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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기차 채택,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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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기차 채택, 실패했다
중국과 유럽이 전기차를 주류로 전환하려는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미국은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문제이다.
By CHRIS STOKEL-WALKER, WIRED UK

2021년 12월, 유럽 전역의 전기차 판매량이 17만 6,000대를 기록하면서 유럽에서 최초로 전기차 판매량이 디젤 차량 판매량을 추월했다. 같은 시기 중국 자동차 업계는 연간 전기차 판매 실적이 2020년 대비 158% 증가했으며, 중국 도로를 달리는 전기차 수가 350만 대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유럽과 중국 전기차 판매 실적 모두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던 수치이다. 금융 서비스 기업 ING는 유럽의 2021년 전체 판매 차량 중 전기차의 비중은 14%라고 추산했다. 같은 시기 중국의 전기차 판매 비율은 전체 차량 판매량의 9%이다.

미국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궁금한가? 미국의 실적은 그리 훌륭한 편이 아니다. 2021년 미국 판매 차량 중 전기차는 단 4%를 차지한다. 세계가 전기차를 열렬히 찾고 있으나 미국 상황은 전혀 다르다. 미국이 전기차 판매 실적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면, 세계 다른 국가에 미치는 연쇄 반응의 파장이 심각할 것이다. 교통수단은 미국 온실가스 배출의 단일한 최대 주범이며, 미국은 전 세계 탄소배출 순위 2위이다.

프라딥 K. 친타군타(Pradeep K. Chintagunta) 시카고 부스 경영대학원 마케팅학 교수는 “전기차가 급부상하는 기술인 배터리 기술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전기차 채택의 기술적, 경제적, 사회적 장벽이 존재하면서 전기차의 미국 시장 진입에 제한이 있다”라고 말했다. 친타쿤타 교수는 동료와 함께 전기차 채택 혜택 지급 방안을 연구했다. 전기차 채택 장벽에는 빨리 주차를 마치고 계속 이동하는 데 익숙한 소비자의 전기차 전환 저항, 전기차의 장점 인식 부재, 가격 문제 등이 포함됐다. 일례로, 포드 포커스(Ford Focus) 전기차 판매 가격은 가스 소모량이 막대한 내연기관 차량보다 약 2배 더 비싸다.

개인 전기차 애널리스트 마티아스 슈미트(Matthias Schmidt)는 “미국의 부진한 전기차 전환 추세의 주범이 있다. 바로 도널드 트럼프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년간 전기차 채택을 중단하면서 이미 다른 국가보다 부진한 상황이었던 전기차 개발을 지연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8월,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수준을 전체 신차 판매량의 50%까지 끌어올리고자 한다고 밝혔으며, 현재 미국 10개 주로 구성된 로비 단체인 ZEV 얼라이언스(ZEV Alliance)와 일부 여러 국가가 추진한 작업을 진행해 탄소 중립 차량을 홍보한다.

그러나 미국의 전기차 산업은 가장 초기 단계부터 시작해야 하며, 뱅크 오브 아메리카는 2030년 경이면 신차 판매량 중 전기차 판매 비중은 바이든 대통령이 발표한 50%가 아닌 단 2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대부분이 미국 내 가장 엄격한 배출 표준을 지닌 캘리포니아주의 기준을 충족 확인 관행만을 위해 설계된 차량인 컴플라이언스 차량(compliance car)일 것이다.
 
[사진=Pixabay]
[사진=Pixabay]

미국 비영리단체 국제 청정교통수단 위원회(International Council on Clean Transportation)의 지페이 양(Zifei Yang)은 차량의 전기화를 이끌 몇 가지 핵심 정책이 있다고 말한다. 전기차 전환을 추진할 가장 쉬운 방법으로 연료 효율성이나 이산화탄소 배출 표준 강화를 언급할 수 있다. 양은 연료 효율성 강화와 이산화탄소 배출 표준 강화 모두 트럼프 행정부가 제대로 시행하지 못한 두 가지 핵심 부문이라고 덧붙였다. 바이든 행정부는 전기차 보급 속도를 높인다는 목표를 지닌 수많은 법률을 발의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노력을 펼치지 않고 놓친 시간을 따라잡고자 한다.

환경보호청(EPA)이 고안한 여객 운송 차량 대상 온실가스 배출 법률은 2021년 12월 자로 완성돼, 단순히 2010년대 중반 오바마 행정부 당시와 같은 표준을 다시 적용했다. 전기차 생산 혜택을 제공하는 매우 강력한 수준의 탄소 감축 정책을 추진하는 중국, 유럽과는 매우 상반된다.

여러 국가가 전기차 전환에 성공했지만, 미국의 전기차 채택 추진이 정체된 다른 간단한 이유는 정책 이외에도 다른 부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컨설팅 기업 퍼블리시스 사피엔트(Publicis Sapient)의 케임브리지, 매사추세츠 대중교통 및 이동 총괄인 알리샤 알트만(Alyssa Altman)은 “그동안 전기차 충전소가 부족하다는 단순한 문제가 있었다”라며, “잠재적으로 전기차를 구매할 수 있는 고객 다수가 장거리 여행 시 배터리 유지를 우려한다. 그리고 미국 내 일부 이동 경로에서 충전소가 부족한 탓에 배터리 방전을 우려하지 않고 목적지에 도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했다. 퍼블리시스 사피엔트가 제시한 수치는 여전히 배터리 충전소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암시한다. 그중에는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시설 11만 3,600곳 상당수가 캘리포니아주를 비롯해 전기차 채택률이 지나치게 높은 수준으로 집중되었다. ING 환경, 사회 및 규정 애널리스트인 코코 장(Coco Zhang)은 “미국 내 전기차 전환의 주된 장벽은 기반 시설 문제라고 본다. 소비자의 인식 변화가 느린 이유는 전기차 기반 시설 부재 탓이다”라고 말했다.

