, ‘산소’가 답이다?
장기간 이어지는 코로나19 치료 방법은 제한적이다. 그러나 초기 진행된 다수 연구는 고압 산소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By ADAM POPESCU, WIRED UK

41세인 마야 도아리(Maya Doari)는 몹시 지친 상태였지만, 잠에 들 수 없었다. 차분하게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도 없었으며, 거의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팔, 다리의 근육 통증이 매우 심한 탓에 며칠 동안 침대에서 꼼짝 못 하고 누워있어야 했다. 침대에서 일어나려 할 때는 휠체어가 필요했다. 대다수 간편한 활동은커녕 걷기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의사는 도아리가 겪는 증상에 문제가 있다고 진단하지 않았다.

심장을 감싸는 주머니와 같은 형태의 조직이 악화돼, 심장막염 진단을 받았다. 그러나 도아리의 왼손이 몇 달간 파란색으로 변하다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되자 의사는 현재 증상을 더는 이해하려 하지 말아라”라는 말을 남겼다. 실제로 도아리의 증상을 명확히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아리가 말하려 할 때, 도아리의 말을 모방한 보컬 코드 전문가는 부드러운 휘파람 소리를 거의 모으지 못했다. 도아리가 걷는 방법을 위해 물리치료를 받으려 할 때, 발작 증상을 일으켰다. 도아리는 “그동안의 증상이 코로나19와 관련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그러나 모두 아니라고 답변하며, 집에서 쉬라고 안내했다. 그리고 심리적인 요인이라고 덧붙였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도아리의 건강 문제는 실제 발생한 문제이다. 그리고 도아리의 증세는 도아리만 이례적으로 겪은 문제가 아닌 듯하다.

예루살렘 근처 작은 마을에 거주하는 동종 요법 의사인 도아리는 24시간 동안 고열과 심각한 뼈 통증을 겪었다. 초기 증상을 겪고 난 뒤 진짜 증상이 시작됐다. 도아리는 “의사는 내 증상을 보고 그동안 본 코로나19 장기 증상 사례 중 가장 심각한 사례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코로나19는 오래 이어지는 영향을 여럿 동반할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지금은 ‘코로나19 장기 증상’이라는 표현이 오랫동안 이어지는 코로나19의 증상을 칭하는 일반적인 표현이다. 지금까지 코로나19 장기 증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칭할 수 있는 증상은 총 200여 가지 발견되었다. 그 종류는 피로와 열, 브레인 포그, 사고의 어려움 등 비교적 흔한 증상부터 도아리가 겪은 발작 증상과 대화 문제 등 매우 심각한 증상까지 다양하다. 장기 코로나 증상이 만연한 이유는 논쟁 사안이지만, 전 세계 인구 수백만 명이 코로나19 감염 후 증상이 장기간 이어진 사례를 보고했다.

도아리는 장기 코로나19 증상을 겪은 지 1년이 넘었으나 증상 중 98%는 사라졌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를 약속하는 새로운 연구의 호전 덕분이다.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법은 고압 산소 치료법이라고 칭한다. 2022년 7월, 이스라엘 연구팀은 다량의 산소를 인체에 공급해, 코로나19 인지 및 신체적 증상 다수를 완화하는 데 성공했다는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게재했다. 도아리도 해당 연구의 피실험자로 참여했다.

고압 산소 치료는 수십 년 동안 의학계에서 활용한 치료법이다. 보통 단단한 겉면으로 형성돼, 대기보다 공기압이 3배 더 높은 음압 튜브에 들어간 뒤 농도가 짙은 산소를 흡입해야 한다. 초기에는 심해 다이빙이나 고지대 등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증상 치료 목적으로 활용된 고압 산소 치료는 이제 암 환자와 화상 환자 치료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었다. 더 나아가 경기력을 향상하거나 성형 수술 후 흉터 제거 방법을 찾으려 할 때도 활용한다.

압력이 높은 곳에서 농도가 짙은 산소를 흡입하면, 혈액에 포함되는 산소량이 증가한다. 즉, 인체 조직으로 더 많은 산소를 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조직에 전달하는 산소량이 증가하면서 면역력 강화와 줄기세포, 조직 치유에 도움이 되는 성장 요인 등을 방출하도록 촉진한다.

이스라엘 연구팀은 일주일당 5회씩 총 2개월간 코로나19 장기 환자에게 산소마스크를 채우고, 해수면 수준의 대기 압력에서 90분간 두 차례에 걸쳐 산소를 100% 호흡하도록 한다. 호흡 도중 20분 단위로 5분씩 쉬는 시간을 포함했다.

적어도 피실험자 50%는 앞서 언급한 바와 똑같은 방식으로 치료를 받았다. 나머지 절반은 튜브에 들어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고압 산소 치료와 매우 비슷한 과정을 거쳤으나 실제 치료를 받지 않았다. 연구 과정은 피실험자와 연구팀 모두 실제 고압 산소 치료를 받는 이가 누구인지 전혀 알 수 없는 환경에서 진행되었다.

연구팀의 실험 결과는 매우 확실한 효과를 시사했다. 플라시보 효과를 적용한 피실험자 집단과 비교했을 때, 실제 치료를 받은 피실험자 모두 에너지 수준과 수면 상태, 인지 기능이 향상하면서 우울증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마찬가지로 일상생활을 방해하는 수준의 극심한 고통도 감소했다. 연구 피실험자로 참여한 44세 마케팅 관리자 라피 아카브(Rafi Akav)는 “호흡 곤란과 같은 증상을 겪었다. 그러나 고압 산소 치료로 목숨을 구한 것 같은 기분이다”라고 말했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이번 연구 결과는 과거 발표된 연구를 바탕으로 설계되었다. 2020년 11월, 영국 연구팀이 코로나19 장기 증상을 대상으로 한 고압 산소 치료 첫 번째 평가 논문을 게재했다. 해당 연구는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증상이 단 10회 치료로 호전될 수 있다고 시사한다. (영국 연구팀은 피실험자 10명만 두고 진행했으나 피로와 인지 기능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이스라엘 연구는 여전히 규모가 적은 편이지만, 영국 연구보다 더 많은 73명을 피실험자로 두고 진행했다.)

