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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집단 소속 학자들, 이슬람교와 AI의 조화 위해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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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집단 소속 학자들, 이슬람교와 AI의 조화 위해 노력한다
인공지능은 극도로 세속주의적인 서양의 연구소에서 개발됐다. 독실한 이슬람 신도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By SPARSH AHUJA, WIRED UK

실리콘밸리의 연구소에서 탄생한 인공지능(AI)은 매우 세속적인 진화 과정의 이상에 깊은 뿌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AI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면서 세속성과 거리가 있는 다른 윤리적 전통을 옹호하는 이들이 AI 논의와 관련된 주장을 하며, 종종 기술 규제 강화를 촉구한다. 특히, 이슬람 신도인 AI 연구원 다수는 오랫동안 지속된 현대 진보주의와 이슬람 간의 관계와 관련된 논쟁을 재점화한다. 알고리즘이 신처럼 행동하도록 두어도 괜찮을까?

2020년 6월 25일, 페이스북이 아시아태평양 지역 AI 연구 계획의 승자를 발표했다. 그와 동시에 AI 연구와 관련, 세계 여러 지역의 다양한 전통 지식을 통합하기 위해 2만 5,000달러(약 2,764만 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당시 수상의 영광을 안은 이 중에는 이슬람 국가에서 이슬람교 윤리와 법적 원칙을 AI 규제에 활용할 방안을 연구해온 파키스탄의 주나이드 카디르(Junaid Qadir) 박사와 아마나 라퀴브(Amana Raquib) 박사도 있다. 라호르의 정보기술대학교 소속 전기 엔지니어링 학과장인 카디르 박사는 “이슬람교는 1,400년도 더 된 윤리적 전통을 받아들인다”라고 운을 떼었다.

이어, “오랜 역사를 지닌 윤리적 전통을 받아들이는 이슬람 신도 20억 명을 대변하는 AI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이슬람 신도의 윤리적 전통과 AI의 격차를 연결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카디르 박사와 라퀴브 박사가 설명한 바와 같이 진보적인 기술 규제는 갑작스럽게 식민지 가치관이 원래의 세계관을 대체했다고 믿는 이슬람 세계에 도덕성 위기를 발생시켰다. 파키스탄 남부 도시 카라치의 비즈니스 관리 연구소 소속 철학 및 윤리 교수직을 지내고 있는 라퀴브 박사는 “지난 100년간 발생한 발전 대부분이 이슬람 신도에게 시행됐다. 그러나 이슬람 신도가 발전 과정을 책임진 것이 아니다.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AI와 같은 첨단 기술이 필요한 이유라는 중요한 질문을 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카디르 박사와 라퀴브 박사가 찾고자 하는 해답 중 하나는 생명 연장을 위해 AI를 사용하는 것이 이슬람교에서 허용되는가이다. 현재, 헬스케어가 AI 투자의 가장 큰 원동력이다. 2019년에는 여러 의학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40억 달러(4조 4,220억 원)의 자금 출자가 이어졌다. 장수와 관련된 연구를 하는 연구원은 현재 AI 웨어러블 기기가 기존 의약품보다 먼저 노화 생체 지표를 예측해, 노화 과정을 제한하기 위한 예방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를 논의한다.
 
[사진=Freepik]
[사진=Freepik]

