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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류 DNA, 대유행병 관련 중요한 정보 드러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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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인류 DNA, 대유행병 관련 중요한 정보 드러내
고대 인류 유골 유전 분석 결과, 흑사병의 기원이 밝혀졌다. 그리고 인간과 질병의 동시 진화 심층 분석 정보를 제공했다.
By RACHAEL PELLS, WIRED UK

고대 잔해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지구 과학자인 크리스토퍼 헌트(Christopher Hunt) 박사는 고고학자로서 특이한 여행을 떠난다. 그러나 헌트 박사의 가장 기억에 남는 여정은 비행기 옆 좌석에 네안데르탈인 유골을 보관한 채로 이라크에서 고국으로 귀국하는 항공편에 탑승했을 때이다.

헌트 박사는 당시 여정을 설명하면서 "유골은 대형 여행용 가방에 조심스레 보관했다. 그러나 유골을 들어 확인하는 과정은 위험해 보였다. 결국, 유골을 둘 비행기 좌석도 별도로 구매했다"라고 말했다. 헌트 박사가 샤니다르 Z(Shanidar Z)라고 부르는 네안데르탈인 유골은 이라크 북부의 쿠르드족 거주 지역에 있는 샤니다르 동굴(Shanidar Cave)에서 발굴한 유골 중 가장 큰 유골이다. 소수 현지 전문가와 여러 국가 출신 연구원으로 구성된 헌트 박사팀은 2014년부터 샤니다르 동굴에서 유해 발굴 작업을 진행했다.

샤니다르 동굴은 60여 년 전 최초로 네안데르탈인 유골 10구를 발견하면서 고고학계에서 가장 중요한 장소가 되었다. 당시 고고학계는 탄소 연대 측정 방식에 의존해 유골을 발견했다. 이 과정에는 유골을 담을 단지 여러 개가 필요하며, 최종 결과를 얻는 데 6개월이 걸린다. 오늘날 고고학 연구팀의 연구 센터는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일반적으로 화석이 된 유골 조각인 매우 작은 고대 인류의 DNA 표본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고대 인류나 네안데르탈인과 비슷한 종족의 게놈 전체 혹은 일부분을 구성하는 데 활용한다.

고대 인류의 유전체는 일반적으로 언론에서 대서특필할 정도로 흥미로운 관심을 끌 만한 주제가 아니다. 오늘날 인류의 건강 향상 수준이 주류 언론 보도 내용을 장악할 확률이 더 높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고대 인류의 유전체에 대한 관심도가 커지는 추세이다. 더불어 고대 인류 DNA 연구는 고고학 전문가가 수천 년 전 고대 인류의 시대에 존재했던 것처럼 현재 인류가 사는 세계만큼 많은 정보를 새로이 공개한다.

전염병 지식 이해 수준을 예시로 살펴보자. 2022년 여름, 중앙아시아에 매장된 선페스트 사망자의 고대 DNA는 키르기스스탄 북부 지역이 흑사병 사망자 수가 단 한 명도 없었던 지역으로 지목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생물역사학자는 유전체를 활용해 14세기, 수천만 명을 죽음에 이르게 한 선페스트 박테리아의 유전자를 재구성하였다. 이후 선페스트 박테리아가 오늘날까지 존재하는 대다수 페스트 변이 바이러스와 유전적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선페스트 박테리아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이자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 인류학 연구소(Max Planck Institute for Evolutionary Anthropology) 소장 요하네스 크라우스(Johannes Krause)가 설명한 바와 같이 연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동물이 인간에게서 옮기는 병원체가 고립된 지역이 아닌 전 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을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즉, 코로나19 전파 가설과 같이 동물이 인간에게 전염병을 옮겨, 바이러스가 수백 년까지 이어질 정도로 오래, 그리고 널리 퍼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최근까지만 하더라도 많은 과학자가 고대 인류 DNA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에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보통 표본이 너무 오래된 탓에 DNA 표본이 저하되거나 부서지기 쉽거나 다른 곳에 오염되기 쉽기 때문이다. 고대 인류의 표본을 옮기는 과정은 고된 육체적 작업이 이루어지며, 결과적으로 지출 비용이 만만치 않다.