텔아비브대학교 산하 새크러 의학 대학원 교수이자 고압 산소 의학 연구원 사골 센터 창립자인 샤이 에프라티(Shai Efrati)는 고압 산소 치료가 일부 환자에게는 예상보다 복잡한 환경 시설에서도 더 우수한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전했다.

에프라티 교수의 초기 연구는 고압 산소 치료가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유 효과가 있으며, 조직에 다량의 산소를 공급한다고 전했다. 산소를 대거 흡입한 뒤 정상적인 양을 뱉어내면, 신체가 산소 부족 상태라고 착각할 수 있다. 바로 산소 과잉-저산소 역설(hyperoxic-hypoxic paradox) 현상이다. 보통 산소 부족 상태라고 생각하면, 신진대사가 변화한다. 그리고 산소가 부족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손상을 줄인다. 산소를 재생성하지만, 실제 산소 부족이라는 심각한 부작용 피해가 없다.

에프라티 교수는 “신체를 속이면서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한다. 마법이 아닌 수리 방식을 적용한 것과 같다. 하루 만에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 일주일 중 5일간 고압 산소 치료를 받아야 효과가 지속된다”라고 설명했다.

장기 코로나19 환자의 정확한 증상 호전 기간은 아직 확인된 바가 없다. 후속 연구는 환자의 증상 호전 효과가 3일간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에프라티 교수가 나이가 들며 길이가 줄어드는 인간의 염색체 일부인 말단소체 재생과 64세 이상 성인의 인지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한 치료법이기도 한 고압 산소 치료의 효과는 2년 이상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프라티 교수는 자신의 실제 나이는 52세이지만, 약 15년간 주기적으로 고압 산소 치료를 받은 뒤 현재 세포 나이는 30세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에프라티 교수 연구팀은 고압 산소 치료로 코로나19 장기 증상이 호전될 수 있지만, 여전히 많은 의문사항이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 피실험자는 73명으로, 에프라티 교수의 연구 범위가 제한적이다. 따라서 여러 집단 전반의 고압 산소 치료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추기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코로나19 장기 증상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많은 이들에게 코로나19 장기 증상의 정의를 물어보면, 관련 증상이 다양하므로 사람마다 다른 답변을 할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 연구 자체의 문제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장기 증상의 메커니즘 연구는 지금도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모든 증상을 고압 산소 치료로 완화할 수 있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다. 마찬가지로 고압 산소 치료가 환자의 어떤 증상을 치료하는지도 정확히 확인된 바가 없다. 에프라티 교수 연구팀은 뇌의 조직 손상을 치료할 수 있다는 가설을 제기했다.

고압 산소 치료가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더라도 치료 자체가 전반적으로 활용할 정도의 규모로 커질 것인지, 환자가 치료 비용을 충분히 부담할 수 있는지도 고려해야 한다. 음압 튜브에 누워있는 대신 음압실에 앉아서 치료하는 에프라티 교수 연구팀의 치료는 이스라엘과 두바이, 플로리다 일부 진료소에서만 받을 수 있는 치료법이며, 비용은 수만 달러에 이른다.

에프라티 교수는 치료 비용이 장벽이 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지만, 고압 산소 치료가 혁신 초기 단계에 있다고 보면서 산소 치료를 휴대전화와 비교했다. 그는 “초기 등장한 휴대전화는 매우 비싸고 컸다. 그러나 이제는 저렴하고, 누구나 하나씩 구매한다. 바로 휴대전화가 유용하기 때문이다. 고압 산소 치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전문가가 고압 산소 치료 효과를 확신하지 못한다. 만성 통증 증후군 전문가인 프란시스 윌리엄스(Frances Williams) 킹스칼리지런던 유전 전염병학 교수는 “고압 산소 치료 연구 범위는 매우 한정적이며, 결과 자체도 특별히 주목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따라서 거짓 양성을 발견한 결과일수도 있다. 정맥 궤양과 뇌졸중 등 모든 질병에 대한 고압 산소 치료 연구가 여러 차례 진행되었다. 전반적으로 고압 산소 치료가 특별히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었다. 따라서 고압 산소 치료를 이용한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를 회의적으로 본다”라고 설명했다.

연구 범위 자체는 매우 적다는 점에서 연구 결과를 고압 산소 치료 방식으로 코로나19 장기 증상을 치료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연구팀의 실험이 의료 개입 실험의 훌륭한 표준인 모든 조건을 비공개 상태로 적용한 임의 통제 실험이었다는 점에 주목할 수 있다. 치료 자체가 임의 통제 조건에서 긍정적인 결과를 제시했다는 사실은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특히,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 방법이 없는 시점에 주목할 만한 사실이다. 윌리엄스 교수는 “코로나19 장기 증상은 매우 큰 문제이다. 따라서 고압 산소 치료를 시도해볼 만하다. 또한, 병리학 측면에서도 고압 산소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에프라티 교수는 치료의 유용함을 시간이 지나면서 입증할 수 있으며, 코로나19 장기 치료 방식으로 고압 산소 치료를 널리 채택하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는 “앞으로 논문 여러 편을 추가로 게재할 것이다. 그리고 수천 명이 고압 산소 치료 피실험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제 고압 산소 치료가 코로나19 장기 증상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입증할 때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Is Oxygen the Answer to Long Covid?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RECOMMEND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