그러나 라퀴브 박사는 회의적인 견해를 지니고 있다. 그는 “이슬람교에서 생명 연장은 이슬람교의 가치에 이익이 되는 일이 아니다. 사람의 생명은 살아있는 동안 약속된 도덕적 영혼의 투쟁보다 중시되어야 한다. 코로나19 시기에 이슬람 신도는 환풍기 사용과 관련된 의문 사항 때문에도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일부 신도는 죽음을 위한 특정한 시간이 존재하며, 이를 미룰 수 없다는 신학적 믿음을 지니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자율주행차도 받아들일 수 없는 사항이다. 필자가 카디르 박사에게 보행자를 향해 달리거나 충돌 사고를 일으켜 운전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는 자율주행차(이 부분도 AI 세계에서 자주 생각하는 문제이다)와 관련, 이슬람 사상을 지닌 이들의 반응을 질문했다. 이에, 카디르 박사는 잘못된 질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AI가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즉, 먼저 기술이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제작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슬람교에서는 이와 같은 기준을 파라(falah)라고 칭한다. 파라는 코란의 명령에 따른 정신적 성공이며, 카디르 박사와 라퀴브 박사는 이를 서양의 이익 주도적 접근 방식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부분이라고 말한다. 새로운 기술이라면, 그 종류를 막론하고 파라라는 기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 카디르 박사는 이와 관련, 아이디어 발전 혹은 발전 보류 문제가 포함되더라도 예외는 없다고 말한다. 그는 “피해를 주는 요소만 선택할 수 있는 기기를 갖는 것이 실제로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나 카디브 박사의 견해에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헬스케어 분야에서 AI의 적용을 연구하는 워싱턴대학교 부교수 무하마드 어란그젭 아흐마드(Muhammad Aurangzeb Ahmad)는 어떠한 종류든 알고리즘을 시행하는 것 자체가 장점을 얻는 만큼 잃는 것도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AI와 인간 의사 모두 한정적인 자원을 갖고 일한다. 병원은 예산을 갖고 있다. 안타깝게도 이는 모든 환자의 생명을 살릴 수 없다는 의미이다. AI와 인간 의사의 유일한 차이점은 인간 의사는 완벽하지 않은 정보라는 한정적인 자원으로 진료를 하고, AI는 막대한 양의 데이터 세트를 두고 진료를 하므로 더 최적화된 위험 평가를 한다는 점에서 이상적이라는 사실이다”라고 설명했다.

아흐마드 부교수는 파라가 AI가 허용해야 할 대상을 시험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어떤 결과를 전달하는가의 문제라고 본다. 그는 “파라를 최적화한 알고리즘이 이윤보다는 생명을 구하는 일을 극대화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그러나 자원이 한정적이라는 문제가 사라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이때, ‘누구를 구할 것인가?’라는 윤리적 질문이 등장한다”라고 주장했다. 바로 아흐마드 부교수에게 개인적으로 중요한 질문이다. 이어, 그는 “7년 전, 아버지께서 인공호흡기를 거부하다가 돌아가셨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이는 범이슬람적인 관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덧붙여 전했다.

자율주행차에도 똑같은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 아흐마드 부교수는 피해를 상쇄하는 것이 이슬람적 사고의 본질적인 과정이라고 믿는다. 실제로 이슬람 법률 전문가 알 가자리(Al-Ghazali)는 매우 오래전인 11세기에 발생한 전차의 선례를 제시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다수의 생명을 구할 수 있을 때, 침몰하는 배에서 일부 승객을 바깥으로 내던지는 것이 정당한 행동인가 질문을 했다.

아흐마드 부교수는 전차 문제가 자율주행차 문제보다 그 정도를 축소해 나타낸다는 점에 주목했다. 전차 문제는 인간 운전자라는 현재 지닌 문제를 고려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그는 “형편없는 운전 습관을 지닌 운전자 때문에 매년 10만 명이 교통사고로 사망한다고 가정하자. AI로 움직이는 교통수단이 등장하면 사망자 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자율주행차를 소유하지 않은 것이 매우 부도덕한 일이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 당장은 최소한 금전적으로 이익이 되는 측면을 집계했을 때, 이슬람 세계는 환풍기의 인기, 노화 방지 제품 등에 동의하는 듯하다. 그리고, 우버는 중동 지역 전역에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카디르 박사와 라퀴브 박사는 여전히 이에 도전하고 있다.

라퀴브 박사는 “페이스북이 주도한 연구 계획은 AI의 다양한 윤리적 전통 반영을 시작한다. 이 문제와 관련, 한잠 진행 중이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처음부터 다시 수정해야 한다”라고 언급했다.

** 위 기사는 와이어드UK(WIRED.co.uk)에 게재된 것을 와이어드코리아(WIRED.kr)가 번역한 것입니다. (번역 : 고다솔 에디터)

<기사원문>
Muslim scholars are working to reconcile Islam and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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