따라서 고대 인류 DNA 관련 연구 대부분 미토콘드리아 DNA로 진행했다. 모체에서 태아에게 전달되는 인간 세포의 에너지를 공급하는 미토콘드리아가 포함된 유전체는 비교적 신뢰도가 높은 데이터를 제공한다. 그러나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기술이 발전한 덕분에 최근 연구는 남성의 Y 염색체 DNA도 활용할 수 있다. 보통 Y 염색체는 반복되는 특성이 많으면서도 읽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더 유전체 변화를 더 정확히 살펴볼 수 있다. 바로 샤니다르 Z의 DNA 연구에도 도움이 된 부분이다.
 
[사진=Unsplash]
[사진=Unsplash]

헌트 박사가 이라크에서 네안데르탈인 유골을 비행기 옆 좌석에 둔 채로 돌아온 특별한 여정이 끝난 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샤니다르 Z를 안전하게 디지털 스캔 작업을 한 뒤 이라크 북부 지역으로 되돌려 보냈다. 그리고 샤니다르 Z는 신설된 박물관의 핵심 전시품이 되었다. 샤니다르 Z는 최대 9만 년이 되었으나 DNA는 현대 인류의 역사를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현대 인구의 유전체와 고대 DNA를 분석과 통계에 따라 비교한 덕분이다. 이 과정을 거쳐 다른 인구 집단이 무리에서 분리된 때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한 인류 집단이 둘로 나뉘거나 생물학적 번식 조건에서 고립되었다면, 각각의 새로운 인구 집단은 서서히 새로운 방향으로 진화해, 결과적으로 임의의 유전체 변이가 이루어진다. 그와 동시에 번식 성공을 막는 다양한 환경 요인에 노출된다. 새로운 질병 감염을 그 예시로 언급할 수 있다.

과학계는 고대 인류 DNA 분석과 같은 작업을 통해 여러 인구 집단의 이주 흐름 표와 지난 7만여 년간 지구에 존재한 네안데르탈인 집단의 거주 지역을 보여줄 수 있었다. 게다가 고대 인류의 습관과 이주 형태와 관련된 일부 신화도 분류할 수 있다. 인류는 인간과 네안데르탈인의 종 특성에 공통점이 많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처음 인간이 믿었던 것보다 실제로 네안데르탈인 집단이 더 신중하면서 지능이 뛰어났을 가능성도 알고 있다. 헌트 박사는 샤니다르 동굴에서 발견한 매장 풍습이 고인 추모 관행을 시사하며, 다치거나 병에 든 이들을 돌보았던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는 별도로 현대 인류 게놈과 비교한 고대 인류 DNA는 인간이 여전히 수백 년 전 존재한 인류의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을 어느 정도 보유한 사실을 드러냈다. 결과적으로 고대 인류 DNA 분석 작업은 12년 전, 인류의 하위 종인 데니소바인(Denisovans)을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 데니소바인은 약 40만 년 전 아시아 전역에서 거주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와 동시에 인류의 기원 중 여전히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런던 프란시스 크릭 연구소(Francis Crick Institute)에서는 신뢰할 만한 고대 인류 DNA 정보를 보유한 바이오뱅크(biobank)를 제작해, 고대 인류 DNA 관련 정보를 구축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다. 해당 연구는 투자금 170만 파운드(210만 달러)를 모아 인구 유전학자인 폰터스 스코글룬드(Pontus Skoglund) 박사가 이끌며, 지난 5,000년간 존재한 인류의 유골 표본에서 데이터를 수집하여 고대 영국 인류 1,000명의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프로젝트는 영국 연구 기관 100여 곳의 도움을 받아 이루어질 예정이다. 스코글룬드 박사는 고대 영국 인류의 DNA 정보 데이터베이스 수집 작업부터 시작해 수백 년 동안 전염병과 기후 변화, 식단, 거주지 이동 등 여러 요인에 따라 인류의 유전체가 변화한 과정을 판단하기를 바란다.

