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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의 미래는 ‘양방향 충전’…필수 조건은 경제적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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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충전의 미래는 ‘양방향 충전’…필수 조건은 경제적 여유
전기차 사용 시 가정과 에너지 그리드에서 막대한 양의 배터리를 소모하게 된다. 그러나 기술로 배터리 소모량 감소라는 까다로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By SABRINA WEISS, WIRED UK

대다수 전기차를 직장이나 자택에 하루 동안 주차할 때, 전기차를 소유한다고 해서 많은 양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전기차가 실제로 어느 정도 돈을 벌 수 있는 바퀴 달린 대형 배터리라면 어떨까? 전기차의 잉여 에너지를 차량 배터리에 보관하는 대신 그리드로 보내고, 전력 수요가 가장 많을 때 수백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전 세계가 에너지 위기 사태를 직면한 시점에 합리적인 일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전기차와 밴을 1일 평균 23시간 동안 주차하면서 잉여 에너지를 그리드로 공급할 때 얻을 수 있는 잠재적 이점이 매우 크다.

에너지 컨설팅 기업 델타-EE(Delta-EE)는 영국에서 신형 디젤 차량과 휘발유 차량 판매를 전면 금지하게 되는 2030년이면,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수는 영국 약 1,400만 대, 유럽연합 8,400만 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잉여 전력에 접근할 바퀴 달린 대형 배터리가 매우 많다.

모든 전기차 소유주에게 필요한 것을 간단히 말하자면, 바로 양방향 충전 기술이다. 양방향 충전 기술은 이미 존재한다. 양방향 충전 기술은 배터리에 전력 수요가 적을 때 잉여 전력이나 태양열 에너지를 보관한 뒤 전기 가격이 가장 비쌀 때 전력을 그리드로 보내거나 가정에 직접 공급하도록 한다. 하지만 양방향 충전 기술을 주류로 채택해 사용자에게 그 장점을 설득하기까지 극복해야 할 몇 가지 장벽이 있다.

적어도 유럽에서는 전기차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기를 최대한 활용한다는 개념 자체는 새로운 개념이 아니다. 2011년 3월, 일본 지진과 쓰나미 때문에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가 발생하면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발생했다. 당시 자동차 제조사 닛산과 미쓰비시는 전기차 수십 대를 전력 공급난 타격이 가장 심각한 곳으로 보내 직원과 전력 공급을 안정화하면서 가전제품과 스마트폰 충전을 계속 지원하고 난방을 공급한다. 또한, 배터리 보관 전력을 건물, 주택과 공유하는 새로운 기술의 시작을 나타내기도 한다.

기본적으로 전기차 전력을 가정으로 보내면서 비용을 절감할 방법은 두 가지이다. V2H 기술은 정차된 차량을 가정 배터리 시스템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한다. 낮에 생성한 태양열 에너지를 전기차에 보관하고, 해가 진 후 가정에 전력을 공급한다. 스위스 양방향 충전소 건설 기업 EVTEC CEO인 마르쿠스 크라미스(Markus Kramis)는 “양방향 충전 기술은 자가 효율성을 목표로 하며, 사용자는 그리드 전력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EVTEC은 지금까지 유럽 전 지역에 양방향 충전소 10곳을 설립했다.

또 다른 방법은 전기를 수요가 가장 많은 시간대의 가격보다 비싼 가격으로 그리드에 되파는 방식인 V2G이다. 2018년, OVO 에너지(OVO Energy)와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팀은 V2G가 영국 에너지 시스템 비용을 연간 35억 파운드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여러 기업이 양방향 충전 기술의 상용화 방안을 찾고자 한다. 현재 전 세계 V2G 실험이 총 100여 곳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대부분 그리드 공급사, 전기차 제조사, 차량 충전소 제조사의 협력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진행되고 있다. 크라미스는 “전기 그리드는 특히 영국에서 공급량이 불규칙적으로 변동한다. 영국 그리드가 본토와 연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양방향 충전 기술에 더 큰 관심을 보이면서 정부가 실험 비용을 지원하고, 그리드를 지원하는 시스템 사용 경험을 얻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2020년, EVTEC은 런던 이슬링턴 타운홀(Islington Town Hall) 외곽에 충전소 5곳을 설치했다. 2022년 하반기에는 스위스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 모빌리티(Mobility)와 혼다 전기차 50대를 사용해 다른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차량을 예약하거나 사용할 수 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충전소에 잉여 전력이 있을 때와 아닌 때를 명확히 정의하고 제어해야 한다.