미국 소비자가 전기차 구매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미는 아니다. 2020년 9월, 폭스바겐의 ID.4 전기차 사전 주문 시작 시 주문이 폭주하면서 웹사이트 접속 오류 문제가 발생했다. 많은 소비자가 비싼 전기차 구매 후 충전 시설이 없어 도로 한가운데 발이 묶일 것을 우려한다. 알트만 총괄은 “현재 전기차 충전 시설 수가 매우 절망적일 정도로 적지만, 미국 시장에 갈수록 참신한 해결책이 등장하면서 패스트푸드 아울렛과 식료품 판매점에 충전소를 설립하는 등 미국인의 생활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대안이 등장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타코벨 매장에서 음식을 주문하면서 차량을 충전할 수 있다면, 많은 미국 소비자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다. 친카군타 교수는 저렴한 가격도 전기차 전환의 주된 문제라고 주장한다. 친카쿤타 교수는 전기차 판매 가격이 더 저렴해진다면, 판매량이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도 주행 거리 문제를 포함해 미국과 같은 몇 가지 지정학적 문제를 직면했다. 그러나 중국은 독일 뒤스부르크 소재 비영리 단체인 자동차 연구 센터(Center for Automotive Research) 소장인 퍼디난드 두헨회퍼(Ferdinand Dudenhöffer)가 표현한 이른바 도약 효과로 문제를 극복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는 열기관 개발 경험이 적어 이를 대체할 전기차가 등장했을 때, 수월하게 기존 열기관 차량 채택을 중단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중국 차량 제조사는 다소 기이할 정도로 전기차 전환 측면에서 미국이 시샘할 정도의 훌륭한 입지를 차지했다. 미국과 달리 100여 년 간 이어진 자동차 산업의 곧 구시대적 방식이 될 열기관 동력 공급 모델에 국한되지 않아 더 빠른 속도로 전기차를 채택할 수 있었다.

전기차의 다양한 접근 방식은 미국과 중국 두 국가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 GM 단 한 곳의 동향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GM은 중국 국영 기업 상하이 자동차 그룹(SAIC Motor Corporation), 광시 자동차 그룹(Guangxi Automobile Group)과 설립한 합작 벤처 기업을 통해 중국 소비자가 바퀴 달린 빵 상자와 같다고 말할 정도로 디자인이 이상한 초기 단계의 전기차인 홍광 미니(Hongguang Mini)를 생산했다. 홍광 미니의 판매가는 4,500달러이다.

2021년 4분기 중국의 홍광 미니 판매량은 13만 8,790대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GM의 미국 내 전기차 전체 모델 판매량은 단 26대였다. (GM은 중국과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실적 차이에 대한 문의에 답변을 거부했다.)

그러나 미국의 상황을 중국 이외 다른 곳과도 비교할 수 있다. 유럽연합은 지난 몇 년간 전기차 증가 추세와 맞는 저탄소 친환경 안건을 추진해왔다. 연구 기업 블룸버그NEF(BloombergNEF)의 추산 결과 기준 2021년 유럽의 전기차 판매량은 230만 대를 넘어섰다. 유럽 전역에 325명 중 한 명꼴로 전기차를 소유한 셈이다. 유럽의 전기차 판매 실적이 높은 이유는 유럽연합이 저탄소 경제 전환과 오염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교통수단을 대안으로 찾도록 중앙화된 지시를 내리기 때문이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ropean Commission)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 제로라는 목표를 설정하고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1990년 대비 55% 감축하도록 법률 요구사항을 함께 정하면서 전기차 채택이 목표 달성을 위해 유용하면서 필요한 무기기 되었다.

그러나 미국은 전기차 전환이라는 광범위한 추세를 거부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전기차 채택 상황이 바뀌었을 수도 있다. 전기차 제조사 테슬라의 2021년 전기차 출하량은 약 100만 대이다. 그러나 테슬라 전기차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지역과 다른 여러 지역에서 생산했는데도 전체 출하량 중 미국 시장 판매량은 단 1/3 수준이다. 역설적이게도 프리몬트 지역은 1962년부터 1982년까지 GM의 옛 본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에 기가팩토리를 설립했으며, 독일 베를린에서도 기가팩토리를 운영하고자 한다. 일론 머스크는 2022년 2월 중순 중으로 베를린 기가팩토리를 방문할 예정이다. 장은 “테슬라가 전기차 추세를 이끌 수 있다. 이제 테슬라는 차량 대여 서비스 기업과 일부 모델 대여 계약을 체결했다. 이 덕분에 많은 고객이 직접 구매하지 않더라도 전기차 탑승 경험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상황에서 미국의 전기차 채택 미래는 테슬라 단 한 곳이 크게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가 미국 전기차 판매 실적 중 압도적으로 높은 지분을 차지한다. 반면, 테슬라가 여전히 미국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해도 여러 경쟁사의 경쟁은 상대적으로 다각화되었다. 친카군타 교수는 테슬라가 시장을 독점한 상황에서 전기차 채택 속도가 느려질 것을 우려한다. 그는 “전기차 대량 생산 시작 후 10년 이상 지났지만, 친환경 차량 시장 점유율은 단 5% 안팎이다. 전기차 채택도 빠른 속도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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