스코글룬드 박사는 "프로젝트의 부분적 목표는 초기 대유행병 확산 시기에 존재한 과거 인류에게 도움이 된 유전학적 특성을 발견하는 것이다. 인류가 고대 인류의 DNA 연구로 현대 질병과 다른 대유행병 관리 방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정보를 발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스코글룬드 박사 연구팀은 영국 일대에서의 고고학적 발굴 작업이나 기존 고대 인류 유골 수집품을 보유한 박물관을 통해 연구 표본을 확보했다. 스코글룬드 박사가 유전체 염기 서열 결정 작업에 가장 선호하는 유골은 인류의 내이(內耳)에서 발견할 수 있는 유골이다. 그는 "내이 유골은 DNA 보존 수준이 특히 우수하다. 미생물균 침투를 포함해 DNA 보존 수준 저하로 이어지게 되는 요인의 영향을 받을 확률이 가장 낮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유골은 주로 일반 DNA 분석 과정과 똑같이 염기 서열 결정 기계를 통해 분석한다. 다만, 고대 인류 DNA는 특수한 조건이 필요하다. 현대 인류 DNA는 기본적으로 온전한 상태이며, 매우 긴 배열이 이루어진다. 반면, 고대 인류 DNA로는 전체 유전체 정보의 35%만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팀은 고대 표본 오염을 완화할 새로운 방법도 연구한다. 바로 신뢰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방식을 최대한 활용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고대 인류 사이에서 존재한 질병을 찾는 데 특히 유용한 부분이다. 실제로 고대 인류의 전염병을 유발하기도 한 질병 원인이 되는 미생물체는 유골 왼쪽에 문제가 있다. 특별한 장애가 없는 고대 병원체를 발견했을 때, 연구팀은 치아 내부의 치수를 살펴본다. 스코글룬드 박사가 이끄는 연구소 소속 박사학 연구원인 푸자 스와리(Pooja Swali)는 "고대 인류의 전염병을 확인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표본으로 얻을 수 있는 DNA 배열을 모두 감지하는 것이다. 종종 고대 인류 DNA를 얻을 수 있는 표본은 토양에서 얻을 수 있으며, 오늘날 오염된 미생물체 DNA를 포함한다"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이 풍부한 DNA 정보를 보유했다면, 표본의 미생물 유기체 유전학 분석 작업인 메타유전학(metagenomics) 작업을 활용해 모든 성분을 확인한다. 만약, 질병 원인이 되는 요소를 발견한다면, 검증 작업을 시작해, 실제 고대 인류의 질병과 관련이 있는지 확인한다. 스와리는 "메타유전학 과정을 거쳐 특수 설계된 작업으로 병원체 DNA를 찾아낸다"라고 말했다.

여러 DNA 정보에서 병원체 DNA를 분류한다면, 연구팀은 게놈을 재구성하고는 오늘날 병원체와의 유전학적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스코글룬드 박사 연구팀의 프로젝트는 이미 희망적인 결과를 생성하였다. 현재 검토 단계인 연구 논문 게재 예고 글은 연구팀이 흑사병이 확산하기 약 3,000년 전 등장한 영국 내 가장 오래된 페스트로 추정되는 병원체 DNA 정보를 발견했다고 설명한다.

스코글룬드 박사는 심층 유전 분석 작업이 인류 역사를 더 정확히 구축하고, 특히, 대유행병과 같은 문제에서 과거의 실수로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어느 정도 제시하기를 바란다. 스코글룬드 박사는 "진화학적 관점에서 면역 생물학과 관련된 새로운 사실을 밝힐 수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페스트를 예시로 언급하며, 자주 바뀐 면역력 관련 유전체 변이를 발견하고는 인간의 면역력 변경 대응 수준을 높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본질적으로 스코글룬드 박사 연구팀의 분석은 질병이 인류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설명할 것이다.

스코글룬드 박사는 "고대 인류 유전학은 질병 통제 측면에서 매우 흥미로운 몇 가지 단서를 제공할 것이다. 인류가 스스로 어느 종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생존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수단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What the DNA of Ancient Humans Reveals About Pandem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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