양방향 충전 기술이 차량 소유주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이미 입증됐다. OVO 에너지와 닛산을 포함한 여러 기업이 참석한 컨소시엄은 3년간의 실험을 통해 영국 가정에 양방향 충전 시설 330개를 설치했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가 전기를 사용하지 않을 때 플러그를 뽑고 전력 수요가 많은 저녁 시간에 그리드로 잉여 전력을 되돌려 보내면서 연간 전기세 725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내연기관 차량을 전기차로 전환할 때, 또 다른 장점을 얻을 수 있다. 휘발유 차량과 디젤 차량의 1년 치 주유 비용은 1,435파운드이며, 전기차의 1년 충전 비용은 그보다 평균 500파운드 더 비싸다. 집에서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이 공공 충전 시설을 사용할 때보다 충전 비용이 더 저렴하다. 대학가와 직장에서는 전기차 충전 시설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델타-EE 전기차 총괄인 존 머레이(John Murray)는 비싼 설치 비용을 양방향 충전 기술 보급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했다. 양방향 충전소 설치 비용이 2~3년 전보다 최대 50% 하락했지만, 설치 비용은 여전히 비싸다. 머레이 총괄은 “양방향 기술 구매가 대대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아 V2G 충전소를 확보하는 데 추가 비용을 부담하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OVO 에너지와 닛산 실험 당시 V2G 충전소 설치 비용은 차량을 가장 저렴한 비용에 자동 충전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일반 스마트 충전소 설치 비용보다 비싼 3,700파운드 수준이었다. OVO 에너지와 닛산 합동 연구팀은 양방향 충전 기술이 투자 가치를 얻으려면, 충전소 설치 비용이 1,000파운드로 하락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닛산과 혼다, 미쓰비시 모델 이외에 현재 양방향 충전 기술을 지원하는 차량 종류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미국 자동차 제조사 포드는 131kWh 전력을 보관하고 1회 충전 시 3일간 전력을 완벽히 공급할 수 있는 픽업트럭을 출시한다. 머레이 총괄은 “에너지 위기 사태와 관련 가격 인상이 V2H 채택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많은 고객이 에너지 자가 소비 최적화 및 전기세 인상 시 지지출하게 되는 추가 비용을 아낄 방안을 모색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양방향 충전 기술은 차츰 더 보편화되면서 필요한 기반 시설 개발과 함께 앞으로 몇 년간 비용이 더 저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앵글리아러스킨대학교 공급망 관리 전문 교수인 잉 시에(Ying Xie)가 지적한 바와 같이 전기차 소유주가 양방향 충전이 배터리 노후화 속도를 높이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신할 수 있어야 한다. 시에 교수는 소비자의 V2G 시스템 인식과 지식을 연구하며, 더 많은 전기차 소유주가 배터리 성능 저하를 가장 우려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대다수 소유주의 배터리 관련 우려가 정당화되면서 과학적 논의 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일부 연구원은 배터리를 한 방향으로만 100% 충전하도록 지원해도 배터리 노후화가 발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주장한다. 시에 교수는 다수 전기차 소유주가 배터리 작동 방식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그는 “배터리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상대적으로 낮은 전기차 구매 참여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 분명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양방향 충전 기술과 저렴한 전기세 전망으로도 대중의 전기차 구매를 설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많은 운전자가 전기차를 구매하게 되는 이유는 환경 우려와 장기적인 차량 사용 비용 인하, 곧 시행될 내연기관 차량 규제와 더 큰 관련성이 있다. 휘발유 차량과 디젤차량이 2030년대에 단계적으로 사라지면서 모든 차량 소유주가 어쩔 수 없이 전기차를 구매해야 할 것이다. 다만, 시에 교수는 “그러나 이미 전기차를 구매한 이들을 중심으로 소비자에게 V2G 기술을 홍보하는 것이 배터리 사용을 최대화할 방법이다”라고 전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The Future of EV Charging is Bidirectional, If You Can Afford 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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